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뛰는 사람들> 미래통합당 광명을 김용태 후보

“너무 어리다고요? 참신함으로 승부”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이 이번 총선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일요시사>는 해당 지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열한 번째인 미래통합당 광명을 김용태 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 김용태 미래통합당 광명을 후보가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거대 양당의 지역구 출마 후보 중 최연소 인물인 미래통합당 김용태 후보가 광명을에 호기롭게 도전한다. 1990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바른정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과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를 역임한 어엿한 베테랑이다. 김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청년 대변인’ ‘청년 대표’와 같이 청년을 약자로 옭아매는 호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참신함과 솔직함으로 기성 정치인의 ‘그들만의 리그’를 깨고 광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당찬 포부도 함께 밝혔다.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8일. 광명을에 ‘젊은 돌풍’이 분다.

-광명을은 통합당의 험지이자 상대 후보는 재선의 광명시장으로 지역구민들에게 알려진 인물이다. 자신 있나.

▲자신 있다. 혹자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한다. 나는 계란말이가 될지언정 한 번 붙어보겠다고 했다. 시장과 국회의원의 역할은 다르기 때문에 상대 후보 역시 정치 경험이 없다. 시정 생활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난 광명을에 학연·혈연·지연이 없다. 국가적인 어젠다나 지역 발전을 위해 더 깨끗하고 공정하게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명을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민심은 어떤가.

▲주민분들은 “젊어서 좋다”고 해주신다. 너무 어린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경험 있고 연륜 있는 분들이 정치해서 결국 이렇게 된 거 아닌가. 만나는 분들의 7할 정도는 지지를 해주시고 있다. 체감상 해볼 만한 선거라는 얘기다. 만나본 유권자 대부분이 정권을 바꾸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문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다.


-민심을 파고들 전략이 있다면.

▲참신함과 솔직함으로 승부할 것이다. 상대 후보는 8년의 시장 경력이 있기에 지역 현안에 있어서 나보다 잘 알 것이다. 다만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신인으로서 더 많이 듣고 소통하고 배우는 일이다. 새로운 사람이 광명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존 후보들이 못했던 부분을 젊은 세대의 젊은 감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거대 양당 지역구 출마 후보 중에는 최연소 나이다.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출마를 선택한 이유는.

▲비례대표는 전문가 그룹을 대변하라고 만든 자리다. 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신임을 받고 싶었고, 생활 정치를 해보고 싶었다. 직접 유권자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정면 돌파해 심판을 받을 것이다.

새로운보수당 전 대표 출신
거대당 최연소 지역구 출마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퓨처 메이커 공천으로 송파서 광명을로 지역구를 옮기게 됐다.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떤가.

▲시간이 부족한 점이 아무래도 불리하다고 생각하는데,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이기에 지역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으로서 시간적 여유가 없어도 어느 지역서든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퓨처 메이커 지정으로 당내 반발이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아쉽다. 사전부터 기존 당협위원장들과 소통 작업이 있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기존 당협위원들의 반발이 있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광명을에 내가 퓨처메이커 공천을 받은 이유는, 기존의 부패한 586세력들을 청산하라는 것과 무너진 광명을의 당협위를 새로 조직하라는 두 가지 특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퓨처 메이커 청년 공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차라리 퓨처 메이커 지역을 설정해 청년들끼리 경쟁시켰으면 한다. 이 지역이 될 수 있으면 당에 유리한 강남 3구와 같은 곳이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일반지역서 청년과 기성세대를 경쟁하게 여성 청년 가점을 주는 것보다 청년 특구를 지정해 청년들끼리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구도였으면 좋겠다.
 

▲ 김용태 미래통합당 광명을 후보

-선거를 치르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자금이다. 총선을 치르는 데 1억5000만원서 2억의 돈이 필요하다. 이 돈을 조달하는 게 사실 청년 후보로서는 쉽지 않다. 기성 정치인분들은 40∼50대가 되면서 사회서 안정적인 자금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치판에 들어온다. 자금, 바람, 조직을 선거의 3요소라고 한다. 자금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지역 조직이 생기기 때문이다. 기성 정치인과 붙을 때 그런 면에선 쉽지 않다.

