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산책 ③수원 광교호수공원

빌딩 숲 어우러진 호숫가 산책

때로는 인공적인 것도 자연과 어울린다. 드넓은 공원, 아름다운 호숫가 주변에 들어선 빌딩 숲이 그렇다. 공원과 호수는 클수록 좋다. 그래야 빌딩 숲에 주눅 들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으니. 뉴욕 센트럴파크나 수원 광교호수공원처럼 말이다. 일산호수공원의 1.7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광교호수공원은 2013년에 문을 열었다. 90여년 전 농업용 저수지로 처음 생겨나 해방 이후 유원지로 수원 시민들의 사랑을 받다가, 광교신도시 건설과 더불어 호수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광교호수공원은 이웃한 두 호수가 8자를 이룬 모양이다. 원천호수와 신대호수를 따라 총 6.5km에 이르는 수변 산책로를 만들고, 6가지 테마 공간으로 다양한 재미를 더했다. 수변 공간 ‘어번레비’를 중심으로 ‘신비한 물너미’ ‘재미난 밭’ ‘행복한 들’ ‘커뮤니티 숲’ ‘조용한 물숲, 향긋한 꽃섬’ 등을 꾸며, 국토교통부가 주최하는 2014대한민국경관대상에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경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

바닥분수와 공연장, 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원천호수는 주말이면 사람들로 붐빈다. 조금 떨어진 신대호수에선 더 여유 있는 산책을 즐기기 좋다. 둘 사이에는 숲속 쉼터와 광교푸른숲도서관, 스포츠클라이밍장 등이 자리 잡았다.

가족이라면 원천호수가, 연인이면 신대호수가 좋겠다. 종일 두 호수를 쉬엄쉬엄 둘러봐도 괜찮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좀 더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광교호수공원가족캠핑장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광교호수공원 제1주차장에서 원천호수로 들어서면 중심 테마 공간 어번레비가 시작된다. 어번레비(Urban Levee)는 ‘도시의 일상과 축제를 모두 수용하는 새로운 도시 제방’을 뜻한단다. 고층 아파트를 따라 이어지는 1.6km 수변 공간에 전망덱과 레비브리지, 바닥분수 등을 배치했다.


걸으면서 변하는 풍경을 즐겨도 좋고,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서 쉬어도 좋다. 아이가 있다면 바닥분수를 반길 만하다.

어번레비 곳곳에 색다른 공간도 눈에 띈다. 갖가지 수원 여행 관련 자료를 갖춘 ‘수원 여행 스테이션’, 벤치에서 쉬는 동안 책을 빌려볼 수 있는 간이 도서관 ‘빨간 책꽂이’, 관상수를 여러 가지 동물 모양으로 다듬은 정원도 있다. 다리가 아플 만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벤치와 그네 의자에 앉아 호수 풍경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어번레비 맞은편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가 자리 잡았다. 수원시가 세계적인 환경 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자매결연을 하면서 그곳의 상징인 전망대를 도입한 시설이다. 나무로 마감한 외양이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리는 전망대에 오르면 바로 앞 원천호수와 조금 먼 신대호수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펼쳐진다.

프라이부르크 전망대 옆 광교생태환경체험교육관에선 광교호수공원의 다양한 생태 자원을 활용해 환경 교육을 한다.

두 호수 사이에 있는 광교푸른숲도서관도 놓치기 아까운 공간이다. 2018년에 문을 연 광교푸른숲도서관은 이름처럼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외관에 1~2층을 튼 계단식 열람실에서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다. 광교호수공원이 보이는 전망도 멋지다.

도서관 곁의 ‘푸른숲 책뜰’은 아담한 펜션처럼 독립된 공간에서 가족끼리 책을 보는 시설이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누구나 오붓한 숲속 서재를 즐길 수 있다.

신대호수는 원천호수보다 사뭇 한가한 분위기다. 덕분에 아름다운 수변 산책로를 따라 여유 있는 산책이 가능하다. 아담한 다리와 6개 원형 덱으로 꾸민 조용한 물숲, 향긋한 꽃섬은 신대호수를 대표하는 테마 공간이다.


다리 좌우로 희고 둥근 조명 기구가 거대한 물방울처럼 호수 위를 떠다니는 모습이 마치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광교호수공원은 야경도 아름답다. 수변 공간과 주변 고층 아파트를 색색으로 물들이는 조명이 물에 비쳐 환상적이다. 보름달이라도 뜨면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이 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광교호수공원 밤하늘을 원색으로 밝히는 불꽃놀이도 펼쳐졌다.

