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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15일 16시37분

사건/사고


남양주 상수원보호구역 논란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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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자 870명 사는 마을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팔당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래카드들은 아름다운 절경에 옥의 티다.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두물머리는 나들이 코스로 유명하다. 외지인이 많이 찾는 이곳에서 정작 조안면 주민은 보기 어렵다. 조안면 주민들은 게시판 플래카드로 목소리를 낼 뿐이다. 플래카드에는 ‘아이에게 불합리한 규제를 물려줄 수 없다’ ‘지역농산물 가공하면 전과자’ 등 자극적인 문구가 눈에 띈다. 무엇이 조안면 주민들을 힘들게 만들었을까.

지난 4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는 김용민·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광한 남양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시민 단체 등이 참석해 2600만명이 마시는 팔당호 물 관리를 위한 상수원보호구역 제도의 문제점 및 바람직한 개선 방안 ▲상류 지역 주민의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의 필요성 ▲깨끗한 물을 공급받기 위한 수도권 상수원 다변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팔당호 물
토론 결과는?

이날 참석자들은 이전부터 불거져온 남양주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의견차를 좁히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회에 참여한 김용민 의원은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은 기본권 평권이 침해되는 과도한 규제를 받는다. 희생하는 지역주민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고 불합리한 규제가 시정돼 현실성 있는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팔당 상수원을 북한강, 남한강 수계로 분산하는 상수원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수원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조광한 남양주 시장은 경인철 물을 취수정책으로 수도권 2600만 주민의 물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상수원의 과도한 규제로 인한 여러 갈등, 문제는 모두가 협력했을 때 해결해나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팔당 7개 시장과 군수들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석호 특별대책지역 수질 보전정책협의회 연구위원은 “규제로 인한 재산권에 제한은 법률로써 해야 하며 정당한 보상이 지급돼야 한다. 환경부의 탁상행정이 아닌 능동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규제피해가 규제지역 주민에게 전가되면서 ‘환경의 비용은 싸다’는 잘못된 인식이 생겼다. 상수원 규제가 불합리한 것은 인식하지만 이익을 보는 사람이 다수라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팔당호는 수도권 상수원으로 수질이 부적합하고 수질오염 사고 시 문제 발생 등 상수원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차 대책은 팔당 상수원을 소양호·충주호로 이전하고 2차 대책은 수도권 상수원 네트워크 수축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해결책도 제시됐다.

강부식 단국대 교수는 “식당·펜션 등의 행위 규제로 인해 생계유지가 어려워지면 지역경기가 침체된다. 상수원보호구역 내 하수처리 등 인프라가 있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법 집행을 효율적으로 해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본권 침해되는 과도한 규제”
45년간 피해 받은 조안면 주민

힘없는 지역주민에게 과도한 규제는 곤란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팔당호 오염은 공장에서 나오는 미량물질인데 오히려 주말에 팔당호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 투기를 방지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준 조안면 주민통합협의회장은 “오염원의 60~80%가 비점오염원 때문이다. 주민들이 피해받는 것은 이런 불합리함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건 최소한의 생계라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제도개선이며, 조안면의 지원금이 과연 적합한 보상체계인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안면 주민들이 개선해달라는 규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영업 가구 수를 5% 이상으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수도권보호구역 지정 즉시 거주 목적이나 경제활동을 위한 건축물·공작물 설치가 엄격하게 제한되고 생업을 위한 어업도 어렵고 농사를 짓는 정도만 할 수 있다. 

지역주민이 소득창출을 위해 음식점·카페를 열려 해도 영업시설의 총수가 전체 가구 수의 5%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전부터 5%를 넘긴 지역이 상당수여서 새로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음식점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5%에 들어야 하며 추첨제로 뽑히는 사람만 가능하다. 조안면 주민들은 과거 영업시설이 증가할 때 기준인 20%로 늘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체 5% 
영업 제한

김 회장은 “물 관련 전문가들이 말하길 조안면 팔당호가 더러워질 일은 없다고 한다. 영업하는 곳이 가장 많을 때 140여곳이었다. 지금은 1000가구 정도가 있는데 20%로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원주민에 대한 개념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유는 원주민 기준이 엄격한 탓에 많은 이들이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원주민의 기준은 1975년 이전부터 조안면에서 거주하거나 태어난 사람이다. 1975년 이후에 전입신고한 사람, 1975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원주민이 아닌 셈이다. 전입신고를 늦게 했거나 3대째 살고 있어도 출생연도가 1976년 이후면 원주민이 될 수 없다. 

또 다른 요구는 지역농산물의 가공 및 판매 허가다. 조안면에는 딸기가 유명한데 딸기잼을 만들어 팔면 식품위생법을 위반하게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체험시설로 음식에 대한 가공을 허가받았지만 판매는 여전히 불가하다.  

