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제비' 스타와 호빠의 역학관계 대해부

톱스타가 호스트바 가는 이유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연예계와 화류계는 한 끗 차이’라는 말이 있다. 두 직업군 모두 매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뺏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화류계 출신 연예인들에 대한 소문이 돌기도 한다. 화류계를 즐기다 걸린 연예인도 많다. 

배우 한예슬은 롤러코스터를 심하게 탄 여배우다. 2006년 방영된 MBC <환상의 커플> 안나조 역으로 단숨에 국내 최고 여배우 반열에 오른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아울러 MBC <황금어장 - 무릎팍도사>에서 보여준 엄청난 애교는 뭇 남성들의 마음을 훔쳤었다.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그런 그의 이미지가 단숨에 추락한 사건은 2011년 KBS2 <스파이 명월>부터다. 드라마 촬영 도중 갑작스럽게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전례가 없는 사건의 주인공이었다. 이후 미국에서 돌아와 제작진과 화해하며 봉합되는 분위기였으나 논란은 종영 때까지 이어졌다.

드라마 업계 역사상 여주인공이 현장을 도망친 유일한 사건을 만든 이후 한예슬은 배우로서 활동량이 급격히 줄었다.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과거 한예슬의 인기를 되돌릴만한 필모그래피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그런 한예슬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유튜브 채널 <한예슬 is>를 운영하는 그는 특유의 솔직한 자신만의 화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부분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며 ‘국내 최고의 인싸(인사이더)’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어떤 의상이든 멋스럽게 소화해내는 패션 감각과 다양한 부분에서 뛰어난 스타일링을 선보이는 한예슬은 많은 여성이 닮고 싶어하는 패셔니스타로 발돋움했다. 대다수 배우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도 대부분 실패했는데, 한예슬은 유튜브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여배우로 꼽힌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한예슬이 최근 날벼락을 맞았다. 남자친구와 관련된 구설수가 나온 것.

한예슬은 지난 1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남자친구를 공개했다.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남자친구는 91년생으로 한예슬보다 무려 10살이 어린 연하였다. 

남자친구의 이름은 류성재, 예술학과 출신이다. 다수의 연극을 통해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있으나 현재 연예계 활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터진 한예슬 남친 구설수
“제보자는 파트너였거나 동료였다”

남자친구를 공개했을 때만 해도 대중은 ‘선남선녀가 만났다’는 반응이었다. 여전히 강력한 매력을 가진 한예슬이라면 10살 연하의 멋진 남자친구와 사랑하는 게 크게 어색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유튜버 김용호는 한예슬의 남자친구가 이른바 ‘비스티 보이즈’라며, 유명한 호스트였다고 폭로했다. 김용호는 “한예슬은 남자친구와 호스트바에서 만났다. 가게를 다니다가 마음에 맞는 파트너를 만나 사귀게 된 것”이라며 “한예슬은 약 5억원의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사줬다”고 밝혔다. 


이어 김용호는 한예슬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진 ‘버닝썬 여배우’라고도 폭로했다.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디스패치>와 유튜버 이진호 등 여러 매체에서도 한예슬의 남자친구가 호스트바 출신이라고 폭로했다.

이진호는 “류성재는 업계에서 꽤 유명한 선수였으며, 김용호에게 제보한 사람들도 같이 일했던 사람이거나 손님”이라고 밝혔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한예슬은 류성재를 배우로 만들기 위해 전 소속사인 파트너즈파크에 데뷔를 요구했으나, 이 과정에서 회사 측과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예슬은 이 같은 폭로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이내 남자 친구가 호스트 출신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버닝썬 여배우?
휘감은 의혹들

한예슬은 “이 친구의 예전 직업은 연극배우였고 가라오케에서 일했던 적이 있던 친구다. 많은 분이 호스트바와 가라오케가 같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전 다 오픈된 곳이 가라오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몇 년 전 지인분들과 간 곳에서 처음 지금의 남자친구를 알게 됐고, 제가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건 작년 9월이다. 그때는 이 친구가 그 직업을 그만두고 난 후”라고 말했다.

