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 최악의 시나리오 다섯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3.24 08:14:41
  • 호수 12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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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부모도 갑갑해 죽겠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학이 4월로 미뤄졌다. 학사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으며 2020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도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원격수업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2주일 더 연기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 학교 신학기 개학일을 4월6일로 추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5주일…
3번째 연기

매년 전국 학교 개학일 날짜는 3월2일이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지속되면서 총 5주일 미뤄지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개학 1주일 연기를 처음 발표했다가 이달 12일에 다시 2주일을 더 미루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3차 개학 연기(3차 휴업 명령)다. 잇달아 연기하는 바람에 “4차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개학 연기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학사일정, 학원 및 급식업계까지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교육부는 개학을 한 차례 더 미루는 이유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등 전문가들이 밀집도가 높은 학교서 감염이 발생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안전한 개학을 위해서는 현 시점으로부터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감염 우려로 인한 긴급 조치로 3·4월 모의고사(학력평가)가 미뤄지고 여름방학마저 사라지는 등 학사일정의 대대적인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학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과 고3 수험생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4월6일 개학마저 또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있어 교육계는 혼란에 휩싸였다.

통상 수시전형에 반영되는 내신 성적은 3학년 1학기까지다. 수시파들이 1학기까지 학교 시험공부에 전념하고 여름방학 시작과 동시에 2020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기출 문제를 풀면서 ‘정시’ 모드로 전환하는 이유다.

4월에는 학교 갈수 있을까
추이 보고 일정 변경 가능성

하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뒤틀렸다. 이미 4월 초로 연기된 3월 학력평가는 개학이 미뤄지면서 4월 중순 이후로 밀릴 상황이다. 교육부가 의무 수업일수(190일)를 줄인다고 하지만, 학사일정이 최소 한 달 이상 밀렸기 때문에, 학생들은 사실상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학교에 나가야 한다. 예년 같으면 정시 준비에 집중할 시기에 학교 수업과 수능 준비를 병행하게 돼 올해 수능이 재수생에게 유리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입시업체 진학사가 지난 6∼10일 고등학교 3학년 회원 233명을 대상으로 벌인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능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이는 37.8%(88명), 연기해야 한다는 이는 36.1%(84명)로 박빙이었다.
 

▲ 개학 연기 발표하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예정대로 다음달 6일 개학할 경우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는데, 교육부는 수시 일정을 1∼2주 연기하는 내용을 우선 검토 중이다. 수시를 1∼2주 연기하되 정시 일정을 그대로 두거나 수시를 1∼2주 연기하고 정시도 연기하는 방안 등이다. 

수시와 정시 일정 모두 그대로 진행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개학이 5주 밀리면서 여름방학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수시 일정이 촉박해져 학생부 마감일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져 개학일을 다시 다음달 13일이나 20일로 미루는 경우 2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둘 다 정시를 1주일 연기하는 방안이고, 수시는 1주일이나 2주일 연기하는 것이다.

수능은?
학원은?

4월6일에 개학 시 수시 일정을 최소 한 주씩 미루는 방안이 지금으로선 유력하다. 이 경우라면 수능 연기도 불가피하다. 오는 11월19일로 예정된 올해 수능은 이미 작년 수능일(11월14일)보다 5일이 늦다. 만약 수능을 2주일 늦추면 ‘12월(3일) 수능’을 치르는데 이 경우 눈·추위 등 기상 상황에 따른 돌발 변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시험지 배부부터 수험생 수송, 대규모 지각 사태까지 시험 운영상 여러 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교육부는 12월 수능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예체능 계열 수험생들의 걱정은 더 크다. 미대와 체대 등은 수능이 끝난 후 실시가 진행되는데, 수능이 연기되면 예체능계 수험생들은 실기를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앞서 수능이 연기된 적은 세 차례 있었다. 부산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2005년과 서울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렸던 2010년, 포항 지진이 발생했던 2017년에 각각 수능이 연기됐다. 2005년과 2010년에는 각각 3월, 2월에 미리 연기 발표가 이뤄졌으나 2017년에는 수능 전날에 연기가 발표됐다. 

이런 상황서 온라인 강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개학이 연기됐다고 학습마저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가서도 온라인 강의를 고려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는 2020학년도 1학기를 전면 온라인 강의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8일 성균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해 여러 가능성으로 인한 문제들을 검토하고 있고 그중에는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계획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해당 안을 포함해 교수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온라인 강의?

