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지나도…' 줄지 않는 염전노예, 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1.22 17:47:26
  • 호수 13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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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염전주는 죽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전남 신안 지역은 여전히 ‘염전 노예’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신안군은 이처럼 고착화돼있는 지역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관광 마케팅에 총력을 다했다. 그 결과 신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은 한순간의 물거품이 됐다. 최근 장애인이 전남 신안의 염전에 감금돼 노동력을 착취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2의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이 발생했다. 7년 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염전 노예 사건과 유사한 일이 또 세상을 통해 알려졌다. 최근 한 염전 노동자가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오늘날에도 언론보도가 되지 않았을 뿐 감금 노동자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며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발

지난달 28일 전남경찰청은 전남 신안에서 염전 사업장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피의자는 자신의 염전에서 일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고 근로자의 신용카드 등을 부당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남 신안에서 노동력 착취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염전주 B씨를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상습 준사기, 감금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A씨 측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7년 가까이 새벽부터 저녁까지 염전 노동을 시켰지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B씨가 통장에 돈을 입금한 뒤 이를 곧장 현금으로 인출해오도록 시켜 돌려받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적능력이 부족해 장애인 등록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또 1년에 1~2회만 외출이 가능했으며 이마저도 B씨 감시 아래 진행돼 일정 지역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환경 탓에 치아가 빠지고 피부에 소금 독이 올랐음에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5월 가까스로 염전을 탈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으나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은 400만원 합의를 유도하고 사건을 종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안 염전 노동 착취 의혹을 수사하는 전남경찰청은 고용노동부와 장애인 권익 옹호 기관, 지자체 등과 함께 전남 9개 시·군의 염전 900여 곳을 대상으로 다음 달까지 노동 실태를 합동 조사하기로 했다. 

신안, 이미지 지우기 관광 마케팅
산통 깬 사건 또…노동착취 고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A씨의 임금 체불 관련해 일차적인 책임은 고용노동부에 있다. 피해자 계좌에 임금이 들어왔다가 1~2초 만에 빠져나갔으면 이상하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그런데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권침해 부분을 봤을 때 근로감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역 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소식이 전해져 서울에 있는 단체들까지 올라와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면 지역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7년 전에 이미 수많은 개선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노동력 착취는 근절되지 않고 왜 재발하는 것일까?

신안 염전의 노동구조는 노동자가 단체 숙식하면서 임금을 ‘가불’로 받는 형태로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다. 지자체나 관련 기관의 시선이 미치지 못하면 임금체불·감금 같은 피해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또 염업은 노동시장에서 3D 업종으로 꼽힐 만큼 힘든 직종으로 저임금에 단순 육체노동이기에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직업소개소에선 노숙인이나 무연고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주로 염전주에게 소개해준다. 

일부 직업소개소는 서울역의 노숙인이나 신용불량자에게 접근해 ‘돈 벌러 가자’고 유인한 뒤 인력이 필요한 염전주에게 소개료를 받고 연결해준다. 소개료는 1인당 최대 5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염전주는 지급한 500만원을 염전 노동자 채무로 바꿔 메꾼다. 쉽게 말하면 노동자는 채무 500만원을 갖고 염전 노동을 시작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염전 노동 급여가 높은 수준도 아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염전 노동 급여는 최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노동자들은 채무가 있는 취약계층이다 보니 염전주에게 자기 권리를 요구하기 힘들다. 이점을 이용해서 일부 사업주들은 임금체불하거나 속이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염전주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일이 고되다 보니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는 것. 고액의 수수료까지 지급했는데 노동자가 그만두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염전철인 3~10월이 지나고 나서야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처럼 매달 월급을 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노숙인·장애인·신불자 유혹
소개료 고스란히 노동자 부담

한 염전주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도 있고, 본인이 신용불량자라며 은행계좌를 개설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 현찰로 임금을 주면 술을 먹는다고 다 써버리곤 한다”며 “분실 우려가 있어 현금보관증을 써주고 사장 명의의 통장에 임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10월에 염전철이 끝나는 때 일괄 현금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A씨를 고용했던 염전주 B씨는 매달 통장으로 임금을 지급한 뒤 곧바로 전액 인출하도록 시켜 다시 돈을 가져갔다고 한다. 염전 노동자들은 돈을 주지 않으니 떠나지 못하는데 이는 감금의 다른 형태인 셈이다.

