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여행 ②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초량이바구길

화려함과 짜릿함이 가득! 버라이어티한 부산의 밤

▲ 화려한 도시 야경과 더불어 바다 위를 걷는 송도구름산책로

부산의 밤바다 하면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이 가장 먼저 꼽힌다. 하지만 송도해수욕장만큼 밤이 즐거운 곳도 없다. 화려한 야경과 더불어 바다 위를 걷는 송도구름산책로, 밤바다를 가로지르는 송도해상케이블카 등 늦은 밤에도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 송도구름산책로와 이어진 거북섬에서 전시와 조형물을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송도구름산책로는 2015년에 건립된 해상 보도교다. 해변 동쪽에 자리한 거북섬을 가운데 두고 다리가 양쪽으로 이어지며, 한쪽은 바다로 뻗어 정박한 배와 남항대교의 유려한 전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길이 365m에 이르는 산책로 데크는 중간에 바닥이 강화유리와 격자무늬 철제로 된 구간이 있어 출렁이는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밤이면 다리에 조명이 들어와 주변 야경과 근사하게 어우러지고, 거북섬에 마련된 전시와 조형물을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밤하늘과 까만 바다 너머 도시 야경에서 눈을 떼기 어려운 송도해상케이블카

최고의 전망

송도구름산책로 위에는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오색 불빛을 반짝이며 밤하늘을 수놓는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내 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까지 1.62km 거리를 지나간다. 최고 높이 86m에 달해 케이블카에서 해수욕장이 한눈에 담기고, 바다 건너편 영도와 남항대교, 바다에 점점이 흩어진 선박까지 최고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탑승 내내 밤하늘과 까만 바다 너머 화려한 도시 야경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크루즈를 이용하면 발아래 펼쳐진 검은 밤바다가 훨씬 생생하게 다가오고, 짜릿함이 배가된다. 케이블카마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장착돼 취향에 따라 분위기도 바꿀 수 있다. 때로 로맨틱하게, 때로 비트 있는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즐겨보자. 블루투스 스피커는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된다. 케이블카 탑승 시간은 10분 정도지만, 감동은 훨씬 오래간다.

▲ 초량이바구길은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부산 구 백제병원에서 시작한다.

화려함과 짜릿함이 공존하는 부산의 여름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부산의 대표 도보 여행 코스인 초량이바구길도 밤에 색다른 재미가 있다. 이바구는 이야기를 뜻하는 경상도 말로, 초량이바구길에는 2km가량 이어진 골목을 따라 부산의 근현대사가 담긴 이야기가 펼쳐진다.

초량이바구길은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부산 구 백제병원(국가등록문화재 647호)에서 시작한다. 붉은 벽돌과 아치 문양이 고스란히 남은 건물 1층은 현재 카페 브라운핸즈백제로 운영된다. 옛 모습을 살린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여행자도 많이 찾는다.

▲ 산복도로의 옛 모습을 담은 담장갤러리

이곳에서 초량이바구길의 명물 168계단까지 10분쯤 걸린다. 걷는 동안 산복도로의 옛 모습을 담은 담장갤러리, 130년 가까운 역사를 품은 초량교회, 동구의 역사와 미래가 함축된 동구인물사담장을 차례로 지난다. 밤에는 어두운 편이니 자세히 관람하려면 낮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초량이바구길의 명물, 168계단과 바로 옆에 설치된 모노레일

언덕이 많은 초량이바구길에서도 으뜸은 역시 168계단이다. 경사가 심한 언덕에 놓인 계단이 가로등 불빛 때문인지 더 까마득해 보인다. 굴곡진 역사를 살아온 이들의 애환이 좁고 가파른 계단에 칸칸이 쌓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있으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묘한 기분이 된다.

▲ 168계단 중간에 있는 포토 존

168계단 바로 옆에 설치된 모노레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주민을 위한 편의 시설이지만, 여행자에겐 이색 체험이 된다. 올라갈 때 모노레일을, 내려올 때 계단을 이용하면 편하다. 모노레일은 길이 60m로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하며(오후 8시 이후에는 2~3층 운행), 이용료는 없다.

▲ 초량이바구길에서 본 야경

168계단 끝에는 근사한 야경이 기다린다. 옹기종기 모인 집과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빌딩이 도시를 밝히고, 전망 데크에 설치된 망원경에는 생동감 넘치는 부산의 밤이 담긴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유치환우체통까지 걸어보자.

까만 바다 너머 화려한 도시 야경
늦은 밤에도 즐길 거리가 한가득


청마 유치환 선생을 기리며 건립한 건물 옥상에는 1년 뒤에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이 눈에 띈다. 지금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에게 엽서 한 장 써보면 어떨까. 우체통 너머로 펼쳐진 소박한 야경은 여행자를 위한 작은 선물이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좋은 기분으로 가득하다.

▲ 부산의 근대사와 함께해온 초량전통시장

초량전통시장은 구 백제병원에서 2~3분 걸어가면 닿는다. 아케이드가 설치된 시장 풍경이 여느 재래시장과 다르지 않지만, 부산의 근대사와 함께해 온 곳이다. 특히 한국전쟁 때 피란민의 힘겨운 삶이 곳곳에 스며들었다. 시장 안에 먹거리가 많아 여행 중 배를 든든히 채우기도 좋다.

