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차고 날뛰는’ 외국인 조폭 정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8.18 12:19:28
  • 호수 12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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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형님들도 “무섭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최근 국내 영화서나 나올 법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사실 외국인 조폭들이 국내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조선족을 비롯해 외국인 조직폭력배들이 국내에 들어와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국내에 자리 잡고 있는 외국인 범죄 조직에 대해 알아봤다.
 

▲ 범죄도시 스틸컷 ⓒ리틀빅픽쳐스

지난 6월 경남 김해시 부원동서 외국인 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러시아서 온 고려인들이 조직폭력 성격의 단체를 구성해 세를 확장하는 과정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구 소련 5개 국가서 온 이들 고려인 중 일부는 러시아 마피아 세력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국내서 번 돈이 러시아 쪽으로 흘러 들어갔는지에 대해 계좌추적 등을 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계 최대 
조직원 2300명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수도권에 본거지를 둔 전국구 조직 형태의 A 그룹 소속 고려인 48명을 검거해 이 중 11명을 구속했다. 또 부산 및 경남을 근거로 모인 B 그룹 소속 고려인 38명을 검거해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6월20일 김해시 부원동의 한 주차장서 집단으로 패싸움을 벌인 혐의(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그룹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인 6월13일 고려인들이 자주 모이는 주차장 인근 당구장에 찾아가 보호비 명목으로 당구장 수익의 20%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당구장에는 소규모 사설 도박장도 존재했다. 그러나 B 그룹에 소속된 당구장 측에서 이를 거부했다.


이후 A 그룹이 당구장을 습격할 것이라는 정보를 알게 된 B 그룹이, 부산과 경남에 있는 B 그룹 소속 고려인들의 소집을 추진하면서 양측의 폭행 사태로 이어진 것이었다. 이들 고려인은 평일에는 주로 공장과 농장 등에서 일하고, 주말과 휴일에 자주 모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관광비자나 취업비자로 국내에 들어왔고, 귀화한 인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B 그룹은 사건 발생 당일 주차장서 700m 정도 떨어진 다른 공용주차장에 모여 야구방망이와 골프채 등의 흉기를 나눈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A 그룹은 휴대전화와 고려인들이 사용하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고려인들을 소집한 뒤, 쇠파이프와 각목 등을 소지한 채 김해로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 대형 폭력 사태로 이어질 뻔 했지만 경찰관이 빠르게 개입하면서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남철 김해 중앙지구대 경사가 다른 사건을 처리하고 지구대로 돌아가다 외국인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현장에 개입했고, 경찰이 나타나자 이들 고려인이 도망치면서 2명 정도만 다친 것이다.

<2019 경찰백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236만7607명으로, 2017년 218만498명 대비 8.6%가 증가했고, 과거 방문 취업 등 근로목적 체류서 외국인 관광객, 국제결혼 이주자, 유학생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국적·지역별로는 중국(107만566명/45.2%)이 가장 많았고, 태국(19만7764명/8.4%), 베트남(19만6633명/8.3%), 미국(15만1018명/6.4%), 우즈베키스탄(6만4433명/2.9%), 일본(6만878명/2.6%), 필리핀(6만139명/2.5%)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인 48명 조직 집단 난투극 충격
러시아 마피아 세력 연관 가능성도 

근로자·결혼이주여성·유학생 등 국내 체류 외국인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교통·폭력범죄를 중심으로 외국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2009년 8월 경기청에 국제범죄수사대를 처음 설치한 이후 지속적으로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을 확충해 2017년 2월부터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으로 확대·운영하고 있다.

국제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범죄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면서 강·폭력범죄 및 불법 입·출국 등 외국인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외국인 피의자는 3만4832명으로, 2017년 대비(3만6069명) 3.4%(1237명) 감소했다. 


