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겨울 음식 ③벌교 꼬막과 장흥 매생이

지금 제일 맛있는 겨울 바다의 선물

▲ 데친 참꼬막, 꼬막전, 꼬막회무침, 꼬막된장찌개, 꼬막탕수육 등이 한 상에 나오는 벌교 꼬막정식

겨울바람이 제법 차다. 목덜미를 스치는 바람에 가시가 달린 듯, 절로 목이 움츠러든다. 겨울바람이 차가울수록 겨울 바다는 오히려 맛이 깊어진다. 기름진 갯벌에서 조개는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바닷물고기는 튼실해지며, 차가운 물속에서 해초는 연하고 부드러워진다. 지금이 아니면 맛보지 못할 바다의 겨울 진미가 있으니, 바로 꼬막과 매생이다. 냉장·냉동 기술이 발달해 사시사철 먹을 수 있다지만, 제철에 먹는 맛에 비할 바 아니다.

▲ 꼬막이 넘쳐나는 벌교시장

꼬막 하면 떠오르는 곳이 벌교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인 꼬막은 지금이 가장 맛 좋고 많이 날 시기다. 지난 주말에 찾은 벌교에는 꼬막 자루가 장거리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 우리가 흔히 먹는 새꼬막(왼쪽)과 즙이 많은 참꼬막(오른쪽)

꼬막은 세 종류가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새꼬막은 ‘똥꼬막’이라고도 한다. 껍데기에 난 골의 폭이 좁고 표면에 털이 있다. 제사상에 오르기 때문에 ‘제사 꼬막’으로도 불리는 참꼬막은 고급 꼬막이다. 껍데기가 두껍고 골이 깊다. 새꼬막은 배를 이용해 대량으로 채취하고, 참꼬막은 갯벌에 1인용 ‘뻘배(널)’를 밀고 들어가 직접 캔다.

소설 <태백산맥> 배경

완전히 성장하는 데 새꼬막은 2년, 참꼬막은 4년 걸린다. 값도 참꼬막이 새꼬막보다 5배 정도 비싸다. 새꼬막은 쫄깃해서 무침이나 전으로, 즙이 많은 참꼬막은 데쳐서 먹는다. 피꼬막은 새꼬막이나 참꼬막보다 2~3배 이상 크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꼬막탕수육

벌교에서 꼬막을 먹는 대중적인 방법은 꼬막정식을 파는 식당에 가는 것이다. 한 집 건너 하나가 꼬막정식 식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인당 2만원 정도면 꼬막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데친 참꼬막, 꼬막을 듬뿍 넣고 부친 전, 갖은 채소를 곁들인 매콤하고 새콤한 회무침, 새꼬막을 푸짐하게 넣은 된장찌개 등이 나온다.

나중에 공깃밥을 주문해 참기름 한 숟가락 둘러 비벼도 별미다. 꼬막탕수육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식당 주인은 꼬막을 넣고 끓이다가 거품이 나면 바로 건져야 맛있다고 귀띔한다. 껍데기가 벌어질 때까지 꼬막을 삶으면 질겨진다고.

▲ 벌교역 앞으로 조성된 ‘소설태백산맥문학기행길’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곳이다. 벌교역 앞으로 ‘소설태백산맥문학기행길’이 있다. 2011년 조성된 이 거리에는 피아노학원, 문방구 등이 개화기 건물 속에 들어섰다.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구 ‘보성여관’(등록문화재 132호)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은 목조건물로, 판자벽에 함석지붕을 올렸다. <태백산맥>에서는 ‘남도여관’으로 등장했으며, 빨치산 토벌대장 임만수와 대원들의 숙소로 사용됐다. 보성여관은 복원 사업을 거쳐 2012년 카페와 숙박 시설로 다시 태어났다.

▲ 구 보성여관은 일제강점기에 지은 목조건물이다. ▲ 소설 &lt;태백산맥&gt;의 무대가 된 현부자네집

보성여관 옆 ‘삼화목공소’는 1941년에 지은 건물로, 지금은 목수 왕봉민 씨가 운영한다. 1955년 선친이 운영하던 목공소를 물려받았다. 골목을 따라 조금 가면 화폐박물관으로 운영되는 보성 구 벌교금융조합(등록문화재 226호) 건물이 있다.

<태백산맥>에서는 금융조합장 송기묵과 현 부자네 집안사람인 남도여관 주인 현준배가 염상진 부대의 손에 죽는다. ‘태백산맥문학관’ ‘소화의집’ ‘현부자네집’ 등 <태백산맥>의 무대를 답사해도 의미 있을 듯싶다.

▲ 매생이를 채취하는 어민

벌교 옆 장흥에서는 매생이가 한창이다. 매생이는 장흥과 완도, 고흥 등에서 나지만,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 향이 진한 장흥 내전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내전마을에서는 모두 24가구가 매생이밭 35ha를 일군다. 다른 바다 작물처럼 매생이 역시 나는 기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인 꼬막
가늘고 부드러워 바다 향 진한 매생이

예전에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채취했지만, 올해는 2월 중순까지만 채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다가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십수년 전만 해도 김을 양식하는 주민은 매생이를 ‘웬수’로 여겼다. 김발에 매생이가 붙는데, 매생이가 섞인 김은 반값도 못 받기 때문이다. 이제는 매생이와 김의 자리가 바뀌었다.

▲ 젓가락으로 건져 먹는 매생이탕

남도 사람들은 매생이를 주로 탕으로 먹는다. 옛날에는 돼지고기와 함께 끓였다는데, 요즘은 대부분 굴을 넣고 끓인다. 방법은 간단하다. 민물에 헹군 매생이에 물을 붓고, 굴과 다진 마늘을 넣고 끓인다. 소금이나 조선간장으로 간하고, 참기름 한두 방울과 참깨를 뿌린다.

