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권의 ‘순장조’ 라스트 미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2.21 10:29:45
  • 호수 1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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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막을 충신들 집합!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레임덕 신호가 곳곳에서 잡힌다. 최초의 ‘레임덕 없는 정권’을 자신했던 임기 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일요시사>는 ‘레임덕 저지’라는 특명을 안은 문재인정권 ‘순장조’를 취재했다. 
 

▲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고성준 기자

레임덕은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뜻한다. 매 정권마다 집권 4~5년 차에 이 같은 레임덕 현상을 겪는다. 레임덕 현상 전에는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지지율 하락, 공직사회의 분열 및 기강해이 등이다. 집권 4년 차 끝자락에 있는 문재인정권은 레임덕 전조증상을 겪고 있다.

4년 차 끝자락
지지율 하락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지난 1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12월 3주 차(주중 기준) 국정수행 지지율은 38.2%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지율 하락 3주 만에 반등했으나 낙관적이라고만 할 순 없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 역시 0.9%포인트 올라 59.1%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등의 여파다. 공수처 개정안을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0.9%포인트 하락해 지지율 30%선이 무너졌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관가에서는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가 눈에 띄었다. 외교부 관련 성비위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외교관이 주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뉴질랜드 국적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이 터졌다. 

지난 10월에도 주나이지리아 대사관에서 한국인 직원이 현지인을 성추행한 사건이 보도됐다. 외교부는 가해자에게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시기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국총영사관에 파견된 국가정보원 직원이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뒤 국내로 소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외교부 관련 성비위 사건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야권의 공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과 대통령이 평가한다면 합당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조직의 반발 역시 레임덕의 신호다. 지난달 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을 당시 일선 검사들은 물론 검찰 고위층인 검사장급 이상 검사들까지 집단반발, 7년 만에 ‘평검사 회의’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이른바 제1차 검란이 발생한 바 있다.

이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하자 2차 검란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기반 흔들, 기강 해이…심상찮다
문과 ‘운명’ 함께할 참모 누구

전직 검찰총장 9명(김각영·송광수·김종빈·정상명·임채진·김준규·김진태·김수남·문무일)이 집단 성명서를 내 우려를 표명했으며, 일선 지검 중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의 35기 부부장검사들까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을 냈다.


정치권에서도 레임덕의 신호가 감지된다. 여당 소속 의원들이 돌출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증가하는 가운데 지인들과 와인 모임을 한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윤 의원은 횡령, 배임, 준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돼 민주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원권 정지는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박탈하는 것으로 중징계에 해당한다.

민주당 의원들과 정의당 간의 설전 역시 구설에 올랐다. 시작은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정의당 대변인에게 항의성 전화를 했다는 ‘갑질’ 논란이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성원 기자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이 우리당 조혜민 대변인에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 전화를 했다”며 “김 의원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제정 등 정의당이 추진하는 건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사태는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정의당의 이 같은 브리핑에 대해 김 의원은 ‘왜곡’이라고 맞섰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 대변인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왜곡 논평을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을 향해 “정말 농성이 진심인가”라고 물은 게 화근이었다.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표결에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은 일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의당 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조직 기강
휘청휘청

논란이 커지자 양이 의원은 “소모적인 필리버스터 국회 상황을 정리하는 데 정의당도 함께해달라는 기대로 쓴 글”이라며 “서투른 글이 오해를 일으켰다면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유감 표명 이후 양이 의원은 정의당 지도부를 저격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들이 연이어 구설에 오르자 지도부가 직접 나섰다. 부적절한 와인 모임으로 구설에 오른 윤 의원에 대해서는 지도부 차원의 ‘엄중경고’, 정의당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김남국·양이원영 의원에 대해서는 김태년 원내대표 차원에서 ‘주의’를 줬다.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먼저 윤 의원 사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간담회에서는 윤 의원 외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어느덧 국민의힘에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줬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는 문 정권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서울·부산시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주게 되면 ‘정권 심판론’이 서울·부산으로부터 시작돼 걷잡을 수 없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레임덕 신호가 본격적인 징후로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 (사진 왼쪽부터)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 최재성 정무수석 ⓒ고성준 기자

문 대통령은 내년에 임기 5년 차로 접어든다. 최초의 ‘레임덕 없는 정권’이라는 평가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기강을 다시 잡을 분위기 쇄신이 절실하다. 정권이 끝날 때까지 함께할 인물로 당정청을 채울 필요가 있다. 이른바 순장조(임기 마지막까지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할 참모)다.

