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보장해줄게' 기막힌 태양광 사기 주의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6.21 15:19:19
  • 호수 13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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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노후 꿈꾸다 쪽박 찼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사기는 그럴듯한 말주변으로 남을 속이는 행위다. 최근 “비전 있다”며 태양광 사업을 빌미 삼아 노인의 금품을 뜯어내는 사기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장밋빛 노후를 꿈궜던 노인들이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투자를 유도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사기 방법이다. 돈은 있지만 정보가 없는 노인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받는 태양광 업체가 부지기수다. 이들은 노인에게 ‘고수익’ ‘안정성’이란 단어로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고수익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 태양광 시장은 정부의 확산 정책을 등에 업고 도시, 농어촌 가릴 것 없이 급속도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기본적으로 얻는 수익에 더해 신재생에너지 의무 발전 인증서 판매를 통한 부가 수입까지, 2016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태양광 발전 시장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이 같은 점을 악용해 사업자들은 정부 보조금 지원 조건을 갖춘 업체가 아닌데도 소비자를 현혹해 설치비를 챙기거나 무료로 설치해주겠다고 속인다. 이자를 포함한 대출금 납입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부당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주로 지방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고령 소비자가 타깃이 됐다. 


주택용 태양광 시설 설치 관련 소비자 피해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주택용 태양광 발전시설 관련 소비자 상담 및 피해구제 신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피해 상담은 총 2525건, 피해구제 신청은 123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시 잉여 전기 판매를 통한 수익성 보장과 연금 수익금 발생 등 소비자 현혹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 받는다면서…
지방 고령 노인들 투자 유인

계약 관련 피해의 경우 ▲정부 보조금 지원 조건을 갖춘 업체가 아님에도 소비자에게 보조금 지원이 가능한 것처럼 속여 태양광 설비 설치를 유도하는 사례 ▲초기 설치비용이 무료인 것처럼 홍보했으나 실제는 금융기관 대출이 이뤄져 소비자가 이자를 포함한 대출금을 납입해야 하는 사례 ▲전기요금 절감 방식에 대해 허위·과장되게 설명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 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품질·AS 관련 피해의 경우 ▲태양광 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거나 제품 불량으로 전기가 발전되지 않는 사례 ▲설비 고장으로 AS를 요청해도 사업자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처리를 지연하는 사례 등이 있다.

또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시 잉여 전기 판매 가능, 연금 수익금 발생 등 소비자 현혹 사례의 경우 설치 사업자가 한국전력 등에 전기를 팔아 발생되는 수익을 과다하게 부풀려 안내한다.

혹은 전기요금은 무료고 연금형태로 매달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등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례도 있어 계약 시 특히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태양광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무려 700여억원을 가로챈 태양광업자가 구속 기소됐다. 현재까지도 피해자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전체적인 피해 규모도 엄청나지만, 노후생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태양광에 투자했다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까지 손해를 본 피해자도 많다. 

해당 업자들은 결국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부대표는 물론 대표의 아내와 직원 등 이미 붙잡힌 관련자 41명도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전라북도에 사는 노인 A씨는 태양광 발전기 사업자로부터 사기를 당했다. 처음에는 사업자가 찾아와 발전기 설치를 권유하자,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A씨 아들이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사업자는 A씨 아들이 집을 비운 틈을 이용해 다시 찾아왔고, A씨를 속여 계약금 100만원을 받아냈다.

당연히 영수증이나 계약서는 없었다. 뒤늦게 아들이 계약 사실을 알고 환급을 요구했지만, 사업자는 발뺌하면서 환급을 거부했다. 

사업자들은 정부 보조금 지원 조건을 갖춘 업체가 아닌데도 소비자에게 보조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속여 태양광 설치를 유도하거나 발전기를 무료로 설치해주겠다고 말한 뒤 이자를 포함한 대출금을 납입하도록 요구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또 태양광 발전기를 쓰면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허위·과장해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한국전력공사에 팔면 월 50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3600만원 상당의 돈을 챙긴 사업자도 있었다.

“황금알 낳는 거위”
돈 받고 나몰라라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시 소비자는 계약 전 정부 보급사업 참여(시공) 사업자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등 사기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자격 사업자들이 공공기관(한국에너지공단, 농협, 한전 등) 명의를 사칭해 민간사업을 정부사업인 것으로 설명해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설비 오설치 또는 사후 서비스(AS) 미제공 등으로 시장 환경을 흐리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홈페이지에 정부의 태양광 보급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의 소재지, 연락처 및 보조금 지원 가능 여부 등의 정보를 게시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이를 확인하고 계약해야 한다. 

지원금, 발전량 전기요금 절감 등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도 주의해야 한다. 태양광 설비 설치에 있어 정부의 지원금 규모는 연간 보조금 지원 예산에 따라 달라지므로 산업통상자원부 또는 한국에너지공단 홈페이지를 통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할부 금융 등 대출도 주의해야 한다. 정부보조금은 총금액의 30%(2019년 기준)임에도, 사업자가 100% 모두 지원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 후 나머지 70%는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대출을 알선하기도 하므로 반드시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전자상거래 7일, 방문판매 및 전화 권유판매 14일 이내의 경우라면 청약 철회도 가능하다. 전자상거래, 방문판매 및 전환권유판매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설비 설치 전이라면 관련 법률에 따라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7일 또는 14일 이내에 청약 철회 및 계약해제가 가능하다.

사기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사업 투자로 매월 꾸준히 높은 수익을 얻고 있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며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믿을만한 기업을 선정해야 하고, 계약 내용과 진행 과정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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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