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기는 액티비티 ②고흥 남열해돋이해수욕장

호젓한 해변에서 짜릿한 서핑을

‘대한민국 우주 항공의 메카’ 전남 고흥에 있는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떠오르는 관광 명소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해돋이 풍경과 넓고 깨끗한 모래톱, 울창한 솔숲 등으로 입소문을 타다가, 몇 해 전부터 ‘남도를 대표하는 서핑 포인트’로 이름을 알렸다. 앞바다를 막는 섬이 없으니 먼바다에서 밀려온 파도가 크고 깨끗해 서핑에 안성맞춤이다. 이런 파도가 4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밀려와 서핑 시즌도 길단다. 2019년에는 이곳에서 도쿄올림픽 출전 서핑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호젓한 분위기도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의 자랑이다. 옥색 바다와 마주한 황금빛 모래톱에는 휴지 한 장 없다. 남도 끄트머리 고흥반도에서도 외진 곳에 자리 잡아 사람 손을 덜 탄 덕이다. 해수욕장 인근에 번듯한 식당 하나 없을 정도로 오염과는 거리가 멀다. 울창한 솔숲에 들어앉은 캠핑장에는 유료 몽골텐트도 있다.

아름다운 풍경

개인 장비가 있는 서퍼라면 캠핑장에 머물면서 온종일 서핑을 즐기기 좋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의 터줏대감 ‘낭만서프하우스’를 비롯한 몇몇 서핑 숍에서 장비 대여와 서핑 강습을 한다. 초보자도 90분 강습을 받으면 혼자서 짜릿한 서핑에 도전할 수 있다. 얕은 바다가 한동안 이어져 안전한 서핑에 도움이 된다. 충분히 발이 닿는 깊이에서 제법 높은 파도를 탈 수 있다는 게 해외 서퍼들도 부러워하는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의 장점이다.

초보자를 위한 서핑 강습은 웨트슈트로 갈아입고 실내 강의를 듣는 것부터 시작한다. 안전과 체온 보호를 위해 입는 웨트슈트는 자체 부력이 있어 물에 뜨는 걸 돕는다. 실내 강의에서는 보드의 종류와 파도의 명칭을 알아보고, 서핑 룰과 에티켓, 안전 사항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 피시보드, 펀보드, 건보드, 숏보드, 롱보드 등 다양한 보드 종류를 알아야 자기에게 알맞은 걸 선택할 수 있고, 파도의 종류와 명칭을 알아야 서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서핑 룰과 에티켓 등은 여럿이 함께하는 서핑에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실내 강의가 끝나면 각자 보드를 챙기고, 모래톱에서 지상 훈련을 받는다. 초보자는 길고 폭신한 소프트롱보드가 적당하다. 모래톱에선 좀 더 작은 그룹으로 나눠 강사에게 패들링과 테이크오프 등을 배운다. 바다에서 이동하거나 파도를 잡을 때 양팔로 물을 젓는 패들링과 보드에 엎드린 상태에서 중심을 잡으며 일어서는 테이크오프는 서핑의 기본 동작이다. 이렇게 지상 훈련을 하면서 멀리 언덕 위 고흥우주발사전망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는다.


패들링과 테이크오프 연습에 파도를 잡아서 타는 방법과 몇 가지 주의 사항까지 듣고 나면 드디어 실전에 들어갈 시간. 처음에는 강사가 옆에 서 있다가 적당한 파도가 오면 해변 쪽으로 힘껏 밀어준다. 일단 파도에 오른 뒤 조금 전 배운 테이크오프 동작으로 일어서면 되는데, 이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모래톱과 달리 움직이는 파도 위에선 넘어지기 일쑤다.

몇 번이나 넘어져 물을 잔뜩 마신 뒤, 운 좋게 테이크오프에 성공할 때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기분이다. 파도와 내가 하나 되는 느낌이랄까. 이렇게 조금씩 서핑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서핑 마니아가 되어 전국의 서핑 명소를 성지 순례하게 될지도 모른다.

남도를 대표하는 서핑 포인트
밀려오는 파도가 크고 깨끗해

아름다운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서핑 말고도 즐길 거리가 많다. 그림 같은 해돋이, 고흥우주발사전망대와 어우러진 해변이 장관이다. 서핑이 부담스럽다면 깨끗한 모래톱을 산책하거나, 바닥이 완만한 바다에서 제법 큰 파도를 맞으며 해수욕을 해도 좋다. 해수욕 공간과 서핑 공간이 분리돼, 안전한 바다 수영이 가능하다.

