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발’ 나무위키의 정체

지워도 다시 그대로…맘대로 개인정보 활용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나무위키는 누구나 문서를 수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이트다. 정보의 양도 방대하고, 접근성도 용이해 이용자 수도 많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 개인정보 유출 등과 관련해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해당 사이트 게시판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밝힌 곳에서 민원이 다수 접수됐으니 개인정보보호법, 탈퇴 불가, 수집·이용 동의, 임시조치 등과 관련한 자료제공을 요청했다. 현재 해당 글은 관리자에 의해 나무위키에서 삭제됐다.

검증 없이…
삭제 방법은?

나무위키 이용자들은 정보공유는 물론 이를 문서로도 작성 가능하다. 또 종목을 가리지 않고 여러 사안에 대해 토론도 할 수 있다. 나무위키에 게시된 문서를 통해 정보를 얻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나무위키의 파급력은 크다. 전체 문서 수도 340만건(4월29일 기준)으로, 매년 100만건 정도의 문서가 작성된다. 이용자 수 역시 수십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문서와 글과 함께 개인정보, 탈퇴 불가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구나 편집이 자유로워 수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이런 부분이 독이 된 셈이다.

나무위키의 첫 화면에는 “나무위키에 누구나 기여할 수 있지만 검증되지 않았거나 편향된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나무위키서도 ‘있는 그대로를 믿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사이트의 규모와 이용자 수가 많은 만큼 그에 따른 대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허위정보,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

유튜버 A씨도 개인정보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나무위키에서 자신의 페이지를 보던 중 개인정보인 집 주소가 게시돼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지우기 위해 사이트를 가입했는데 삭제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내용을 삭제하기 위해서는 가입한지 15일이 지나야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또 15일이 지나고 개인정보 삭제를 진행했는데도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글에 대한 편집이 자유로워 언제든 다른 사용자가 자신의 집 주소를 다시 게재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유출 피해 호소 늘어
게시 내용 수정? “주민증 내놔라”  

관련된 페이지를 삭제하려면 파라과이에 위치한 회사에 본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야 한다. 삭제를 위해 파라과이에 본사가 있다는 곳으로 신분증을 보내는 것도 고민이다. 

나무위키 측은 투명성을 이유로 삭제 요청자의 실명을 공개한다. 유튜버 역시 이점에 대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집 주소를 지우기 개인정보를 넘겼더니 제거를 요청한 사람의 실명을 공개하는 것도 모자라 파기 일자를 공지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피해 사례가 발생하자, 나무위키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됐다. 위원회는 나무위키가 파라과이에 법인을 두고 있지만 실제 서비스는 한국어로 진행되고, 배너 광고도 게재하기 때문에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해야한다 보고 나무위키 측에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위원회 조사를 통해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관련 사항을 시정조치할 수 있다. 

위원회에서 요청한 자료들은 이용자가 회원가입 시 이메일 주소와 아이디가 개인정보임에도 수집 동의를 받고 있지 않은 점, 회원탈퇴가 불가한 점, 개인정보처리 방침이 한국어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일요시사>는 직접 나무위키 측에 해당 사안들에 대해 문의했다.

국민 알권리?
잊혀질 권리?

자신을 한국계 파라과이인이라고 밝힌 담당자는 회사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위치해 있고 회사명은 Umanle S.R.L(이하 우만레)라고 밝혔다. 회사가 하는 일은 주로 IT서비스 관리, 빅데이터, 블록체인 관련 업무다.

우만레 측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개인정보 등을 법률 전문가의 자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자료 제출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아이디 수집에 동의를 받지 않는 이유를 개인정보와 관련해 파라과이 법률에 따라 작성된 나무위키의 약관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원회 입장은 나무위키와 달랐다. 위원회 측에서는 페이스북도 국내법을 적용받고 있는데 나무위키 역시 한국어로 서비스, 배너 광고, 한국인의 개인정보 등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법률을 따라야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을 상대로 영리활동을 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것.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내용도 개인정보 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을 필요한 범위에서 정당하게 수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나무위키 측은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관해서는 동의 부분이 앞서 파라과이 법을 적용한다는 답과는 다르게 전했다. 사업장이 한국에 위치하지 않아 한국의 법률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만큼 범위 내에서 각국의 법률을 최대한 준수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약관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거쳐 여러 언어로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제공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법률적 검토
개선할 예정

나무위키는 저작권을 이유로 회원 탈퇴를 할 수 없다. 회원탈퇴가 불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가입 후 CCL(창작물에 대해 일정한 조건하에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허락하는 것)에 따라 저작권자 표기 및 증빙을 위해 탈퇴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우만레는 탈퇴와 관련해 위키백과와 동일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답했다. 

