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리뷰> 한국형 SF 블록버스터의 개척자 ‘승리호’

▲ ⓒ넷플릭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내에서 SF 장르는 꿈에 가까웠다.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나 <그래비티> <스타워즈>와 같이 상상력을 동원해 만든 공간이 ‘그토록 정교할 수 있을지’는 어쩌면 꿈에 가까웠다. <신과 함께>를 제외하면 CG를 활용한 국내에서 제작된 영화에서 눈엣가시 같은 장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할리우드 못지않은 기술력의 작품이 나왔다.

넷플릭스 신작 <승리호>가 SF 장르에 목마른 국내 관객들의 꿈을 실현했다. 

당초 <승리호>는 지난해 개봉을 염두에 뒀다. 2019년 7월 크랭크인한 이 작품은 지난해 여름 개봉을 계획했다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자, 추석으로 개봉일을 연기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호전되지 않자 무작정 개봉일을 미뤘으며, 겨울 대목도 포기했다. 이후 신년으로 바통을 넘겼고, 끝내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영화가 개봉을 미룬다는 건 이미지상 좋지 않다. 묻혀둔 영화라는 개념의 ‘창고 영화’처럼 불명예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봉일이 늦어진다는 건 해당 영화에 대한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막판으로 몰리던 <승리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건 불가피한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영화 관계자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250억원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작품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공식으로 흘러갔다. <승리호>가 예상보다 재밌지 않은 영화라는 예견이 돌았다. 

이는 영화계의 기우에 불과했다. 5일 공개된 <승리호>는 그 어떤 영화보다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할리우드에서 손꼽을만한 SF 장르물과 비교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마치 우주공간에 있는 느낌이며, 초반부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승리호의 시퀀스에서는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후반부 정체 모를 집단과의 우주선 체이싱 장면도 강한 흡인력을 갖는다. 흠잡을 곳 없는 CG다. 


기술이 대거 투입된 작품의 경우 스토리가 빈약한 경우가 많았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사실 스토리를 포기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과 함께>도 괄목할만한 CG에 비해 내용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승리호>는 다르다. 

<타짜> <도둑들>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작품처럼 대사가 빠르게 오고 가는 흐름을 보이며, 죽어가는 지구 대신 인간들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우주에 새로 설계된 UTS는 매우 그럴 듯하게 보이며, 그 안에서 보이는 인간의 탐욕을 통해 진한 메시지를 남긴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띠는 가운데 종말을 극복하는 방법을 새로운 생명으로 설정한 부분도 신선하다. 

<늑대소년>과 <탐정 홍길동>을 통해 판타지 장르에서 재능을 발휘한 조성희 감독의 혼신이 이 영화에 담긴 듯하다. 이전 작품에서 보인 조 감독 특유의 동화적인 순수성이 <승리호>에서도 엿보인다. 작품 자체가 가진 색감이 긍정적이고 활기차다. 
 

▲ ⓒ넷플릭스

대부분의 SF물이 그렇듯 권선징악의 형태를 띠지만, 클리셰 형태로 흘러가지 않는다. 특히 히어로 영화나 각종 SF 장르물에서 영웅화됐던 백인이 악역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악역을 맡은 설리번(리차드 아미티지)은 천편일률적인 악이 아니다.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인간을 차별한다는 게 그의 못된 면모다. 자신의 탐욕을 합리화하기 위해 타인의 욕심을 조롱하는 악한 면모를 보여주는 한편, 보기에 따라서 혁신적인 기술로 죽어가는 지구의 사람들을 구해낸 세계적 영웅 혹은 구원자에 가깝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인 리차드 아미티지가 꽤 입체적인 악역을 구현했다. 이런 백인을 상대하는 동양인이라는 구도는 <승리호>만의 매력이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상당하다. 태호 역의 송중기가 중심을 잡고 현실성을 불어넣으면서, 카리스마를 가진 장 선장 역의 김태리, 겉은 거칠지만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 타이거 박 역의 진선규, 여자의 성 정체성을 가진 해골과 같은 로봇의 업동이를 맡은 유해진이 재기발랄한 연기력으로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이미 다수의 작품으로 신뢰감을 쌓은 네 배우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김태리와 진선규, 유해진이 특히 돋보이는데, 여기에는 중심을 잘 잡은 송중기의 공이 크다. 비록 작은 분량이지만 신스틸러로 등장하는 김무열마저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탐정 홍길동>에서 아역 캐스팅에 놀라운 재주를 선보인 조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이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건 아역의 몫이다. 보기만 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역을 세팅해 영화의 긴장감을 줬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남녀노소 누가 봐도 즐겁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볼거리도 상당하며 영화적 상상력이 풍부하게 삽입됐다. 전반적으로 명랑한 분위기가 유지되며, 딱히 반전이랄 것도 없는데도 이야기만으로 뚝심 있게 밀어붙인다. 

한국서도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승리호>의 결과물은 유의미하다. 지난해 <기생충>을 비롯해 <미나리>가 예술적인 면으로 전 세계적인 씨네필의 사랑을 받는 가운데 <승리호>는 대중성을 띤 작품 면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1000만 관객 동원은 물론, <명량> <극한직업>에 버금가는 새 역사를 썼을 작품이다. 대중성 측면에서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걸출한 결과물만큼 보상을 받지 못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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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