죄종별로는 단순폭행·주취폭력 등 폭력범죄(25.7%, 8940명)와 음주·무면허 운전 등 교통범죄(21%, 7313명)가 전체 외국인 범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국제 범죄조직은 국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본의 ‘야쿠쟈’ 중국의 ‘흑사회’ 대만과 홍콩의 ‘삼합회’ 및 러시아의 ‘마피아’ 등 주변국들의 국제 범죄조직들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최근 국내에 동남아시아 출신 입국자들이 많아지면서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출신 국제 범죄조직까지 국내에 터를 잡아가고 있다.
 

▲ 대림동 기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0년 12월 발표한 ‘국내거주 외국인의 조직범죄 실태와 대책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 집단이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신문>은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에 대한 탐사 취재를 실시해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14개국 65개 범죄조직이 국내 각지서 활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2009년 10월 현재 중국, 필리핀,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 러시아 등 여섯 국가를 비롯한 14개 국가의 폭력 조직과 연계된 4600명 정도가 국내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점유율을 따져보면 중국계 폭력 조직이 22개 파로, 전체 외국계 폭력 조직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조직원의 수도 2300명 안팎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계 폭력조직은 한족 계열과 조선족 계열로 나뉜다. 저장성(浙江省) 흑사파, 장시성(江西省) 흑사파, 푸젠성(福建省) 삼진회, 푸젠성 사두(蛇頭), 산둥성(山東省) 등이다. 푸젠성(福建省) 사두(蛇頭)는 푸젠성을 거점으로 중국 남동해안서 활동하는 조직으로, 밀입국과 관련해 가장 큰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사두’라는 이름은 밀입국 항로가 길고 꼬불꼬불한 데서 연유됐다. 

국내 조직과
연계해 윈윈

웨이하이(威海) 광명파, 허베이성(河北省) 베이징(北京) 경덕파 등은 전자에 속하고, 연변흑사파, 뱀파이어파, 교화파, 지린(吉林)파, 호박파, 쇼지파, 상하이(上海)파, 옌지 (延吉) 광주 황사장파, 옌지 강동화파, 헤이룽장(黑龍江)파, 무단장(牡丹江)파, 하얼빈(哈爾濱)파, 오상파, 선양(瀋陽) 보석파, 선양 옌지(延吉)파, 푸순(撫順)파 등은 후자에 해당된다. 

중국계 폭력조직 다음으로는 11개파 1000명 정도가 진출한 러시아계 폭력조직이 일정 수준의 세력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야쿠트파, 패트락파, 마가파, 알렉세이파, 야차파, 곰돌이푸파, 레베딘파, 안치크파, 레닌콜로즈파, 그랩파, 소비에트파 등의 존재가 파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로 5개파 800명 정도가 진출해 있는 베트남계 폭력조직이 일정 수준의 세력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하노이파, 호치민파, 응애안파, 스트리트갱, 하이세우파 등의 존재가 파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계 폭력조직의 3분의 1가량이 국내로 들어와 결성됐고, 3분의 2는 자국 폭력 조직에 가담해 활동하다 살인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뒤 검거를 피해 국내로 들어와 새로 조직을 결성한 것으로 보도됐다. 조선족, 베트남, 필리핀, 태국, 방글라데시 등의 조직들이 세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로 가리봉, 대림, 구로 등 서울 지역과 안산, 수원, 인천 등 자국민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 ⓒ경남지방경찰청

외국계 폭력조직의 활동 거점은 전국에 분포해있지만 주로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집중돼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세력 기반이 가장 넓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계 폭력조직은 서울의 가리봉, 대림, 구로, 영등포, 금천, 강남, 서초, 광진(건대입구), 가양동 일대와 경기도 안산, 인천, 김포, 수원, 화성, 광주, 고양(일산), 용인, 군포, 광명, 광주, 부천, 시흥 일대서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로 세력 기반이 넓은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는 항구도시 인천과 부산서 주로 활동하면서 서울에도 활동 기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세 번째로 세력 기반이 넓은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은 경기도 안산, 인천, 김포, 화성, 포천, 시흥, 성남, 안양, 군포, 고양(일산), 의왕, 평택, 오산, 광주 일대서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같은 연유로 외국인에 의한 범죄는 외국계 범죄 조직들이 주로 활동하는 수도권 지역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계 범죄 조직이 국내 폭력조직과 서로 연계하려는 정황도 꽤 드러났다. 경찰 등 수사기관에 많이 노출된 국내 폭력조직은 신원이 노출되지 않은 외국계 범죄 조직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려고 했다. 외국계 범죄 조직들은 국내 사정에 어두운 탓에, 외국인 밀집 지역서 동족들을 상대로 금품 갈취 등을 했다.


