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년…' 문정부 헛발질 순간들

줏대 없는 방역에 국민만 피 봤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차기 대선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현 정부의 5년간 국정 운영에 대한 성적표가 속속 나오는 시기다. 이번 정부를 관통한 사건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곧 ‘K-방역’을 강조하며 정부의 성공적인 대응을 자찬했다. 실상은 어떨까.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 운영 지지율은 전례 없이 높은 편이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직전 지지율이 4%까지 떨어졌고, 이전 대통령 역시 레임덕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선이 다가올수록 짙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문 대통령은 그 공식을 깨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지지율 유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지난해 마지막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7%로 나타났다. 지난달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다. 비토율은 54%, 유보율은 4%였다.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린 셈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런 경향이 고착된 수준이다. 

지난 한 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1%~39%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비토율 역시 51%~60% 사이를 오갔다. 직선제 부활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움직이는 요소는 부동산 정책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다. 

실제 한국갤럽의 12월3주(14~16일)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 이유로 ‘코로나19 대처’를 뽑은 비율은 21%였다. 반면 부정 평가 이유에서도 코로나19 대처는 18%로 부동산 정책(27%)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2020년 1월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이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정부 대응 긍정률은 64%(2020년 2월)로 시작해 최고 85%(2020년 5월)까지 치솟았다. 

2020년 2월 대구 신천지 종교를 중심으로 1차 확산이 시작됐을 무렵(41%),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지난해 4월(43%), 4차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7~8월(47%)에는 부정률이 긍정률보다 높았다. 그 외 시기엔 줄곧 긍정률이 부정률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이 같은 기류가 바뀌었다. 지난달(7~9일) 조사에서 긍정률은 44%, 부정률은 47%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1일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확진자 폭증으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할 무렵이다. 전달(11월)과 비교해 긍정률은 13%포인트(57%→44%) 폭락했고, 부정률은 15%포인트(32%→47%) 폭증했다.

코로나19 1차 확산 당시(51%)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비마다 늑장 대책
실효성 논란 계속돼

문 대통령과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줄곧 강조해온 K-방역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 백신 접종 등 예방 정책을 충실히 따랐던 국민이 반발하고 있는 것. 특히 경제적인 타격을 심하게 입은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이미 조직적인 움직임이 나타난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누적된 정부의 정책 실패가 국민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회 안정을 위해 기본권 제한에도 묵묵히 견뎌왔던 국민이 이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시적이 아니라 2년 동안 쌓인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셈이다. 


2019년 12월27일 중국 후베이성 의사 장지셴은 중국 보건당국에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나흘 후인 31일 중국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다음 해(2020년) 1월 중국은 이 정체불명의 폐렴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잠정 판정했다.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의 시작이다. WHO는 2020년 2월11일 이 바이러스의 이름을 COVID-19이라고 칭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WHO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하는 상태)을 선언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전 세계적 사건이 된 순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의 35세 여성이다. 이후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중국인에 대한 전면 입국금지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정부는 입국 금지 대신 특별입국 절차 확대 카드를 제시했다. 입국자의 증상 여부를 추적하는 절차다.

야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정부의 초기 대응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다.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00만명 가까이 동의를 표하는 등 여론도 좋지 않았다. 정부는 방역의 실효적 측면과 국민의 이익을 고려해 결정했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K-방역 자찬
현실은 실망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국 금지의 실효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후 대구 신천지 종교를 중심으로 1차 확산이 시작됐다. 확진자 수 폭증과 함께 문제가 된 부분은 의료체계였다. 확진자 수가 갑자기 크게 늘어나면서 병상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입국금지를 주장한 전문가는 그 기간 동안 의료체계 확충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확진자 수가 순식간에 세 자리 숫자로 불어나면서 정부 차원의 정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표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WHO는 물리적 거리두기로 표현 권장)는 사람 사이의 접촉을 감소시켜 질병의 전파를 늦추고 궁극적으로 사망률을 최소화하는 감염 관리 전략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두 달 만인 2020년 3월22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에 대한 영업 제한을 골자로 했다. 이후 사적모임 인원 수, 영업시간 제한 등의 구체적 지침이 더해졌다.

