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걷잡을 수 없는 '짝퉁 파문' 프리지아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2.07 14:13:09
  • 호수 13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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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급 명품 스캔들 송지아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인 <솔로지옥>에서 세 명의 남성에게 선택받은 프리지아. 그는 <솔로지옥>의 가장 ‘핫’한 출연진으로 급부상했지만 <솔로지옥>과 SNS에서 착용한 의상이 ‘짝퉁’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에는 본인의 SNS와 유튜브 채널에 각각 사과문을 올리고 활동을 중단했다.

부산 출신인 뷰티 유튜버 프리지아(본명 송지아)는 한양대학교 한국무용학과를 졸업했다. 뷰티 브랜드인 ‘16브랜드’ ‘밀리마쥬’ ‘방수 비치백 랑코백’ 등 다양한 제품의 모델로 활동했다. 2019년 9월부터 유튜브 채널 ‘free지아’로 모델 활동을 한 경험을 내세워 뷰티 노하우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한 달 만에
활동 중단

4개월 뒤에는 20만 유튜버로 성장했다. 그간 프리지아는 뷰티 브랜드 모델의 경험, 개인 일상, 메이크업 노하우 등을 담은 콘텐츠로 채널 성장을 빠르게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유튜브에서 화려한 외모, 가녀린 몸매, 고급 아파트, 명품 옷차림,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솔직한 성격과 부산 사투리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때부터 그녀는 개인 뷰티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프리지아는 유튜버 활동 이전부터 개인 SNS 팔로워가 77만명에 이르는 인플루언서였고, <솔로지옥> 출연 직전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50만명이었다. 2년3개월 만에 낸 성과다. <솔로지옥> 공개 후 그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100만명을 훌쩍 넘었고, 현재는 활동을 중단했지만 19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솔로지옥>은 그에게 날개를 선물한 것처럼 보였다. 유튜브 구독자와 SNS 팔로워가 2배 이상 늘었고, MBC <전지적 참견 시점>, JTBC <아는 형님>에도 출연했다. 대중들은 프리지아를 ‘영앤 리치’ ‘워너비’라고 불렀다.

<솔로지옥> 후기, 프리지아 스타일, 다이어트 비법, 일상 등이 연일 화제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도 프리지아는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최선을 다했고, SNS와 유튜브 구독자 수는 계속 늘었다. 그야말로 스타덤에 오른 것이었다. 

고공행진 중이던 프리지아의 기세는 한 달 만에 꺾였다. <솔로지옥>에서 입었던 옷과 가방, 유튜브에서 착용했던 명품들이 대부분 ‘짝퉁’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해당 논란은 <솔로지옥>이 공개됐던 지난해 12월 한 명품 카페에서 시작됐다.

프리지아는 자신의 SNS에 반 클리프 앤 아펠(Van Cleef & Arpels)의 목걸이를 착용해서 게시했다. 프리지아가 착용한 목걸이는 네잎클로버 모양의 흰 자개 목걸이로 엄지손톱보다 크다. 반 클리프 앤 아펠은 보석, 시계, 향수 등을 취급하는 명품 브랜드로 연예인과 일반인들이 모두 좋아한다.

프리지아가 착용했던 제품은 ‘매직 알함브라 펜던트’로 가격은 570만원이다. 이 제품은 가장 큰 사이즈 순으로 매직, 퓨어, 빈티지, 스위트라고 이름을 정해놨다. 프리지아의 게시물에는 ‘이 제품이 가장 큰 매직이 맞냐’ ‘목걸이의 이음새가 이상하다’는 질문이 올라왔다.

프리지아 개인 잘못?
“무책임한 소속사 탓”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는 체인 연결 고리가 클로버 꼭대기를 연결하는데, 프리지아가 착용한 목걸이는 클로버 안쪽 깊숙한 곳에 체인이 연결된다. 또, 해당 목걸이는 화이트골드 색상 뿐이지만, 프리지아가 착용한 목걸이는 자개처럼 보였다. 목걸이는 짝퉁이었다.


프리지아는 평소 유튜브 방송에서 “금수저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모님이 공주처럼 키웠다. 여유 있는 집에서 성장해서 감사하다”고 언급했고, 그녀의 영상을 자주보던 대중들은 프리지아의 짝퉁 사용에 크게 실망했다.

프리지아의 짝퉁 논란은 끝이 없었다. <솔로지옥>에 입고 나왔던 샤넬(CHANEL)의 반팔 니트 티도 짝퉁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티셔츠 정중앙에 있는 샤넬 CC 로고가 정품과 달랐기 때문이다. 프리지아가 입은 반팔 니트 티는 브랜드 로고가 얇았지만, 정품은 브랜드 로고가 두껍다.

<솔로지옥>에서 입고 나왔던 디올(Dior)의 톱도 짝퉁으로, 애당초 디올에는 없는 디자인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 밖에도 프리지아가 <솔로지옥>과 유튜브에서 착용한 가방, 시계, 목걸이, 슬리퍼, 원피스, 수영복, 휴대폰 케이스, 양말 등도 짝퉁이 많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부 대중들은 “짝퉁에도 급이 있는데, 프리지아가 사용한 제품은 짝퉁 중에서도 급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리지아는 지난달 17일 SNS에 짝퉁 제품을 사용한 것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현재 SNS 및 <솔로지옥>에서 입었던 일부 옷에 대한 논란이 있다. 지적해주신 가품 논란은 일부 사실”이라며 “디자이너의 창작물 침해 및 저작권에 대한 무지로 인해 발생했다. 이번 상황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브랜드 론칭이 꿈인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논란이 된 부분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하고 공부하겠다. 가품이 노출된 콘텐츠는 모두 삭제하겠다. 저로 인해 피해를 본 브랜드에도 사과한다”고 전했다.

