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기는 액티비티 ③의암호 자전거길·물레길

춘천의 바람을 즐기는 두 가지 방법

미국의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은 “친구를 얻는 가장 좋은 길은 스스로 친구가 돼주는 것”이라고 했다. 둘이 떠나는 여행조차 부담스러운 요즘, 길 위에서 자신과 친구가 되면 어떨까.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것이 익숙하던 액티비티도 홀로 도전해보면 자신을 더욱 믿고 사랑하는 계기가 된다. 아름다운 자연과 상쾌한 바람이 함께 달려줄 춘천 의암호 자전거길과 물레길은 나 홀로 액티비티를 시도하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의암호는 1967년 의암댐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다. 의암리 옷바위 근처 협곡을 막아서 의암호라 이름 붙였는데, 이를 계기로 산악 도시 춘천이 호반 도시로 탈바꿈했다. 의암호는 경관이 수려한 삼악산 자락과 그림처럼 떠 있는 상중도, 하중도, 붕어섬 등이 어우러져 자연호 못지않은 풍광을 자랑한다. 타원형 호수 둘레를 따라 마련된 자전거길은 약 30㎞에 이르는 코스 대부분이 완만해서 초보자도 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 도시

춘천은 자전거 도시로 유명하다. 북한강부터 소양강까지 조성된 낭만자전거길에서도 의암호자전거길이 가장 인기다. 쉬엄쉬엄 달려도 3시간 정도면 넉넉하게 다 둘러볼 수 있고, 소양강처녀상과 소양강스카이워크, 애니메이션박물관 등 명소를 끼고 있어 알짜배기 춘천 여행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내내 눈에 들어오는 의암호의 평화로운 풍경과 상쾌한 바람은 힐링 그 자체다.

호수 둘레를 따라 자전거대여소와 공기 주입기 등 편의 시설도 잘 갖췄다. 순환형 코스이기 때문에 춘천역이나 공지천, 소양강스카이워크 주변 자전거대여소를 출발점으로 삼는 게 편리하다. 이때 춘천사랑상품권도 사용이 가능하다. 일부 구간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구분되지 않아, 사람이 지나가면 속도를 늦추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의암호자전거길에서는 호수를 밖에서만 바라보기만 했다면, 의암호물레길에는 가까이에서 호수를 즐길 수 있다. 현암리 선착장에서 나무 카누를 타고 출발해 하중도 옆에 붙은 아담한 무인도를 돌아보는 코스로, 하얀 줄기가 이국적인 자작나무 숲과 물오리 서식지 등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짙푸른 초목이 울창한 무인도와 하중도 사이 수로는 의암호물레길의 하이라이트다.


통나무 가운데를 파서 만든 카누는 신석기시대부터 사용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된 이동 수단이다. 그 자연스러운 매력 덕분인지 오직 팔의 힘으로 물살을 가르며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가는 재미가 특별하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속도를 맞춰야겠지만, 혼자 속도를 온전히 즐기니 바람결마저 느껴지는 것 같다. 파란 하늘과 잔잔한 호수, 부드러운 바람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초보자도 쉽게 라이딩 즐기는 곳
평화로운 풍경·상쾌한 바람 힐링

의암호물레길은 3개 코스(자작나무물숲길, 물오리둥지길, 무인도일주)로 나뉘며, 각 코스를 도는 데 50~60분 걸린다. 수로를 감상하려면 무인도일주 코스를 선택해야 하고, 물오리둥지길은 서식지 상황에 따라 접근할 수 있다. 하절기에는 오후 6시30분에 노을카누잉도 운영한다.

카누 투어에 앞서 간단한 안전 교육과 강습을 받아야 한다. 패들링 원리가 단순한 편이라 초보자도 익히기 쉽다. 혼자 패들링하다가 지치거나 방향을 잘못 잡으면 안전 요원이 보트를 이용해 끌어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1인 체험이 어려울 수 있으니 평일 방문을 추천한다. 요청하면 안전 요원이 탑승해 보조해주기도 한다.

의암호스카이워크는 자전거에서 내려 잠시 호젓한 풍경을 감상하기 맞춤한 장소다. 스카이워크 입구에 있는 슬리퍼를 신고 입장하면, 투명한 바닥 아래로 의암호가 훤히 보인다. 전망대에선 바람에 일렁이는 의암호와 병풍처럼 그림자를 드리운 삼악산 비경을 함께 담을 수 있다. 의암호자전거길에서도 호수 위를 지나는 수상 자전거도로 곁에 자리해, 관광객보다 라이더나 산책 중인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덕분에 한적한 여유를 만끽하기 제격이다.

