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족구협회-S용품사 간 이상한 계약 내막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6.10 11:50:19
  • 호수 12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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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비싼 독점거래 알고 보니 북 치고 장구 치고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족구인들이 화가 났다. 생활체육인 족구인들의 실력과 인기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족구협회에 행정력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족구협회가 2014년 S용품사와 체결한 공인구 계약이 계약기간 5년, 한해 공인료만 5000만원이 든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족구 동호인들의 반발하고 있다. <일요시사>가 공인구 계약 내막을 파헤쳤다.
 

‘족구’는 1970년대 공군서 정착된 명칭이다. 이후 각 지역 및 직장마다 조금씩 다르게 경기 방식과 규칙이 점차 발전해왔다. 특히 공군 장병들은 주기장 및 도로변과 막사 주위, 배구장 등 여러 장소서 족구를 즐겨왔다. 

같은 공을
5년씩이나?

공군서 족구를 즐겨했던 군인들은 전역 후에도 직장이나 대학으로 돌아가 족구를 보급시켰다. 이후 족구는 국민적 정서에 부합하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용이성과 다 같이 참여하는 즐거움 때문에 급속도로 민간사회에 보급됐다. 

최초로 보급된 6인조 족구는 많은 인원을 참가시키기 위한 목적을 위해 창안됐다. 하지만 족구 경기는 배구와 같이 블로킹의 난이도 및 네트 앞 중앙의 위치 때문에, 수비 방해가 문제가 되어 공군 장병들은 6인제보다 4인제 족구 경기방식을 더 선호했다. 

공군 제1비행단서 4인제 코트는 9×8m이며 머리는 사용하지 않고 무릎 이하만 사용한다는 독자적인 경기규칙을 적용해 족구경기를 했다. 1975년 이후에는 이 경기 규칙이 전 부대에 보급되면서부터 족구경기 시 머리를 사용하지 않게 됐다. 

점차 인기를 구가하게 된 족구는 울상광역시장배 제22회 전국 초청 족구대회, 제2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시·도대항 전국족구대회 등 올해에만 7개 대회가 열렸다. 그만큼 족구동호인들의 관심과 사랑은 지대하다. 

현재 대한민국족구협회(이하 족구협회)에 경기 308팀, 경남 178팀 등 총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지부 1110팀이, 동호인이 총 1100명 등록돼있다. 

국내 족구 선수들은 족구와 비슷한 스포츠 세계대회에 참가를 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2년 체코 풋넷 월드챔피언십 참가해 2인제 4위, 2013년 캐나다 사커 테니스 참가해 3인제 4위, 2014년 체코 클럽 월드컵 대회 3인제 3위 등 매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후에도 2017년 U21 체코 풋넷 챔피언십에 참가해 1인제 2위, 2인제 3위 성적을 내고, 지난해에는 체코 첼라코비체 세계족구대회서 4인제 우승을 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국내서 활동하는 족구 선수들은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기간 5년, 연 5000만원…공인구 계약 공개
동호인들 “의심스러운 점 한두 가지 아냐”

국내 족구 선수들이 국제대회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족구협회는 아쉬운 행정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종목 도입이 무산되고, 2017년 동계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추가 종목으로도 지정되지 못했다. 이유는 전국체전종목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족구 동호인은 “대한족구협회서 전국체전 종목에 추가되려면 10가지 조건을 맞춰 서류를 제출해야 하지만, 족구협회는 한 번도 서류 제출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족구협회가 종목을 발전시키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족구 관계자는 “협회 사람이 해당 종목인 족구를 좀 더 알리고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정상인데, 행정력은 정말 미비한 상태다. 족구협회의 일 처리 하는 것을 보면 조금 의심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족구 동호인들이 족구공과 관련해 족구협회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족구협회는 그동안 S용품사의 공인구를 계속 사용해왔다. 그런데 동호인들은 S용품사의 족구공의 성능 저하를 체감할 뿐 아니라, 공지 없이 기존 사용하던 족구공과 다른 모델로 변경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족구 동호인은 2017년 말 팀에서 협회서 지정한 해당 공인구 20개를 구매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2018년 초 S용품사의 다른 모델로 바뀌었다.