허술한 관리
마약 밀반입

그들이 유흥산업이 발달한 국내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사정에 밝은 내국인 범죄 조직을 필요로 했다. 때문에 외국계 범죄 조직과 국내 폭력조직 사이에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외국 범죄 조직 중 조선족 출신 중국인 범죄 조직이 국내 조직과 가장 활발하게 연계해 활동하고 있으며, 일본 야쿠자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부산 지역 폭력 조직과 연계하고, 러시아 오르가니자치아는 인천, 부산지역 폭력 조직과 연계한다고 한다.

1990년대 말 조선족 중국인들이 서울 가리봉동에 많이 유입돼 외국인 밀집 지역을 형성하면서 중국 내 출신 지역별로 끼리끼리 어울리던 이들이 자연스레 범죄 조직으로 결성된 경우가 많다.

외국인 밀집 지역, 특히 서울 가리봉동·대림동은 조선족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들은 중국 내 출신 지역별로 끼리끼리 뭉치는 경향이 상당히 크다. 또 출신 지역별로 각종 협회 등을 결성해 자기들끼리 지원 및 연대활동을 하던 와중에 자연적으로 범죄 조직이 발생하게 됐다.

이들은 각 외국인 밀집 지역서 근로자 신분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국인을 상대로 초기 폭력성을 띤 집단을 형성해, 자국인 상대로 집단폭력 및 금품갈취 양상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타국 출신 외국인 상대 금품갈취 등의 양상으로 발전하는 패턴을 보였다.


서울 영등포·구로·금천·용산구, 경기도 안산·시흥, 인천 남동구 등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서 대부분이 외국인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주·야간 외국인이 밀집해 거주하면서 음식점 및 유흥업도 같이 발전해왔다. 음주로 인한 사소한 폭력범죄부터 집단 폭력범죄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이들의 범행 대상으로는 주로 불법체류자들이 많은데, 이들은 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도리어 강제추방 당할 우려가 있어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외국인 범죄 조직 유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여권위조, 환치기, 마약밀반입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된 외국인의 국내 노동시장 진입을 위한 입국이 증가했고, 최근 한류바람을 타고 동남아시아인들의 입국이 증가하면서 국내입국 미 자격자들을 위한 여권위조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현지 여권위조 전문조직과 국내 여권위조 전문조직이 서로 공조해 여권을 위조한다.

또 유럽이나 미국 등에 입국하려면 중국인에 대한 여권심사보다는 한국인에 대한 여권심사가 더 수월한데, 이런 사정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에 밀입국하려는 중국인들에게는 일단 한국을 경유해 유럽이나 미주에 가는 비행기 안에서 위조된 한국인 신분의 여권을 받아 여권심사를 받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동포 밀집 지역 터 잡고 활개
흉기 쓰고 잔인한 범죄 경악

위조에 사용하는 한국인 국적의 여권은 대부분 국내 노숙자나 해외 여행 중인 한국인들로부터 절취한 것으로, 외국인 범죄 조직은 해외서 이 같은 여권을 국내로 반입해 국내 조직과 연계해 여권 위변조 범행을 하는 방식을 취한다.

환치기는 오래전부터 범죄 조직의 활동 영역이었다. 환치기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폭력조직 등 조직 내에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환치기만을 담당하는 조직도 있다. 이밖에도 가족 및 친지들로 구성된 가족형 환치기 조직과 전문 조직형 환치기 조직도 있다.