▲ 아담한 공원처럼 꾸민 송도스카이파크

송도스카이파크(송도해상케이블카 상부탑승장)와 이어진 암남공원은 청량한 숲길과 푸른 바다를 동시에 누리는 힐링 포인트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시원한 바다가 보여 가슴까지 탁 트인다. 가벼운 삼림욕과 함께 조각 작품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해보자. 송도스카이파크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모형과 사진 찍기 좋은 공간도 있다.

▲ 암남공원과 동섬을 연결한 송도용궁구름다리

암남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6월 초 개통한 송도용궁구름다리다. 원래 거북섬을 잇던 옛 송도구름다리(일명 출렁다리)를 복원한 것인데, 새로 만들면서 현재 자리로 옮겼다. 암남공원과 동섬을 연결한 길이 127m, 폭 2m 철제 다리로, 해안 절벽 둘레를 걷는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송도용궁구름다리

바다를 품에 안은 수려한 경관과 기암절벽이 빚은 풍광이 일품이라 벌써 부산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다리 한가운데 서면 시원한 바닷바람에 한낮의 열기마저 훌훌 날아간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초량이바구길 코스: 국제시장→보수동책방골목→초량전통시장→초량이바구길
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 코스: 암남공원→송도용궁구름다리→송도해상케이블카→송도구름산책로

1박2일 여행 코스
[초량이바구길 코스] 
첫째 날: 국제시장→보수동책방골목→초량전통시장→초량이바구길
둘째 날: 송도해상케이블카→송도용궁구름다리→암남공원 
[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 코스] 
첫째 날: 암남공원→송도용궁구름다리→송도해상케이블카→송도구름산책로
둘째 날:초량이바구길→국제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서구 문화관광 www.bsseogu.go.kr/tour/index.bsseogu
- 동구 문화관광 www.bsdonggu.go.kr/tour/index.donggu
- 초량이바구길 www.2bagu.co.kr
- 초량전통시장 www.choryangmarket.com
- 송도해상케이블카 www.busanaircruise.co.kr 

문의 전화
- 서구청 문화관광과 051)240-4081
- 동구청 문화체육관광과 051)440-4812
- 송도해상케이블카 051)247-9900
- 초량전통시장 051)442-5445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수시(05:15~22:5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부산역 광장에서 길 건너 구 백제병원(초량이바구길 시작점)까지 도보 약 5분. 부산역 정류장에서 26번 일반버스 이용, 암남동주민센터 정류장 하차. 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부산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 051)791-4500, www.busanbus.or.kr
[버스] 서울-서부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7회(06:40~ 22:10, 막차 시각 유동적)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5번 일반버스 이용, 구덕초등학교 정류장에서 67번 일반버스 환승, 부산역 정류장 하차. 구 백제병원(초량이바구길 시작점)까지 도보 약 5분. 사상우체국 정류장(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약 10분)에서 161번 일반버스 이용, 송도입구 정류장 하차. 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까지 도보 약 13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부산서부버스터미널 1577-8301, www.busantr.com 부산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 051)791-4500, www.busanbus.or.kr

자가운전
초량이바구길: 중앙고속도로 대동 IC→대저 JC에서 백양터널 방면→관문대로 직진→태종대·수정터널 방면 고가차도 진입→수정터널→관문대로→좌천삼거리에서 부산역 방면→중앙대로209번길 방면 우회전→구 백제병원(초량이바구길 시작점)
송도 해상케이블카·구름산책로: 남해제2고속도로지선 서부산 IC→구포·주례·하단 방면→사상구청교차로에서 구덕운동장 방면 우회전→대영고가교 옆 도로 따라 직진→자갈치교차로에서 우회전→충무동사거리에서 좌회전→충무대로92번길 송도 방면 좌회전→송도해변로 우회전→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 


숙박 정보
- 더비에스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동구 중앙대로236번길, 051-466-8400, http://www.thebshotel.com
- 모찌호스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동구 중앙대로196번길, 010-4542-8256, http://www.mozzihostel.com
- 르이데아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동구 중앙대로180번길, www.ideabusan.com
- 호텔콘트(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용두산길, 051-244-0088, http://hotelcont.com 
- 하운드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보수대로, 051-254-0702, https://hound-nampo.wnhotels.com
- 힐사이드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중구로, 051-464-0443, http://www.hillsidehotel.co.kr 
- 지엔비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흑교로, 051-243-5555, http://www.gnbhotel.com
- 센트럴 파크 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해관로, 051-243-8001
- 비센트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충장대로9번길, 051-442-2338, http://www.bcenthotel.com 
- 브라운도트 부산역점: 동구 중앙대로209번길, 051)465-3500, https://b-busan.wnhotels.com
- 베스트웨스턴플러스호텔 부산송도: 서구 송도해변로, 051)977-8888, http://bwplusbusan.com 
- 밸류호텔월드와이드 부산: 영도구 태종로, 051)960-5500, www.valuehotelbusan.com

식당 정보
- 168도시락국(시락국밥·추억의도시락): 동구 영초길, 051)714-2619 
- 대식가2900 남포점(숙성삼겹살·이베리코목살): 중구 광복로, 010-8707-8842
- 브라운핸즈백제(아메리카노): 동구 중앙대로209번길, 051)464-0332

주변 볼거리
자갈치시장, 태종대, 국립해양박물관, 용두산공원, 부산근대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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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