족구 관계자는 “예전부터 S용품사의 공인구가 바뀌긴 했어도 2018년에 바뀐 모델은 전혀 다른 형태의 족구공이었다. 족구 플레이를 하다 보면 체감이란 게 있는데 바운드, 터치감 등이 완전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공의 표피가 꿰매는 방식서 접촉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였다. 황당해서 대한족구협회 기술위원장에 연락해 공인구 바뀐 것에 관해 물어보니 자기도 모른다며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며 “협회에 다른 부서에 전화해도 아무도 공인구 교체에 관해 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족구협회와 계약한 S용품사의 신규 제품을 재구매하라는 의도가 섞인 선택이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테니스 1000만원
축구 600만원

족구 동호회 최다 가입자 수를 자랑하는 ‘족구100만인클럽’에서는 조직 사유화 관련해 투표가 한참 진행 중이다. ‘족구 공인구 사용 관련 조직 사유화’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신문고 민원신청 찬반 투표가 진행 중에 있다. 지난 4일 기준 587명 중 574명(97%)가 찬성, 13명(2%)가 반대했다. 

글쓴이인 박모씨는 “대한민국족구협회(이하 족구협회) 공인제도 운영규정 제12조(심의기준)에 의거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족구공에 대해서는 모두 공인구로 받아주게 명시돼있으며, 타 종목과 마찬가지로 대회 사용구 및 공식 스폰서 계약을 통해 족구협회는 부족한 예산 확보를 추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밀리에 협회 이사님들에게 서면결의 찬반투표를 통해 찬성 통과시켜 17개 시·도시 경유해 각 시·군·구 족구협회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S용품사 공인구를 계속해서 사용하라고 문서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게시글 댓글에 한 족구인은 “21세기에 참 한심하네요. 족구화를 생각해보세요. 자유경쟁 없이 S사가 독점할 땐, 좋은 디자인 안 나오다가 다른 메이커 생기니 서로 좋은 디자인 내며 같이 발전하듯, 공인구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족구협회는 2016년 4월 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이전에는 국민생활체육전국족구연합회(이하 족구연합회)였다가 2016년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통합되면서 이름도 바뀌고 회장도 새롭게 취임을 하는 등 새 단장을 했다. 

족구연합회는 2015년 5월31일부터 2019년 5월31일가지 S용품사에 연 5000만원을 지급하고 공인구를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을 체결한 족구연합회 J 전 회장은 S용품사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었다. 지나치게 긴 계약기간과 비싼 공인료는 족구 동호인들의 의심을 샀다. 타 종목을 살펴보면 테니스 공인료 1000만원, 축구공 공인료 600만원에 불과하다. 
 

족구공 시장은 그 규모가 크다. 족구공 생산 1년간 약 20만개 추정해 개당 3만4000원으로 계산하면 68억에 달한다. 족구협회 공인료 수입은 5년간 독점 계약기간으로 2억5000만원이 나온다. S용품사는 족구협회에 약 2억5000만원만 내면 340억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사실에 대해 알게 된 한 족구 동호인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 신고센터에 5년간 유지되고 있는 공인구 계약 유지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 신고했지만,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이하 클린스포츠센터)로 이첩됐다.

공인 규정
살짝 바꿔서…

이외에도 공인제도운여위원회 구성 비율 등 적법성, 공인료 기준표 및 산출내역 공개, 공인료 수입 회계 공개 및 공인규정 개정 요청, 공인규 평가비 발생에 대한 해당 평가기관 및 평가비 확인 요청, 현 공인구 평가 근거 제시 및 재평가 해당여부 확인 요청, 민원으로 인한 공인구 선정 지연 등을 신고한 바 있다. 

당시 클린스포츠센터는 공인구 계약 유지에 대해 “2014년 5월31일 족구연합회와 S용품사와 5년간 공인구 사용 계약을 체결했으며, 민원인은 갑과 을이 같은 계약으로 보고 있으나, J 전 회장은 개인 대 개인이 아닌 단체장과 회사 대표의 자격으로 체결한 계약을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대한체육회 회원종목 단체 공인제도 운영규정 부칙 제2의 경과 조치에 따라 계약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2019년 대한체육회 대회운영부서 답변한 사항은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클린스포츠 관계자는 “당시에는 종목단체가 열악했을 것 아니냐. 자본금이 있는 S용품사가 후원금 비슷하게 해서 장기적으로 계약을 맺었을 확률이 높다”고 답했다.

대한체육회 공인제도 운영규정은 대한체육회 산하 전 종목에 해당된다. 그 해당 종목은 대한체육회 규정을 받아 종목 특성상 수정·보완 후 다시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는 시스템이다. 