땀 흘린 뒤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당기기 마련이다. 지난 5월에 문을 연 ‘감자아일랜드’는 강원도 대표 작물인 감자와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토종 효모를 사용하는 맥주 양조장이다. 소양강 복숭아를 활용한 말랑피치사워, 마음씨가 부드러운 우두동 사람들을 떠올리며 만들었다는 우두동 사람들처럼 맥주 이름만 봐도 춘천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소고기 감자 볼을 매콤한 로제 소스에 올린 감자둥둥섬은 직원들이 ‘강추’하는 안주이자 시그니처 메뉴다.


춘천에서 특별한 한 끼를 맛보고 싶다면 육림고개로 가자. 뉴트로 여행지로 관심을 모으는 이곳은 과거 춘천 시민들이 저녁거리를 사러 다닌 친근한 상권이었다. 

감자아일랜드

1990년대 들어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가, 최근 이곳에 청년 창업가들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국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부터 복고 감성 물씬 풍기는 주점, 사랑스러운 디저트 카페까지 눈과 입이 절로 즐거워진다. 30년 전통의 메밀전집이나 추억의 떡볶이집,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방앗간 등 지역 상권과 어우러진 모습이 구경하는 재미를 더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의암호자전거길→의암호스카이워크→의암호물레길→감자아일랜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의암호자전거길→의암호스카이워크→애니메이션박물관→감자아일랜드 
둘째 날: 의암호물레길→강원도립화목원→육림고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춘천에서낭만여행(춘천 관광 포털) tour.chuncheon.go.kr
- 의암호물레길 joymullegil.co.kr
- 감자아일랜드 gamjaisland.com

문의 전화
-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3089
- 의암호물레길 033)242-2006
- 감자아일랜드 070-8098-0621 

대중교통
[버스] 서울-춘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0회(06:50~21:0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춘천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약 420m 이동, 춘천우체국 정류장에서 100-1번 간선버스 이용, 춘천역 정류장 하차, 의암호자전거길 춘천역 자전거대여소까지 도보 약 150m. 춘천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약 420m 이동, 춘천우체국 정류장에서 3번 지선버스 이용,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서면2-1번 마을버스 환승, 현암리 정류장 하차, 의암호물레길까지 도보 약 220m. 춘천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의암호물레길까지 택시 이용, 약 12k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춘천고속버스터미널 033)256-1571


[기차] 용산역-춘천역, ITX청춘 하루 18~26회(06:00~22:48) 운행, 약 1시간15분 소요. 1번 출구에서 의암호자전거길 춘천역 자전거대여소까지 도보 약 150m. 춘천역에서 도보 약 780m 이동, 춘천농협 정류장에서 서면2-1번 마을버스 이용, 현암리 정류장 하차, 의암호물레길까지 도보 약 220m. 춘천역에서 의암호물레길끼지 택시 이용, 약 12km. *문의: 레츠코레일 www.letskorail.com, 1544-7788


[수도권전철] 상봉역-춘천역, 경춘선 15~25분 간격(05:10~23:16) 운행, 약 1시간20분 소요. 
*문의: 서울교통공사 www.seoulmetro.co.kr, 1577-1234

자가운전
[의암호자전거길] 서울양양고속도로→남춘천 IC에서 남춘천 방면→남춘천IC삼거리에서 양평·춘천 방면→광판삼거리에서 춘천·김유정역 방면→온의사거리에서 소양강댐 방면→춘천역 자전거대여소 

[의암호물레길] 서울양양고속도로→남춘천 IC에서 남춘천 방면→남춘천IC삼거리에서 양평·춘천 방면→광판삼거리에서 춘천·김유정역 방면→팔미교차로에서 서울·가평 방면→의암리·의암댐 방면→화천·춘천댐 방면→의암호물레길


숙박 정보
- KT&G상상마당 춘천스테이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033)818-4200 
- ORA춘천베어스호텔: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033)245-4300 
- 춘천센트럴호텔: 춘천시 중앙로68번길, 033)257-1900

식당 정보
- 수아마노(강원도감자뇨끼: 춘천시 중앙로77번길, 033)257-5532 
- 우성닭갈비 본점(닭갈비): 춘천시 후만로, 033)254-0053 
- 감자밭(춘천감자빵·강원도옥수수빵): 신북읍 신샘밭로, 1566-3756 

주변 볼거리
해피초원목장, 제이드가든, 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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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