PGA 투어 ‘쩐의 전쟁’ 2라운드

‘선수를 지켜라’돈 보따리 만지작

LIV 골프로 촉발된 세계 남자 프로골프 투어 ‘쩐이 전쟁’이 다시금 불이 붙었다. PGA 투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에 대항하기 위해 1억달러를 푼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본격적으로 돈 보따리를 풀기로 결정했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간) 특급 선수 보너스 증액과 4개 특급대회 추가 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투어 변경안을 발표했다.

밀리면 끝

슈퍼스타급 선수들의 연이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골프)’ 이적을 막기 위해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IP)’을 확대 개편키로 했다. PIP는 지난해 PGA 투어가 신설한 프로그램으로 한 시즌 흥행을 이끈 선수에게 특별 보너스를 주는 제도다. 보너스 총규모를 5000만달러(669억원)에서 1억달러(1337억원)로 두 배 늘리고, 대상자도 10명에서 20명으로 확대한다. 여기에 4개의 특급대회도 추가한다. 8개 특급대회 총상금을 15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 규모로 늘려 2022-2023시즌을 47개 대회 총상금 4억1500만달러 규모로 치르겠다는 기존 발표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기존 일반대회 중 4개를 특급대회로 격상시키고 대회마다 총상금을 2000만달러(267억원)에 이르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4개 대회가 격상되면 이제 ‘특급’ 타이틀은 12개 대회에 붙고 4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까지 포함하면 17개로 늘어난다.

한마디로 상위랭커 선수들은 17개 대회 외에 최소 3개 대회에 더 출전해 한 시즌에 최소 20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특급대회 출전은 의무, 나머지 대회는 개인 선택에 따를 수 있다. 이제부터는 대회가 ‘특급’과 ‘일반’으로 나뉘고, 선수도 ‘특급’과 ‘일반’으로 나뉘게 되는 셈이다.


보너스 2배 확대 계획
1억달러 풀기로 결정

17개 대회 의무 출전은 선수들에겐 ‘족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PGA 투어 지킴이’를 자임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PGA 투어에서 우리는 독립적인 일정을 갖고 움직여 자주 만나지 못했다. PGA 투어를 더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주 모여야 된다”며 변경안에 힘을 실었다.

모나한 커미셔너는 “LIV 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의 복귀를 허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PGA 투어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로 이는 우리 선수들의 존재 이유와 그들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라고 말했다.

일부 선수들의 잔류 소식은 PGA 투어 측에 힘이 되고 있다. 캐머런 영(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 LIV 골프 합류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 일부 PGA 투어 선수들은 잔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적이 유력해보였던 김시우 역시 LIV 골프로 넘어가는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디 오픈 우승자까지
막기 힘든 전향자들 

다만 선수 이탈을 완전히 막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지난 6월 출범한 LIV 골프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투자하며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등 슈퍼스타들을 영입한 상태다. LIV 골프의 올 시즌 총상금은 2억5500만달러(8개 대회)이고, 내년엔 4억500만달러(14개 대회)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디 오픈 우승자이자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캐머런 스미스(호주)마저 LIV 골프를 결정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미국 골프 매체들은 일제히 “스미스, 호아킨 니만(칠레) 등이 LIV 골프로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스미스와 LIV 골프가 1억5000만달러(약 2025억원)의 거액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한 게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최근 LIV 골프에 합류한 선수 중 스미스가 유일한 랭킹 10위 내 선수여서 충격이 크게 다가 왔다. 스미스는 올 시즌 디 오픈에서 생애 최초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고, ‘제5의 메이저’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는 등 시즌 3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스미스는 PGA 투어 최고 권위의 디 오픈에서 우승한 후 기자회견부터 계속해 LIV 골프에 대한 질문을 피한 바 있다.

힘겨운 싸움

니만은 올해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비롯해 PGA 투어 통산 2승을 달성한 신예이고 레시먼은 통산 6승을 거둔 강자다. 이 밖에도 바너 3세, 트링갈리, 라히리 등은 PGA 투어, 유러피언 투어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골퍼들이다. 이들 모두 랭킹 100위 이내에 든 골퍼로서 LIV 골프에서 언제든 우승 후보로 거론될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렉 노먼 LIV 골프 최고 경영자는 “LIV 골프는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로 골프를 성장시킬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념이 될 만한 이벤트 경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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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