사과에도 논란은 그치지 않았고, 프리지아는 지난달 25일 유튜브를 통해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고도 했다. 현재 프리지아가 짝퉁을 착용하고 찍은 영상은 모두 삭제됐고, 활동도 중단된 상태다.

짝퉁 구매
처벌 없다?

프리지아는 짝퉁 논란으로 한순간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짝퉁 구매자는 처벌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상표법 제230조에 따르면 상표권 또는 전용 사용권의 침해행위를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이는 짝퉁으로 발생한 판매 수익을 은닉하기 위해 대포통장을 사용한 경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도 성립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규정이 병과된다. 또 해외에서 짝퉁을 밀수했다면 관세법 위반죄까지 성립하게 된다.

프리지아가 범법행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짝퉁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1인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가 아닌 까닭이다. 프리지아는 뷰티 브랜드 모델 시절부터 ㈜효원CNC 소속이었다. ㈜효원CNC는 1인 미디어 커머스를 발굴·양성해 국내외 진출시키는 회사다.

프리지아가 짝퉁을 착용하고 영상을 찍었지만, 내보내기 전 소속사가 확인했어야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효원CNC 관계자는 “소속사에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프리지아가 나쁜 마음을 먹고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한 행동은 아니다. 몇몇 가품은 대학생 때 그저 예뻐서 샀다고 한다”며 “가품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입고 나온 옷이나 소품 중 실제로 유명 브랜드에서 판매 중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산 것들도 있다. 저희가 잘못한 부분이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파오차이’
중국 영상

프리지아의 짝퉁 논란이 시작된 후, 일부 네티즌들은 프리지아의 트리마제 아파트나 금수저 이미지를 소속사에서 만든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송지아가 집을 얻는 데 돈을 보태준 적 없다. 정상적인 매니지먼트 범주에서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꿈을 응원해 함께 만든 것 외에 경제적 지원은 없다”며 “아파트는 프리지아가 대학교 입학 후 꾸준히 모델 활동을 하면서 모든 돈과 당사와 함께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직접 보증금을 모아서 계약한 월셋집”이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프리지아는 중국판 유튜브라고 불리는 빌리빌리(bilibili)에서 2020년부터 ‘Freezia宋智雅’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빌리빌리 구독자 수는 123만명 이상으로 그들을 ‘짜이야’라고 불렀다. 이곳에 올린 영상은 한국 유튜브 계정에 게시한 영상에 중국어 자막을 달아 만들었거나 따로 중국 팬들을 위해 만든 것으로 현재 빌리빌리 영상들도 모두 삭제됐다.


문제가 된 영상은 2020년 8월에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프리지아가 중국어 수업을 받고 식사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저는 집에 와서 이렇게 김치찜을 먹을 거예요”라며 김치찜을 보여줬는데 중국어 자막으로 파오차이(泡菜)라고 기재됐다. 

짝퉁은 넘어갈 수 있어도
‘짜오파이’는 수습 불가능

파오차이는 채소를 절인 중국 쓰촨성의 발효 음식이다. 파오차이가 채소를 절인 음식이라는 특징으로 김치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파오차이와 김치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특히, 중국 네티즌은 2020년 11월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를 한국이 훔쳐 이름만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고, 지난해 1월 중국 유명 유튜버 리쯔치는 김치를 만들고, 김치를 탕에 넣는 모습을 보인 뒤 #ChineseFood, #ChineseCuisin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소개해 국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리쯔치는 해당 영상에서 “5000년 찬란한 문화유산인 파오차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치는 파오차이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고, 여전히 중국은 한국이 파오차이를 김치라고 주장하는 게 억지라고 말한다.

프리지아의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동북공정에 일조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나라 팔아서까지 돈 버는 거냐” “짝퉁은 그냥 넘어갈 수 있어도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한 것과 친중 사상은 넘어갈 수 없다”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중국 유튜브에서 중국을 찬양하다니” “돈을 벌 수 있으면 영혼까지 파는 것 같다” “자업자득”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한 네티즌은 “중국어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파오차이라고 자막 달린 것을 보고 논란이 될 줄 알았다”며 “파오차이 자막을 따지기 전에 한국에 판매 중인 중국어 교재를 문제시 해야 한다. 중국어 교재 예문에는 한국 전통 음식으로 파오차이, 냉면 등이 있다고 써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한자 때문에 다른 나라 말들도 뜻을 이용해서 부른다. 굳이 잘못을 따지면 영상을 미리 확인하지 않은 소속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중국 전통 의상을 입는 장면도 문제 삼았다. 빌리빌리에 올린 영상 중에는 중국 팬에게 중국 전통의상을 선물받는 장면이 등장한다. 해당 영상 설명란에는 “짜이야들에게 특별한 생일선물을 받았다”며 “덕분에 중국 공주 한번 해봤다”고 중국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빌리빌리에서 10만 구독자를 달성해 받은 실버 버튼을 공개하며 “역시 중국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중국에 가서 짜이야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인사했다. 프리지아의 중국 활동에 대해 네티즌들은 “중국에서 활동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이 황당하다”는 의견과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은 지적할 부분이 아니다”라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이 밖에도 집안, 아버지 직업, 스폰서 등의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프리지아는 “가족을 비난하는 것은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지나친
가족 비난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리얼리티가 예능의 대세가 되면서 젊고 매력적인 출연자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갑자기 유명해진 이들은 연예인이 되려고 준비했던 사람들에 비해 사적인 문제가 정리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일반인 출연자와 관련한 논란은 사전에 방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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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