오래 끓이면 매생이가 녹아 물처럼 되기 쉬우니, 한소끔 끓자마자 불을 꺼야 한다. 장흥 토박이들은 “매생이탕에 나무젓가락을 꽂았을 때 서 있어야 매생이가 적당히 들어간 거예요. 매생이는 젓가락으로 건져 먹어야죠”라고 설명한다. 정남진장흥토요시장에 매생이탕과 매생이떡국을 내는 식당이 여럿이다.

▲ 매생이전도 별미다.

최근 들어 매생이가 많이 알려져 홍어나 과메기처럼 ‘전국 음식’이 됐다. 서울 같은 대처 음식점에서도 간간이 맛볼 수 있다. 일부 식당에선 매생이로 만든 칼국수, 부침개, 달걀말이 등을 낸다. 뜨끈한 매생이탕을 한술 떠서 입안에 넣는 순간, 바다 내음이 가득 퍼진다.

안도현 시인은 이 맛을 “남도의 싱그러운 내음이, 그 바닷가의 바람이, 그 물결 소리가 거기에 다 담겨 있었던 바로 그 맛”이라고 표현했다.

▲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산책로

요즘 장흥에서 가장 떠오르는 여행지는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다. 장흥군이 억불산 편백 숲에 조성했으며, 숙박 시설과 산책로 등을 갖췄다. 편백숲을 걸으며 상쾌한 피톤치드 향을 가득 마시다 보면 도심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 고즈넉한 겨울 정취가 느껴지는 보림사 경내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우리나라에 선종이 제일 먼저 들어온 ‘보림사’에도 가보자. 가지산 자락에 울려 퍼지는 범종 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김영남 시인은 보림사의 범종 소리를 듣고 ‘참빗’이라는 시를 쓰기도 했다. ‘먼 보림사 범종 소리 속에 / 가지산 계곡 솔새가 살고, / 그 계곡 대숲의 적막함이 있다. / 9월 저녁 햇살도 비스듬하게 세운. // 난 이 범종 소리를 만날 때마다 / 이곳에서 참빗을 꺼내 / 엉클어진 생각을 빗곤 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벌교꼬막정식거리→정남진장흥토요시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벌교꼬막정식거리→소설태백산맥문학기행길 
둘째 날: 보림사→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정남진장흥토요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보성문화관광 www.boseong.go.kr/tour
- 장흥문화관광 www.jangheung.go.kr/tour
- 보성여관 https://boseonginn.org
-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www.jhwoodland.co.kr

문의 전화
-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14
-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 보성여관 061)858-7528
-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061)864-0063

대중교통
- 벌교꼬막정식거리 [버스] 서울-보성,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회(15:10) 운행, 약 4시간40분 소요. 보성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순환01번·순환02번 농어촌버스 이용, 벌교역 정류장 하차. 벌교꼬막정식거리까지 도보 3~5분.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 정남진장흥토요시장 [버스] 서울-장흥,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7회(08:00~16:50) 운행, 약 5시간 소요. 장흥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농어촌버스(장흥-부춘, 장흥-섭곡) 이용, 정남진장흥토요시장 정류장 하차.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자가운전
- 벌교꼬막정식거리: 경부고속도로→천안 JC에서 광주·전주·세종 방면→논산 JC에서 광주·익산 방면→익산 JC에서 장수·완주·순천 방면→완주 JC에서 순천·남원 방면→동순천 IC에서 여수·광양항 방면→신대교차로에서 목포·보성·여수 방면→해룡교차로에서 목포·보성·순천만 IC 방면→순천만 IC에서 벌교·순천만습지 방면→금치재교차로에서 광주·벌교·낙안읍성민속마을 방면→회정교차로에서 광주·낙안·낙안읍성민속마을 방면→벌교꼬막정식거리
-정남진장흥토요시장: 경부고속도로→천안 JC에서 광주·전주·세종 방면→공주 JC에서 당진·서천 방면→서공주 JC에서 서천공주고속도로 서천·서공주 방면→동서천 JC에서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목포 방면→죽림 JC에서 서영암 IC·남악 방면→서호학산 IC에서 순천 방면→장흥 IC에서 장흥 방면→장흥IC교차로에서 보성·장흥 방면→장흥교오거리에서 법원·검찰청·경찰서 방면→장흥칠거리에서 토요시장1길 방면→정남진장흥토요시장 

숙박 정보
- 춘운서옥(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보성군 보성읍 송재로 211-9, 010)8786-1114, www.cwhanok.com
- 보성여관: 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길, 061)858-7528, https://boseonginn.org
- 보성다비치콘도: 보성군 회천면 충의로, 061)850-1114, www.dabeach.co.kr
- 스파리조트안단테: 장흥군 안양면 수문용곡로, 061)862-2100, www.andanteresort.com
-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061)864-0063, www.jhwoodland.co.kr

식당 정보
- 거시기꼬막식당(꼬막정식): 보성군 벌교읍 계두길, 061)858-2255
- 정가네원조꼬막회관(꼬막정식): 보성군 벌교읍 조정래길, 061)857-9919, www.bgkomak.com
- 장도웰빙꼬막정식(꼬막정식): 보성군 벌교읍 시장1길, 061)858-9300, www.jangdowellbeing.com 
- 끄니걱정(매생이탕·한우구이): 장흥읍 토요시장2길, 061)862-5678 
- 만나숯불갈비(장흥삼합): 장흥읍 물레방앗간길, 061)864-1818

주변 볼거리
정선: 대한다원
장흥: 천관산문학공원, 남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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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