전해철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장관 후보자는 해이해진 관가의 기강을 잡을 적임자다. 친문(친 문재인) 핵심인 양정철·이호철 전 비서관과 함께 ‘3철’로 불리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전 후보자는 참여정부에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시작했다.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을 상관으로 모셨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으로 승격된 후에는 민정수석 자리를 이어받았다. 

전 후보자는 19대 총선부터 내리 3선에 성공, 어느덧 중진으로 거듭났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이자 중진 의원인 전 후보자를 행안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이는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부산
내주면 끝?

정치인 출신 장관은 관료, 교수 출신에 비해 소위 조직 그립감(장악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랜 기간 정치권에 몸담으며 키워 온 정무감각과 추진력으로 공무원 조직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검찰개혁의 적임자로서 임명한 이유도 정치인 출신 특유의 정무감각과 강한 추진력을 기대해서다.

행안부는 선거를 관리하는 주무부처다. 전 후보자는 내정 이후 첫 출근 일성으로 ‘정부혁신’을 언급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앞두고 해이해질 수 있는 공직사회 기강을 잡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전 후보자를 행안부 장관으로 지명했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또 행안부는 경찰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 공수처법 개정안,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 3법을 통과시켰다. 공수처 출범의 기틀을 마련한 민주당의 다음 스텝은 권력기관의 한 축인 경찰개혁이 될 전망이다.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했다면, 전 후보자는 경찰개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 후보자에 대해 “권력기관 개혁, 과거사 진상규명, 사법개혁 등에서 노력해온 변호사 출신 3선 국회의원”이라며 “돌파력과 리더십, 당정청 국정 운영을 바탕으로 재난 관리체계 강화, 실질적 자치분권실현 정부혁신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특히 지역균형뉴딜을 통해 중앙-지방 간 균형발전을 잘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철의 또 다른 축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차기 대통령비서실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다음달 8일이면 임기 2년을 채운다. 통상적으로 2년의 임기를 채운 청와대 참모들은 스스로 물러나거나 교체된다. 

문 대통령이 관리형과 돌파형 중 어떤 유형의 비서실장을 원하는지에 따라 양 전 원장이 노 실장의 후임으로 임명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관리형 비서실장으로는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돌파형 비서실장으로는 양 전 원장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꼽힌다. 

‘3철’ BH·내각 진출?
차기 당 대표 중책은?

양 전 원장은 최근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를 비롯해 당 핵심 인사들과의 회동을 가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 전 원장의 행보가 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맡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양 전 원장은 혼란한 당정청을 수습할 힘을 지녔다. 현 정권을 세운 1등 공신이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19대 대선 당시 그는 ‘광흥창팀’에서 일하며 당선에 일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주였던 문 대통령을 정치권에 입문하도록 설득한 사람도 양 전 원장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이지만, 양 전 원장이 노 실장의 뒤를 이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난 총선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양 전 원장은 최 수석을 차기 비서실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 (사진 왼쪽부터)송영길·홍영표·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역시 레임덕 저지라는 특명을 받고 취임한다. 당 내부에서는 벌써 차기 당 대표에 대한 하마평이 들려온다. 이낙연 대표의 대권 도전을 위해 중도 퇴임하는 일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대권-당권 분리 규정에 의해 이 대표는 내년 3월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이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인천맹주’ 송 의원은 호남 출신의 인천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이다. 지난 대선 기간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냈으며, 문 대통령의 당선 후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박병석 국회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원과 함께 4대 열강 특사로 활동했다. 송 의원은 현 정권 들어 꾸준히 몸집을 불리며 체급을 키워가고 있다.

우원식·홍영표 의원은 지난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도전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두 의원 모두 당내 확실한 지지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민주당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는 우 의원을, 부엉이 모임의 멤버가 만든 ‘민주주의4.0’은 홍 의원을 각각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형?
돌파형?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대권 도전이 예상되는 정세균 국무총리는 내년 초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 총리의 후임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만약 정 총리가 교체된다면 후임은 남은 1년여 기간 동안 내각을 안정시키는 중책을 수행할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경선 일정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나설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설 연휴가 끝난 후에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민주당은 재보선기획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안 논의했다.

내년 설은 2월12일이다.

이에 2월 말에 민주당 서울·부산시장 후보가 확정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기획단은 다음 주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된 내용을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민주당에서는 우상호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과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선동 전 사무총장, 이종구 전 의원, 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 5명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추가로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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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