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장애인체육회 2인자 월권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1.18 14:56:58
  • 호수 13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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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해도 눈 밖에 나면 ‘파리 목숨’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명확하지 않은 규정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가 이 같은 모호한 규정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기존에 없던 직위인 경영본부장에게 직원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이하 체육회)는 2006년 11월 창립해 경기도 장애인 전문체육 및 생활체육 분야에서 장애인체육 활성화에 꾸준히 노력해왔다. 2020년 제17회 전국 장애인 동계체육대회 종합우승으로 경기도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2006년 설립
혼선과 잡음

2020년 2월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발생으로 전국 단위 체육대회 및 생활체육대회가 도민과 체육인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취소돼 보조금 집행이 53.8%로 매우 저조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비대면 체육활동을 병행해 추진할 프로그램 지원사업 발굴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체육회 내부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직원 근무 성적 평가와 관련해 모호한 규정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체육회는 2006년 11월20일에 설립됐다. 6년 뒤 2012년 1개처 2개과에서 1개처 3개과로 늘어났다. 2016년에는 1처 3과에서 1처 1부 2과로 조직이 개편됐다.

2016년 9월28일 제정한 사무처 직원 근무 성적 평정 내규 제9조(평정자와 확인자의 역할)에 따르면 “각 부서별 직원의 평정은 소속 부서장이 하며 사무처장이 확인한다. 단 평정 시 사무처장과 협의해 평정한다”고 돼있다. 

당시만 해도 A 경영본부장은 총무과 과장 역할도 하며 겸직하고 있었다. 소속 부서장이 과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A 본부장이 평정하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음 해 새 과장이 오면서 과장직을 내려놓고 본부장 역할에만 충실했다. 

규정 위반에 부서장이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A 본부장은 근무 성적 평정을 계속했다. 부서장이 본부장을 의미하게 된 셈이다. 그러던 중 2020년 한 직원이 해당 규정에 대해 지적하기 시작했다. 규정대로라면 부서장은 각 부서의 과장을 의미하는 것이며 본부장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주장했다. 

체육회의 한 직원은 “체육회 대부분 직원이 A 본부장과 적이 되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본부장도 직원들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규정에 어긋난 것을 말했을 뿐인데 본부장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A 본부장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정도로 업무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존 없던 경영본부장 직원 평가 권한
부서장이 좋게 평가해도…모호한 규정

이어 “(본부장)라인을 만들어 맘에 드는 직원의 업무 결재는 빨리해주는 대신 반기를 든 직원 서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결재를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려 해도 꼭 A 본부장만 결재해주지 않았다. 모두 괜찮다고 하는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본부장이)결재를 내려주지 않아 일을 하기 힘들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6월 체육회는 경기도로부터 지적을 받은 바 있다. 2020년도 도비 보조사업 집행 실태 정산검사 결과, 전반적으로 적정하게 처리됐으나, 일부 집행 부적정 사례가 드러났다. 향후 재발방지 및 명확한 회계처리를 위해 노력과 지적사항을 연찬·시정하도록 조치됐다. 

또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예산, 회계, 인사, 복무 등 일련의 절차에 따른 매뉴얼 확립과 직원별 역할 및 관련 규정 숙지 등 투명하고 안정적인 업무 추진을 위한 길과 장애인체육회 간 적극적 소통·협력도 요구됐다. 

이외에도 근무 성적 평정 부적정으로 경징계를 받았다. 내규에 따라 6월30일과 12월31일 매년 2회 근무 성적 평정을 실시해야 하지만 2018년과 2019년 각각 1회씩만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무처장은 근무 성적 평정 기준일에 속하는 해당 월의 20일 전에 근무 성적 평정서를 각각 평정자에게 배부하고 있으나 계획 수립을 지연했다. 

‘사무처 직원 근무 성적 평정 내규’에 따라 사무처 직원의 계획안을 수립해야 하나 내규와 다르게 수립하는 등 부정적인 업무 사례가 적발됐다. 

인사권 
쥐락펴락

계획 수립이 지연되는 과정에 있어서 A 본부장의 결재 지연 의혹이 제기됐다.

체육회의 한 직원은 “계획안이 늦은 이유는 단순하다. 근무평정에 있어 규정상 평정자에서 본부장이 빠져야 하는데 빠지지 않았다. 결재해주지 않으면서 시간을 지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규정에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사무처장과 본부장은 시간을 지연하면서까지 평정자 대상에 넣었다”고도 했다.