2014년 염전 노예 사건 당시 전남경찰청에서 인신매매 사건을 입건하고 강제수사를 진행했지만, 법리적으로 구속 결정을 끌어내기가 어려웠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국가인권위 측에서도 이와 관련해 “국내 형법상 인신매매는 사람을 매매하는 것으로만 정의돼 채무에 따른 ‘현대판 노예’ 등에 대해서 해당 법을 적용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아무리 관행이라고 해도 근로기준법상 1년에 1번씩 돈을 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월급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 또 무허가 불법 직업소개소를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잘못된 방법이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이라고 말한다면 끝이 없다. 잘못된 게 있으면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 없나


이와 관련해 신안군 관계자는 “과거 사람들이 기피하는 곳이기 때문에 취약계층이 많이 일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쉬지도 않고 일을 시킨다고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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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이 가장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외환 혐의’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다. 일부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특검은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게 윤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게 ‘V(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확보한 군 장교 녹취록의 일부 내용이다. 조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조 특검팀은 이 녹취록 외에도 외환 혐의 입증이 가능한 다수의 물적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다. 잃어버린 무인기 조 특검팀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소형 정찰 드론 2대가 사라졌다는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 보고서를 확보했다. 조 특검팀이 확보한 국방부 감사관실 보고서는 지난달 말 작성됐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지난해 10월15일과 12월19일 각각 백령도와 속초 대대에서 소형 정찰 드론 기체 2대를 잃어버려 찾지 못했다며 그 사유를 ‘원인 미상’이라고 기록한 게 핵심이다. 드론 소실 시점은 같은 해 10월 북한 외무성이 한국 무인기가 삐라(대북 전단)를 살포했다고 발표한 시기(10월 3·9·10일)와 11월 초 북한 함경남도 차호 잠수함 기지로 드론을 보냈다는 군 내부 제보 시점과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은 “차호 잠수함 기지까지 (드론을) 간신히 보낼 수 있었다”며 “매뉴얼 제원상 (최대 항속거리가) 500㎞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군 현역 장교 증언을 확보했다. 보고서에서 국방부 산하 국립과학연구소가 드론사에 무상 증여한 소형 정찰 드론 중 고장나거나 소실된 것은 총 8대다. 이 중 2대는 2023년 10월 ‘원인 미상 엔진 정지’ ‘공기 속도 센서 결함’ 등으로 고장 사유가 기록돼있다. 지난해 1월과 6월, 10월 무인기 파손 역시 구체적인 사유가 적혀있다. 11월7일 난기류와 강풍 때문에 추락한 드론은 속초·양양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월15일, 12월19일 잃어버린 드론은 회수하지 못했고 사유 역시 ‘원인 미상’ 처리됐다. 군수품관리법에 따라 무인기가 소실되면 그 이유 등을 정확히 기록해 국방부에 신고해야 한다. 특검팀은 드론 2기 소실 경위와 사후 조사가 부실한 이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국방부 감사관실은 평양·연천 등에서 발견된 드론과 동일 기종을 지난 1월22일 전수조사했다. 백령도는 북한이 지난해 10월19일 평양에서 ‘추락한 드론’의 동체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륙 지점이라고 발표한 곳이다. 윤 “평양에 무인기 보내라” 지시 의혹 특검 “V가 북 반응 좋아해” 녹취 확보 국방부는 드론사 예하 김포·백령도·연천·속초 가운데 백령도 대대는 방문 조사를 하지 않고 유선 조사만 했다고 한다. 장부에 기록된 내용과 재고 상황이 정확한지 현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다른 부대와 달리 백령도는 보고받은 사진을 바탕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드론사 관계자를 소환해 ‘북풍 몰이’ 목적으로 평양 등에 드론을 보냈는지 여부와 소실 배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앞서 ‘평양 드론 침투’ 의혹과 관련 “김용대 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 지시다. 국방부와 합참 모르게 해야 된다(고 했다)” “삐라(전단) 살포도 해야 하고, 불안감 조성을 위해 일부러 (드론을) 노출할 필요가 있었다”는 내용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했다. 녹취록엔 당시 북한의 위협적 반응에 “VIP와 장관이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녹취록에는 “(무인기를) 의도적으로 (북한에) 노출할 생각이 있었지만 떨어뜨릴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무인기가 개조되면서) 기체 불안정성 때문에 추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품고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비행 자체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체 성능 자체가 안 되어서 손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했다. 군 측은 지금까지 평양 드론 침투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또 군은 작전에 사용된 드론 추락을 염려하기도 했다. 본래 설계와 다르게 자체 개조됐기 때문이라는 게 부 의원실의 판단이다. 