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 ‘월 1000도 우스운’ 예체능 학원비의 민낯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7.12 11:37:57
  • 호수 13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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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뿌리 뽑아야 ‘특별 레슨’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아이 한 명을 예체능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집 한 채를 날려야 하거나 서서히 집안 기둥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예체능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간다.

우리나라 대학교에는 예술·체육과가 셀 수 없이 많다. 고등학생이 좋은 예체능 전공인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듣는 수업뿐 아니라 고액 레슨을 따로 받아야 한다. 이 레슨비는 인문계 학생이 공부하기 위해 학원에 내는 사교육비에 비해 훨씬 더 큰 금액이다. 특히 대학입시 레슨은 대부분 암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그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다. 

비싸다고 
느껴지지만…

대학 진학을 책임지고 있는 입시 레슨 선생들은 대학 교수와 연이 있어야 학생 유치에 유리하다. 이 같은 구조 때문에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많은 돈을 내고서라도 유명한 학원이나 인맥이 넓은 선생이 있는 곳에 등록한다. 

보편적으로 어린 나이부터 특별 레슨을 받고 그 중에 우수한 학생들이 예체능 중·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된다. 물론 해당 학교에 가지 않고도 학원에서 레슨을 받고 대학에 가는 경우도 많다. 두 경우 모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기간 내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야 유명 예체능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학부를 졸업해도 그때부터 다시 돈을 들여서 예체능을 공부해야 하고 개인의 열정과 부모 지원이 요구되는 상황이 된다. 석사를 마쳤어도 상황은 마찬가지고 다시 똑같은 이유로 박사 과정 진학까지도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석사와 박사를 마쳐도 지도교수에게 인정받고 잘 보여야만 대학에서 강사라도 할 수 있게 된다. 대학 강사 생활을 하다가 그 중에 아주 극소수만 교수가 된다.

예체능 분야에서 교수가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만큼 어렵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잡음도 일어난다. 아무리 예술·체육 분야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신의 밥벌이는커녕 계속 돈을 들여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이 되는 예체능 학원비에 대해 정리했다.

▲미술 = 미술학원들은 대학능력수능시험이 끝난 시점부터 대학교 미술 입시가 시행되기 전까지 특강 명목으로 수험생에게 고액의 수강료를 요구한다. 서울 지역의 정시 특강비는 최소 600만원 내외다. 입시 미술로 유명한 곳이 몰려있는 홍대나 강남 지역 특강비는 700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홍대의 입시 학원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수업을 한다. 비용은 보통 600만원 안팎이다. 업계에서 미대 입시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하기 때문에 적정가로 알려져 있다. 

학교뿐 아니라 고액 학원 따로 다녀
인문계 사교육비 비해 훨씬 더 많아

학원들은 수능 직후부터 주요 예술대학의 정시 실기시험이 끝나는 2월 초까지 ‘집중 코스’ 나파이널’이란 이름을 내걸고 한 달에 몇 백만원에 달하는 실기 대비반을 운영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실기 비중이 큰 예체능 계열 특성상 어쩔수 없지 고액 수강료를 지불하고 있다.

수험생의 ‘정시특강 비용이 비싸다’는 내용의 글도 쉽게 볼 수 있다. 입시 전문 사이트에 한 수험생은 “지방 학원인데도 정시특강비가 500만원이다. 이미 수시특강 비용으로 500만원을 냈다. 거의 1000만원이라서 부모님이랑 엄청 싸웠다”고 게시했다.


강남구 한 입시미술학원은 수능 직후인 11월16일부터 1월26일까지 2개월 동안 주 6일 하루 종일 수업하는 조건으로 무려 800만원을 받고 있다. 성북구의 유명 미술학원은 2달도 안 되는 기간 497만원을 받았으나 ‘가장 싼 편’에 속했다. 

▲음악 = 실기 준비를 주로 ‘개인 레슨’으로 하는 예비 음대생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작곡과 전문 입시 학원에서는 수능 직후 두 달간 대략 1000만~1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입시생 학부모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비용일지라도 ‘입시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 할 수밖에 없다.

다른 학부모도 자녀 입시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거액의 돈을 쓸 수밖에 없다. 

자녀 위한
투자라 생각

피아노 전공의 경우 선생님을 돌아가면서 수업을 듣는다. 레슨, 입시 전문학원에서 수업(6만원)을 듣고 대학 강사급에게 수업(10만원)을 듣는다. 마지막으로 대학 교수에게 또 한 번 수업(최소 20만원)을 듣는다. 학생이 레슨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경우에는 선생님을 또 초대해야 하는데 한 시간에 5만원에서 8만원 정도가 든다.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기 때문에 한 달로 계산하면 레슨비가 약 200만원가량 비용이 발생한다.

