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구팽’ 서울중앙지검장 이성윤의 운명

충성했는데…낙동강 오리알 신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문정부 들어 검찰 요직을 꿰차며 승승장구했던 이 지검장은 이제 피의자 신분으로 법의 심판대 앞에 설 신세가 됐다.

지난달 29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갖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23기) 법무연수원 원장, 조남관(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추천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끝내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1순위였는데
후보도 탈락

문재인정부 들어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꽃길만 걷던 이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서 탈락하면서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그의 운명은 이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의 결정에 달렸다.

수심위에서 이 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하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 손꼽힌 유력 후보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차기 검찰총장은 ‘이성윤이냐 아니냐’로 갈린다는 말까지 돌았다.


추천위 회의 과정에서 이 지검장의 최종 후보 추천을 두고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그를 후보군에서 제외하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상기(전 법무부 장관) 추천위 위원장은 “규정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며 “필요할 때는 표결을 했지만 사실상 표결이 그렇게 중요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모두가 다 합의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지검장이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한 이유가 수원지검에서 진행 중인 수사 때문인지에 대해 “그렇지는 않다.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모든 분들이 다 만족하는 회의를 진행했고, 결과에 모두 만족했고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의 최종 후보군 탈락은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추천위는 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민주적이고 수평적 리더십,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등을 후보 심사기준으로 삼았다.

문정부 들어 이 지검장이 보인 행보가 심사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검찰총장 후보군 최종 탈락
회의 시작도 전에 비판 나와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이 지검장은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로 수료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재직하면서 문 대통령(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을 보좌했다.


2014년 1월 차장검사로 승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세월호 사고 검경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한직으로 밀려났던 이 지검장은 문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맡으며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6월 전국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 부장이 된 그는 이어 대검 반부패강력부 부장 자리에 올랐다.

2019년 7월 법무부 검찰국장에 오른 이후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이 되기까지 그의 검사 인생은 문정부 들어 말 그대로 꽃을 피웠다. 검찰 요직 ‘빅4’로 불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중 세 자리를 불과 2~3년 사이에 두루 거쳤다.

이 지검장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추 전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지난해 법조계는 물론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추·윤 갈등’이 벌어졌던 시기다.

‘윤석열 찍어내기’와 ‘검찰개혁’이라는 주장이 혼재했던 당시 이 지검장은 친정부 행보를 보였다. 

추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의 갈등에서 이 지검장이 정부와 청와대의 주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였다. 이 지검장은 추 전 장관의 ‘칼’ 역할을 맡아 윤 전 총장과 대립했다.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윤 전 총장을 강하게 압박할 때도 수사 중심에 있던 건 이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이었다.

대학 인연
승승장구

또 서울중앙지검은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심위가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에도,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불기소하라는 권고도 따르지 않았다. 수심위의 권고는 강제력은 없지만 그동안 검찰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쳐왔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수심위의 권고가 나온 지 나흘 만에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정 차장검사는 현재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도 지난해 9월 기소를 강행하면서 수심위 권고를 사실상 묵살하는 태도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심위 권고를 따르지 않았던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2일 그는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을, 수원지검에는 수심위를 소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검장의 요청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결정하기 위한 추천위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터라 여러 논란을 낳았다. 수심위 소집 시기를 두고 이 지검장의 검찰총장 후보군 합류 여부를 점쳐보는 시각도 있었다. 자신에 대한 기소가 임박하자 이를 늦추기 위한 방편으로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 지검장의 이 같은 행보는 검찰 내부는 물론 외부의 평가를 악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미 검찰 내부에서 신망을 많이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면서 사실상 자진사퇴를 압박했을 때, 전국의 검사들은 ‘검란’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이 지검장은 검사들의 움직임에 참여하지 않았다. 검사들의 집단 반발 과정에서 이 지검장이 아예 배제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여기에 이 지검장의 참모진이 그에게 동반 사퇴를 건의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크게 흔들렸다.

장관 바껴도
굳건한 신임

‘정치적 편향’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친정부 검사로서의 행보를 보인 이 지검장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자리를 지켜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추 전 장관의 후임으로 취임한 이후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됐다. 윤 전 총장이 그의 교체를 강하게 주장했고, 검찰인사 과정에서 ‘패싱설’이 제기된 신현수 전 민정수석이 취임 40여일 만에 사의를 표명하는 등의 진통에도 그의 자리는 굳건했다.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이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지검장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이번이 검찰총장이 되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정부와 청와대로 향하는 검찰의 칼끝을 막아서며 ‘방탄 수호대’라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자리를 지킨 이유도 검찰총장을 위한 것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결국 그 정치 편향성이 발목을 잡았다. 그가 친정부 성향 검사의 대표격으로 알려진 만큼 정부가 수세에 몰렸을 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4·7재보선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참패를 당했다.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졌고, 표차도 압도적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터진 ‘LH 사태’가 영향을 미친 부분도 있었지만 코로나19 백신 수급,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거 자체가 문정부 4년에 대한 평가 성격이 짙었던 만큼 큰 패배로 인해 당·정·청 모두 몸을 사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밀어 붙이는 건 위험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검찰 요직 싹쓸이 했는데…
김학의 불법 출금 피의자로 

이 지검장이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이 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된다면 검찰 역사상 최초로 ‘피의자 총장’이 된다.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 수사의 정점에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 

특히 대검에서 수심위의 권고사항과는 별도로 기소 의견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지검장은 재판정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검찰총장이면서 재판을 받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 역시 사상 초유의 일이다. 추천위 입장에서 이 지검장을 최종 후보군으로 넣기에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추천위원으로 참석한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특정 정치 편향성이 높은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팀을 믿지 못하고 수심위를 소집한, 그러면서 최근 수년간 친정부 성향을 보인 이 지검장을 겨냥한 발언이 추천위가 열리기도 전에 나온 것이다. 

실제 추천위에서 이 지검장은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추천위는 회의에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에 대해 토론한 후 무기명으로 13명의 후보군 가운데 4명을 고르는 방식의 표결을 진행했다. 1차 투표에서 다득표 순으로 2명을 최종 후보로 먼저 확정한 뒤 2차 투표에서 2명을 추가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4명과는 상당한 표차로 탈락했다고 전해진다. 

오는 10일
운명의 날

이 지검장의 운명은 오는 10일에 결정될 예정이다. 대검은 이날 오후 2시 이 지검장에 대한 수심위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날 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을 비롯해 무작위로 추첨된 현안 위원 15명이 참석해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 계속·기소 여부 등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수심위 권고와 무관하게 대검은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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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