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문 닫는 ‘아이존’ 속사정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0.14 10:55:42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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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못내 쫓겨나는 서울시 시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정신 장애 아동들은 점점 늘어나는 반면, 서울서 시작한 아동 상담센터인 ‘아이존’이 임대료 문제 등 장소 확보 문제로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학부모들은 노원 아이존을 지켜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아이존

지난 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서 정신장애의 42%가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기에 발병하는데도 불구하고 실태 파악 및 치료 체계의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장애의 42%가 아동·청소년기에 발병하지만, 지난해 정신의료기관의 외래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은 19만1702명으로 전체 진료 인원(203만5486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동·청소년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와 치료 인프라를 마련해 정신질환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켜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동·청소년 
정신재활 시설

남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정신재활 시설은 총 348개소인데 반해, 아동·청소년 정신재활 시설은 전국에 12개소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모두 서울지역에 밀집해 있고 그 외 지역에는 전무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2006년 9월 만 6세부터 14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송파 아이존을 개소했다. 아이존은 정서·행동문제를 가진 아동 및 발달장애 아동과 가족을 위한 서울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지원시설이다.  

이후 2008년 ‘서울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포럼’서 정신건강 문제 아동 쉼터인 아이존이 사업현황을 발표기도 했다. 이후 ▲2009년 노원, 동작, 양천 아이존 개소 ▲ 2012년 동대문, 중구, 종로 아이존 개소 등 각 지역구로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2016년 임대료와 관련해 장소 확보에 따른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존 공동운영위원회는 ‘운영 장소 확보’에 관해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10개소를 운영한 아이존의 운영 장소는 법인이나 시에서 소유하는 건물서 운영하는 유형, 법인서 운영 장소를 확보해 임대하는 유형 등이 있었다.

법인 확보의 경우 매월 높은 임대료 및 인상 요구, 계약 종료 등의 변수가 발생하고 있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힌 금천 아이존은 폐쇄 절차를 밟았다. 

이외에도 강서, 노원, 동대문 아이존 등이 현재 운영장소 확보에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장소에 대한 확보방안 논의를 진행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아동·청소년 정신 의료기관 취약해 마련
점차 늘다 2016년부터 장소 확보 어려움

처음 아이존을 개소할 때 유지방안을 수립해 출발했다면 관례화돼 정착하기 수월했을 것이다. 송파 아이존의 아이코리아처럼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법인이 많지 않은 이상, 장소를 제공하면서까지 운영 할 수 있는 법인이 드문 것이 현실이었다.

당시 이 세 지점은 서초 아이존과 같이 자치구서 운영하거나 여유자금이 있는 법인이나 개인이 공간을 소유하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이전을 할 경우에도 비용적인 면에서 이사 비용과 초기시설 비용을 법인이 부담해야 하게 됐다. 새로운 민간법인이 아이존 운영을 맡게 돼 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임대료에 대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동대문 아이존서 이 같은 어려움이 발생했으며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강서 아이존의 경우 건물주와 협의해 6개월을 연장했으나 6개월 후에는 임대료를 반드시 인상해 지급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시에서 적극적으로 장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보건소서도 시와 논의를 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그러나 운영 장소 확보에 대한 어려움으로 아이존 사업을 운영하고 수행하면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위태로워졌다.

당시 서울시는 “시설 임대료까지 운영비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인 사회복귀시설의 경우 지정후원금을 확보해 임대료를 납부하는 시설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아이존도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결국 2017년 강서 아이존도 폐쇄되고 영등포 아이존으로 바뀌었다. 2년 뒤인 2019년 노원 아이존에서도 임대료로 인한 존폐위기는 또다시 불거졌다. 

임대료 얼마?
센터 존폐위기 

지난달 27일 국민청원에 “서울시 아이존을 끝까지 책임져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노원 아이존을 이용하고 있는 학부모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노원 아이존이 폐쇄 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원해주고 있던 사회법인 재단이 월세 부담에 올해 말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청원했다.

이어 “월세가 없는 공간을 마려해줄 수 있는 방안과 학부모와 아이들이 걱정 없이 센터를 이용하고 싶다”며 호소했다. 다음 법인 재단이 운영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또다시 월세로 인해 부담을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월세 부담이 없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취지였다. 