자영업자에 가장 큰 타격이 갈 수 있는 정책이라 확실한 기준과 원칙이 전제돼야 한다는 우려가 많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자체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정책이 혼란을 야기했다. 수도권을 조이자 비수도권으로 ‘원정’을 가는 사람이 늘면서 실효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여기에 영업제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까지 일어났다.

적용 단계에 대한 개편안도 이미 수차례에 걸쳐 나온 상태다. 개편안이 나올 때마다 혼란은 덤이었다.

들쭉날쭉
혼란만 가중

특히 지난해 7~8월 정부는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한 가장 강력한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4단계)를 시행했다. 4단계 시행에 앞서 정부는 2주가량이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수도권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두 달 가까이 지속됐다.

그럼에도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실효성 논란에 또 다시 휩싸였다. 

적용 시기도 문제로 떠올랐다. 여러 가지 방역 지표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난 뒤에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때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미 늦었다’ ‘한 주 빨랐어야 한다’는 탄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비판은 위드 코로나 시행에 있어서도 똑같이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1일 위드 코로나, 즉 단계적 일상회복을 천명했다. 자영업자의 상황이 한계에 다다랐고, 국민의 피로도 역시 임계치를 넘어선 상태에서 시행한 조치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의료체계가 확진자 수 1만명까지 버틸 수 있다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의 공언이 식언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5일. 확진자 수가 1만명이 되기도 전에 의료체계는 붕괴 직전에 몰렸고, 일부 전문가는 이미 붕괴됐다는 암울한 지적을 내놨다. 하루 단위로 몇 천명씩 증가하는 확진자 수에 결국 정부는 백기를 들었다.

이전과 비교해 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카드를 꺼내든 것.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박미경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되돌아간 방역 조치에 대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일상회복 과정에서 위·중증 환자를 억제하지 못했고 병상 확보 등의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방역조치를 다시 강화하게 돼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1년10개월 만에 일상으로 돌아가려던 국민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문, 위드 코로나 실패 사과 
차기 대선의 화두도 방역?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도 정부 대응이 오락가락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백신 도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편이었다. 현재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있는 기모란 당시 국립암센터 교수는 ‘백신 미리 맞을 필요 없다’ ‘화이자와 모더나를 선구매하지 않은 건 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가별로 백신 확보 전쟁이 활발하던 때였다. 우리 정부가 ‘느긋한’ 태도를 보이는 사이 한정된 백신 물량은 다른 나라 차지가 되면서 연일 백신 물량 도입과 관련한 비판이 나왔다. 백신 도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접종 주기가 들쭉날쭉 조정되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부랴부랴 백신을 들여온 정부는 국민에게 접종을 강하게 독려했다. 지난해 추석 이전에 백신 1차 접종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초반의 느긋한 태도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위드 코로나 실패 이후 확진자 수가 폭증한 이후부터는 마치 ‘백신 만능론’을 펼치듯 독려 수준이 더 높아졌다.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성인이 90%를 넘어선 상황에서도 확진자 수가 늘어나자 3차 부스터샷 접종을 강조하고 있는 것. 청소년도 백신을 맞으라는 권고가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방역 실패를 백신 미접종자에게 돌리고 있다는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방역패스가 또 다른 논란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기본권 제한이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방역패스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음성을 확인한 일종의 증명서를 뜻한다. 식당, 카페, 영화관 등 방역패스 적용 시설에 들어가려면 이 증명서를 확인시켜 줘야 한다. 

종교 시설은 예외로 두면서 학원, 독서실 등까지 방역패스 적용 시설로 지정한 점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학원 등에 대한 방역패스는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렸다. 이상무 ‘함께하는 사교육 연합’ 대표 등 5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특별방역대책후속조치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서 일부 인용한 것. 

재판부는 방역패스라는 방식이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며, 이는 충분한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또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방법으로도 백신 접종률 상승이라는 법익을 획득할 수 있다고 봤다. 학원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은 법원 판결과 동시에 즉시 정지됐다.

이번 판결로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이 식당·카페·대형마트 등 17종에 적용되고 있는 방역패스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사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법원의 판결에 불복, 항고한 상태다. 정부는 일상회복을 위해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국민 반발
법원 제동

코로나19의 불길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2개월 남은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여야 대선후보들은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 등 국민에 지원금을 쓰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대선이 막바지에 이를수록 문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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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