햇살이 따가우면 울창한 솔숲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자. 주변에 유흥 시설은 물론이고 24시간 편의점조차 없는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한적한 분위기에서 깨끗한 자연을 감상하며 여름을 보내기 적당하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고흥의 랜드마크다. 로켓발사대를 본뜬 모양도 인상적이지만, 여기서 직선거리로 17㎞ 떨어진 나로우주센터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을 드넓은 바다와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세계에서 13번째이자 우리나라의 첫 우주센터인 나로우주센터가 2013년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다.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이며, 고흥우주발사전망대 7층에는 바닥이 360° 회전하는 전망 턴테이블을 갖춘 카페가 있다. 커피나 음료를 마시면서 멀리 다도해의 절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야외전망대에서는 다랑논과 어우러진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이 손에 잡힐 듯하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영남용바위는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작은 바위산이다. 해안가로 뻗어 나온 바위에는 공룡 발자국 화석을 닮은 돌개구멍이 보인다. 이는 바위틈이나 암석이 빠져나간 자리에 작은 돌이 들어갔다가 거센 파도에 의해 맴돌며 깎아 만든 지질 현상이다.

영남용바위에는 돌개구멍 말고도 주상절리와 기공 등 화산활동이 만든 기암괴석이 여럿이다. 바로 옆에는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용두암도 있다. 제주도 용두암보다 사뭇 작지만 비슷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영남용바위 일대는 1년 열두 달 낚시꾼이 끊이지 않는 갯바위 낚시 명소이기도 하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이곳에서 자동차로 20분 남짓 떨어진 고흥해창만간척지공원은 고흥의 또 다른 낚시 포인트다. 3㎞가 넘는 방조제 앞에 바다가, 뒤에 저수지가 있어 민물낚시와 바다낚시가 동시에 가능하다. 널찍한 제방에 오토캠핑장과 야외공연장, 산책로 등을 조성해 휴식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다. 야외공연장 옆에는 1969년 세운 해창만간척지준공기념탑이 우뚝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서핑→고흥우주발사전망대→영남용바위→고흥해창만간척지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영남용바위→고흥우주발사전망대→남열해돋이해수욕장 서핑
둘째 날: 남열해돋이해수욕장→고흥해창만간척지공원→팔영산편백치유의숲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고흥 관광(고흥군 관광 홈페이지) tour.goheung.go.kr
- 남도여행길잡이 www.namdokorea.com
- 전남해수욕장 jnbeach.jeonnam.go.kr

문의 전화
- 고흥군청 관광정책실 061)830-5347
- 고흥종합관광안내소 061) 830-5637
- 남열해돋이해수욕장 관리사무실 061)832-8966
- 고흥우주발사전망대 061)830-5871
- 고흥해창만간척지공원 061) 830-5224 

대중교통
[버스] 서울-고흥,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3회(08:00, 09:30, 17:30) 운행, 약 4시간15분 소요. 고흥공용버스정류장에서 10-4번·13-10번·18-7번·19-12번 농어촌버스 이용, 남열 정류장 하차, 남열해돋이해수욕장까지 도보 약 20분.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고흥공용버스정류장 061)833-0009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고흥톨게이트→고흥로 고흥 방면 우회전→우주항공로 고흥·도양 방면 왼쪽 도로→과역로 호덕리 방면 좌회전→해맞이로 남열해돋이해수욕장 방면 좌회전→남열해돋이해수욕장 

숙박 정보
- 호텔 하얀노을(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동일면 와다리길, 010)9622-9999 
- 나로비치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봉래면 나로도항길, 061)835-9001
- 낭만서프하우스: 영남면 해맞이로, 061) 835-3625 
-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캠핑장: 영남면 남열리, 061) 832-8966 
- 해오름펜션: 영남면 해맞이로, 061)833-0976

식당 정보
- 낭만치킨(치킨): 영남면 해맞이로, 061)835-3625
- 산내식당(백반): 영남면 팔영로, 061)832-9173
- 용암슈퍼횟집(문어회): 영남면 용바위길, 061)835-6565 


주변 볼거리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발포해수욕장, 팔영산자연휴양림, 소록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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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