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서다' 쌍용차 영욕의 66년 풀스토리

끝이 안 보이는 롤러코스터 터널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쌍용자동차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전혀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다. 과거보다 기업 상황이 악화된 탓이다. 명가는 먼 옛말일 뿐 망가로 불린지 오래다.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인수 경쟁은 당초 SM그룹과 에디슨 모터스의 2파전 양상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SM그룹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쌍용차는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사실상 끝이라는 말도 나온다. 쌍용차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또 벼랑 끝
다시 살까?

쌍용차와 매각주관사(EY한영회계법인)는 지난 6월 기업 인수합병 공고를 냈다. 지난 7월30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SM그룹, 카디널 원 모터스 등 총 9개 업체였다.

당초 인수전은 SM그룹과 국내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 양상으로 흘렀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업계 관심도 증폭됐다. 

그러나 인수에서 유리하다는 평을 받았던 SM그룹이 발을 빼면서 인수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현 상황에서 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업체는 에디슨모터스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모펀드 KCGI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등도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했다. 개인투자자 등에서도 약 27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차는 이번 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본실사,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밟았다. 업계는 쌍용차 공익채권 3900억원과 추가 투입 비용 등을 합산한 인수금액을 1조원으로 예상한다.

우여곡절의 시절을 겪고 있는 쌍용차의 시초는 1954년 하동환씨가 설립한 하동환제작사다. 이후 1977년 동아자동차로 사명을 바꾸고 코란도를 생산했다. 코란도로 차량 판매로 실적을 올려 해외로까지 나아갔다. 그러나 하동환씨는 자동차 연구개발 비용 부담에 회사를 쌍용그룹에 매각했다.

동아자동차를 인수한 김석원 쌍용그룹 전 회장은 사명을 현재와 같은 쌍용차로 바꾸고 파격적 투자를 감행한다. 투자를 기반으로 무쏘, 뉴코란도를 출시했지만 현대, 대우 등에서 만든 차량과 경쟁에서 뒤쳐졌다. 당시 쌍용차의 시장점유율은 1.6% 수준이었다.

재기를 위해 김 전 회장은 4500억원을 체어맨 개발에 투입했지만 적자로 이어졌다. 결국 3조4000억원의 빚과 외환위기라는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1998년 대우그룹에 인수됐다. 

대우그룹에서도 쌍용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1년 뒤 대우그룹마저 분해되고 쌍용차가 채권단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대우그룹에서 나온 뒤 렉스턴 출시로 잠시 반등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 지분 49.8%를 인수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지분 매각 후 신차 개발은 전무했고, SUV차량 점유율마저 현대차에 추월당하게 된다. 


쌍용차가 본격적인 하락의 길을 걷게 된 계기다.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인수하기 전부터 ‘먹튀’ 가능성을 내비쳤다.

먹튀 우려는 바로 현실로 다가왔다. 연구 개발 자료가 상하이차에 유출된 것이다. 또 상하이차는 인수 시 약속했던 재투자도 하지 않았다.

결국 쌍용차는 2008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은 회복 불능 상태가 됐다. 상하이차가 사업 철수 결정을 내린 탓이다.  

본격적인 법정관리에 돌입하자 쌍용차는 비상경영을 선언한다. 경영위기가 닥쳐 인원 감축 계획을 발표하자 노조가 반발에 나섰다. 

노조는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며 평택공장을 점거한 뒤 파업에 돌입했다. 두 달 넘게 이어진 노조 파업은 970여명이 정리해고 나서야 일단락 됐다. 

산전수전
다사다난

장기간 파업으로 판매망, 품질관리 등이 붕괴됐다. 이는 쌍용이 더 이상 쌍용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됐다.

인원 감축을 통해 버티던 쌍용차는 2010년 인도 자동차 업체 ‘마힌드라’를 쌍용차의 새 주인으로 맞는다. 마힌드라의 과감한 투자로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생산과 실적도 회복 추세를 보였다. 

안정을 되찾은 쌍용차는 2013년 14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창사 후 최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여전히 영업손실 적자가 이어졌지만 매년 적자를 축소시켰다. 

매출 상승에 힘입어 2015년에는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했다. 티볼리는 출시 첫 해에만 4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다음 해에도 5만대 이상이 팔리며 꾸준한 판매량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2015년 말 흑자로 전환됐다. 업계에서는 당시 쌍용차가 소형 SUV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때 티볼리 흥행으로 내수시장 3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티볼리 판매는 점차 하락세에 들어섰고 2017년이 되면서 닫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적자의 원인은 기아자동차가 ‘니로’, 현대자동차가 ‘코나’를 출시하며 티볼리가 소형 SUV 1위 자리를 내주면서다. 변형 ‘코란도’ 출시도 쌍용차에 위기가 닥친 원인이었다. 출시 전 높은 기대감과 다르게 외형과 디자인 면에서 악평이 쏟아지며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회생 공신 티볼리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다른 변화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자를 면치 못한 쌍용차의 위기는 지난해에도 이어졌고 쌍용차는 마힌드라에 지원을 요청했다. 마힌드라 임원이 직접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구했으나 결국 없던 일이 됐다.

