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근생빌라 잔혹사 

눈 뜨고 코 베이는 ‘불량 주택’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근생빌라는 사무실이나 상가 등의 근린생활시설을 주택으로 불법 개조한 건축물을 말한다. 애초에 주택으로 지어진 게 아니라 각종 생활 여건이 부족한 ‘불량 주택’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따른 관련 규제가 날로 강화되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수는 계속 늘어나는 실정이다. 가진 자 배 불리고, 덜 가진 자 울리는 근생빌라에 얽힌 기막힌 사연들을 톺아봤다. 

이른바 ‘가진 자’들 입장에서 근생빌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부동산 매물이다. 일반주택과 외관상·등기상으로는 구분이 어려우면서도 각종 규제는 적어 개발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건축주들은 주택 대신 근린생활시설(이하 근생)로 허가받아 층수·주차장 등의 제한을 비껴간다. 다가구주택은 3층 이하, 다세대주택·연립주택은 4층 이하로 층수 제한이 걸려있는 것에 반해 근생은 딱히 제한이 없다.

몰래 건축
폭탄 돌리기

주차장 면적도 줄일 수 있다. 서울시 부설주차장 설치 기준에 따르면 다가구주택 및 공동주택은 면적 기준에 따라 가구당 0.5대 이상의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근생은 시설 면적 134㎡당 1대의 주차공간만 설치하면 된다. 면적에 따라 필요 주차공간을 2~3배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근생 기준에 맞춰 지은 건물에 몰래 취사시설만 달아주면 쉽게 근생빌라를 만들 수 있다. 주택으로 등록돼있지 않아도 신청만 하면 가정용 가스와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오히려 일반주택을 근생으로 자진 변경하는 일도 빈번하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에 주택 보유 부담이 커진 것이 주된 원인이다.


정부는 2020년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다주택자의 주택 취득세와 양도세 부담을 키우는 내용이 핵심이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까지 강화되면서 시장에서는 다주택 매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결국 ‘잔금 전 근생 용도변경’이라는 꼼수가 등장했다. 매도인은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주택으로 매각해야 하고, 매수인은 근생으로 취득해야 취득세 중과를 모면할 수 있어서다.

주로 매수자가 용도변경 약정 특약을 걸고 계약하는 수법이 활용된다. 매수인으로서는 대출 규제와 종부세 부담 등도 줄일 수 있다.

근생빌라는 종부세와 주택 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이 용도변경 주요 대상이다. 이들은 주로 단일 소유 형태여서 용도변경 허가를 위한 개조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다. 다세대주택도 용도변경이 가능하지만 모든 소유주의 동의가 전제 조건이라 과정이 복잡해진다.

실제로 2020년에 단독주택 용도변경이 급증한 부분이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 기록에 따르면 2020년 단독주택 용도변경 건수는 1만272건이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6000~7000건(5년 평균 6754건)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근생 용도변경도 7186건을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시 근생·다가구주택 용도변경 인허가 증가세도 가파르다. 세움터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금천구·도봉구를 제외한 23개 구에서 용도변경 사례가 증가했다.

특히 마포구(133.2%)·강동구(115.4%)·동작구(109%)·성동구(105%)·관악구(100.5%) 등은 용도변경 건수가 2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전 대비 증가분 대다수가 다주택 보유 회피에 활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건축법은 근생의 용도를 소매점·헬스장·병원·카페 등 상가와 생활편의시설로 한정해놨다. 근생빌라가 온전한 ‘주택’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이유다. 용도변경 역시 어렵다. 근생보다 주택 건축 조건이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구조상 문제로 소방법 등 기타 규제에 발목잡힐 가능성도 크다. 

알고도 짓고 사고…규제 회피 꼼수
모르고 샀다간 이행강제금 ‘날벼락’

결국 근생빌라는 일종의 주택이 아니라, 용도가 허위 신고된 불법 개조 건축물일 뿐이다. 존재 자체가 불법이다 보니 지자체에 적발되면 ‘이행강제금’ 등의 불이익이 뒤따른다. 지자체는 불법 개조된 건축물을 원상복구할 때까지 최대 1000만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연 2회 부과한다.

근생빌라의 경우 도시가스·보일러·싱크대 등을 모두 철거해야 원상복구가 인정된다. 

하지만 그 실효성은 미지수다. 적발률과 원상복구 비율이 턱없이 낮은 탓이다. 아직도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만연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근생빌라 877곳을 적발해 이행강제금 62억7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날로 치솟는 근생빌라 증가세에 비하면 부족한 수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 2년간 근생빌라 800여곳을 적발했다. 각 시·군은 건물주에게 시정명령(원상복구)을 내렸지만, 이를 이행한 곳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83곳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잡아 놓은 토끼도 제대로 못 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자체들은 근생빌라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한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단속 인력이나 시간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적발 사례 중 상당수는 주차시설 부족·화재 안전점검 등의 다른 민원을 처리하다 얼떨결에 이뤄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단속도 한계가 명확하다”며 “단속철이 끝나면 철거한 취사시설들을 다시 설치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그런 경우를 일일이 잡아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불법은 네가
피해는 내가

근생빌라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단속은 지지부진하게 이뤄지다 보니 부작용은 애먼 사람들을 향한다. 해당 건물이 근생빌라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선의의 매입자·세입자들이 근생빌라에 가해지는 각종 규제와 피해를 떠안고 있다.


