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여군과 하이힐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우크라이나 여군들의 사진이 전 세계적인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사진에는 군화 대신 하이힐을 신고 퍼레이드를 연습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두고 “성차별·여성 혐오”란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성 상품화?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오는 8월24일 옛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으로부터의 독립 3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여군들이 군화 대신 중간 높이의 검은색 펌프스 힐을 신고 행진하는 열병식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처음으로 힐을 신고 훈련을 하게 되는데, 군용화를 신었을 때보다 약간 더 힘들지만(적응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여성 사관생도의 소감도 인용했다.
외신은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 몇 명이 신발 한 켤레를 들고 국회에 나타나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여군한테 하이힐을 착용시키라고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선 야당 중심으로 여성을 성 상품화했다는 비난이 쏟아졌으며 국방부 장관에게는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리나 게라쉬첸코 의원은 “평등이 아니라 성차별”이라며 “국방부가 왜 여성 신체 보호보다 하이힐 착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펌프스 힐 신고 행진 연습
“성차별·여성 혐오” 거센 비판 일어
시사평론가 비탈리 포트니코프는 “여군에게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게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일부 관료들이 여전히 중세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퇴역군인 마리아 베를린스카라는 “행진은 군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여군들에게 하이힐을 신겨 행진시키는 것은 단지 관람석의 고위 장교들을 자극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개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하이힐 착용은 여군 복장 규정의 일부라고 설명했지만, 우크라이나 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자 뒤늦게 하이힐 대신 인체공학적 신발을 교체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군인한테 구두가 왜 필요해?’<hahe****> ‘하이힐을 신긴다는 자체가 군인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거 같다’<pete****> ‘비판받을만 했네요. 제발 성별에 관계없이 한 명 한 명을 군인으로 바라봐 주세요. 여성은 힐 신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사고…제발 성차별을 멈추세요’<tove****>
‘나라를 지키는 여군인가? 남자들 눈요기나 시키는 여군인가?’<pyuj****> ‘남의 나라야 지지던 볶던 우리에게 피해만 안온다면 관심 없다만 궁금하긴 하다. 저 나라 국방부는 무슨 생각으로 여군에게 하이힐을 신겼는지…’<ksky****> ‘정신 나간 사람들이 각 나라에 꼭 있고만∼’<tomm****> ‘상식을 벗어났다. 군인한테 힐이라니…’<hand****>
시대착오적 사고?
퍼포먼스 아닌가?
‘정말 보여주기식인가요? 군인 행진이라면 전투태세를 올바르게 갖추고 군장을 똑바로 한 군인을 행진시키고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믿음이 생길 것 같다. 정말 안일하고 단순한 발상이고 무지하다고 생각합니다’<suni****>
‘행진만으로도 힘든데 하이힐을 신고하다니…여군들이 하이힐을 신고 행진해야만 독려되는 기운이면 그게 대체 뭡니까?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ddsi****>
‘전투복 빼고 정복, 근무복은 다 구두 신는데…’<levi***> ‘우리나라도 구두 있잖아∼여경도 여군도∼’<king****> ‘북한 여군도 신던데…’<rans****> ‘저런 행사나 열병식 또는 행진 같은 거 할 때 구두도 신는다’<gong****>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군사 퍼레이드할 때는 치마에 굽 있는 단화 신고 남성도 정복에 구두 신습니다. 예행연습에서 편의상 훈련 군복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yn74****>
‘전쟁이나 훈련할 때는 당연히 전투화 신고 하겠지. 그렇게 따지면 열병식 때 흰 장갑은 왜 끼냐? 상황에 맞게 좀 가자’<jonl****> ‘하이힐을 신든 미니스커트를 입든 남의 나라 군대에 뭔 간섭이냐? 그냥 퍼포먼스 아닌가?’<yiha****>
우리나라도?
‘하이힐이 언제부터 성 상품화의 상징이었던가? 각선미 자랑하기 위해 스스로 신었던 건데 뜬금없이 성 상품화라니…치마를 입은 것도 아니고. 단지 하이힐만 문제 삼기엔 뭔가 생뚱맞다’<s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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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우크라이나 여군은?
1991년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해체와 동시에 공식적으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1993년부터 여성의 입대가 허용됐다.
2018년부터 포수, 저격수, 보병 지휘관 등의 전투병과 복무도 가능해졌다.
현재 4000명이 넘는 장교를 포함해 3만1000여명의 여군이 근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선 1만3500명 이상의 여군들이 러시아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