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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26일 16시39분

<창간 24주년 특집③> 특별대담 -거대 여당 메이커 이인영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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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는 지금이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회는 과도기다. 21대 국회에 대한 기대와 20대 국회에 대한 반성이 공존한다. <일요시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전 원내대표와 오는 29일자로 종료되는 20대 국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이인영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일요시사> 창간 24주년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론직필’(바른 주장을 펴고 사실을 그대로 전한다는 의미)로 항상 신뢰받는 언론으로 발전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인영 전 원내대표는 창간 24주년을 맞은 <일요시사>에 축하를 전했다.

1년의 시간

이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자신에게 주어진 임기를 끝마쳤다. ‘임기를 마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전 원내대표는 그동안의 시간을 열차에 비유해 설명했다. 지난 1년 동안 여한이 없도록 달렸다는 것. 20대 국회서 21대 국회로 넘어가는 현 시점을 ‘시대의 환승역’이라고도 표현했다.

“1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많은 분들께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셨고, 큰 힘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잊지 않겠습니다.”


<일요시사>는 이 전 원내대표가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있던 시점으로 돌아갔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전 원내대표는 “촛불시민혁명의 완성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파란이었다. 지난해 5월 이 전 원내대표는 76표를 획득, 49표를 얻은 김태년 의원(현 원내대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치권 안팎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 ‘비주류인 이 전 원내대표보다 주류인 김 의원의 당선 확률이 높다’는 것이 당시 정치권의 주된 예상이었다.

“원내대표로 당선된 후에도 ‘주류가 아니니 원내대표로서 여러 사안들을 강하게 추진하기 힘들 것이다’라는 얘기들이 나왔었습니다.”

이 전 원내대표는 그런 예상을 뒤로하고 숨가쁘게 달렸다. 그 과정서 어느 원내대표와 비교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난관을 마주했다.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몇 가지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 전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충돌 ▲일본의 경제보복 ▲검찰개혁 입법 ▲선거법 협상 ▲코로나19 ▲21대 총선 등을 열거했다. 

“하나하나가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힘든 과제들이었습니다. 위기이면서 고비였죠. 그때마다 국민들과 당원 여러분들, 그리고 지지자들로부터 격려와 채찍 같은 말씀을 듣고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헤쳐나가다 보니 임기가 끝날 때가 돼서 ‘그래도 많은 일을 해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민들과 당원 여러분들, 그리고 지지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지만, 이 전 원내대표에게는 아쉬움도 있다. ‘대치’를 ‘협치’로 바꾸지 못한 점이다. 이 전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이하 한국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기억에 남는 일? “패스트트랙”
“국민들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제가 원내대표가 됐을 때 정국은 이미 경색될 대로 경색돼있었습니다. 패스트트랙 정국서 한국당은 장외 투쟁을 하고 있었고, 태극기 집회도 한창이었죠. 패스트트랙에 올라가 있던 선거법·검찰 개혁 법안을 위해 밀어붙일 때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정국을 풀어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참고 또 참는, 인내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전 원내대표는 당시를 떠올리며 ‘진심’을 말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야당과 소통하겠다는 진심이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정국은 더욱 차갑게 얼어붙어만 갔다.


“지난해 11월 말 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전 원내대표와 마지막으로 협상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전 원내대표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를 말한다. 협상의 주체였던 당시 세 원내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러나 나 전 원내대표는 예정된 일정보다 앞서 귀국했다. 

“미국으로 출발하던 날 황교안 전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조기귀국을 했고, 그렇게 협상의 문은 닫혔죠.”
 

▲ ▲

또 협상의 파트너가 나 전 원내대표서 심재철 전 원내대표로 바뀌었다. 이후 태극기부대가 국회로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한국당의 주최로 국회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서 참석자 중 일부는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의 목덜미를 잡아채는가 하면,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관계자를 향해 욕설을 하거나 침을 뱉었다.

