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지방간염)은 간세포 속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서 과음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달리, 비만·당뇨병·고지혈증·약물 등을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과식을 피하고 간식, 음료 등 당분 섭취를 줄이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예방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의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21%로 늘어났으며 남성 환자가 2017년 기준 3만551명으로 여성 환자 2만705명보다 47.6%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최고점
최근 5년 사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2만4379명에서 2017년 5만1256명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21%를 기록했다. 남성 환자의 진료인원은 2013년 1만4278명에서 2017년 3만551명으로 1만6273명 늘어나, 여성 환자가 2013년 1만101명에서 2017년 2만705명으로 1만604명 늘어난 것에 비해 진료인원 증가폭이 컸고, 연평균 증가율 또한 21.6%로 여성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 20.2%보다 다소 높았다.
2017년 기준 성별 인원을 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료인원은 전체 5만1000여명 중 3만600여명(59.6%)이 남성 환자이며, 이는 여성 환자 2만700여명(40.4%) 대비 약 1.5배에 근접하는 수치로 나타났다.
최종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5년 동안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한 것에 대해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료인원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부족, 생활양식의 변화, 비만인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고 경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서 고열량 식사를 많이 하는 반면, 몸을 움직일 기회가 적어 소비되지 못한 열량이 피하지방이나 간에 저장돼 비만과 지방간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인원 5년간 연평균 21% 증가
남성 환자 여성보다 47.6% 더 많아
2017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전체 진료인원 중 50대가 1만2300여명(24.1%)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1만600여명(20.7%)으로 뒤를 이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료실인원은 50대에서 최고점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는데 여성은 30.9%(6391명)로 50대가 많았고, 남성은 23.7%(7235명)로 40대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40대가 165명, 여성은 60대가 17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21.1%로 여성 19.6%보다 다소 높았다.
최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료실인원 중 40대 남성과 50∼60대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제2형 당뇨병·고지혈증·대사증후군 등과 같은 성인병이 위험인자다. 남성 40대, 여성 50∼60대에 진료인원이 많은 것은 40대 이후에 이와 같은 성인병이 증가하는 것과 연관되며 여성의 경우 나이와 폐경도 중요 위험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40∼50대 이후 지방간이 증가하는 현상은 당뇨병, 뇌혈관질환 및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관련이 있음을 고려할 때 이 환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방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대부분 양호한 임상 경과를 보인다. 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과 같은 말기 간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리고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제2형 당뇨병, 대사증후군과 같은 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으며, 관상 동맥 및 뇌혈관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높아서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정할 수 있는 증상 없어
간경변으로 진행하면 증상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특정할 수 있는 증상은 없다. 다만 일부 환자의 경우 우측 상복부 불편, 피곤함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복부 진찰에서 간비대로 인해 간이 만져지기도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경변으로 진행할 경우 간경변에 의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효과가 입증된 약물치료나 치료법은 아직까지는 없다. 간 보호약제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효과가 뚜렷하게 입증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지방간에 동반되는 인슐린저항성, 비만,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조절이 중요하다. 운동·식이요법·체중감량 등 생활 습관의 변화가 선행돼야 하고, 당뇨 및 인슐린저항성 치료·고지혈증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체중 감량을 하면 인슐린 감수성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급격한 감량은 간의 염증 및 섬유화를 악화시킬 수 있어 서서히 체중을 줄여가는 것이 좋다. 현재 체중의 7∼10% 정도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도 근육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대사증후군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중등도(최대 심박수 50∼70%) 유산소 운동(걷기·자전거타기·조깅·수영 등)이 좋으며 주 2회 이상, 1회에 30~60분 정도를 권장한다.
원인 제거해야
예방을 위해서는 지방간 발생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및 대사증후군 등이 위험 요인이므로 이를 관리해야 한다. 운동, 식생활 개선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식생활 개선 방법으로는 과식을 피하고 영양소가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당분이 들어간 음료수는 피하며, 사탕·초콜릿· 라면·케이크도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