세종대·숭실대 등 일부 대학도 온라인 강의 연장을 고민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19일쯤 온라인 강의를 더 연장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국민대 본부 관계자 역시 “4주간 잡아둔 온라인 강의를 운영하면서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나 성공회대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 대학원 수업은 유튜브 방송과 같은 진기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교수가 초대한 화상 채팅방에 들어온 학생들이 실명 아닌 닉네임(별명)을 쓰기도 해 교수가 학생들을 ‘○○님’ 등 닉네임으로 부르기도 했다. 개인 사정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뻔한 학생들은 혜택을 받았다. 몇몇 학생들은 가족 행사서 휴대폰으로 수업에 참여하거나 병원 등 외부 장소서 수업에 참가하기도 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처럼 전례 없는 강의 환경이 익숙치 않은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 온갖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한 대학 강의에선 교수가 마이크를 켜지 않고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노트에 ‘안 들려요’라고 써서 들어 보이기도 했다. 모니터 화면을 거울 모드로 설정해 칠판 글씨가 뒤집어져 보이는 일도 벌어졌다. 교수가 화상 채팅방에 비수강생 참여를 막는 기능을 설정할 줄 몰라 생긴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대학생 A씨는 “화상으로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갑자기 비수강생이 접속해 ‘메시가 (축구를)잘해요, 호날두가 잘해요’ 등 수업 흐름과 전혀 맞지 않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로 각자 집에서 수업에 참여하다 보니 교수나 학생 가족이 온라인 강의에 등장하기도 했다.

대학들도 온라인 수업 
“이참에 9월 신학기제”

일각에선 개학 연기가 또 이뤄진다면 ‘9월 신학기제’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9월 신학기제는 초·중·고교부터 대학까지 9월부터 학년과 학기를 시작하는 제도로, 현재 미국, 유럽, 중국 등 대다수 국가가 시행하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는 한국, 일본, 호주만이 3∼4월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 9월 학기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될 가능성이 높은 9월이 아이들에게 더 안전하다고 분석한다. 또 9월 학기제는 추가 개학 연기로 혼란스러워진 교육 과정을 바로잡는 데에도 유리하다는 의견이 있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서 “이참에 한 번 9월 학기 신학기제로 변경하는 것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상황은 그냥 코로나19 사태서 만약 개학이 계속 늦어져 5월, 6월까지 간다면 전 학년 모두 6개월의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이 되니 이참에 바로 9월 신학기제로 가는 게 낫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잇따른 개학 연기로 학교 급식업체 업무가 없게 되자, 관련업계도 울상이다. 경남 창원의 한 급식 유통업체는 이달 들어 매출이 전혀 없다. 학교 급식만 취급해 개학 연기 여파를 그대로 맞고 있는 것. B업체는 처음 개학이 연기됐을 때 직원들에게 휴직을 권고하기도 했다.

납품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 한 납품업체는 개학을 대비해 준비했던 급식 일부를 폐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유통기한이 다음달 초라서 급식판에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업체 역시 거듭되는 개학연기 여파로 직원들에게 휴직 권고를 검토 중이다.

‘올스톱’
관련업계 울상

강원지역 급식재료 납품 농가서도 한숨이 터져나오기는 마찬가지 상황이다. 식자재로 사용될 농산물이 저온저장창고에 쌓여 상품성을 잃어가는 데다 유지비까지 들어가 손해가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저장고 천장까지 쌓인 감자를 보면서 이마의 주름이 더 깊어졌다. 지난해 이 지역 감자 농가는 13만8000t을 생산했다. 평년보다 20% 많다. 해당 지역 저장 감자는 대부분 식자재로 사용되는데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교 납품이 멈췄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어린이집도 휴원 연장?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코로나19 감염을 최대한 방지하고 영유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22일까지로 예고됐던 전국 어린이집 휴원 기간을 4월5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어린이집은 영유아가 밀집해 생활하는 공간으로, 그 안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할 경우 쉽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고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차원서 개원을 추가로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전국 어린이집은 지난달 27일부터 휴원에 들어갔다. 당초 이달 8일까지 휴원하기로 했다가 2주 연장했고, 이날 다시 한 번 2주 연장을 결정했다.

복지부는 휴원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당번교사를 배치해 긴급보육을 시행한다.

긴급보육을 사용하는 사유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종일보육(오전 7시30분∼오후 7시30분)을 실시하고 급·간식도 평상시처럼 제공한다. 복지부는 긴급보육을 시행하지 않는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어린이집 이용불편·부정신고센터등을 통해 신고받는다.

어린이집은 보육실 교재·교구, 체온계, 의자 등을 아동 하원 후 매일 소독해야 하고, 현관·화장실 등의 출입문 손잡이, 계단 난간, 화장실 스위치 등을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또 창문과 출입문을 수시로 개방해 주기적으로 환기해야 한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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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