외환 혐의 규명 필요 부 의원실이 지난 5월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북 전단 무인기 비교 분석’ 자료는, 북한에 떨어진 무인기와 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납품한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충격 방지를 위한 ‘랜딩폼’ 부품이 빠지고 전단 살포를 위한 전단통이 개조돼 붙어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애초 전단 살포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무인기 구조를 변경하면서 기체가 불안정해져, 전단 살포 시 추락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무인기는 소음이 너무 커서 군사작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환 혐의는 지금까지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조사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 1일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드론사 간부들이 줄소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팀은 드론 평양 침투 외에도 외환 행위 고소·고발 사건과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야기하려고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결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통해 꼬리가 잡힌 ‘북풍 공작’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수첩에는 비상계엄 당시 ‘수거(체포)’해야 할 명단이 적혔고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 시키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수첩에는 북한과의 접촉 방법도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인가, 접촉 시 보안 대책은?”이라고 구체적으로 적혔다.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원점 타격’으로 전쟁 상황을 연출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0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김용현 전 장관이 ‘북한 오물 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합동참모본부 지통실(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급박한 계획 변경 비상계엄 선포 뒤 노 전 사령관이 지휘하는 수사2단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직원 조사 임무를 맡기로 했던 김봉규 정보사 대령도 지난해 11월2일 경기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노씨가 “비상계엄 관련해서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고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말,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 하루 전날을 콕 집어 조기 귀국을 종용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두 인물의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계엄 9일 전이던 지난해 11월24일 일요일,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때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자신이 곧 해외 출장을 간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1월25일부터 29일까지 대만 출장이 예정돼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노 전 사령관이 흥분하면서 화를 냈다. 그는 문 전 사령관에게 “이 중요한 시기에 무슨 해외 출장을 가느냐”며 “출장을 당장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문 전 사령관은 황당해하며 “이미 약속된 일”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늦어도 수요일 밤까지는 귀국하라”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수요일 밤’은 11월27일이다. 하루 뒤인 28일은 북한이 33번째 오물 풍선을 부양한 날이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실제 귀국 비행기표를 11월27일 수요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의 변수가 생기며 이날 귀국하지 못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북한 오물 풍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무렵, 정보사 대령들에게 ‘오물 풍선 원점 타격’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도 확인된다. 김 대령은 검찰 조사에서 “노상원 전 사령관도 오물 풍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며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해야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방첩사, 비상계엄 당일까지 위기감 고조 합참, 북 원점 타격·대응 김 지시 거부 지난해 11월 초, 노 전 사령관은 김 대령과 문 전 사령관을 안산 상록수역으로 불러 앞서 지시한 인원 선발이 다 됐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때도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하고 지원 세력을 타격할 수 있어서 너희가 임무 수행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이 같은 계획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32번째 오물 풍선 부양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17일 지상작전사령부에 “오물 풍선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시 경고 사격을 하고, 북한이 화기 도발을 하면 지체 없이 원점을 타격하도록 대응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수처는 박모 방첩사 대령의 진술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재학 방첩사 대령의 검찰 진술에도 “상황이 위중하니 부대에 위치해 있으라”는 얘기를 사령부로부터 들었다. 그는 “그전까지 북한 오물 풍선이 30여회 정도 떴는데, 그날따라 이상했다. 오물 풍선이 국지전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 사령관이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지난달 군사 재판에서 북한 오물 풍선 대응과 연결된 ‘국지전 시나리오’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법원에 출석해 “그때 상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12월 1~2일쯤 사령관 되는 군인들이 가장 걱정한 건 북한 쓰레기 풍선이었다”며 “방첩사령관으로서 쓰레기 풍선에서 삐라가 떨어지는데 그걸 수거해 분석하는 게 방첩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군들은 북한 오물 풍선 때문에 뭔 일 터지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 태반이었고, 걱정스러워서 (장군들과) 통화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합참은 김 전 장관이 내린 경고 사격 지시에 소극적인 입장이었고, 오히려 다른 방식을 김 전 장관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내부의 이 같은 기류는 합참에 파견된 박 대령을 통해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됐다. 국지전 도발했다 반면 여 전 사령관은 북한 오물 풍선 대응 지침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방첩사 내부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12·3 내란 사태 당일에는 “적 오물 풍선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라며 주요 간부들에게 준비 태세 확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