또 단순 조리라는 항목이 있다.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 편의점이나 슈퍼는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겨울에 호빵을 파는 경우 업주가 직접 손님에게 빵을 건네면 안 된다. ‘접객행위’에 속하고 단순 요리도 불가하므로 어묵도 팔지 못한다. 

또 물이용부담금은 상수원보호구역에 규제를 당한 상수원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받는 것이다. 규제를 받는 주민에게 대한 보상금 개념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보상금 개념이 아닌 지원금이라고 되어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이용부담금이 증액되고 있는데도, 하류 지역 주민이 받고 받아야 하는 금액은 늘어나지도 않고 있다. 

남양주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의 역사를 알기 위해선 4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관선 단체장 시절인 1975년 당시 경기도지사는 건설부 장관의 권한을 위임한 수도법 시행령 제9조에 따라 남양주시와 광주시, 양평군, 하남시 등 4개 지역 158.8㎢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조안면도 전체 면적의 83.6%인 42.36㎢가 상수원보호구역에 포함됐다. 당시 조안면에서 살았던 한 주민은 “이때만 해도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에 대해 잘 몰랐다. 그 이후 법이 점점 강화되면서 조안면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주민지원사업
물이용분담금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998년에 물이용부담금 등 유역관리기반 조성, 환경기초시설 확충, 호소수질관리 대책의 추진 등을 시행했다. 비점오염원 관리, 수질 오염총량관리제도, 한강수계 정보화사업 등이 담긴 ‘팔당호 등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수변구역 지정 및 물이용부담금 등을 골자로 하는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관리및주민지원등에관한법률’을 제정한 것이다.

음심적 영업이 불가능했지만 북한강을 끼고 풍광이 수려해 산책·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자연스레 음식점이 늘어나더니 60여곳이 가게 문을 열었다. 당시 80곳 이상이라고 보도가 됐지만, 소규모로 영업하는 영세업자들도 포함된 규모라고 전해진다. 

당시 음식점 영업을 했다는 한 주민은 “그 상태로 지금까지 쭉 이어왔다. 가장 황당한 건 당시 벌금은 벌금대로 내고, 세금은 세금대로 냈다. 벌금도 1년에 1~2번씩 내고 단속이 들어오면 또 내고 그런 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2016년 팔당 상수원 주변에서 불법행위를 일삼아오던 음식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80여곳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같은 강을 끼고 있는 양평군은 11개, 광주시는 10개, 하남시는 2개의 음식점만 제재를 받았다.

이로 인해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주민 4명 중 1명꼴인 총 870명의 주민들이 전과자가 됐다. 빈 점포가 대폭 늘어 조안면을 찾던 관광객들도 현저하게 줄면서 일대는 썰렁한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생계 곤란으로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되는가 하면 2017년에는 단속과 벌금을 견디지 못한 26세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다.

빚에 시달려 일용직을 전전하면서 근근이 버티던 청년은 푸드트럭 장사를 시작했으나 단속에 걸려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지역농산물 가공하면 벌금?
이듬해 한 청년 극단적 선택

이후에도 주민들은 환경부 규제 완화를 계속 요구했다. 주민이 담당 공무원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순환보직제로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긴다. 결국 조안면 주민들은 지난해 10월27일 이 제도를 활용해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청구인 대표인 조안면 주민 허용태(농업)씨와 김재열(음식점)씨, 장복순(농업)씨, 그리고 남양주시는 청구 취지를 통해 “상수원관리규칙에서 규제하고 있는 건축물의 설치, 영업허가 제한 등의 규정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 지방자치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평등권 침해 근거로 조안면이 상수원보호라는 명분으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음에도 비슷한 여건의 양수리와 광동리는 지정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또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해된 근거로는 상수원 관리규칙 등에 의해 음식점과 농산물 가공, 펜션업 등 지역에서의 여러 행위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재산권 침해의 근거로는 토지이용 과잉 통제에 의한 재산 사용 및 수익 제한을 꼽았다.

남양주시도 과도한 상수원 규제로 인해 주민복지 증진이 불가한 점을 지방자치권 침해의 근거로 삼았다.

이번 헌법소원에서는 수도법 제7조 제6항과 수도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1호의 1, 수도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상수원관리규칙 제12조 제3호, 상수원관리규칙 제13조, 상수원관리규칙 제15조 제2호의 2, 경기도 상수원보호구역 건축물 등의 설치에 관한 조례 제4조 제1항 제2호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한다.

주민들은 거주자에게 장기적인 피해를 주는 상수원보호구역이 정확한 영향 조사 하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헌법에 의해 지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헌법소원 제기

김 회장은 “지금 조안면에서 벗어나 장사하는 사람들이 규제개선을 위한 액션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남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채 의식이다. 조안면은 엄청 시골로 주민끼리 형, 동생하고 지내는 사이”라며 “도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시골 특유의 감성이라고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에 규제받는 것이고 해당 주민들은 물이용부담금으로 지원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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