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왜 나왔을까? 여야 잡룡들 참전 노림수

안 되는 줄 알면서…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은막 속에 칩거했던 대선후보들이 출마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본격적인 대선 슈퍼 위크가 개막했다. 여야를 통틀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거나 출마 예정인 인원만 20명에 육박한다. 향후 대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변수를 만들어 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20대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 8개월 정도다. 현재 여권 내 지지율 1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야권 지지율 1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비교적 지지율이 낮은 여야 인사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복잡다단
대선 변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지막으로 총 9명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민주당은 예비경선 연장 논의 주장이 나왔으나 무산되면서 국민의힘보다 먼저 예비경선을 치르게 됐다.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강 체제를 이어 2위는 이낙연 전 대표가 차지했다. 후보자를 6명으로 좁히는 예비경선에서 과연 누가 살아남느냐가 첫 관전 포인트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곳의 여론조사 업체가 매주 실시 중인 NBS(전국지표조사) 6월5주차 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야를 통틀어 두드러진 지지율을 보이는 인사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으로 양강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여야를 합쳐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점쳐지는 인물은 18명 혹은 그 이상에 이른다. 그 중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황교안 전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존재감 어필을 위해 대선에 출마한 것으로 관측됐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 지사는 강원도 감자를 SNS로 완판하면서 ‘완판감자’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 경선에 나선 최 지사는 지난달 28일 후보등록과 함께 ‘메기론’을 내세웠다. 

최 지사는 “당 경선에 활력과 젊음, 재미를 불어넣는 메기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김두관 의원= 김 의원의 경우 여권에서 유일한 PK(부산·경남) 출신 후보다. 영남 지역에 계속 출마해 낙선과 당선을 거듭하며 ‘리틀 노무현’으로도 불린다. 

비교적 보수를 지지하는 층이 두터운 PK 지역에서 자신을 각인시키려는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지사와 김 의원은 6명까지 살아남는 예비경선에서 두 후보다 6위를 노려 본선 진출을 위해 ‘벼랑 끝 전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출마 선언·예정 20명 육박
존재감 드러내 변수 만들지 주목

▲황교안 전 대표= 황 전 대표는 지난해 21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를 사퇴했다. 그러나 지난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황 전 대표는 박근혜정부 시절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던 인물로 지지율은 낮지만 인지도 면에서는 다른 야권 후보에 뒤쳐지지 않는다. 그런 점을 이용해 황 전 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친박(친 박근혜) 지지층의 표심공략에 나섰다고 해석된다.  

▲유승민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지지율 급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윤 전 총장에 이어 야권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등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상승한 원인으로 ‘이준석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 전 의원은 경제 분야에서 문재인정부와 각을 세우며 경제 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해 존재감을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와 유 전 의원은 줄곧 개혁 보수를 강조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 전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이후에도 당 창당에 참여한 바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단순 존재감 어필만을 위해 출마한 것은 아니다. 다른 이유로 같은 당내의 후보를 견제하거나 상대 진영 후보의 견제를 위해 출마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지사의 경우 야권보다는 여권의 견제가 심하다는 관측이 다수 존재한다. 윤 전 총장의 경우 X파일, 전언 정치 등의 논란으로 여야 안팎으로 견제를 받았다. 최근에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아내 김건희씨의 ‘줄리’ 논란으로 연일 견제를 받는 중이다. 

▲정세균 전 총리·이광재 의원=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은 일찌감치 단일화의 뜻을 밝혔다. 예비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단일화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합심하고
견제하고

이를 두고 당내 지지율 1위인 이 지사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리는 단일화를 선언하며 “어떤 개인을 염두에 두고 연대를 한다든지 단일화를 한다든지 그런 것은 전혀 아니라고 제가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반 이재명 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책을 중심으로 협력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과 정 전 총리는 오는 5일까지 단일화를 마칠 예정이다.