환치기 조직은 주로 폭력조직, 보이스피싱 조직, 송금 전문 환치기 조직이 다수인데, 대부분 차명계좌를 직접 구하기도 하고 차명계좌 조직으로부터 구입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한국은 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내를 경유하는 화물은 공항 검색통과 시 비교적 수월하게 받는다. 이런 점 때문에 마약 관련 조직들은 한국을 경유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 범죄 조직에 의한 국내 경유 후 일본 등 제3국으로의 중계 밀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밀수 경로도 다양한데, 특히 한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밀매되는 마약은 다량 밀수가 대부분이고 여기에는 국제 범죄 조직이 관련돼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가 갈수록 외국인 국제 범죄에 의해 국내로 마약을 반입하려다 적발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마약 소비를 늘리려는 시도뿐 아닌, 마약 청정국 이미지를 이용한 제3국으로 보내려고 시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리틀빅픽쳐스

최근에는 북한서 마약을 제조해 중국을 경유한 다음 국내로 밀반입하려는 시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조선족 등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대림동 등 서울 서남권 외국인 밀집 지역 위주로, 중국서 들어온 북한산 마약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많이 알려진 보이스피싱 범죄는 조선족이 포함된 중국 범죄 조직에 의해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진다. 현지서 전화한 다음 계좌이체를 하도록 유도하고, 계좌이체된 현금은 국내서 인출해 바로 중국으로 송금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중국 범죄 조직과 국내 범죄 조직이 연계된 중국 발 보이스피싱에 대해 최근 국내 검찰과 중국 공안국이 수사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보이스피싱은 2006년 국민연금관리공단 및 국세청 직원을 사칭해 세금이나 과납된 보험료를 돌려준다며, 현금지급기로 대상자를 유인해 계좌송금을 하게 한 후 인출한 사례를 필두로 무수히 발생하고 있다.

과거 보이스피싱 수법은 세금 등에 대한 환급을 빙자한 사기 형태가 많았고 수법 또한 단순했으나, 무작위로 상대방에게 전화로 공세하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상대방 인적사항 등 정보를 수집한 다음 맞춤형 공세를 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치밀한 범죄
보이스피싱도

특히 자녀 납치 빙자형 보이스피싱은 그 수법이 굉장히 치밀한데 부모에게 자녀를 납치했다고 속인다. 보이스피싱단은 부모와 자녀의 전화번호를 파악한 후 두 사람 간의 연락체계를 일시적으로 단절시키기 위해 자녀에게 집중적으로 전화를 건다. 이후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어 자녀의 전화를 꺼두게 만든 다음, 부모에게 전화해 자녀를 납치했다고 협박하는 식이다. 자녀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고 대신 범죄조직이 들려주는 자녀를 가장한 가짜 음성 목소리에 속아 넘어가게 된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제르계 vs 카자흐계
외국인 집단 대낮 칼부림

광주서 외국인 간 대낮 칼부림 사고가 4월 일어났다. 광주 광산구 월곡동의 한 도로서 A씨 등 5명이 탄 차량 2대가 갑자기 B씨가 운전하던 차량을 앞뒤로 가로막았다. B씨가 당황스러워하며 차량서 내리자, 이들은 B씨에게 다가가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일행 중 한 명은 급기야 흉기를 꺼내 B씨의 오른쪽 허벅지를 찔렀다. B씨는 바닥에 쓰러졌고 A씨 등은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우연히 순찰을 돌던 경찰이 B씨를 발견했고 119구급대에 연락해 병원으로 보냈다. 앞서 이날 0시5분경 월곡동의 한 술집 인근서 B씨의 지인 등 6명이 A씨의 지인 1명을 둔기로 집단폭행했다.

A씨와 B씨는 모두 국적이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이다. 카자흐스탄은 다수 민족인 카자흐계와 소수민족인 아제르바이잔계 등 여러 민족이 함께 사는 다민족 국가다. A씨와 지인들은 아제르바이잔계이고 B씨와 지인들은 카자흐계다.

양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여자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A씨 지인들이 B씨 지인들이 사귀던 여성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창피를 주며 놀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A씨 지인이 사귀던 여성을 B씨 지인이 따로 만나면서 양측은 주먹다짐까지 벌였다. 이달에만 이들 사이서 폭행사건 4건이 발생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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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