-광명을의 지역 현안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광명을은 무엇보다 교통 문제가 심각하다. 철산~하안~소하~광명 KTX를 연결하는 ‘신 광명 지하철 시대’를 열고자 한다. 또 주차 문제 해결 방법으로 주차 세이빙제도를 실시하고 공영주차장을 확대할 것이다. 아울러 기아자동차 공장 지하를 관통해 기아로와 광명IC를 연결해 강남-광명-인천을 연결해 광명을이 교통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알려달라.

▲‘광명을에 광명(光明)을’이다. 광명이라는 곳은 원래 빛이 있는 곳인데 빛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새로운 빛이 되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되는 사건이 있었나.

▲너무 많다. 기성 정치인이 상식을 잘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조국 사태 때는 정말 아쉬웠다. 자신들만이 진리고, 선이라고 주장하는 건 상식과 멀어지는 것이다. 조국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었다고 하는데, 아니다. 언론서 왜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를 등가적으로 나누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연히 정부가 잘못했고, 청년의 희망을 짓밟은 결과였다.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다.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정부를 보면서 실망했다.


“90년생의 젊은 감각으로
광명을에 새로운 활력을!”

-20대 국회에 점수를 준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식물국회와 동물국회를 반복했다. 지난해 공직선거법개정안을 처리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결과적으로 양당 모두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선거운동을 할 때 유권자분들이 속았다며 굉장히 불쾌함을 많이 표시하신다. 당명이 바뀌고 많아지니까, 헷갈린다고도 하신다. 부끄럽다. 이건 국민을 기만하는 거다. 20대 국회에 후한 점수는 못 줄 것 같다.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출신이다. 선거 전 보수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쉬웠다. 창당한 지 한 달 만에 합당을 했으니 이 과정들이 국민들께, 합치려고 만든 정당으로 보이진 않았을까. 통합 정신에 따라 앞으로 보수세력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앞두고 보수통합이 됐다. 보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보수의 본령은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다. 개인들의 창의적인 역량들이 모여서 자발적인 결사체를 이루고 이 공동체를 지키는 게 보수의 역할이다. 기존의 보수 정치는 대여투쟁은 잘하고 있었지만, 공동체를 지키는 건 부족해 무너진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양극화 해결과 같은 부분이다. 앞으로의 보수정치는 공동체의 공동선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 속에서 당연히 자유, 공정, 평등의 가치가 따라와야 한다.
 

▲ ⓒ문병희 기자

-기성 정치인에게 바라는 점.

▲처음 정치판에 왔을 때 선배들이 “얼굴에 철면피 깔고 간, 쓸개 다 떼라”고 했다. 하지만 이건 틀렸다고 본다.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등 말 바꾸는 행동들에 대해선 좀 부끄러워할 줄 아셨으면 좋겠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여의도 정치’에 불만 사항이 있다면.

▲정당이 청년을 이용하고 있다. 각 정당에는 청년대변인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왜 굳이 청년이라는 말을 붙이는지 잘 모르겠다. 그럴 거면 기성 대변인과 청년 대변인으로 나눠야 하지 않나. 이런 호칭은 청년을 옭아매서 약자로만 가시화되도록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어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나.

▲국민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불신이나 혐오가 굉장히 크다. 이건 기성 정치인들의 탓이다. 국민들의 불신을 깨부수고 싶다. 제대로 된 젊은 정치인, 부끄러워할 줄 아는 정치인, 상식을 대변할 줄 아는 정치인이 되겠다.


<sangmi@ilyosisa.co.kr>


[김용태는?]

▲전 ROTC 52기(육군 중위 전역)
▲바른정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전 새로운보수당 당 대표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