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떠나는 여름휴가 ③신안 도초도 ‘환상의정원’

수국과 어우러진 팽나무 10리길

전남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한 시간, 아직 육지와 다리로 이어지지 않은 신안군 도초도(都草島)는 이름처럼 풀과 나무가 푸르른 섬이다. 1000여 개 섬이 모여 ‘천사섬’으로 불리는 신안군에서도 제법 큰 섬이지만,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시목해수욕장을 제외하고 딱히 알려진 관광자원이 없어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그런 도초도가 최근 몇 년 사이 신안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도약 중이다. 알록달록 수국이 수백만 송이 피어나는 수국공원에서 시작해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더니, 수국과 팽나무가 어우러진 ‘환상의정원’이 문을 열었다.

수령 70~100년 된 팽나무 700여 그루가 터널을 이루는 환상의정원은 찬찬히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팽나무 아래 수국이 융단처럼 깔리는 6월엔 더욱 좋다. 수레국화와 패랭이, 니포피아 등도 피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도초도의 관문인 화포선착장에서 약 3.5㎞에 이르는 수로 둑에 팽나무가 늘어섰는데, 10리가 좀 못 되지만 ‘팽나무 10리길’이라 한다.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

이곳에 팽나무 10리길이 조성된 사연이 재미있다. 아름드리로 자라 마을의 당산나무로 대접받는 팽나무는 신안군의 보호수 가운데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환상의정원에 있는 팽나무는 대부분 물 건너 외지에서 왔다. 일부는 충청도와 경상도에서, 대개는 고흥과 해남, 장흥 등 전남 해안 지역에서 기증받아 옮겨 심었다. 논밭 한가운데나 수로 둑에 있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팽나무가 주 대상이었다. 멀리 타향에서 환상의정원으로 온 팽나무는 저마다 출신 지역을 표시한 이름표를 달고 있다.

팽나무는 기증받았지만 옮기는 데 돈과 품이 많이 들었다. 대형 트럭에 큰 나무를 싣고 연륙교를 달려 암태도까지 이동한 뒤, 배를 타고 도초도에 들어왔다. 도초도에 팽나무 10리길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 반응은 처음에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한다. 농사에 방해가 된다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팽나무가 앞으로 도초도를 먹여 살릴 거라는 이야기에 여론이 바뀌었다. 주민들이 힘을 보태 완성한 환상의정원은 지난해 산림청이 주관하는 ‘녹색 도시 우수 사례 공모전’ 가로수 부문에서 수상했다.

환상의정원을 걸으며 보는 풍경도 훌륭하다. 팽나무 10리길과 나란히 흐르는 월포천은 농업용 수로지만 강처럼 널찍해 제법 운치가 있다. 바람이 잔잔한 날엔 월포천 수면에 비친 팽나무가 또 다른 길을 이루고, 저 멀리 야트막한 오봉산까지 한 폭의 산수화가 된다. 향후 월포천에 나룻배를 띄울 계획도 있다니, 그때쯤에는 팽나무가 좀 더 굵어져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할 듯하다.


팽나무 10리길 끝자락에 자리 잡은 수국공원은 환상의정원과 ‘환상의 짝꿍’이다. 2019년 문을 연 수국공원은 축구장보다 170배쯤 큰 부지에 다양한 수국을 테마로 조성했다. 여기에 산수국, 나무수국, 불두화 등 수국 15종3만여 그루, 애기동백나무와 향나무 등을 심었다. 해마다 6월이면 형형색색의 수국 수백만 송이가 피어 장관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 랜선으로 치른 신안섬수국축제가 6월 하순에 열린다.

풀과 나무가 푸르른 섬
신안군 대표 관광지 도약

아담한 언덕을 따라 들어선 수국공원 정상은 평평한 잔디밭이다. 사방이 확 트여 멀리 바다가 보이는 이곳에 현대미술의 거장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을 전시하는 ‘대지의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신안군이 추진하는 ‘1도 1뮤지엄’ 사업 가운데 하나로, 도초도와 다리로 연결된 비금도에는 ‘바다미술관’, 인근 자은도에는 ‘인피니또뮤지엄’을 세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향나무 산책로는 수국공원의 또 다른 비경이다.

