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가는 섬 ⑤완도 고금도

배 타지 않고 떠나는 완벽한 섬 여행

▲ 고금도는 세 다리로 육지 혹은 다른 섬과 이어진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 섬 여행이 어울린다. 바다로 둘러싸인 청정한 섬은 여름의 활기를 즐기는 동시에 무더위를 씻어내기 좋다. 배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섬 여행을 고민한다면, 육지와 다리로 이어지는 섬은 어떨까. 크고 작은 200여개 섬이 있는 완도군은 연륙교 섬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완도군에서 큰 섬인 완도, 고금도, 신지도, 조약도(약산도)는 다리로 연결돼 있어 배를 타지 않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 장보고대교

유자의 고장

그중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큰 고금도는 세 다리로 육지 혹은 다른 섬과 이어진다. 2007년 강진군과 고금도를 잇는 고금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고금도는 육지에서 차로 여행할 수 있는 섬이 됐다. 1999년 개통한 약산연도교가 고금도와 약산면 조약도를 잇고, 2017년 개통한 장보고대교가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다. 이로써 고금도는 섬이지만 섬 같지 않은 땅이 됐다. 고립된 섬이 아니라 어디로든 연결된 열린 섬이다.
 

▲ 고금대교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조형물

고금도는 강진군 마량면과 완도읍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장보고대교가 완공되며 고금도와 신지도 사이에 국도77호선이 이어졌고, 이 길을 따라 자동차로 강진과 완도·해남을 두루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강진에서 고금대교를 건너면 바로 고금도에 이른다. 차를 타고 그대로 달려 고금도에 도착하니 섬에 들어왔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유자의 고장, 고금’이라고 적힌 조형물과 고금도 푯돌이 입도를 알려줄 뿐이다.
 

▲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유적인 완도고금도지석묘군을 만나는 고인돌공원

고금도를 돌아보는 길은 단순하다. 고금도 남북을 가로지르는 국도77호선과 거기서 동쪽으로 뻗은 지방도830호선이 중심이다. 먼저 고금대교 남단에서 국도77호선을 따라 3분쯤 달리면 왼쪽으로 고인돌공원이 보인다.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유적인 완도고금도지석묘군(전남기념물 231호)을 만나는 공원이다. 고금도지석묘군은 가교리와 청용리, 덕암리 일대에 분포하는 도서 지방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다. 현장의 안내문에 따르면 ‘서남산과 덕암산 남서부 해발 10~30m 경사면을 따라 모두 5개 군 87기가 있다.’ 공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청동기시대의 중요한 유적을 살펴보는 의미가 있다.
 

▲ 산자락에 꽃길이 펼쳐진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
▲ 각양각색 돌탑이 볼거리를 더한다.

국도77호선을 따라가면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도 만난다. 내비게이션이나 지도에는 잘 안내되지 않지만 찾아가는 길은 간단하다. 먼저 덕암산체육공원으로 가자. 고인돌공원에서 남쪽으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오른쪽에 덕암산체육공원 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다 왼쪽으로 꺾으면 목조관음보살좌상(전남유형문화재 319호)을 모신 수향사, 오른쪽 길로 더 올라가면 덕암산체육공원이다. 
체육공원을 지나 직진하면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에 도착한다. 산자락에 금잔디, 수선화, 구절초 등이 소담하게 피어나고 산책로도 있어 그야말로 꽃길을 걷는 시간이다. 꽃밭 아래쪽에는 키 큰 나무가 울창하다. 나무 사이로 각양각색 돌탑이 늘어서 볼거리를 더한다. 군데군데 평상이 놓여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 농촌과 어촌 풍경이 어우러진 고금도

덕암산 자락에서 내다보는 고금도는 섬이 아니라 농촌 같다. 야트막한 산과 평지가 어우러진 농촌 풍경이다. 고금도는 어촌과 농촌이 공존하는 곳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많다. 특산품도 유자, 매생이, 굴 등 농산물과 수산물이 두루 포함된다. 지방도830호선을 따라 달리면 그 특색을 느낄 수 있다. 내륙에서는 농촌 색이 짙다가 해안 쪽으로 갈수록 어촌의 정취가 강해진다.
 

▲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임시 안장했던 월송대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고금도
강진군 마량면·완도읍 잇는 다리 역할

이런 지형적 특성은 이순신 장군이 1598년 삼도수군통제영을 고금도로 옮기는 데 한몫했다. 고금도가 왜군을 방어하기에 군사적·지리적 요충지인 동시에, 내륙에 농토가 많아 군량미 확보에도 용이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은 고금도에서 명나라 진린 장군과 연합 전선을 펴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끌며 정유재란을 마무리 지었다.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이순신 장군의 유해는 이곳 월송대에 임시 안장됐다가 충남 아산으로 옮겨졌다.
 

