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한 과학여행 ②울진 국립해양과학관

생동감 넘치는 바다 탐험의 시작

유익한 내용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끌리지 않는다. 경북 울진에 바다를 입체적으로 배우고 신나게 체험하는 국립해양과학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시설을 만지고 조작하며 바다 생태계를 이해한다. 바닷속전망대, 바다마중길393, 파도소리놀이터 등을 갖춰 가족 여행객에게 사랑받는다.

2020년 7월에 문을 연 국립해양과학관은 해양과학 전문 전시·교육·체험 기관이다. 본관은 면적 1만2345㎡에 지상 3층 규모다. ‘원 오션 원 플래닛(One Ocean, One Planet)’이라는 주제로 꾸몄으며, 1~10존 상설전시실과 VR어드벤처, 3면영상관이 있다. 건물은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바다에 비친 독도를 형상화했다. 과학관이 자리한 울진군 죽변면이 독도와 가장 가까운 육지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

독도를 형상화

관람은 광장에서 시작한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바이퍼피시, 철 조각 수천 개로 표현한 레이스산호, 문어를 닮은 뱀파이어오징어 등 심해 생물을 모티프로 한 예술 작품이 전시된다. 과학관 건물에 들어서면 여러 나라 언어로 쓰인 환영 인사가 방문객을 반긴다. 본격적인 관람은 3층에서 출발한다. 미디어 아트를 보여주는 ‘오션플랫폼’과 푸른 바다로 빠지는 듯한 ‘오션홀’을 지나, ‘하나로 흐르는 바다’ ‘다양한 생명체의 바다’ 등 다채로운 바다 이야기를 담은 전시실이 이어진다.

국립해양과학관 전시실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놀이와 결합했다. 예를 들어 ‘하나로 흐르는 바다’ 전시실에서는 바다가 해류로 인해 순환한다는 사실을 ‘러버덕의 해류 여행’ 이야기로 풀어낸다. 키오스크에서 캐릭터를 선택하면 해당 캐릭터가 해류를 따라 바다를 돌아다닌다. 어린이들은 이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해류를 이해한다.

바다를 개척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담긴 ‘미지의 바다 도전하는 인류’ 전시실에서는 심해 탐사 로봇을 비롯한 갖가지 해양 탐사 도구를 만난다. 태블릿으로 공중에 매달린 트리에스테호를 비추면 증강현실(AR) 영상이 등장해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인류 일상 보고의 바다’ 전시실에서는 쓰레기 모형을 가운데 올리면 관련 내용이 나와, 해양 쓰레기에 따른 환경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시간 관측되는 바다’ 전시실에서는 조그 다이얼로 무역풍의 세기를 조절해 엘니뇨와 라니냐를 만들어본다. ‘역동하는 지구 변화하는 바다’ 전시실에서는 조이스틱을 움직여 해저 지각변동의 원리를 쉽게 이해한다. 체험 기구마다 작동하는 방법이 달라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전시실마다 상주하는 해설사가 친절히 설명해준다.

직접 체험하며 바다 생태계 이해
가족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곳

상설전시실을 다 보고 2층으로 내려가면 ‘해양생물 톡톡’ 코너가 기다린다. 해양생물 그림을 색칠해 스캐너에 올리면 바다 세계로 꾸며진 대형 스크린에서 어린이가 그린 해양생물이 움직인다. 어린이들이 해양생물과 가까워지는 기회다. 이외에 해양과학 영상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3면영상관과 독도에서 남극까지 탐험하는 VR어드벤처도 있다. VR어드벤처는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했으나, 이달 중순 재개할 예정이다.

1층에서 밖으로 나가면 파도소리놀이터가 있다. 고래와 잠수정, 해초 모양 놀이 기구에서 어린이들이 활기차게 뛰어논다. 놀이터 앞이 바다라 시원하다. 놀이터 옆에는 다음 달 오픈을 목표로 해양 환경 관련 바다미로를 만들고 있어, 체험 거리가 늘어날 예정이다.

과학관의 화룡점정은 바다마중길393과 바닷속전망대다. 393m에 이르는 바다마중길393은 바다 위를 걷는 듯해 산책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바닷속전망대는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도 수심 7m 해양 세계를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국립해양과학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월요일, 1월1일, 명절 당일 휴관), 별도 공지 때까지 관람료는 없다.

과학관을 둘러본 뒤에는 죽변항에서 대게를 비롯해 오징어, 감성돔 등 싱싱한 해산물을 맛본다. 소박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항구 마을을 여유롭게 산책해도 좋다. 죽변항 근처에는 하얀 등대와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 같은 명소가 있다. 대나무로 둘러싸인 ‘용의꿈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감탄사가 계속 나온다.

바다 위를 달리는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요즘 울진에서 떠오르는 관광 시설이다. 4인승 궤도차가 해안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여, 바닷가를 걷지 않고도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죽변승하차장에서 후정승하차장을 오가는 코스와 봉수항정차장까지 오가는 코스가 있으나, 현재 봉수항정차장에 갔다 오는 코스만 운행한다. 이 코스는 2.8㎞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울진아쿠아리움

마지막으로 들를 곳은 울진엑스포공원 내에 있는 울진아쿠아리움이다. 중심에 자리한 왕돌초 수조가 인상적이다. 울진의 대게 서식지 왕돌초를 재현했다. 울진아쿠아리움의 특징은 동해안에 서식하는 각종 상어와 희귀 물고기, 잔점박이물범, 수달 등 다양한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곳곳에 포토 존도 설치돼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국립해양과학관→죽변항→죽변해안스카이레일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해양과학관→죽변항→죽변해안스카이레일
둘째 날: 울진아쿠아리움→왕피천케이블카→망양정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국립해양과학관 www.kosm.or.kr
- 울진군 문화관광 www.uljin.go.kr/tour
- 죽변해안스카이레일 http://uj.skyrail.co.kr
- 울진아쿠아리움 www.uljinaquarium.co.kr   

문의 전화   
- 국립해양과학관 054)780-5000
-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2-1501
- 죽변해안스카이레일 054)783-8881
- 울진아쿠아리움 054)789-5530

대중교통
[버스] 서울-울진,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9회(07:10~20:05) 운행, 약 4시간 소요. 울진종합버스터미널에서 울진군청까지 도보 1.2㎞ 이동, 울진군청 정류장에서 울진-덕구(죽변-부구) 농어촌버스 이용, 국립해양과학관 정류장 하차.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울진종합버스터미널 1666-7220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 근덕 IC→국도7호선 울진 방면→후정해수욕장 방면→해양과학길 경북해양과학연구단지 방면→국립해양과학관

숙박 정보
- 시선호텔: 죽변면 죽변중앙로, 054)783-7145, https://seasunhotel.modoo.at
- 덕구온천리조트스파월드: 북면 덕구온천로, 054)782-0677, www.dukgu.com
- 산포리펜션: 근남면 세포2길, 054)782-7700, http://sanpoli.co.kr
- 고래꿈호텔: 울진읍 울진북로, 054)783-0542, http://whaledream.modoo.at

식당 정보
- 방파제7호횟집(물회·회덮밥·활어회): 죽변면 죽변중앙로, 054) 783-9713
- 정훈이네횟집(물회·회덮밥): 죽변면 죽변중앙로, 054)782-7919
- 이게대게 왕비천점(대게찜·게살돌솥비빔밥): 근남면 불영계곡로, 054)787-8383

 주변 볼거리
월송정, 덕구온천, 등기산스카이워크, 울진 성류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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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