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상수원보호구역 논란 그 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6.08 09:48:54
  • 호수 13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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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자 870명 사는 마을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팔당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래카드들은 아름다운 절경에 옥의 티다.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두물머리는 나들이 코스로 유명하다. 외지인이 많이 찾는 이곳에서 정작 조안면 주민은 보기 어렵다. 조안면 주민들은 게시판 플래카드로 목소리를 낼 뿐이다. 플래카드에는 ‘아이에게 불합리한 규제를 물려줄 수 없다’ ‘지역농산물 가공하면 전과자’ 등 자극적인 문구가 눈에 띈다. 무엇이 조안면 주민들을 힘들게 만들었을까.

지난 4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는 김용민·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광한 남양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시민 단체 등이 참석해 2600만명이 마시는 팔당호 물 관리를 위한 상수원보호구역 제도의 문제점 및 바람직한 개선 방안 ▲상류 지역 주민의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의 필요성 ▲깨끗한 물을 공급받기 위한 수도권 상수원 다변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팔당호 물
토론 결과는?

이날 참석자들은 이전부터 불거져온 남양주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의견차를 좁히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회에 참여한 김용민 의원은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은 기본권 평권이 침해되는 과도한 규제를 받는다. 희생하는 지역주민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고 불합리한 규제가 시정돼 현실성 있는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팔당 상수원을 북한강, 남한강 수계로 분산하는 상수원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수원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조광한 남양주 시장은 경인철 물을 취수정책으로 수도권 2600만 주민의 물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상수원의 과도한 규제로 인한 여러 갈등, 문제는 모두가 협력했을 때 해결해나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팔당 7개 시장과 군수들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석호 특별대책지역 수질 보전정책협의회 연구위원은 “규제로 인한 재산권에 제한은 법률로써 해야 하며 정당한 보상이 지급돼야 한다. 환경부의 탁상행정이 아닌 능동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규제피해가 규제지역 주민에게 전가되면서 ‘환경의 비용은 싸다’는 잘못된 인식이 생겼다. 상수원 규제가 불합리한 것은 인식하지만 이익을 보는 사람이 다수라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팔당호는 수도권 상수원으로 수질이 부적합하고 수질오염 사고 시 문제 발생 등 상수원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차 대책은 팔당 상수원을 소양호·충주호로 이전하고 2차 대책은 수도권 상수원 네트워크 수축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해결책도 제시됐다.

강부식 단국대 교수는 “식당·펜션 등의 행위 규제로 인해 생계유지가 어려워지면 지역경기가 침체된다. 상수원보호구역 내 하수처리 등 인프라가 있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법 집행을 효율적으로 해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본권 침해되는 과도한 규제”
45년간 피해 받은 조안면 주민

힘없는 지역주민에게 과도한 규제는 곤란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팔당호 오염은 공장에서 나오는 미량물질인데 오히려 주말에 팔당호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 투기를 방지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준 조안면 주민통합협의회장은 “오염원의 60~80%가 비점오염원 때문이다. 주민들이 피해받는 것은 이런 불합리함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건 최소한의 생계라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제도개선이며, 조안면의 지원금이 과연 적합한 보상체계인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안면 주민들이 개선해달라는 규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영업 가구 수를 5% 이상으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수도권보호구역 지정 즉시 거주 목적이나 경제활동을 위한 건축물·공작물 설치가 엄격하게 제한되고 생업을 위한 어업도 어렵고 농사를 짓는 정도만 할 수 있다. 

지역주민이 소득창출을 위해 음식점·카페를 열려 해도 영업시설의 총수가 전체 가구 수의 5%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전부터 5%를 넘긴 지역이 상당수여서 새로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음식점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5%에 들어야 하며 추첨제로 뽑히는 사람만 가능하다. 조안면 주민들은 과거 영업시설이 증가할 때 기준인 20%로 늘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체 5% 
영업 제한

김 회장은 “물 관련 전문가들이 말하길 조안면 팔당호가 더러워질 일은 없다고 한다. 영업하는 곳이 가장 많을 때 140여곳이었다. 지금은 1000가구 정도가 있는데 20%로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원주민에 대한 개념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유는 원주민 기준이 엄격한 탓에 많은 이들이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원주민의 기준은 1975년 이전부터 조안면에서 거주하거나 태어난 사람이다. 1975년 이후에 전입신고한 사람, 1975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원주민이 아닌 셈이다. 전입신고를 늦게 했거나 3대째 살고 있어도 출생연도가 1976년 이후면 원주민이 될 수 없다. 

또 다른 요구는 지역농산물의 가공 및 판매 허가다. 조안면에는 딸기가 유명한데 딸기잼을 만들어 팔면 식품위생법을 위반하게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체험시설로 음식에 대한 가공을 허가받았지만 판매는 여전히 불가하다.  