“마음속으로 ‘내가 단호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대안신당)가 공조해 패스트트랙을 발동하면서 결단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역사적으로 제가 짊어질 부분은 다 짊어지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총선 대승을 견인했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큰 지지를 보내준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는 것이 이 전 원내대표의 생각이다. 

“총선서 이겼다고 안주해선 안 됩니다. 코로나19만 봐도 그렇습니다. K-방역의 성과를 내고 있는 현 시점이 바로 ‘한국의 길’이 ‘세계의 길’이 될 수도 있는 티핑 포인트(전환점)입니다. 그런 의미서 방역의 모범을 넘어 민주주의와 선거의 모범을 보여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결단의 순간


후배들에게 당부와 덕담도 아끼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저도 선배가 됐습니다. 이번에 새로 국회에 들어오신 당선인을 포함해 모두 멋지게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스스로를 단련해 민주당과 진보를 혁신하는 일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어가는 데 함께하겠습니다.”


<chm@ilyosisa.co.kr>


[이인영은?]

▲충북 충주 출생
▲고려대 언론대학원 정보통신학 석사
▲제1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제17·19·20·21대 국회의원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현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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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면 사라지는 서울 택시 미스터리

해지면 사라지는 서울 택시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도시의 ‘밤’이 다시 길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도 어느덧 한 달째. 시간에 쫓기는 술자리 풍경도 이젠 옛말이다. 대중교통 운행이 대부분 끝난 자정 즈음이 되면, 대로변은 택시를 찾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택시 잡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그 많던 택시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 A씨.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회식이 돌아온 요즘, 부쩍 택시 탈 일이 잦아졌다. 하지만 택시 잡기가 쉽지 않다. 택시를 잡는 데 짧아도 30분, 길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지나가는 택시뿐만 아니라 전화·앱 등을 총동원해도 마찬가지다. 회식은 부활 택시는 실종? A씨는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택시를 타려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맞지만, 택시 수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고 느낀다”며 “돈을 좀 더 줘야 하는 콜택시, 호출 앱 등을 써도 잡히질 않는다. 종로나 건대입구 같은 번화가에서 택시를 타려면 길 위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A씨 말대로, 최근 불거진 심야 택시 ‘대란’은 공급이 급감한 탓이 크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 불황 때 업계를 떠난 인력은 돌아올 기미조차 없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택시 기사 수는 지난 2월 기준 23만9434명이다. 2년 전 26만1634명에 비해 8.4% 줄었다. 이 중 법인 택시 종사자 수는 같은 기간 9만6709명에서 7만4754명으로 22.7%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서울 법인택시 기사는 2020년 2월 2만9203명에서 지난 2월 2만709명으로 감소했다. 불과 2년 만에 3분의 1이 줄어든 셈이다. 경기도청 역시 지난 2년간 관내 법인택시 기사가 26.5%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택시 법인들은 인력난 때문에 차량은 남아돌지만 ‘몰 사람’이 없는 웃지 못할 상황에 부닥쳤다. 법인택시를 정상 운행하기 위해서는 1대에 최소 1.5~2명 이상의 인원이 배치돼야 한다. 그런데 경기도의 택시 법인들은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차량당 평균 1.03명의 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 유행 이전인 2019년 차량당 1.4명 이상의 기사를 확보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의 형편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서울시 내 법인택시 가동률은 30%대, 경기도는 40%대로 주저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야 택시 운행의 주축인 법인택시가 줄어든 것이 심야 교통난에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법인택시 기사의 이탈이 가속화된 표면적 원인은 코로나 유행에 따른 수입 감소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기사들의 대규모 이탈은 더 근본적인 문제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택시 기사는 “단순히 코로나가 문제였다면, 어느 정도 수습된 지금 돌아오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거리두기가 풀린 지 한 달째에, 택시가 부족하다는 말이 많은데도 복귀자가 없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꼬집었다. 