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당동 지역주택사업 350억 대행 알박기 추적

땅 없는 외부인이 왜 주인 행세?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사당동 지역주택사업 과정에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같은 지역에 두 개의 조합이 설립된 것.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이수 지역주택조합은 서로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의 절차를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한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채 사업만 미리 선점하는 ‘알박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일원을 두고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가칭)과 이수 주택조합 두 개의 추진위원회가 서로 자신들이 사업의 주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지역 
두 조합

지역주택조합사업이란 사업지 내 주민이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 주체로서 토지를 매입해 주택을 짓는 개발 행위를 말한다. 조합 설립을 위해선 사업지 내 80% 이상 토지에 대한 토지사용승낙서, 창립총회 회의록, 조합원 명부, 사업계획서 등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한다.

2018년 설립된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사업은 순탄치 못했다. 관심 있게 지켜보던 지주들은 수년간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에 모두 등을 돌렸다.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사는 결국 특단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사업 시작 시 필요한 지구단위계획, 조합설립인가 등재를 건너 뛰고 외부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외부투자자 500여명을 모았고 그들에게 모은 돈을 가지고 사업을 이끌어나갔다.


‘맘대로’ 외부 투자자 500여명 모아 추진
부지도 없는 상황 주먹구구식 사업 진행

사업을 진행할 땅조차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많은 수의 외부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조합원 모집을 제한하거나 규제하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조합원 모집을 하기 위해서는 전체 사업부지의 50% 이상의 토지사용승낙서가 필요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외부투자자들로부터 모은 500여억원의 금액 중 350여억원을 홍보관 운영비, 업무대행비 등으로 소모했다. 사당동 사업지에서 가장 큰 토지면적을 보유한 건영섬유와의 조율도 원활하지 못했다.

사당동 사업지에 국가로부터 어떠한 허가도 받은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이곳의 개발이 이뤄진다는 보장이 전혀 없었고, 건영섬유 입장에서는 합리적이지 못한 토지 가격에 팔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  

사업은 지지부진해졌고 참지 못한 외부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관여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설립하게 된다. 

이수 주택조합 지주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사는 토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정석대로의 사업추진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지주들과의 계약을 통해 새롭게 조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지부진…참지 못해 자체 비대위 설립
“모은 500억 중 절반 이상 썼다” 버티기

이수 주택조합 지주추진위원회는 그동안 사업을 지지부진하게 만들었던 사당동 사업지에서 가장 큰 토지면적을 보유한 건영섬유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우선적으로 지주들에게 지구단위계획동의서를 빠르게 접수받고 구청에 제출해 사업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지정을 확정짓는다는 목표다.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54조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건축물을 건축 또는 용도변경하거나 공작물을 설치하려면 그 지구단위계획에 맞게 해야한다’고 명시돼있다.

사업지에 아파트 용도로 지구단위계획을 허가받게 되면 건영섬유에서 본인들이 소유한 토지임에도 불구하고 건축을 할 수 없게 제한이 걸린다. 이렇게 되면 건축 행위를 할 수 없게 된 건영섬유 토지는 외부에 쉽게 팔 수도 없고, 본인들이 원하는 건축을 할 수도 없게 된다. 

즉 건영섬유 입장에서는 지구단위계획 허가를 받은 이수 주택조합 지주추진위원회와의 가격협상을 통해 적정한 토지가격으로 매각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외부투자자들이 만든 비대위 측에서 이수 주택조합 지주추진위원회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떡 줄 생각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셨다”
가짜 홍보관에 동·호수까지 미리 정해

하지만 이수 주택조합 지주추진위원회 측은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사당동 토지에 대해 동작구청으로부터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관련된 진행사항(지구단위계획, 조합설립인가 등재) 등 단 하나도 허가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또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여러 불법적인 정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다른 대행사에서 분양가격을 책정하고 세대별 동·호수 지정까지 마친 상태다.

이수 주택조합 지주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이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동·호수 및 세대지정은 구청으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조합원 모집 시에는 절대로 확정할 수 없다.

또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조합원 모집단계에서 한 건설사를 내세워 시공사가 확정된 것처럼 홍보하기도 했다. 시공사 선정 역시 조합이 설립돼 총회의 승인을 거셔야 결정되는 사항이다. 


정당성 주장
불법 정황도

이수 주택조합 지주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사당2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건설사를 내세워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난 이후에 진행해야 하는 절차인 테라스 하우스 계획 및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며 마치 시공사 선정이 이미 끝난 듯 홍보한 것은 명백히 정해진 절차를 무시한 행위”라며 “현재 이수 주택조합 지주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총회를 거쳐 1군 건설사 중에서 가장 적합한 시공사를 선정 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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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