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문 닫는 ‘아이존’ 속사정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0.14 10:55:42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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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못내 쫓겨나는 서울시 시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정신 장애 아동들은 점점 늘어나는 반면, 서울서 시작한 아동 상담센터인 ‘아이존’이 임대료 문제 등 장소 확보 문제로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학부모들은 노원 아이존을 지켜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아이존

지난 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서 정신장애의 42%가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기에 발병하는데도 불구하고 실태 파악 및 치료 체계의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장애의 42%가 아동·청소년기에 발병하지만, 지난해 정신의료기관의 외래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은 19만1702명으로 전체 진료 인원(203만5486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동·청소년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와 치료 인프라를 마련해 정신질환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켜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동·청소년 
정신재활 시설

남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정신재활 시설은 총 348개소인데 반해, 아동·청소년 정신재활 시설은 전국에 12개소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모두 서울지역에 밀집해 있고 그 외 지역에는 전무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2006년 9월 만 6세부터 14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송파 아이존을 개소했다. 아이존은 정서·행동문제를 가진 아동 및 발달장애 아동과 가족을 위한 서울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지원시설이다.  

이후 2008년 ‘서울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포럼’서 정신건강 문제 아동 쉼터인 아이존이 사업현황을 발표기도 했다. 이후 ▲2009년 노원, 동작, 양천 아이존 개소 ▲ 2012년 동대문, 중구, 종로 아이존 개소 등 각 지역구로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2016년 임대료와 관련해 장소 확보에 따른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존 공동운영위원회는 ‘운영 장소 확보’에 관해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10개소를 운영한 아이존의 운영 장소는 법인이나 시에서 소유하는 건물서 운영하는 유형, 법인서 운영 장소를 확보해 임대하는 유형 등이 있었다.

법인 확보의 경우 매월 높은 임대료 및 인상 요구, 계약 종료 등의 변수가 발생하고 있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힌 금천 아이존은 폐쇄 절차를 밟았다. 

이외에도 강서, 노원, 동대문 아이존 등이 현재 운영장소 확보에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장소에 대한 확보방안 논의를 진행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아동·청소년 정신 의료기관 취약해 마련
점차 늘다 2016년부터 장소 확보 어려움

처음 아이존을 개소할 때 유지방안을 수립해 출발했다면 관례화돼 정착하기 수월했을 것이다. 송파 아이존의 아이코리아처럼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법인이 많지 않은 이상, 장소를 제공하면서까지 운영 할 수 있는 법인이 드문 것이 현실이었다.

당시 이 세 지점은 서초 아이존과 같이 자치구서 운영하거나 여유자금이 있는 법인이나 개인이 공간을 소유하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이전을 할 경우에도 비용적인 면에서 이사 비용과 초기시설 비용을 법인이 부담해야 하게 됐다. 새로운 민간법인이 아이존 운영을 맡게 돼 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임대료에 대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동대문 아이존서 이 같은 어려움이 발생했으며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강서 아이존의 경우 건물주와 협의해 6개월을 연장했으나 6개월 후에는 임대료를 반드시 인상해 지급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시에서 적극적으로 장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보건소서도 시와 논의를 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그러나 운영 장소 확보에 대한 어려움으로 아이존 사업을 운영하고 수행하면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위태로워졌다.

당시 서울시는 “시설 임대료까지 운영비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인 사회복귀시설의 경우 지정후원금을 확보해 임대료를 납부하는 시설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아이존도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결국 2017년 강서 아이존도 폐쇄되고 영등포 아이존으로 바뀌었다. 2년 뒤인 2019년 노원 아이존에서도 임대료로 인한 존폐위기는 또다시 불거졌다. 

임대료 얼마?
센터 존폐위기 

지난달 27일 국민청원에 “서울시 아이존을 끝까지 책임져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노원 아이존을 이용하고 있는 학부모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노원 아이존이 폐쇄 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원해주고 있던 사회법인 재단이 월세 부담에 올해 말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청원했다.

이어 “월세가 없는 공간을 마려해줄 수 있는 방안과 학부모와 아이들이 걱정 없이 센터를 이용하고 싶다”며 호소했다. 다음 법인 재단이 운영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또다시 월세로 인해 부담을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월세 부담이 없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취지였다. 