법인택시 기사들의 수입은 노동 강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제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일명 ‘사납금’ 제도와 그 잔재 때문이다. 심야 택시 ‘대란’…발 묶인 시민들 변변찮은 수입에 택배·배달로 이탈 사납금은 기사가 운행이 끝나면 회사에 가져다줘야 하는 돈이다. 주간 운행 시 12만~14만원, 야간은 15만~17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납금을 다 채워주지 못하면 임금이 깎인다. 다 채운다고 해서 많은 돈을 받는 것도 아니다. 실제 근로시간을 따져보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법인택시 기사의 처우 문제가 지속적으로 도마에 오르자, 공공 주도로 ‘전액관리제’라는 개선책이 등장했다. 하지만 개선 효과는 미미했고, “이름만 바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개악’이라고 혹평했다. 전액관리제는 일 단위 납부가 원칙인 사납금을 월 단위 목표액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목표액을 채운 기사는 일정 월급과 유류부가세 등을 받아간다’는 큰 틀은 유지됐다. 대신 기본급이 이전보다 소폭 올랐다. 대신 목표액이 기존 사납금보다 높은 경우도 빈번했고, 초과금은 회사와 6대4로 나누게 됐다. “수입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여기에 코로나발 불황까지 겹쳐지자,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배달·택배 등 수입이 더 높은 업종으로 이탈했다. 법인택시를 거쳐 개인택시를 5년째 몰고 있다는 B씨는 “노동강도는 배달이나 택배가 더 높을 수도 있겠지만, 벌이 차이가 그 이상”이라며 “남은 기사들은 대부분 고령이라 떠나고 싶어도 못 가는 것이다. 갈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다 갔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급한 대로 개인택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개인택시 기사는 운행 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심야 운행 선호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 여러 곳이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종 ‘당근’을 내걸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오후 5시~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운행하는 근무조 ‘심야9조’를 모집했다. 유가보조금 지원, 서울시 인센티브 제공 등 각종 혜택도 내세웠다. 당근 걸어도 묵묵부답 그럼에도 서울시는 당초 목표인 5000대 모집에 실패했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다시 기사들에게 안내문을 보내는 등 참여 독려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서울시는 지난 12일부터 ‘해피존’을 운영하고 있다. 해피존이란 매주 목·금요일 저녁 10시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시민들의 택시 승차를 돕는 임시 택시 승차대다. 해피존에서 승객을 태운 택시기사는 1만원 안팎의 추가 운임을 제공받는다. 서울시는 다음달 3일까지 종로·신촌·강남 등 택시 수요가 몰리는 주요 지역에 해피존을 설치하고 택시 운행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제도 시행 이후에도 교통난을 호소하는 사례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B씨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없다”며 “큰 병에 걸린 환자한테 진통제만 주면 환자가 낫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B씨 설명에 따르면 개인택시가 심야 운행 참여에 소극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기사 대부분이 고령층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심야 운행에 따른 체력적 부담이 더 심할뿐더러, 사고 위험 역시 크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부산의 대형마트 주차장 5층에서 벌어진 택시 추락 사고도 70대 운전자의 조작 과실로 벌어진 일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발생한 택시 사고 중 65세 이상의 기사가 낸 사고 비중은 46%였다. 2015년 수치의 두 배에 달한다. 취객 등으로 심야 운행 도중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점도 이들이 심야 운행을 꺼리는 이유다. 취객의 택시 기사 폭행은 잊을 만하면 다시 반복되고 있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고령의 기사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젊은 여성 1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달 22일 오후 9시15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서 60대로 추정되는 택시 기사에게 발길질을 하고 멱살을 잡아 업어치기를 시도하는 등 폭행했다. 