피해자들은 근생빌라라는 생소한 개념과 소유자들의 의도적 속임수가 피해를 키웠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에 사는 정모씨(35·여)가 신혼집을 매입한 것은 지난 7년 전. 정씨는 거주 5년째가 돼서야 이 집이 근생빌라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씨는 “2년 전 구청에서 날아온 공문을 통해 이 집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며 “집을 구할 때부터 공문을 받을 때까지 공인중개사·분양사무소 등 그 누구도 이 집이 근생빌라라고 말해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정씨의 집이 위치한 건물은 총 8층이다. 정씨 부부는 7층 집을 눈여겨봤지만, 결국 4층에 입주했다. 분양사무소의 집요하고도 끈질긴 설득 때문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건물의 1층부터 4층까지는 근생, 5층부터 8층까지는 다세대주택 용도로 허가가 떨어졌다.

정씨는 “분양사무소가 4층 입주를 줄기차게 권유했다”며 “자기들이 각종 부대비용과 세금들을 부담해주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당시 분양사무소가 실제로 세금을 대신 내줬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근생빌라는 양도세·취득세 중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씨는 분양사무소가 원래 내지 않아도 되는 돈을 대신 내주겠다고 속이면서 근생빌라 매입을 유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씨가 입주한 지 5년이 지나서야 불법 개조를 인지한 구청은 건축주와 분양사무소 대신 정씨에게 이행강제금 납부를 명령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선의의 피해자임을 입증하자, 이행강제금 납부는 잠정 중단됐다. 그래도 정씨는 여전히 가슴을 졸이는 중이다. 언제 납부 명령이 다시 떨어질지 몰라서다.


정씨는 발이 묶였다. 이사를 계획하고 집을 내놓으려 했지만 받아주는 부동산이 없다. 정씨가 매입할 때와는 다르게 등기부등본에 불법 개조된 상태라는 의미의 ‘빨간 줄’이 그어진 게 문제였다. 정씨는 졸지에 집을 팔려다 상가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도와준다며…
함흥차사

근생 용도로 재수선해 ‘불법’ 딱지를 떼는 것 역시 고스란히 정씨 몫이 됐다. 

이외에도 근생빌라 거주자들은 갖은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취약한 안전장치와 부족한 생활시설은 기본, 1금융권에서는 주택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세입자들은 전세금보증보험에 들 수 없어서 보증금을 위협받는다. 하다 못해 월세 세액 공제마저도 신청할 수 없다. 근생빌라는 법적으로 주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런 일을 겪기 전에는 근생빌라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다. 등본을 확인했을 때도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며 “우리는 속은 죄밖에 없는데,(근생빌라) 지은 사람·속인 사람 제쳐놓고 왜 우리에게 책임지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해했다.

정씨 말대로 등기부등본만 보고는 근생빌라와 일반주택을 구별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건축부대장에 기재된 용도나 세금 납부내역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알고도 당한 사람’은 많이 없다는 것.

피해자는 대부분 정씨처럼 이행강제금 납부 공문을 받는 순간 근생빌라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다.

근생빌라 피해가 속출하면서 한때 정치권에서도 구제 필요성이 논의됐다. 국회에서 구제 방안을 마련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해가 두 번이나 바뀐 지금, 아직 달라진 것은 없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는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이 8건 올라왔다. 그중 근생빌라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2건이다.

두 법안 모두 근생빌라 등 불법 건축물을 떠안은 선의의 피해자들을 구제하고자 1년간 한시적으로 용도변경을 허용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여야 의견도 맞아떨어졌다. 피해자들은 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 기대했다. 의외의 복병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였다. 국토부가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법안 처리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등기 봐도 구분 못해
적발되면 ‘빨간줄’

현재 두 법안은 소관위원회에 접수만 된 상태다. 국토교통위원장실에 법안 처리 계획에 대해 문의해봤더니 “정해진 것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토부는 피해자들의 반대 의견 철회 요구에 난색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안 제·개정은 입법부의 고유 권한이므로, 이쪽에서 구체적 시행 일정이나 가부 여부 등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해당 법안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형평성·주거 안전 등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불법 개조 유형들은 그대로 금지하면서 근생빌라만 양성화한다면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며 “다른 불법 개조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도 많다. 간단히 여길 문제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근생빌라는 애초에 주거 목적으로 지은 건축물이 아니라서 주거 여건이 비교적 열악하고, 화재에 취약한 경향을 보인다”며 “섣불리 양성화했다가 불량 주택들이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것을 국가가 방관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구제가 미진하다’는 비판에는 “현재 관계 법률·법령에 근거해 구제안을 마련 중”이라며 “선의의 피해자와 악용자를 구분해 이행강제금을 가중·감경하는 조처를 내린 상태”라고 답했다.

이 같은 국토부 해명에 피해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근생빌라 피해자가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토부는 선의의 피해자들을 구제할 목적으로 지난해 7월부로 생활형 숙박시설의 주택 용도변경을 허용했다. 반면 근생빌라에 양성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피해자들은 국토부가 근생빌라에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고 비판한다.

지자체도, 정부도 지켜주지 못한 집. 피해자들은 그곳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간다. 네이버 카페 ‘다세대 근생빌라 피해자 모임’에서는 400명이 넘는 피해자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민원 제기·탄원서 제출 등 단체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우연히 카페지기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우리는 그저 어렵게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온전히 살고 싶을 뿐”이라며 “가진 것 많은 사람들이 근생빌라로 이런저런 일을 벌이고 다닌다는 사실은 들었다. 잘못된 일이다. 마땅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외로운 싸움
포기 못한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대부분이 평생을 열심히 노력해 집 한 채 겨우 마련한 서민들”이라며 “불법 제품을 유통시키면 제조자가 처벌받는다. 우리가 아니라 불법 건축자들을 처벌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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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