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전두환이 남긴 의문들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1.29 15:34:03
  • 호수 13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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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욕바가지…예우는 없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전두환씨가 세상을 떠났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전씨는 공보다 과가 너무 컸던 탓에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그는 죽기 전까지 추징금 미납, 반성하지 않는 태도 등 매듭짓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전두환씨가 지난 23일, 향년 90세로 사망했다. 이날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은 전씨는 오전 8시40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씨는 지난달 26일 육사 11기 동기이자 12·12 군사반란을 함께 일으킨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미납 추징금 
956억원은?

전씨가 사망하면서 납부하지 않은 추징금 956억원 납부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전씨에 대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이 최종 선고됐다. 검찰의 추징 과정은 순탄치 않았는데 3년마다 일부 재산을 압류하며 시효 만기를 연장하는 데 그쳤다. 

2003년 미납 추징금 추징 시효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전씨는 추징금 314억원만 납부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연도 재산 명시를 신청해 법원이 받아들였다. 전씨는 당시 29만1000원의 예금과 채권 등을 재산목록으로 제출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법원은 나에게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통보해왔다. 내가 사는 사저 별채를 비롯해 값이 나갈만한 유체동산 등 일체의 재산목록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목록에는 1997년도에 추징이 집행된 금융 자산 휴면계좌에서 발생한 이자 29만1680원도 포함돼있었다. 일부 언론은 마치 내가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기재한 것처럼 왜곡 보도해 국민의 오해를 샀고 법원 명령에 따라 제출한 재산목록에 기재된 자산은 그해(2003년) 10월 경매에 붙여 18억168만원이 추징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해까지 추징금 중 총 1235억원을 환수했다. 올해 7월에 전씨의 장남 전재국씨가 운영한 시공사에서 3억5000만원을, 8월에 임야 공매 낙찰 방식으로 10억원 상당을 추징하는 등 14억원을 환수했다.

추징금 시효는 10년이지만 이 기간에 단 1원이라도 납부하면 10년씩 시효가 연장된다. 반면 추징 실적이 없으면 시효는 자동 소멸한다. 이 때문에 보통 소멸 시점이 다가오면 검찰에서 재산압류 등 조처를 취해왔다.

전씨 추징금은 미납 상태로 남을 될 가능성이 커졌다. 추징금은 유가족에게 법적으로 상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써 납부 대상자인 전씨 사망으로 미납 추징금 징수는 사실상 어려워진 상태다.

검찰은 제3자 명의의 재산에 대해 추징금 추가 집행이 가능한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2013년 7월 특별환수팀을 구성하고 미납 추징금을 집행해왔다. 

공보다 과 ‘실패한 대통령’ 
12·12 쿠데타 등 권력 장악

전씨는 2017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추징금에 대해 “이미 사용한 정치자금까지 물어내라고 한다” “죽어도 완납은 불가능한 금액”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씨의 미납 추징을 환수할 수 있는 ‘전두환 추징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굉장히 교묘하고 복잡한 방법을 동원해 재산을 은닉했을 거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징금 몰수를 위해 국회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 등 여러 관련 법안을 제정했다”며 “(전씨의 경우)현실적인 어려움과 법리적인 어려움,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복잡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해 수사기관의 레이다망에서 벗어나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번 별채에서 불거진 ‘소유권 주장’ 등은 현실적인 어려움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추징금 집행 방법에 대해 박 의원은 “살아 있을 때 넘겨준 재산의 경우 받은 사람이 범죄로 획득된 재산이라는 걸 알았다면 몰수할 수 있다”며 “형사소송법에 보면 이미 몰수나 추징에 대한 형이 확정된 경우, 사망해서 상속된 재산에 대해서도 추징 같은 것을 할 수 있게 돼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고액 체납자 명단에 따르면 전씨가 체납한 지방세는 10억원 가까이 된다. 서울시는 전씨가 사망함에 따라 과거 전씨 자택에서 압류한 물품을 조만간 공매 처분할 예정이다. 하지만 향후 5년 내 전씨의 다른 재산을 찾지 못할 경우 시는 체납 세금은 더 환수할 수 없게 된다.

전씨가 고액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두 아들 재국, 재만씨 소유의 재산을 공매처분하는 과정에서 5억3699만원의 지방소득세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미납에 따른 가산금이 붙어 9억7400만원에 이른다. 지방세 등 세금은 당사자가 사망하더라도 유족에게 상속된다.

그러나 유족이 상속을 포기할 경우 세금 납부 의무를 지지 않을 수 있다.