내년, 아니 빠르면 올해 안에 광교호수공원의 불꽃놀이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4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경관’ 
이웃한 두 호수가 8자를 이룬 모양

광교호수공원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수원광교박물관이 있다. 1층 광교역사문화실은 광교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꾸몄고, 2층 소강실과 사운실은 우리 근현대사와 수원화성 관련 기증 유물을 전시 중이다.

수원광교박물관이 자리 잡은 광교역사공원에는 조선 초기 문신이자 세종대왕의 장인인 심온의 묘와 태종의 여덟째 아들인 혜령군의 묘 등이 있다.

역사에 조금 더 관심이 생겼다면 수원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수원화성(사적 3호)으로 가자. 6km에 가까운 성곽이 부담스럽다면 화성행궁(사적 478호)만 봐도 괜찮다. 행궁이란 왕이 임시로 머문 별궁을 말한다.

정조가 수원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에 올 때 머물기 위해 지은 화성행궁은 전국의 행궁 가운데 가장 큰 규모와 격조 높은 전각을 자랑한다.

일제강점기에 병원과 경찰서로 쓰이면서 대부분 파괴됐으나, 〈화성성역의궤〉 〈정리의궤〉 등에 남은 건립 당시 모습을 토대로 복원했다.

정문인 신풍루와 좌익문, 중앙문을 지나면 화성행궁의 중심 건물인 봉수당이 나온다. 원래 이름은 장남헌으로 고을 수령이 나랏일을 살피는 동헌으로 지었으나,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을 화성행궁에서 치르며 봉수당으로 바꿨다.

이어지는 장락당은 혜경궁홍씨가 회갑연 기간에 머문 처소다. 장락당 한쪽에는 당시 회갑 잔칫상을 재현한 모형이 있는데, 탑처럼 쌓은 적이며 포, 과일 등이 눈길을 끈다.

팔달문시장


화성행궁에서 가까운 팔달문시장은 ‘정조가 만든 시장’을 표방한다. 정조가 화성에 상업을 육성하기 위해 팔달문에 시장을 만들고, 해남에서 무역업을 하는 고산 윤선도의 후손을 불러들였다는 것이다.

갈비와 함께 수원을 대표하는 먹거리인 옛날 통닭을 맛볼 수 있는 수원통닭거리도 팔달문시장 구역이다. 이밖에 가구거리와 패션거리 등 특화된 구역과 다양한 먹거리가 손님을 맞이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광교호수공원→수원광교박물관→팔달문시장→화성행궁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광교호수공원→수원광교박물관→팔달문시장→화성행궁 
둘째 날: 수원화성→해우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광교호수공원 www.gglakepark.or.kr
- 수원관광 www.suwon.go.kr/web/visitsuwon/index.do
- 수원광교박물관 ggmuseum.suwon.go.kr/index.do
- 화성행궁 www.suwon.go.kr/ web/visitsuwon/pages/hs02/list.do
- 팔달문시장 www.suwon.go.kr/web/visitsuwon/course06/course06-01/pages.do?seqNo=220

문의 전화
-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공원관리과 031)228-4198
- 수원관광정보센터 031)228-4672
- 수원광교박물관 031)228-4175
- 화성행궁광장관광안내소 031)241-2703
- 팔달문시장 031)251-5153 


대중교통
[버스] 신분당선 상현역 2번 출구 상현역 정류장에서 55번 일반버스 이용, 광교호수공원 제2주차장 정류장 하차, 광교호수공원까지 도보 약 10분. 7-2번·19번·80번·88-1번·670번 일반버스 이용, 원천호수사거리·광교센트럴타운 62단지 정류장 하차, 광교호수공원까지 도보 약 14분. 
*문의: 신분당선고객센터 031)8018-7777 수원교통정보 its.suwon.go.kr 수원교통정보 031)228-4435

자가운전
용인서울고속도로 광교상현 IC→광교호수로 광교호수공원 방면 고가도로 옆 도로 진입, 155m→광교호수로 오른쪽 도로, 1.8 km→광교호수공원 방면 우회전, 51m→광교호수공원

숙박 정보
- 호텔 벨라스위트(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180번길, 031)231-2121
- 코트야드메리어트 수원: 영통구 광교호수공원로, 031)267-5600
- 광교호수공원가족캠핑장: 영통구 광교호수로, 031)548-0075
- 호텔아르떼: 팔달구 인계로108번길, 031)8067-6600

식당 정보
- 정돈 갤러리아광교점(돈카츠): 영통구 광교중앙로, 031)5174-7912 
- 행궁정찬(한정식): 영통구 광교중앙로, 031)303-6915
- 진미통닭(통닭): 팔달구 정조로800번길, 031)255-3401

주변 볼거리
수원화성박물관, 화성 융릉과 건릉, 플라잉수원, 한국민속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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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