한예슬 폭로 건이 놀라운 점은 풍문으로만 떠돌던 여성 유명 연예인과 호스트와의 관계가 수면 위에 오른 첫 사례여서다. 이른바 유흥업소발 낱장 광고는 적지 않았으나, 이렇듯 공론화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당사자들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해치는 내용이기 때문에 아무리 사실이라 하더라도 공개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는데, 김용호는 이를 감수하고도 폭로했다. 지나치게 사적인 내용을 밝혔다는 측면에서 김용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한예슬은 정공법으로 해당 논란에 대처했다. 적극적인 해명 덕에 논란이 가라앉고 있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해 보인다.

호스트바가 과거에 비해 대중화되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큰 유흥업소여서다. 또 여성들의 뒷주머니를 노린 남성들의 파렴치한 행위로 인해 피해를 본 여성들도 많아 좋지 않은 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화류계 현실
저열한 인간

워낙 자극적인 이슈이다 보니 대중의 눈길이 쏠린 가운데 영화 <비스티 보이즈>가 회자되고 있다. 윤종빈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하정우, 윤계상, 윤진서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는 수준의 리얼리즘으로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민낯을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비스티 보이즈는 ‘저열한 인간’이라는 의미로,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지칭하는 속어다. 흔히 ‘공사를 친다’는 뜻으로 여성 손님들의 돈을 빼먹는 행위를 일삼는 재현을 연기한 하정우가 주목받았다. 

호스트바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비스티 보이즈>를 두고 화류계를 가장 정확히 설명한 작품으로 일컫는다. 한 관계자는 “화류계 현실을 완전히 가져다 넣은 영화”라고 칭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성행하던 호스트바는 ‘여성 전용 파티룸’이란 이름으로 최근 신촌·홍대 일대까지 진출했다. 예전엔 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년 여성들이 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가격 인하 등으로 젊은 여성들도 호스트바를 찾게 되면서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 전용 파티룸의 경우 손님도 20대 여성, 남성 접객원도 20대 대학생이 많다. 남성 대학생들은 평균 시급 3만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접대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호스트바로 흘러들고 있다.

호스트바는 정통 호스트바를 줄인 정빠와 2차도 나가는 호스트바를 일컫는 디빠, 30대 이상의 선수들이 즐비한 아빠방, 남성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게이빠로 나뉜다. 

정빠·디빠·아빠방…어떻게 다른가?
호스트나 손님이나 철저히 신원 보장


대부분 고객이 찾는 곳은 디빠다. 주로 술을 먹고 게임과 가무를 즐기는 곳이다. 여성 화류계 종사자들이 주요 소비층이며, 대학생이나 일반 여성들도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유흥업소를 차리는 데 도움을 준 일을 했다는 한 유튜버에 따르면 정빠는 간판이 없으며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 대부분 음지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손님도 예약제로 받는다. 아울러 손님 자체도 많이 받지 않아, 장소도 협소할뿐더러 테이블도 적다. 

디빠는 이른바 ‘진상’이라고 할 정도로 자존심을 짓밟는 추한 행태가 자주 일어나지만, 정빠는 매우 고급스럽게 만남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들도 대부분 연예인이나, 부유한 사모님이며 호스트들을 쉽게 하대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 서로를 존중하면서 만남을 갖는다고 한다. 

이 유튜버는 “정빠는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지 않고 일을 한다. 디빠는 즐겁게 놀고 취하는 게 포인트라면, 정빠는 대화가 주목적이다. 정빠에는 진상이 없다. 행패를 부리면 소문이 나서 다시 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빠의 호스트는 이른바 외모가 출중한 사람들이 많다. 주로 모델이나 연극 등 연예인 지망생들이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출근한다. 모델이나 배우의 경우, 오디션이나 무대 등 연예계 업무가 정기적으로 있지 않아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호스트바에 몸을 담게 된다.

드러나는
추한 행태

이 유튜버는 “연예인 지망생의 경우 사실상 벌이가 거의 없다. 모델이나 연극 배우는 정말 돈을 적게 번다. 생존 차원에서 정빠 같은 곳으로 흘러들어 온다”며 “호스트나 손님이나 신원이 보장되길 바라기 때문에 정빠가 탄생했다. 워낙 매력적인 친구들이 많아 부유한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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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