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신원호 사단의 용인술

‘누구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스타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tvN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승승장구한 신원호 사단이 다시 그 능력을 입증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서다. 병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듯, 희노애락 인생사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 율제병원 5인 중 홍일점 전미도를 향한 호평이 뜨겁다. 아울러 신현빈, 곽선영, 안은진, 정문성 등 조연급 배우들에게도 관심이 쏟아진다. 신원호 사단이 또 한 번 스타들을 대량생산하고 있다. 

▲ 신원호 ⓒtvN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작진이 뮤지컬 배우 전미도를 캐스팅한다고 알렸을 때 반향은 어마어마했다. 이제껏 수많은 배우들을 스타덤에 올린 신원호 사단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촬영 전부터 기대감은 높았다. 

독보적 재능

그리고 지난 3월 첫 방송 이후 전미도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신원호 사단이 캐스팅 영역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는 걸 증명했다. 

전미도가 연기하는 채송화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업무처리 능력만큼은 누구보다도 확실하며, 의사로서 투철한 사명감에 환자들을 애틋하게 대하는 따뜻한 공감 능력도 지녔다. 또한 후배들이 봤을 때 ‘귀신’이라고 할 정도로 자기 일에 책임감이 있다. 누구나 만나길 바라는 이상적인 의사 선생님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사회성이 다소 떨어지는 양석형(김대명 분)에게는 큰 누나처럼, 까탈스러운 김준완(정경호 분)에게는 동성 친구 또는 형제애를 보인다. 이익준(조정석 분)과는 애틋한 러브 라인이 슬며시 보이며, 선한 안정원(유연석 분)에게는 인간적이다. 


전미도는 상대에 따라 변화하는 애티튜드를 채송화답게 표현한다. 환자든 제자이든, 혹은 자신에게 연정을 품은 사람이든, 제각각의 캐릭터를 가진 친구들, 그 모두를 막론하고 그들을 대하는 데 조금도 어색함이 없다. 괄괄하면서도 어른스럽고, 다정다감하면서도 거절을 할 때는 정중하고 정확하게 선을 긋는다. 

비록 실력이 부족해도 밴드 보컬을 자처하고, 교회서 춤을 추는 것도 거리낌이 없다. 시간이 나면 홀로 캠핑을 즐기는 여유도 있고, 몸이 꽤 좋지 않음에도 친구들이 걱정할까, 의존하지도 않는다. 책임 있는 자유를 누리며,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 

방송 경험이라고는 유일하게 tvN 드라마 <마더>에 출연한 것이 전부인 전미도는 시대에 부합하는 여성상인 채송화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 중이다.

당초 제작진은 오디션을 통해 전미도와 미팅을 했고, 첫 대사를 읊는 순간 전미도에게 빠져들었다. 거기에 일면식도 없는 조정석과 유연석이 추천하면서 캐스팅이 성사된 것. 대중적 인지도를 의식하지 않고, 실험적인 캐스팅을 지향해온 신원호 사단이 이룬 또 하나의 결실이다.

전미도만이 아니다. 신원호 사단은 새로운 얼굴을 대량 발굴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작품서 활동 중인 신현빈과 SBS 드라마 <VIP>에 출연한 곽선영, 신예 뮤지컬 배우 안은진, tvN <방법>의 정문성, <나랏말싸미>의 김준한 등 곳곳서 실력을 발휘한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아,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 안은진과 전미도 ⓒtvN

퇴폐미의 매력을 드러낸 신현빈은 장겨울을 통해 ‘모태솔로’의 이미지를, <방법>서 진지한 경찰이었던 정문성은 도재학을 통해 깃털같이 가벼운 인성을, 곽선영은 이익순을 통해 터프함과 사랑스러움을, 안은진은 추민하를 통해 글로 배운 화장을, 김준한은 안치홍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남겨줬다.

작은 배역 한 명도 장치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휴머니즘을 부여한다. 제작진의 배려가 작품 내에서 드러난다. 


전미도부터 안은진까지…수십명 발굴
캐릭터 맞는 외형·연기·인성이면 OK

그런 덕분일까.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조합은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tvN <응답하라 1997> 이후 세 번의 시리즈에 이어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그들이 손닿은 곳에 실패는 없었다. 

신원호 사단이 지금껏 배출한 스타들만 해도 수십명이 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수많은 스타들을 양산했다. 이들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다른 작품과 장르서도 활약 중이다.

먼저 연기력서 검증이 되지 않았던 서인국과 정은지는 <응답하라 1997>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영화계 일부서만 인정받은 정우와 김성균, 유연석, 손호준, 도희 등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다. 이들이 공개 허그만 해도, 그 일대는 마비되기 일쑤였다. <응답하라 1994> 이후 드라마서 완전히 달라진 입지를 얻게 됐다. 

또 <응답하라 1988>을 통해서는 류준열과 고경표, 박보검, 안재홍 등의 청춘스타들을 발굴해내는가 하면, 최무성과 김선영, 라미란, 유재명처럼 오랜 기간 연기를 해온 중견급 배우들을 배치하는 재주도 탁월했다. 이들 모두 <응답하라 1988> 이후 더욱 큰 비중의 역할로서 대중과 만나고 있다. 

KBS2 드라마 <반올림> 외에 이렇다 할 필모그라피가 없었던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로 배우로서 능력을 다시 한 번 알렸으며, 아이돌 가수였던 혜리 역시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을 통해 연기자로서 자리매김했다. 혜리는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고 출연 중이다.

주인공 외에 이민지와 이세영, 임화영, 류혜영 등도 신원호 사단의 손을 거쳐 활동 반경을 넓혔다.
 

▲ 정문성

아울러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서는 이른바 중고신인을 대량 배출했다. 공연계서만 유명했던 배우 박해수와 정해인, 이규형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대중적인 스타로 우뚝 섰다. 대부분 영화 원톱 주연을 할 만큼 이름값이 높아졌다. 

이 작품에 출연한 박호산과 정재성과 같은 중견 배우들도 다양한 작품서 매우 비중 있는 역할로 나오고 있다. 특히 박호산은 tvN <나의 아저씨> <쌉니다 천리마마트> <유령을 잡아라> <인간수업>를 비롯해 영화 <콜> <유령선> 등에서 비중이 큰 역할로 등장한다. 신원호 사단이 국내 연예계에 끼친 영향력은 독보적이다.

또 신원호 사단이 이렇듯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데엔 예능 PD로서의 경험과 일관된 규칙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S 예능국 출신인 신 PD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늘 새로운 캐스팅하는 데 훈련이 됐던 터라, 파격적인 캐스팅이 가능했다. 또 편견 없이 자신들이 생각한 캐스팅을 밀고나가는 힘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일관된 규칙

앞서 신 PD는 “연극 배우든, 아이돌 출신 배우든 캐스팅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매력이 있고 상대방도 의지가 있다면 배우를 만나보고 캐스팅을 결정하게 된다. 배우를 찾는 기준은 일관된 것 같다. 만들어놓은 캐릭터에 부합할 만한 외형과 연기력, 인성을 가진 사람이다. 소위 A급 배우도 출연 가능한데, 하다 보면 신인급이나 인지도가 높지 않은 분들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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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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