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대 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탁한 선거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는 ‘정치’가 국민 삶을 뒤흔드는 중이다. 총체적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일요시사>가 유준상 ‘더좋은나라전략포럼’ 공동대표를 만나 그 해법을 물었다.
차기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라는 질문이 인사말이 됐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유준상 ‘더좋은나라전략포럼’ 공동대표는 지지 후보를 말하는 대신 네거티브 일변도로 흐르고 있는 현재 선거 상황을 먼저 지적했다.
편향 없는
유 공동대표는 “유엔에 보고된 지수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정치만큼은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사회, 경제, 문화 모두 정치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제조업, 이른바 굴뚝 산업에서 IT‧가치 산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지나 번성기에 접어들 무렵, 정부의 규제로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서양은 이탈리아 로마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아시아의 경우 우리나라가 중심이 돼서 불처럼 타올라야 하는데 그 키를 잡고 있는 게 바로 정치다. 단적인 예로 K-팝, K-뷰티, K-스포츠 등 문화 분야에서 강국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과 반비례해 정치는 그 수준이 바닥으로 향하고 있다”고 거듭 개탄했다.
그동안 4선 국회의원,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 대한요트협회장 등 분야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해온 유 공동대표는 ‘대한민국 개조’를 위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20대부터 80대까지 각계각층 인사를 모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우리나라의 발전을 막고 있는 문제점을 노출시켜 변화를 꾀한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지난해 1월 유 공동대표는 류수노 한국방송통신대학 총장, 윤종록 전 과학기술부 차관, 임종인 고려대학교 교수,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총장 등과 함께 싱크탱크 겸 국민활동 기구인 ‘더좋은나라전략포럼’(이하 포럼)을 만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경쟁국은 물론 후발 개도국에도 추월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지난해 1월 설립된 국민기구
국내외 2500명 회원·시도 지부
포럼은 오로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한 가지 목표로 출발했다. 특정 정당, 특정 인물, 특정 단체에 대한 지지보다 사회통합이라는 큰 가치를 앞세웠다.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에 있어 내 편, 네 편이 있을 수 없다는 유 공동대표의 평소 지론이 포럼의 지향점에 영향을 미쳤다.
포럼은 출범 1년 만에 국내외 회원 수 2500명에 이르는 범국민적 초대형 조직으로 성장했다. 임현모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이 운영위원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정우택 전 충북도지사‧ 정태익 전 러시아 대사가 상임고문으로 참여했다.
여기에 직종별 현장 전문가, 청소년, MZ세대, 어르신 등 남녀노소를 넘나드는 회원이 포럼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유 공동대표는 전국 시·도 지부에서 ▲정책 연구·조사 ▲교육 ▲대외 협력 ▲홍보 ▲공모 ▲회원 교류 등의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선공약 발굴과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등 차기 대선과 관련한 활동도 진행 중이다. 포럼에 참여하는 인사의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력 인사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초청해 ‘대통령의 과제’에 대해 강연회를 진행했고, 올해 1월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G5를 위한 과학기술 중심국가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이번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디지털 시대, 도시정책의 과감한 전환’을 주제로 연단에 섰다.
다산 정약용 선생 유적지를 방문하고 영남과 호남, 제주, 충청, 수도권, 강원 지역을 두루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온라인 활용도 늘었다. 실제 포럼의 모든 활동과 행사는 유튜브 채널 ‘더좋은TV’를 통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SNS와 언론 기사 등을 통해 국민과 투명하게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유 공동대표가 포럼 활동에 있어 가장 방점을 찍는 부분은 바로 ‘백서 발간’이다. 그는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전문가 250명의 이야기를 듣고 <The ways to make America better>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미국을 ‘더 좋게’ 만드는 프런트 역할을 했다”며 “나는 108명의 전문가를 모아 <The ways to make Korea better>라는 일종의 백서를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각 분야 문제점 망라해
“3~5년 내 백서 내겠다”
이어 “정치·경제·사회·문화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의 전 분야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처방까지 담은 책을 내서 전 국민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포럼의 궁극적인 목표다. 또 영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해 해외에도 알리고 싶다. 백서 제작 기간은 3~5년을 보고 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계획을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공동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다시 한 번 현 정치 상황에 대해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우리나라 정치 상황을 바꾸기 위해선 ‘여의도 정치판’을 완전히 들어 엎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3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5년 단임제 체제를 개헌을 통해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동시에 진행해 국민 부담을 줄이자는 게 골자다.
그러면서 “정치는 정치체제의 변화, 경제는 정부규제, 교육은 현재의 6-3-3 제도, 언론과 검찰개혁, 저출산 문제 등 대한민국의 미래(Future of the Korea)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더좋은나라전략포럼이 우리나라를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로 만드는 데 선봉장이 되려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다음달 2일 한국정보기술연구원과 사단법인 사이버 시큐리티 코리아 유니온이 주최하는 ‘차기 정부의 보안정책 어디로 가나’ 세미나에 참석한다. 사이버 보안정책은 ‘해커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는 유 공동대표의 전문 분야다. 그는 오랜 기간 보안 인력양성, 보안 시스템 강화 등에 헌신해왔다.
통합 목표
유 공동대표는 “기술 패권 전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이버 보안이 최우선 정책으로 떠올랐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부처 간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 마련이 더딘 상황이다. 차기 정부에서 이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세미나를 통해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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