▲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는 충무사

월송대 앞으로 충무사가 있다. 원래 이 자리에는 진린 장군이 관우 장군을 모시고 승전을 기원한 관왕묘가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훼손되고 광복 후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는 충무사를 세웠다. 충무사에서는 해마다 양력 4월28일에 충무공탄신제를, 음력 11월19일에 순국제를 지낸다. 월송대와 충무사 일대는 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사적 114호)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 친환경 해수욕장 국제 인증 ‘블루플래그’를 획득한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고금도 국도77호선 남쪽 끝은 장보교대교로 이어진다. 장보고대교를 건너면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신지도가 나온다. 길이 3.8km, 폭 150m에 이르는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이 있는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블루플래그’를 획득했다. 블루플래그는 환경, 수질, 안전 등 여러 기준을 만족시킨 친환경 해수욕장에 주는 국제 인증이다.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산소 음이온이 풍부하고 수질 상태가 좋으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 완도 청해진 유적에서 바라본 풍경

신지도에서 신지대교를 이용하면 완도군의 본섬인 완도에 이른다. 신지대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완도 청해진 유적(사적 308호)이 자리한다. 해상왕 장보고와 그가 설치한 청해진 유적을 살펴볼 수 있다. 완도에 딸린 작은 섬 장도는 원래 간조 때만 출입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장도목교를 통해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한다. 완도 청해진 유적 인근의 장보고기념관, 장보고공원, 장보고동상도 함께 돌아보자.
 

▲ 고려청자박물관 야외 풍경

고금도는 강진과 가깝다. 고금대교를 건너면 바로 강진이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강진은 고려청자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강진군 대구면과 칠량면 일대에 고려청자를 만들던 가마터가 있고, 고려청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고려청자박물관이 자리한다. 고려청자박물관을 중심으로 청자빚기체험장,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 강진청자판매장 등을 갖췄다.
 

▲ 가우도에서 즐기는 요트 투어

청동기시대 유적

청자타워가 있는 가우도는 섬 양쪽의 출렁다리로 육지와 연결된다. 대구면에서는 저두출렁다리(438m), 도암면에서는 망호출렁다리(716m)를 이용한다. 청자타워에 오르면 강진만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스릴감 넘치는 짚트랙도 체험 가능하다. 요트나 제트보트를 타고 가우도를 감상하는 특별한 기회도 놓치지 말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고인돌공원→수향사→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고려청자박물관→고인돌공원→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둘째 날: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완도타워→장보고기념관→완도 청해진 유적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완도관광문화 www.wando.go.kr/tour
- 고려청자박물관 www.celadon.go.kr
- 가우도 www.gaudo.co  

문의 전화
- 고금면사무소 061)550-6401
- 완도군청 관광정책과 061)550-5410
- 완도군관광안내소 061)550-5151~3
-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061)550-6921
- 고려청자박물관 061)430-375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완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8:10~17:20) 운행, 약 5시간 소요. 완도공용버스터미널에서 도보 6분 개포사거리 정류장, 고금행 농어촌버스 이용, 약 20분 소요. 서울-강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6회(07:30~17:4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강진버스여객터미널 정류장에서 고금행 농어촌버스 이용, 약 5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완도공용버스터미널 061)552-1500 강진버스여객터미널 061)432-9666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서영암 IC→남해고속도로→강진무위사톨게이트→강진 방면→목리교차로에서 마량 방면→청자로→마량교차로에서 약산·고금 방면→고금대교→고금도

숙박 정보
- 파크힐컴포트호텔: 완도읍 장보고대로, 061)552-2364, www.parkhill.co.kr
- 완도원네스리조트: 완도읍 청해진서로, 061)553-1000, www.onenessresort.com
- 완도무릉도원한옥집: 군외면 청해진로, 061)554-7736, www.힐링펜션.kr

식당 정보
- 고금녹색한우마을(한우구이): 고금면 고금로, 061)555-1264
- 빙그레식당(생선구이): 완도읍 해변공원로, 061)554-1144
- 대성회식당(전복 코스 요리): 완도읍 해변공원로, 061)554-5164, https://seastar.modoo.at
- 달스윗(장보고빵(전복빵)): 완도읍 군내길, 061)552-0300


주변 볼거리
완도타워, 해양생태전시관, 청해포구촬영장, 청산도 등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