2016년 6월16일 제정한 대한체육회 회워종목단체 공인제도 운영 규정 제2조를 살펴보면 ‘특정 업체의 제품 사용을 강요하거나 공인료를 필요 이상으로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 제12조(심의기준)에는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공인 대상에 대해서는 공인 대상 수의 제한 등 별도의 추가 조건을 두지 않고 공인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제18조(공인기한)에 대해서는 ‘용품에 대한 공인기한은 1년 단위로 갱신하되 회원종목단체 사정에 따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쩐지 조건이 좋다 했더니…
전 회장이 용품사 대표 겸임

족구 동호인은 “대한체육회 규정을 받아 족구협회는 그대로 승인을 받으면 되는데 제5조(위원회구성)에 공인위원장 선출을 위원회 내부가 아닌 회장이 호선 회장이 외부서 선출할 수 있다고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S용품사 관계자는 “공인구 관련한 것은 족구협회에 문의해라. 계약 관련해서는 말해줄 수도 없고 할 말도 없다”고 답변했다. 

족구협회는 “몇 달 전 퇴직한 사무처장이 그 사실에 대해 잘 알고 나머지 직원들은 잘 모른다. 현재는 공인료 관련해서는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대한족구협회 관계자였던 L씨는 “2014년 당시에는 연합회 시절이기 때문에 재정확보가 너무나 어려웠다. 사무처를 운영하려면 재정확보가 필수인데 각 시·도 연합회서 대외 지원금이 부족하다고 하니 공인료를 비싸게 책정해 계약기간도 길게 계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L씨는 “2000년대 초반에는 연간 3000만원이었으나 각 시도협회 지원비 명목으로 계약한 것”이라며 “S용품사의 경우는 족구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있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8~90년대에는 N사, K사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생활체육에만 머물렀던 족구가 돈이 안 된다고 판단해 연합회와 계약이 무산됐다. 하지만 S용품사는 지속적으로 뛰어들며 족구발전에 기여했다. 최근에도 타사서 족구공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공의 질은 S용품사에 못미친다”고 설명했다. 

전국체전 종목 선정에 대해서는 “족구협회가 전국체전 종목에 들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노력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족구협회가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족구동호인들이 큰 착각”이라며 “전국체전 관계자들도 종목을 제외했으면 제외했지, 새로운 종목을 추가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앞에서는 추가시켜주겠다고 하지만 뒤에서는 족구 종목을 무시한다. 정치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족구협회장을 맡지 않는 이상은 전국체전 종목으로 추가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1인 2역
회장님

기존 계약대로라면 2019년 5월31일 족구협회와 S용품사의 공인구 계약은 기간이 만료돼야 한다. 족구협회는 5월27일 대한체육회 공인료에 대한 민원접수로 인해 처리 결과가 지연됨에 따라 현재 사용 중인 공인구를 적용하기로 서면결의한 상태다. 

한 족구동호인은 지난 2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답변에 의거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공인료 수입 2억5000만원에 대한 세부 수입 지출 회계 자료, 공인구 평가 기관 및 평가비 발생 적용 내용, 공인구 평가 자료 등에 대해 정보공개 신청을 요구한 상태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 야구공 vs 일본 야구공

KBO는 지난 24일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단일 경기 사용구 2차 수시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몇 몇 공인구에 한해 반발계수 수치가 초과한 공이 나오긴 했지만, 1차 검사 때보다 안정적인 반발계수 수치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KBO은 이번 수시 검사서 일본 공인구 검사 기관에 의뢰해 검사하는 등 엄격한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검사는 지난달 7일부터 13일까지 7일간 KBO리그 단일 경기 사용구인 스카이라인 AAK-100의 샘플 8타를 무작위로 수거한 뒤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용품시험소에 의뢰해 진행됐다.

그 결과 1차(7일)로 검사한 3타 중 2타의 반발계수가 올해 낮춰진 기준치서 벗어났으나, 2차(13일)로 검사한 5타는 평균 반발계수 0.4189로 합격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둘레, 중량, 실밥의 폭, 실밥수 등 기타 제조 기준에도 모두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KBO는 특히 이번 2차 검사 진행 과정서 별도로 일본 NPB 경기 사용구와의 반발계수 비교 분석을 위해 동일 제품의 샘플 3타를 일본 NPB의 경기사용구 검사 기관인 ‘일본차량검사협회’에도 검사 의뢰했다. 검사 결과 샘플 3타의 평균 반발계수는 0.4132로 현재 일본 프로야구서 사용 중인 경기 사용구 평균 반발계수와 유사한 수치가 나왔다.

그러나 KBO는 이번 2차 검사서 일부 경기사용구가 반발계수 허용치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 제조사인 스카이라인에 KBO 경기사용구 규정에 따라 제재금 3000만원을 부과하고 향후 경기 사용구 품질 균일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제조사를 더욱 엄격히 관리 감독할 계획이다.

KBO 관계자는 “이번 검사를 통해 KBO 경기사용구 품질의 균일도가 전반적으로 안정돼가고 있으며, 국제 기준에도 근접하게 제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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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