이 기간 지방에 거주하는 예체능 계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은 배로 커진다. ‘방값’까지 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남의 한 음악학원 인근 고시원에서 한 달 넘게 살며 실기 준비를 했던 한 음대생은 월세에 부담을 느꼈다. 학원 레슨비는 물론 악기 물품 구입비, 연습장소 대여비까지 합하면 매달 3000만원 이상을 쓰게 된다. 

입시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월 학원비는 30만~40만원 정도. 학원 강사로부터 직접 레슨을 받거나 학원으로부터 소개받은 사람에게서 레슨받을 때 레슨비는 한 번에 30만원이다. 이쯤 되다 보면 수시모집을 앞둔 입시철엔 월 200만~300만원은 나간다. 

올해 실용음악과 보컬을 지원한 한 수험생은 “돈도 돈이지만 어느 정도 해야 합격할 수 있는지 좀처럼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다. 그래서 계속 도전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아나운서 = 방송국의 얼굴 아나운서를 배출한 학원들도 고액 강습료를 받는다. 서울 신촌, 강남 등 유명 아나운서를 배출했다는 학원이 즐비하다. 이곳의 비용은 최소 4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든다. 해당 커리큘럼은 6개월 정규반, 아나운서 정규반, 고급반 등이 있다.

정규반은 4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다. 정규반은 40회 차고 수업 시간은 일주일에 2회, 3시간씩 수업이 진행된다. 직장인은 주말에 한 번 여섯 시간을 몰아서 들을 수 있다.


실기 앞두고 
목돈 준비

학원 상담사가 내세운 것은 추천채용과 단독 채용이다. 이들은 공개채용보다 추천채용의 합격률이 더 높다는 점을 강조한다. 추천채용이 이뤄지는 과정은 인력이 필요한 기업이 일부 대형 아나운서 학원에게 추천채용을 의뢰한다.

의뢰받은 학원에서는 본원 수강생을 중심으로 서류면접을 진행한다. 최종면접 전까지는 모두 학원 내부에서 이뤄진다. 기업 입장에서 번거로운 채용 과정을 줄일 수 있고 학원 입장에서는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해 더 많은 원생을 모집할 수 있다.

이런 탓에 학원에서는 이른바 추천 전쟁이 벌어진다. 얼마나 많은 추천권을 가지고 있는지가 학원의 능력을 가르는 중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몇 곱절이다. 신촌과 강남 등에 위치한 아나운서 학원비는 대개 400만원선.

이는 40회 수업 비용이다. 여기에 일대일 개인 지도를 더하면 시간당 15만원 이상을 더 내야 한다. 기본반을 수료하면 고급반, 단과반 등의 과정을 수강해야 합격에 가까워진다. 

이렇게 되면 학원비로만 거의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이 필요하다. 업계에서 알려진 대형 학원 3곳의 학원비도 대체로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세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대부분 암묵적으로 책정
시간당 10만원 천정부지

▲체육 = 체대 입시도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실기고사가 복잡한 데다 대학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체대 입시학원비는 월 40만원가량이지만, 정시 전형을 앞둔 3개월간은 월 200~300만원까지 치솟는다.

서울 강남구의 한 체대 입시학원은 1월에 있는 학교별 실기시험 전까지 300만원의 수강료를 내야 했다. 지난해 고3 자녀의 체대 입시 준비를 지켜본 한 학부모는 “대학마다 시험 과목이 다르고 선택 과목도 있어 학원 도움이 필수적”이라며 “체대 자녀를 둔 엄마들은 다들 마지막에 목돈이 든다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체대 입시학원은 체인이기 때문에 정보공유 면에서 유리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비싸게 느껴져도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등록할 수 밖에 없다. 체대 입시 관련 설명회가 거의 열리지 않기 때문에 학원이 학부모 사이에서는 정보를 공유해주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아카데미가 체대 입시 전문학원 역할까지 병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사교육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과 경기도 등의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학원 교습 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서울, 경기는 물론 충북, 세종 등도 사교육 열풍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 대상 심야 개인 과외와 학원 교습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아카데미는 학원이나 교습소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적용받지 않는다.

체대학원서 
정보 공유도

학원법의 규제를 받지 않다 보니 시도 교육청이 정한 교습비 기준을 넘는 고액 수강료를 받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서울 각 구 교육지원청이 정한 입시·보습 학원 교습비는 1분당 200원을 넘지 않는다. 시간당 12000원 정도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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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