그는 당시 만취 상태였다. 본질 빼먹고 사후 약방문 B씨는 “기사 고령화 부추기고, 젊은 기사들 유입 막은 게 서울시”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그러고는 이제 와 저런 미봉책이나 남발하고 있다”며 “사고 날까 두렵고, 혹시 맞진 않을까 무서워서 안 한다는 사람들이 돈 몇 푼 더 준다고 잘도 나서겠다”고 비꼬았다. B씨 주장을 종합하면, 개인택시 고령화 현상 역시 ‘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서울시의 과도한 규제와 역차별이 고령화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개인택시는 서울시 방침에 따라 부제 시행, 택시 총량제, 번호판 판매 제한 등의 규제를 받는다. 더 나아가 기사들은 기본요금·심야 할증 요금 규정도 사실상 규제로 인식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내 개인택시는 가~다 및 라(일요일)·9조(야간)으로 나뉘어 운행 중이다. 개인택시들은 부제에 따라 이틀 운행 후 하루를 무조건 휴식해야 한다. 서울시는 “과도한 운행에 따른 사고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를 내세우지만, 설득력이 높진 않다. 일관성이 없는 탓이다. 부제는 지자체별로 시행 여부가 천차만별인데다 법인·플랫폼 택시는 적용 대상도 아니다. B씨는 “서울 택시는 안 쉬면 사고 나고, 경기도 구리 택시는 안 나느냐”며 “엄연히 따지자면 우리는 1억원 주고 번호판 사서 사업하는 개인사업자다. 그런데 지자체에서 자의적으로 휴무일을 정하고 이를 강요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상식에서 벗어난다”고 비판했다. 개인택시를 시작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택시 대수의 상한선을 정해두는 ‘택시 총량제’ 때문이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이 ‘자리’를 얻기 위해 1억여원을 들여 번호판을 구매한다. 하지만 플랫폼 택시는 국토교통부에 40만원 가량의 기여금만 내면 영업면허를 받을 수 있고, 택시 총량제 적용도 받지 않는다. 개인택시, 역차별·탁상공론에 몸살 지자체, 업계 고질병 해결책 고심 또한 서울시에는 ‘60세 미만은 번호판을 산 뒤 5년 이내에 다시 팔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큰 수입을 기대하기도 어려운데 목돈까지 5년 동안 꼼짝없이 묶이는 상황. “서울시가 젊은 기사 유입을 막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인택시도 법인택시처럼 젊은 기사들은 다른 업종으로 빠져나가고, 비교적 고령으로 다른 일을 하기 힘든 사람들만 남는 추세다. 현재 서울 내 개인택시 기사 평균 연령은 64.5세를 넘어선다. 이렇듯 택시업계는 개인·법인 가릴 것 없이 낮은 수입·인력 이탈과 고령화·플랫폼 택시와의 경쟁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중이다. 지자체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다. 대구·양양 등 일부 지자체는 기사 수입 증대를 위해 기본요금 인상을 검토·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형 택시의 심야 할증 적용 시간을 밤 12시에서 오후 10시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심야 할증 제도 정비는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기본요금은 2019년부터 동결된 상태다. 반면 플랫폼 택시는 이미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다. 탄력요금제 적용 등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들이 운행하는 대형택시·프리미엄 택시 등은 수요에 따라 요금을 3배까지 할증해 받을 수 있다. 일반 택시는 ‘심야에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시외로 나간다’는 억지 가정에도 최대 40% 할증까지만 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택시 기사들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가고, 그 자리를 플랫폼 택시가 빠르게 메워나가는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여파가 승객에게까지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승객은 이들의 선의의 경쟁을 응원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야 합리적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존 택시 산업이 무력하게 패퇴하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플랫폼들이 택시 시장을 쥐고 흔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게 된다면 교통난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택시는 지난해 여름 호출비를 최대 5000원까지 인상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며 “강한 반발에 부딪혀 철회하긴 했지만, 언제 다시 시도해도 이상하지 않다. 업계 내 경쟁이 사라진다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웃는 자는 플랫폼뿐? 이어 “숱한 논란으로 기존 택시에 대한 시민들 시선이 부정적인 것은 안다”면서도 “그래도 이들이 대항마로 남아줘야 시민 입장에서도 좋은 거다. 시민들이 기사 처우 개선과 제도 정비에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jeongun15@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