▲양승조 충남지사= 양 지사는 야권 1위 후보 윤 전 총장을 겨냥하는 분위기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충청 대망론’을 내세우며 충청권의 표심을 자극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의 아버지가 충청도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지사는 윤 전 총장의 충청 대망론에 대해 “언어도단, 어불성설”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에 나섰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충청도를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며 충청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 지사의 발언은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서 윤 전 총장을 견제해 지지기반을 다지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의원= 국민의힘으로 복당한 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가장 많이 견제한다고 평가받는 인물 중 하나다. 홍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 공부 모임에서 “제가 검사에서 정치인이 됐을 때 검사의 때를 빼는 데 8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은 사퇴 후 3개월 만에 정치권으로 직행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논란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윤 전 총장에 대해 견제의 태도를 보이면서도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들어와서 경선 판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 지사는 이 지사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11일 제주도와 경기도, 제주도의회, 경기도의회 등 4자간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업무협약을 위해 제주도를 방문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주도가 갑작스레 지역 내 코로나19가 확산된 점을 들어 협약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그들은 누구?
출마 이유 어필

이 지사 측은 제주도를 제외한 제주도의회와 경기도, 경기도의회 3자간 협약을 맺는 방안까지 검토했고 실제 성사 단계까지 이르렀지만, 원 지사는 이 과정에서 “지금 제주는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 중”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당장의 제주 코로나 방역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제주 방문을 위한 이 지사의 협약 외 일정이 개인의 정치행보로 읽힐 여지가 있는 만큼 그의 행보가 제한됐던 셈이다. 


▲추미애 전 장관=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 저격수를 자처하면서 ‘꿩 잡는 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순간부터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운 인물로, 야권 1위 후보인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가 가능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더불어 추 전 장관의 대선 출마는 여권 내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친문(친 문재인)의 지지율을 끌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야를 통틀었을 때의 지지율도 동반 상승 중이다. 이로써 여권 핵심 지지층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최 전 원장은 공식적인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감사원장직을 내려놓으며 대권 행보를 암시했다. 사퇴 이후 야권은 최 전원장을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여겨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야권 인사로 분류되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입당을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이력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최 전 원장이 곧 출마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군소 후보들도 ‘바쁘다 바빠∼’
각양각색 출마의 변 들어보니…

인지도는 약하지만 인간미, 공정 등을 강조해온 인물로써 야권의 변수로 작용도 가능한 인물로 꼽힌다. 다만, 여권에 대립각을 세운 점과 정치적 중립성 위반 논란, 고 김재윤 의원과 관련된 부분은 최 전 원장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박용진 의원= 여권 대선후보 중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유일한 50대(1970년생)다. 중도층 확보가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최근 대선주자 중 ’젊음‘을 강조하며 중도 지지층 표심을 끌어 모으기에 나섰다.

지지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추 전 장관이 친문의 지지율을 끌어모으는 데는 이점이 있는 반면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에는 약세를 보인다는 평가가 있다. 박 의원이 중도층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3위 자리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 의원과 이 지사의 공통점으로 비문(비 문재인) 후보라는 점에서 중도층 확보에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하태경 의원= 하 의원 역시 야권 대선후보 인사 중에 젊은 축(1968년생)에 속한다. 국민의힘 내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 의원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중도+보수라고 할 때 중도의 핵심 기반은 청년이다. 청년이 움직이면 중도가 같이 움직인다”며 중도층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또 청년들의 상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점을 보수당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중도층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도층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윤희숙 의원= 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동갑내기 국민의힘 윤 의원도 지난 2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이 임대차 3법을 밀어붙이자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부동산 규제 부작용을 지적해 이슈에 올랐던 바 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선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고 기회도 꿈도 없다고 하는데 정치권은 이상한 짓만 하고 있다”며 청년층을 대변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초선이지만 당내 경제 전문가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윤 의원은 과거 KDI(한국개발연구원) 재정복지정책 연구부부장을 지낸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차차기?
청년층 노크

윤 의원의 출마 선언을 두고 당 안팎으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청년 중도 층으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하 의원과 윤 의원의 출마 선언까지 이어지며 국민의힘은 차기 대선 경선에서 흥행과 중도·청년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만큼 정권교체 여부가 가장 중요한 현안이며 그런 점에서 20대 대선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 선거 비용 
최대 사용 금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지난달 29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가 사용가능한 선거비용으로 최대 513억900만원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선거비용은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에 선거비용제한액 범위 내에서 지출한 비용 전액이 보전된다.

득표율 15% 이상 받아야 보전 가능

선관위에 따르면 20대 대통령선거 선거비용제한액은 선거비용제한액 산정비율의 증가로 인해 지난 제19대 대통령선거의 선거비용제한액 509억9400만원에서 3억1500만원이 증가했다.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는 이유는 헌법 제116조 제2항에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고 규정한 바에 의거해 선거공영제를 채택하기 때문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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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