또 단순 조리라는 항목이 있다.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 편의점이나 슈퍼는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겨울에 호빵을 파는 경우 업주가 직접 손님에게 빵을 건네면 안 된다. ‘접객행위’에 속하고 단순 요리도 불가하므로 어묵도 팔지 못한다. 

또 물이용부담금은 상수원보호구역에 규제를 당한 상수원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받는 것이다. 규제를 받는 주민에게 대한 보상금 개념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보상금 개념이 아닌 지원금이라고 되어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이용부담금이 증액되고 있는데도, 하류 지역 주민이 받고 받아야 하는 금액은 늘어나지도 않고 있다. 

남양주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의 역사를 알기 위해선 4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관선 단체장 시절인 1975년 당시 경기도지사는 건설부 장관의 권한을 위임한 수도법 시행령 제9조에 따라 남양주시와 광주시, 양평군, 하남시 등 4개 지역 158.8㎢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조안면도 전체 면적의 83.6%인 42.36㎢가 상수원보호구역에 포함됐다. 당시 조안면에서 살았던 한 주민은 “이때만 해도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에 대해 잘 몰랐다. 그 이후 법이 점점 강화되면서 조안면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주민지원사업
물이용분담금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998년에 물이용부담금 등 유역관리기반 조성, 환경기초시설 확충, 호소수질관리 대책의 추진 등을 시행했다. 비점오염원 관리, 수질 오염총량관리제도, 한강수계 정보화사업 등이 담긴 ‘팔당호 등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수변구역 지정 및 물이용부담금 등을 골자로 하는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관리및주민지원등에관한법률’을 제정한 것이다.

음심적 영업이 불가능했지만 북한강을 끼고 풍광이 수려해 산책·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자연스레 음식점이 늘어나더니 60여곳이 가게 문을 열었다. 당시 80곳 이상이라고 보도가 됐지만, 소규모로 영업하는 영세업자들도 포함된 규모라고 전해진다. 

당시 음식점 영업을 했다는 한 주민은 “그 상태로 지금까지 쭉 이어왔다. 가장 황당한 건 당시 벌금은 벌금대로 내고, 세금은 세금대로 냈다. 벌금도 1년에 1~2번씩 내고 단속이 들어오면 또 내고 그런 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2016년 팔당 상수원 주변에서 불법행위를 일삼아오던 음식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80여곳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같은 강을 끼고 있는 양평군은 11개, 광주시는 10개, 하남시는 2개의 음식점만 제재를 받았다.

이로 인해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주민 4명 중 1명꼴인 총 870명의 주민들이 전과자가 됐다. 빈 점포가 대폭 늘어 조안면을 찾던 관광객들도 현저하게 줄면서 일대는 썰렁한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생계 곤란으로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되는가 하면 2017년에는 단속과 벌금을 견디지 못한 26세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다.

빚에 시달려 일용직을 전전하면서 근근이 버티던 청년은 푸드트럭 장사를 시작했으나 단속에 걸려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지역농산물 가공하면 벌금?
이듬해 한 청년 극단적 선택

이후에도 주민들은 환경부 규제 완화를 계속 요구했다. 주민이 담당 공무원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순환보직제로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긴다. 결국 조안면 주민들은 지난해 10월27일 이 제도를 활용해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청구인 대표인 조안면 주민 허용태(농업)씨와 김재열(음식점)씨, 장복순(농업)씨, 그리고 남양주시는 청구 취지를 통해 “상수원관리규칙에서 규제하고 있는 건축물의 설치, 영업허가 제한 등의 규정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 지방자치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평등권 침해 근거로 조안면이 상수원보호라는 명분으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음에도 비슷한 여건의 양수리와 광동리는 지정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또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해된 근거로는 상수원 관리규칙 등에 의해 음식점과 농산물 가공, 펜션업 등 지역에서의 여러 행위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재산권 침해의 근거로는 토지이용 과잉 통제에 의한 재산 사용 및 수익 제한을 꼽았다.

남양주시도 과도한 상수원 규제로 인해 주민복지 증진이 불가한 점을 지방자치권 침해의 근거로 삼았다.

이번 헌법소원에서는 수도법 제7조 제6항과 수도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1호의 1, 수도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상수원관리규칙 제12조 제3호, 상수원관리규칙 제13조, 상수원관리규칙 제15조 제2호의 2, 경기도 상수원보호구역 건축물 등의 설치에 관한 조례 제4조 제1항 제2호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한다.

주민들은 거주자에게 장기적인 피해를 주는 상수원보호구역이 정확한 영향 조사 하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헌법에 의해 지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헌법소원 제기

김 회장은 “지금 조안면에서 벗어나 장사하는 사람들이 규제개선을 위한 액션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남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채 의식이다. 조안면은 엄청 시골로 주민끼리 형, 동생하고 지내는 사이”라며 “도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시골 특유의 감성이라고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에 규제받는 것이고 해당 주민들은 물이용부담금으로 지원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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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