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①연천 전곡선사박물관

우주선을 타고 시간 여행

▲ 독특한 외관이 인상적인 전곡선사박물관

추운 겨울이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이불 밖은 위험해!”라며 움츠러든다. 따뜻한 집도, 롱 패딩도 없던 선사시대 사람들은 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 손을 잡고 연천 전곡리 유적(사적 268호)에 위치한 전곡선사박물관으로 향한다. 

전곡리 유적은 1978년 미군 병사 그렉 보웬이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전기 구석기시대 문화를 주먹도끼 문화권과 찍개 문화권으로 분류하던 종전 세계 고고학계의 학설을 뒤엎은 사건이었다. 동북아시아 최초로 전곡리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되며 아시아 지역의 인류 진화가 뒤처지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연천 전곡리 유적 입구

전곡리 유적과 ‘전곡선사박물관’은 구석기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소다. 유적 관람은 유료, 박물관은 무료이며 두 곳은 입구는 다르나 유적 후문을 통해 연결된다.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유적까지 함께 돌아보기에 좋지만, 겨울에는 실내 박물관이 매혹적이다.

독특한 외관

전곡선사박물관은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기다란 곡선형 건물은 국제 설계 공모를 거쳐 프랑스 건축 팀이 설계했다. 외형은 원시 생명체인 아메바와 미래 지향적인 우주선 모양이고, 스테인리스 판을 덮은 외벽은 뱀 비늘을 모티프 삼아 빛을 받으면 반짝거리도록 설계됐다.

▲ ‘원시인 루시 현대인을 만나다’ 조형물과 전곡선사박물관이 어우러진 풍경

건물 규모가 커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조금 떨어져서 보려고 산책로에 들어선다. 마른 억새와 풀이 무성한 야외는 선사시대 분위기다. 매머드나 구석기인 조형물이 분위기를 더한다. 풀밭 사이로 반짝이는 은빛 건축물이 선사시대에 불시착한 우주선 같다.

마침 옆으로 ‘원시인 루시 현대인을 만나다’라는 조형물이 눈에 띈다. 현대에 사는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선사시대에 도착한 상상을 해본다.

▲ 박물관 입구가 지하 1층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된 박물관 내부는 전시 특성에 맞게 동굴처럼 설계했다. 입구가 지하 1층이다. 야외에서 입구로 이어져, 표시가 없으면 지하 1층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지하 1층에는 안내데스크와 3D영상실이 있고, 상설전시실과 고고학체험실(인터스코프) 등 주요 관람 시설, 카페테리아, 뮤지엄 숍은 대부분 1층에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요일과 1월1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 ‘전곡 구석기나라 여권’은 뮤지엄 숍에서 발급한다.

고고학, 선사시대, 주먹도끼처럼 먼 옛날이야기에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관심을 보일까? 박물관은 이런 부모의 우려를 아는 듯, 여러 가지 재미난 장치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예가 ‘전곡 구석기나라 여권’이다. 여권을 발급하면(유료) 아이들이 좀 더 재미나게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

여권은 뮤지엄 숍에서 판매한다. 여권을 사면 제일 먼저 여권용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구석기인으로 변신한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RFID 칩이 내장된 카드를 받으면 구석기 시간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정교한 모형이 행진하듯 늘어섰다.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중앙의 메인 전시물에 시선을 빼앗긴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정교한 모형이 행진하듯 늘어섰다. 초기 인류 화석 중 하나인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별칭 투마이)부터 학창 시절에 달달 외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등이다.

동북아시아 최초 주먹도끼 발견된 곳
구석기시대 생활상 보여주는 장소

세계적인 복원 예술가 엘리자베스 데인스의 손을 거친 전시물은 머리카락 한 올, 주름 하나까지 섬세해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하다.

▲ 본인의 사진과 고생대 인류의 모습을 합성해보는 체험이 흥미롭다.

“옛날에는 사람이 진짜 저렇게 생겼다고요?” 아이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저 시대에 살았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한 모양이다. 여권과 카드를 들고 체험 코너로 향한다. 시대별로 설치된 터치스크린에 RFID 카드를 대면 미리 찍어둔 본인의 사진과 고생대 인류가 합성된 사진이 나온다.

‘너무 이상하게 생겼다’는 충격도 잠시. 투마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등으로 변한 자신을 보며 즐거워한다. 다양한 사진 꾸미기 기능까지 있어 그야말로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 제한 시간 내에 미스터리 상자의 비밀번호를 추론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가이드 투어, 전곡리 유적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3D 영상 등이 알찬 관람을 도와준다. 제한 시간 내에 박물관에서 미스터리 상자의 비밀번호를 추론하는 성인 대상 프로그램(유료)도 인기다.