수국공원에서 1㎞쯤 떨어진 곳에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가 있다. 〈자산어보〉는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시절에 쓴 어류학서다. 이 책을 쓴 과정을 이준익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지난해 개봉했다. 영화의 주 무대는 정약전이 살던 초가인데, 흑산도가 아니라 도초도에 세트장을 지었다. 앞뒤가 뚫린 마루에 앉으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한눈에 보인다. 이 멋진 풍경이 입소문을 타면서 〈자산어보〉 촬영지는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됐다.

영화는 극장에서 내린 지 한참 지났지만, 바다가 보이는 초가는 영화 속 모습 그대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입구에 〈자산어보〉 촬영지 표지와 함께 이곳에서 촬영한 장면이 있다. 흑백으로 찍은 영화 속 장면과 총천연색 현장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물이 있는 마당에 서면 초가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액자 속 그림 같다.

도초도 남쪽의 시목해수욕장은 백사장이 눈부신 해변이다. 산이 병풍처럼 삼면을 둘러싼 사이에 오목하게 들어앉았다. 쪽빛 바다를 따라 황금 모래가 2.5㎞나 펼쳐지고, 다도해 섬이 천연 방파제가 된 덕분에 잔잔한 물에서 해수욕하기 알맞다.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해송 숲 사이에 있는 산책로도 일품이다. 솔숲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오토캠핑이 가능한 야영장이 있다.

하누넘해수욕장


도초도와 다리로 연결된 비금도에는 색다른 해변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하트 해변’으로 유명한 하누넘해수욕장이 그곳이다. 해수욕장 옆 언덕 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이 하트를 빼닮아 이런 별명이 붙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안에 있어서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드라마 〈봄의 왈츠〉(2006, KBS)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관광지가 됐다. 비금도는 도초도보다 육지로 연결되는 배편이 많아 가기 편리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환상의정원, 수국공원→〈자산어보〉촬영지→시목해수욕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환상의정원, 수국공원→〈자산어보〉촬영지→시목해수욕장 
둘째 날: 하누넘해수욕장(하트 해변)→대동염전→이세돌바둑기념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신안군 문화관광 https://tour.shinan.go.kr

문의 전화
- 도초면사무소 061)240-4007
- 천사대교관광안내소 061)261-6004
-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061)240-8685

대중교통
[버스] 서울-목포,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8회(06:00~23:55) 운행, 약 3시간50분 소요. 목포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번 일반버스 이용, 여객선터미널 정류장 하차, 약 30분 소요.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도초도행 여객선 하루 4회(07:50~16:00) 운항, 약 1시간 소요. 도초여객선터미널에서 환상의정원까지 도보 약 5분.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 동양훼리 061)243-2111~4, www.ihongdo.co.kr 남해고속 061)244-9915~6, https://namhaegosok.modoo.at
[기차] 용산역-목포역, KTX 하루 19회(05:10~21:21)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서울역-목포역, KTX 하루 7회(06:24~19:36)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목포역 정류장에서 1번·2번 일반버스 이용, 여객선터미널 정류장 하차, 약 30분 소요.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도초도행 여객선 하루 4회(07:50~16:00) 운항, 약 1시간 소요. 도초여객선터미널에서 환상의정원까지 도보 약 5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동양훼리 061)243-2111~4, www.ihongdo.co.kr 남해고속 061)244-9915~6, https://namhaegosok.modoo.at

자가운전
무안광주고속도로 무안공항톨게이트→압해로 송공리선착장 방면→천사대교 암태면사무소·자은 방면→중부로 암태남강선착장 방면→암태남강항여객선터미널→카페리 이용, 비금가산여객선터미널→서남문로 수대선착장 방면→도초서길 수국공원 방면→환상의정원

숙박 정보
- 코리아모텔: 도초면 불섬길, 061)261-8800
- 시목야영장: 도초면 시목길, 061)275-1339
- 호텔목화: 목포시 만호로38번길, 061)244-8399, https://hotelmokhwa.modoo.at

식당 정보
- 보광회타운(간재미회무침): 도초면 불섬길, 061)275-2136
- 섬초랑민어가(섬초시래기갈비찜): 도초면 시목길, 061)275-2235
- 목포돌게장백반(돌게장백반): 목포시 해안로, 061)243-7142

축제·행사 정보
신안섬수국축제: 6월 하순, 수국공원 일원, 061)240-8685

주변 볼거리
만년사, 우이도, 비금도 명사십리해변, 선왕산 등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