5·18 운동 진실
이대로 묻히나

전씨는 한국 현대사의 ‘문제적 인물’로 조명된다.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하고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다. 이후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유혈 진압했다. 집권한 뒤 전씨는 철권통치로 민주화를 막기도 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은 1950년 6·25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전씨는 “5·18 사태는 ‘폭동’이란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밝혔고 12·12 군사반란에 대해선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전씨 측 인사인 민정기 전 비서관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5공화국 당시 대통령이던 전씨의 공보담당 비서관을 지낸 민 전 비서관은 최근까지 전씨를 보필한 최측근이다.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민 전 비서관은 “그 당시에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몇 날 며칠 어디서 어떤 부대를 어떻게 지휘했고, 누구한테 어떻게 발포 명령했다는 것을 적시해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물어 거기에 대해서 사죄하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그리고 광주 피해자들이든 유족에 대해서 사죄할… 그런 뜻이 없느냐 하는 것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전 대통령이 오늘 11월23일이 33년 전 백담사 가던 날인데, 그날 여기서도 성명을 발표하고 피해자들한테 여러 가지 미안하다는 뜻을 밝히셨다. 광주 청문회 때도 말하셨고 여러 차례 그런 말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당시 백담사행을 앞둔 전씨가 밝힌 담화문을 살펴보면 ‘5·18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로 지칭했다. 결과에 책임을 느끼고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 후회한다면서 유족을 위해 뭐든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담화에서 전씨는 사과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는 상처는 아물기 전에 건드리면 다시 커져 치유가 어려워진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이 문제가 남긴 상처를 근원적으로 치유·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반성과 자책을 느끼고 있다”고만 했다. 

광주 피해자의 아픔과 한이 풀어질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말한 그는 5·18 진상규명과 관련해 성실하게 답변한 적이 없다. 법정 앞에서 발포 책임을 묻는 기자들에게 사과는커녕 호통을 치기도 했다.

사과 없이
떠나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씨는 2003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라고 발언했다. 2017년에 출간한 회고록에서는 “내가 광주에 내려갔다면 작전지휘를 받아야 했을 현지 지휘관만큼은 나를 만나거나 봤어야 했는데 그런 증언을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2019년 11월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5·18에 대한 책임에 대해 묻자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 있어? 광주 학살에 대해 나는 모른다”고도 답변하기도 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이 사과 없이 세상을 떠난 전씨를 비판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지난 24일,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70여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관련 기자회견에서 “너무나 많은 인권침해에 대해 일말의 책임·사과·반성 없이 사망한 것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민변이 낸 성명서에는 “영원히 닫힌 그의 입을 통해 진실을 알기 어렵게 됐다. 반성하지 않는 입에서 진실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그의 죽음으로 이제는 그런 기대마저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인권 유린 사건은 형제복지원 사건이다.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불법감금, 강제노역, 구타, 암매장 등이 발생했다. 1987년 형제복지원을 탈출한 사람들에 의해 그 만행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가해자인 박인근 형제복지원 이사장은 업무상 횡령 혐의 등만 인정돼 징역 2년6개월만 선고받았다. 

박 원장은 전두환정권으로부터 ‘부랑아 퇴치 공로’를 인정받아 1981년과 1984년 각각 국민포장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은 “교사범이 아무런 반성이나 사과 없이 죽었다. 피해자들의 울분은 누구에게 풀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 피해자협의회 대표는 이날 “형제복지원 사건에서 주범인 박인근은 하나마나한 미약한 심판을 받은 후 사과 없이 죽어버렸다. 전두환과 박정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복지원서 불법 감금·강제 노역
“이순자라도 나서서 사과해라”

이 대표는 입장문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은 1987년 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박종철 열사 사망 사건에 묻히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며 “희대의 악인 전두환 사망과 관련해 5·18 사건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언론들에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서운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렵다”고 했다. 

전씨가 사망하자 전씨 배우자인 이순자씨라도 나서서 사죄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달 28일 이씨는 장남 전재국씨가 경호원 3명을 대동한 채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았다. 

이날 임재길 전 청와대 수석에 따르면 이씨가 “(남편)건강이 좋지 않아 함께 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임 전 수석은 “(영부인이었던 두 분이)서로 오랫동안 같이 여러 일을 했기 때문에 옛날이야기를 하고 건강 이야기도 나눴다”고 설명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씨는 ‘유가족에게 무슨 말씀을 하셨느냐’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거부하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전씨가 사망했음에도 경찰청이 전씨와 이씨에게 제공한 경찰 경호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경호 대장(경정) 1명을 포함해 경호팀은 총 5명으로 구성된다. 경호 대상 수와 관계없이 주야간 등 근무교대에 필요한 최소 인원으로 앞서 5명 기준 매년 약 2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호 대상 인원이 줄었지만, 당직 인원 등을 고려할 때 5명이 경호 운영을 위한 최소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전씨 경호팀은 경정인 경호 대장을 비롯해 경위 이하 경찰관 4명으로 구성됐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권한을 박탈하지만 ‘경호·경비 제공’만은 예외다.

경찰은 의무경찰이 폐지돼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경비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되자 지난 2019년 12월 전두환·노태우씨를 포함한 전직 대통령 자택을 경비하는 의경 부대를 모두 철수했다. 그러나 경호는 줄곧 유지해왔다.

자녀들이 
대신하나

2017년까지 밀접경호 인력 10명과 의무경찰 1개 중대(80명)가 전씨와 이씨가 거주한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의 경호 및 경비를 맡았다. 이후 2018년 1월 밀접 경호 인력이 5명으로 줄었고, 2019년에는 의경 인력이 6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의경제 폐지에 따라 그해 말 경호 인력에서 완전히 빠졌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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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