▲ 인터스코프에서 즐기는 VR 체험

인터스코프는 종전 체험 시설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박물관에 우주선 테마를 결합해 공간을 꾸미고, 고인류 VR존과 냉동 미이라 ‘외찌’ 체험존 등 체험형 전시물을 배치했다. 극심한 환경오염 때문에 지구를 떠나 화성에 정착한 인류가 수천 년 뒤 자연 복원된 지구를 탐사하는 상상 속 이야기를 담아 흥미롭다.

▲ 야영장, 캐러밴, 산책로 등 다양한 휴양 시설을 갖춘 한탄강관광지

전곡선사박물관과 가까운 한탄강관광지는 야영장, 캐러밴, 산책로, 한탄강어린이교통랜드, 물놀이장 등 다양한 휴양 시설을 갖췄다. 풍광 좋은 한탄강을 끼고 자리해 운치 있는 휴식을 선사한다. 임진물새롬랜드는 하수종말처리장을 공원으로 만들었다. 캠핑장과 산책로, 놀이 시설 등을 조성했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꾸며 재미를 더한다.

▲ 하수종말처리장을 공원으로 만든 임진물새롬랜드

연천에는 고구려의 흔적이 많다. 연천 당포성(사적 468호)은 절벽을 이용한 평지성이다. 호로고루, 은대리성과 함께 연천 지역 고구려 3대 성으로 꼽힌다.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대지가 삼각형이고 성의 양쪽은 절벽이라, 평지와 연결되는 동쪽 성벽만 높게 축조했다. 지형을 활용한 고구려의 축성법을 살펴볼 수 있다.

▲ 연천 당포성은 절벽을 이용한 평지성이다. ▲ 고려조 네 왕의 제사를 지내던 숭의전

고구려의 흔적

연천 숭의전지(사적 223호)는 조선 시대에 고려조 네 왕(태조, 현종, 문종, 원종)과 충신 16인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 지낸 숭의전이 있던 자리다. 태조 이성계가 1397년 전각을 세우고, 고려 태조의 위패를 모신 게 숭의전의 시초다. 한국전쟁 때 전각이 모두 소실돼 1970~1980년대에 재건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전곡선사박물관→임진물새롬랜드→연천 숭의전지→연천 당포성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전곡선사박물관→연천 전곡리 유적→한탄강관광지
둘째 날: 임진물새롬랜드→연천 당포성→연천 숭의전지→연천고랑포구역사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전곡선사박물관 http://jgpm.ggcf.kr
- 연천군 문화관광 https://tour.yeoncheon.go.kr
- 한탄강관광지 http://hantan.co.kr

문의 전화
- 연천군청 관광과 031)839-2063
- 전곡선사박물관 031)830-5600
- 한탄강관광지 031)833-0030

대중교통 
지하철: 수도권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 하차, 시청역 출발 기준 약 1시간20분 소요. 소요산역 정류장에서 39번·39-1번·53번· 53-1번 버스 등 이용, 전곡선사박물관앞 정류장 하차, 약 20분 소요.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자가운전
세종포천고속도로→민락 IC→민락지하차도→민락교차로에서 동두천·양주 방면 오른쪽→신평화로→소요산교차로에서 안흥마을·안흥동 방면 오른쪽→신흥학교삼거리에서 도곡골 방면 좌회전→신천로에서 동안교 방면 우회전→강변로→연천·전곡 방면 우회전→하봉암로에서 평화로 방면 좌회전→평화로→사랑동삼거리에서 좌회전→전곡선사박물관

숙박 정보
- 조선왕가(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연천읍 현문로, 031)834-8383, www.chosun1807.com 
- 알멕스랜드(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왕징면 왕산로218번길, 010-5266-4017, www.almecsland.com
- 연천세계캠핑체험존: 전곡읍 선사로, 031)835-7100, http://hantan.co.kr 

식당 정보
- 망향비빔국수 본점(비빔국수): 청산면 궁평로, 031)835-3575
- 명신반점(짜장·짬뽕): 전곡읍 전곡역로, 031)832-2307
- 신라가든(옛날불고기돌솥정식): 청산면 평화로, 031)832-7666, https://sinlagarden.modoo.at

주변 볼거리
연천 호로고루, 재인폭포, 허브빌리지, 연천 경순왕릉, 임진강 주상절리, 한탄강지질공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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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