처음 냈던 계획안에는 부서장, 사무처장, 감사실장 등 3명의 직급이 평정자로 표기됐다. 사내 규정에 따라 부서장이 평정한다는 의미다. 

수정된 계획안에는 좀 더 세부적으로 평정자가 구분됐다. 부서장, 사무처장 말고도 경영본부장이 평정할 수 있게 명시됐다. 경영본부에 한해서는 70%를 평가하는 1차 평정에는 일반직(계약직) 5급 과장을 본부장이 평정하고 30%에 해당하는 2차 평정에는 일반직(기능직) 6급 이하를 평정하게 됐다. 

본부장 평가가 커지다 보니 체육회를 좌지우지한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직원은 “지도자들도 전부 본인이 개입해서 평가하는데 운동선수 등 20명 가까이 되는 사람을 어떻게 다 평가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 성적 평정은 진급, 성과 상여금 등과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도 본부장은 자신과 친한 사람에게는 높은 점수를 주고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70점대를 주는 등 권력을 독단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평가 방법
개편 예정”

서울장애인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에 연락해 본부장 직위 존재에 대해 확인했으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북도 장애인체육회의 경우 대외협력본부장이란 직위가 존재했지만 대외협력 부분에서만 업무를 담당할 뿐 사무처를 총괄하는 역할은 아니었다.

울산광역시 장애인체육회에선 본부장 직급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체육회 사무처장은 “근무 평정 사업계획과 관련해 기관 경고를 받은 이유는 업무 미숙으로 인해 징계였다”고 말했다.

규정에 나와 있는 부서장이란 표현에 대해서는 “규정은 본부장이 없을 때 부서장이란 지칭이 생겼다. 부서장의 의미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부서라는 의미는 본부도 부서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했고 평가라는 것이 어느 특정한 사람에게 쏠리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평가하는 게 낫지 않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할 수 있는 일부 역할을 본부장에게 준 것이다. 과장들이 70% 하고 본부장이 30%를 평가하기로 했다. 본부 산하에 있는 과라고 해석했다. 과거 본부장을 부서장으로 인정할지 말지 논란이 있었다”며 “이후 본부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부서장으로 인정하게 됐다. 매번 평가 때마다 서로 논의 하에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근무 성적 평정…내규 위반?
성과상여금 평가지표 사용

또 “이 부분에 대해 말이 많이 나와서 전면적으로 평가 방법을 개편하기로 했다. 외부 의견이 반영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올해 상반기부터 바뀔 것”이라며 “이게 성과금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투명성·객관성을 키우기 위해 전문가를 도입해 거의 완성단계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와 관련한 본부장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본부장과 친한 직원들이 제1 노조를 운영하고 있어 사측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로 인한 근무 성적 평가와 관련해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해당 내용은 ▲기본 부서장 평가가 100%에서 부서장 70%와 본부장 30%로 바뀐 점 ▲근무 성적 평정을 토대로 성과 상여금을 지급해야 함에도 성과 상여금 평가 지표로 부서장 50%와 본부장 50%로 이뤄져 본부장이 당연히 개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된 점 등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제2노조 소속 조합원은 근무 성적 평정에서 탁월 등급 2명, 우수 등급 1명을 받았지만 성과 상여금 평가에서 본부장의 악의적인 낮은 점수로 인해 최종 상여금 등급은 A 등급 1명, B 등급 2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면 제1노조 조합원은 근무 성적 평정에서 우수 등급 1명, 보통 등급 2명을 받았지만 본부장이 높은 점수를 주는 바람에 S 등급 2명, A 등급 1명으로 평가가 뒤집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부서장이 좋게 평가해도 최종 평가자인 본부장에게 잘못 보이면 근무 내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같은 계약직(비정규직)으로 있는 전임지도자는 성과 상여금을 받고 직장 운동부 선수 및 감독과 코치는 성과 상여금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이것 또한 명백한 노조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부장은 “근무 성적 평정 계획안을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한 것은 복합적인 이유다.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근무 성적 평정에 대해서는 2017년에 경영본부라는 게 신설됐다”며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내부적으로 본부장이 부서장을 의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규모 커져
생긴 직위”

이어 “예전엔 과장이 부서장이었지만 지금은 감사실도 생기고 조직이 커지면서 부서장에는 본부장이 포함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는 내부적으로 결재가 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부적으로 근무 성적 평정을 하는데 본부가 생겼으니 본부장도 근무 성적 평정에 있어(내부적으로) 정리가 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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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