그는 “서울시와 법인회사 노원 아이존의 선생님들 덕분으로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많은 아이가 회복되고 있었다. 고학년 아이들은 그나마 인근 다른 센터로 연계가 된다고 하지만 저학년 아이들은 이런 센터가 없어 중간에 치료가 중단될 위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무엇보다 정신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아이존은 보통 시·구 건물, 법인 건물, 임대 건물 등에 자리를 잡는다. 노원점의 경우 임대 건물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건물 임대인이 내년부터 월세 인상을 요구했다. 현재 노원 아이존은 작은 사회복지법인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재단에선 더 나은 곳이 맡아 운영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해 올해를 끝으로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원 아이존 관계자는 “자금은 법인재단이나 후원으로 충당한다. 후원자들에게도 임대료를 후원해달라고 하면 아무도 후원하지 않는다. 사업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건 몰라도 임대료에 관한 사업은 후원을 받기가 참 힘들다. 특히 큰 재단의 경우는 사람들이 많은 후원을 하지만 작은 사회복지재단의 경우는 후원금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노원 아이존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은 SNS를 통해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존 지키기에 나섰다. 노원구 국회의원과 구청장은 주민의 요구에 따라 법을 제정하고 노원구 사업과 예산을 편성하도록 촉구하는 대회인 ‘제1회 노원 주민대회’에 참여해 요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2006년 개소
폐쇄로 가닥

요구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원 아이존을 지켜달라. 노원 아이존은 정서, 행동 빛 발달장애 문제를 가진 서울시 아동을 대상으로 전문적이고 다각적인 개입을 통해 아동들이 학교 및 가정에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취약계층의 아동을 체계적인 치료와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노원 아이존은 행복복지재단서 재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돼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서울시에선 사업비가 책정됐으나 공간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이존이 사라지게 되면 노원의 정서 치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 어떤 가족들은 치료를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노원 아이존을 지켜달라.’
 

이어 다른 한 학부모도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건 함께 해보자”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한목소리를 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저학년의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노원 아이존이 폐쇄될 경우 지속해서 받아오던 자녀들의 상담이 끊기게 된다. 노원 아이존 시설장은 “아이들 치료는 딱 1년 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나이를 먹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담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시서 운영되고 있는 아이존은 총 열 군데다. 노원 아이존과 동대문 아이존을 제외하고는 월세 부담이 없는 시·구청 건물이나 위탁운영기관 건물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이 두 지점은 현재 건물주의 입장에 따라 운영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노원 아이존은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으로 행복복지재단이 운영을 포기했으며 동대문 아이존은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서울시관계자에 따르면 동대문 아이존은 이사가 확정됐다. 동대문구는 아니지만, 현재 위치서 멀지 않은 곳으로 새로운 보금자리가 확정돼 이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대문 아이존에 확인한 결과 “어떤 답변도 드리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강서·노원·동대문 등 불안정
행복법인재단 노원점 후원 포기

아이존 존폐 위기에 가장 아쉬워하는 이는 단연 학부모다.

A학부모는 “자녀가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아동 ADHD 증상을 겪었다. 사설 병원서 상담·치료를 진행하면 비용도 부담일 뿐더러, 시간이 지나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병원에선 환자를 돈으로 보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형식적인 질문만 몇 번 하다가 끝나는 치료라 끝나는 시간만 기다린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아이존 같은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지속적인 상담이 이뤄진다. 가장 좋은 점은 아이뿐 아니라 부모 교육도 함께 진행돼 아이의 부족한 점을 상담교사와 함께 치료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이존 같은 경우 개인 치료, 그룹 치료 등이 있다. 사설병원과 가장 큰 차이는 상담교사와 그룹치료 아이들의 변동이 없어 아이들이 혼란을 겪는 일이 적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부모님들도 굉장히 만족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존은 10년 이상 된 아동 상담센터인데도 대외적으로 홍보가 적극적으로 돼있진 않다.

B학부모는 “아이존 자체가 굉장히 좋은 곳인데 남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면 센터도 몇 군데 없을뿐더러 인원도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친척이나 정말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아이존 입장서도 홍보가 너무 될 경우에는 인원을 모두 받지 못하기 때문에 홍보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송파·양천 아이존 두 곳만 정원이 40명이며 나머지 센터에선 정원이 총 30명으로 한정돼있다.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는 노원 아이존은 공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정원수 적어 
홍보 소극적

한 시설 센터장은 “서울시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노원 아이존의 새로운 공간이 마련이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 각 구에서도 마련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법인재단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 문제”라며 “노원 아이존이 폐쇄된다면 아이들은 물론 시설장, 직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재단이 새로 맡게 되면 3개월 운영비인 최소 3∼4억원의 자금을 써야 한다. 이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들 테니 이 부분은 적어도 국가서 책임져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으로 아이존이 점점 줄어든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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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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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