티볼리로 잠깐 반짝했지만…
연속 적자 내면서 ‘허우적’

마힌드라의 지원이 무산되자 서울서비스센터 부지와 부산물류센터 등을 연속으로 매각했다. 마힌드라도 쌍용차 지배권 포기를 선언했다.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시달린 상황에서 투자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마힌드라가 사업을 철수하자 쌍용차는 12년 만에 두 번째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증권거래소에 의해 쌍용차 유가증권 거래도 정지됐다. 상장폐지 이야기까지 거론됐지만 1년의 개선 기간을 받았다.

폐지를 면한 쌍용차는 법정관리에서 탈출하기 위해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현재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 절차를 추진 중에 있다. 새 투자자의 투자 계획을 회생 계획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등에도 나섰다. 기업회생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조직과 임원 수를 줄여 자연스러운 조직개편 절차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된다. 


전 직원 20% 임금 삭감에 이어, 지난 6월엔 직원 절반이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복리후생도 중단됐다. 노조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쌍용차가 노조에게도 기업의 고통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과거처럼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반복되는 게 아닌지 하는 우려도 있다. 

66세 미수
관건은 돈

인건비를 줄이는 데 이어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평택공장 부지를 팔고 공장을 교외로 옮길 계획도 마련했다. 평택공장 부지는 자산재평가에서 약 9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해당 부지가 주택·상업용 용지로 변경되면 1조5500억원까지 치솟는다는 분석이다. 청산 가치가 잔존 가치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면 부지 가격에 따라 쌍용차의 생사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쌍용차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쌍용차는 2조950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손실은 4235억원, 당기순손실은 4785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수출 감소 및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 영향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된 탓이다. 자구책 마련을 통해 비용절감을 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판매 감소와 경쟁 심화로 영업비용이 증가했다.

영업비용 증가는 신차 개발마저 지연시켰다. 관건은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와 차량 출시 후 판매 수익 확보 가능 여부다. 쌍용차는 자사 최초 전기차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그러나 혼란한 상황을 고려해 신차 출시가 미뤄졌다. 업계는 쌍용차가 전기차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실적을 회복하기에 늦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으로는 자동차 위탁 생산업체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 상황에서 사업을 이어갈만한 능력도 부족한 점으로 꼽힌다.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도 신차 개발이 선순환으로 이뤄지려면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 

게다가 현재 상황은 마힌드라가 인수하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과거 마힌드라가 인수하던 당시에는 부채보다 자산보유액이 높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말 현재 쌍용차의 자산은 1조7686억원, 부채가 1조8568억원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다. 

더욱이 쌍용차는 3700억원이 넘는 공익채권마저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1200억원은 밀린 임금이기 때문에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바로 갚아야 한다. 

주인 찾아 명가 재건 시도
“차라리 파산이 낫다” 시선도

과거 HAAH가 인수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도 공익채권 때문이다. 따라서 쌍용차 정상화 여부를 따지는 과정에서 일부 인수 의지를 드러낸 업체들의 이탈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후 본 입찰을 진행하더라도 낮은 액수를 제시할 경우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 인수금액이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자금 확보가 중요한 점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인수전에 나선 업체 대부분의 자금력과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HAAH의 경우 최근 파산 문제를 겪었다. 듀크 헤일 회장은 4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외의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에디슨모터스도 쌍용차 인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액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한 회사다. 케이팝모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여전히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다만 업체들이 1조원을 마련해 쌍용차를 인수해도 문제가 발생한다. 업계는 쌍용차 정상화까지 3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산업은행의 지원 여부가 쌍용차를 매각하는 데 핵심으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과거 자금조달을 위해 마힌드라와 같이 정부와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물론 이마저도 확실한 상황은 아니다. 과거 산업은행이 GM을 잡기 위해 8000억원이나 투입하고도 성과가 없어서다. 따라서 정부와 산업은행이 쌍용차를 돕겠다고 섣불리 자금을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쌍용차는 이번 M&A를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인수가 불발될 경우, 파산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회생법원에 보고된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9800억원, 계속 가치는 6200억원이다. 

다음 주인은?
마지막 고비?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쌍용차는 디젤, SUV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 미래 기술력마저 떨어져 어느 업체가 인수하더라도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은 업체”라고 말했다. 위기에도 수차례 살아남은 쌍용차가 명가 재건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쌍용차의 미래 비전
“고유의 색 찾는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자동차가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미래 비전을 선보였다. 쌍용차는 지난달 26일 차세대 SUV KR10(프로젝트명) 디자인 스케치를 공개했다. 

그동안 쌍용차는 고유의 색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쌍용차가 이번 발표를 통해 정통 SUV 브랜드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또 쌍용차는 KR10에 앞서 자사 첫 번째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양산에 돌입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기존 코란도와 차이는 없지만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KR10, J100은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은 이후에도 지속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 차량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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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