그는 “서울시와 법인회사 노원 아이존의 선생님들 덕분으로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많은 아이가 회복되고 있었다. 고학년 아이들은 그나마 인근 다른 센터로 연계가 된다고 하지만 저학년 아이들은 이런 센터가 없어 중간에 치료가 중단될 위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무엇보다 정신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아이존은 보통 시·구 건물, 법인 건물, 임대 건물 등에 자리를 잡는다. 노원점의 경우 임대 건물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건물 임대인이 내년부터 월세 인상을 요구했다. 현재 노원 아이존은 작은 사회복지법인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재단에선 더 나은 곳이 맡아 운영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해 올해를 끝으로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원 아이존 관계자는 “자금은 법인재단이나 후원으로 충당한다. 후원자들에게도 임대료를 후원해달라고 하면 아무도 후원하지 않는다. 사업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건 몰라도 임대료에 관한 사업은 후원을 받기가 참 힘들다. 특히 큰 재단의 경우는 사람들이 많은 후원을 하지만 작은 사회복지재단의 경우는 후원금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노원 아이존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은 SNS를 통해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존 지키기에 나섰다. 노원구 국회의원과 구청장은 주민의 요구에 따라 법을 제정하고 노원구 사업과 예산을 편성하도록 촉구하는 대회인 ‘제1회 노원 주민대회’에 참여해 요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2006년 개소
폐쇄로 가닥

요구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원 아이존을 지켜달라. 노원 아이존은 정서, 행동 빛 발달장애 문제를 가진 서울시 아동을 대상으로 전문적이고 다각적인 개입을 통해 아동들이 학교 및 가정에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취약계층의 아동을 체계적인 치료와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노원 아이존은 행복복지재단서 재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돼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서울시에선 사업비가 책정됐으나 공간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이존이 사라지게 되면 노원의 정서 치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 어떤 가족들은 치료를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노원 아이존을 지켜달라.’
 

이어 다른 한 학부모도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건 함께 해보자”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한목소리를 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저학년의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노원 아이존이 폐쇄될 경우 지속해서 받아오던 자녀들의 상담이 끊기게 된다. 노원 아이존 시설장은 “아이들 치료는 딱 1년 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나이를 먹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담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시서 운영되고 있는 아이존은 총 열 군데다. 노원 아이존과 동대문 아이존을 제외하고는 월세 부담이 없는 시·구청 건물이나 위탁운영기관 건물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이 두 지점은 현재 건물주의 입장에 따라 운영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노원 아이존은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으로 행복복지재단이 운영을 포기했으며 동대문 아이존은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서울시관계자에 따르면 동대문 아이존은 이사가 확정됐다. 동대문구는 아니지만, 현재 위치서 멀지 않은 곳으로 새로운 보금자리가 확정돼 이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대문 아이존에 확인한 결과 “어떤 답변도 드리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강서·노원·동대문 등 불안정
행복법인재단 노원점 후원 포기

아이존 존폐 위기에 가장 아쉬워하는 이는 단연 학부모다.

A학부모는 “자녀가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아동 ADHD 증상을 겪었다. 사설 병원서 상담·치료를 진행하면 비용도 부담일 뿐더러, 시간이 지나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병원에선 환자를 돈으로 보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형식적인 질문만 몇 번 하다가 끝나는 치료라 끝나는 시간만 기다린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아이존 같은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지속적인 상담이 이뤄진다. 가장 좋은 점은 아이뿐 아니라 부모 교육도 함께 진행돼 아이의 부족한 점을 상담교사와 함께 치료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이존 같은 경우 개인 치료, 그룹 치료 등이 있다. 사설병원과 가장 큰 차이는 상담교사와 그룹치료 아이들의 변동이 없어 아이들이 혼란을 겪는 일이 적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부모님들도 굉장히 만족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존은 10년 이상 된 아동 상담센터인데도 대외적으로 홍보가 적극적으로 돼있진 않다.

B학부모는 “아이존 자체가 굉장히 좋은 곳인데 남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면 센터도 몇 군데 없을뿐더러 인원도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친척이나 정말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아이존 입장서도 홍보가 너무 될 경우에는 인원을 모두 받지 못하기 때문에 홍보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송파·양천 아이존 두 곳만 정원이 40명이며 나머지 센터에선 정원이 총 30명으로 한정돼있다.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는 노원 아이존은 공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정원수 적어 
홍보 소극적

한 시설 센터장은 “서울시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노원 아이존의 새로운 공간이 마련이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 각 구에서도 마련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법인재단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 문제”라며 “노원 아이존이 폐쇄된다면 아이들은 물론 시설장, 직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재단이 새로 맡게 되면 3개월 운영비인 최소 3∼4억원의 자금을 써야 한다. 이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들 테니 이 부분은 적어도 국가서 책임져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으로 아이존이 점점 줄어든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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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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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