우만레의 해명과 다르게 위키백과는 계정 탈퇴가 가능하다. 위키백과 역시 나무위키와 비슷하게 저작권 부분을 우려해 이용자가 작성했던 문서나 허위사실들에 대한 내용은 삭제됐더라도 다시 복구될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가 같을 뿐 계정 삭제 부분에서는 위키백과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탈퇴가 가능하다. 탈퇴 시에는 나무위키와 다르게 게시물에 탈퇴한 위키백과 사용자가 작성했다는 각주가 함께 따라 붙는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서도 회원이 철회를 요구하는 데 있어 개인정보의 수집 방법보다 쉬워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만레 측은 임시조치와 관련해서도 해외 및 국내 사이트 네이버의 정책과 비슷하게 따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반영하는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했다.

나무위키에서는 임시조치가 가해지면 해당 게시물이 삭제 처리되는데 이 부분은 게시글을 작성해 기여한 사람들에게 공분을 사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해치고 관련 없는 부분까지 삭제된다는 이유에서다. 임시조치는 저작물을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명예를 훼손한다고 생각되는 경우,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그 게시물을 임시로 블라인드해 게재를 중단하는 조치다. 

불리하면 외국 회사
필요하면 한국 회사 

또 게시자 측에서 특별한 이의제기가 없을 경우 게시물이 삭제되지만, 이의를 제기했을 경우에는 30일 후 복원조치가 된다. 네이버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게시물의 삭제 혹은 복구 여부가 가려진다.

개인정보 유출과 임시조치를 요구한 이들은 현재 나무위키에 실명으로 작성돼있다. 나무위키 측이 주장한 네이버의 정책과 비슷하다는 것과는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네이버는 임시조치와 관련해 당사자가 임시조치를 요구했을 때 이름이나 단체명을 게시글을 작성한 사람에게만 통보하고 있다. 즉, 감시 대상과 이를 판단하는 제3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나무위키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대상은 관리자다. 약관의 내용은 파라과이 법을 따르면서 임시조치 등에 관한 사항은 결국 한국 법률을 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나무위키와 관한 개인정보 노출 논란은 현재 알권리와 잊혀질 권리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에서는 잊혀질 권리를 인정한 판결도 있다. 원문은 그대로 있을 수 있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더 이상 검색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반면 알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위원회는 나무위키의 민원과 관련해 나무위키가 자료를 제출하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나무위키 측 역시 법률 자문을 통해 소명할 부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법은?
관리 필요

일각에선 “나무위키 같은 사이트들에 대한 제재와 견제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토론과 자유로운 편집, 게시가 가능함에 따라 정보를 주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확인되지 않는 정보와 개인정보 유출로 누군가의 삶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나무위키 현지 조세회피 의혹 
바지사장 세워 회사 운영?

나무위키는 지난 2016년 파라과이 법인에 인수됐다. 본래 운영했던 관리자가 생업 등의 이유로 나무위키의 운영을 우만레에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나무위키가 인수되자, 우만레가 페이퍼 컴퍼니라며 한 네티즌의 의해 의혹에 휩싸였다.

네티즌에 따르면 파라과이의 한 일간지에는 2016년 6월 설립된 한 회사가 자본금 1억과라니(약 2000만원), 통합 자본금 5000만과라니(1000만원)에 우만레로 합병된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해당 회사는 공증인이 세웠고, 공증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세운 회사를 우만레가 인수해 현재 대표를 차명이사로 세웠다고 주장한다.

우만레 측은 이에 대해 조세회피의 목적이라면 다른 나라에 세웠을 것이고, 설립자가 실제로 파라과이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만레 측은 탈세를 하고 있다는 허위 주장에 대해 향후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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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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