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투어 ①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돼지 생각을 뒤집으면 되지

▲ ‘돼지보러오면돼지’에서 진행하는 돼지 퍼레이드 중 갓 태어난 새끼 돼지를 안아보는 어린이

‘돼지보러오면돼지’는 돼지를 위한 동물원이나 돼지 테마파크가 아니다. 돼지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더 나아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 농장이다. 전 세계에서 독일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돼지를 주제로 꾸민 공간이다. 돼지는 어떤 동물일까? 돼지 하면 지저분하고 게으른데 맛있는 고기를 주는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똥오줌이 뒤섞인 축사에서 오로지 고기를 위해 6개월 동안 살다 가는 돼지를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돼지는 수명이 10~15년이고, 잠자리와 화장실을 구분하며, 지능지수가 70~85로 개보다 훨씬 높다. 말만으로는 돼지를 제대로 알 수 없는 법. 직접 만나 확인해보자.
 

▲ 이종영 촌장이 23개 나라에서 수집한 돼지 소품과 공예품, 미술품 1300여 점을 전시한 돼지박물관 외관

돼지보러오면돼지는 지난 2011년 이종영 촌장이 조성했다. 축산학을 전공한 이 촌장은 돼지인공수정센터를 창업해 운영하다가 부상당한 수퇘지를 내보내면서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프랑스의 테마 교육 농장에서 양을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하는 꿈을 키웠다. 그 결실이 돼지박물관, 문화·홍보관, 공연장, 소시지체험장, 카페와 식당, 치유정원 등으로 구성된 돼지보러오면돼지다.
 

▲ 돼지 공연 중 코로 공을 굴려 골대에 넣는 까미

돼지 테마 교육 농장

돼지 공연과 소시지 만들기 체험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하루 4회씩 진행된다. 돼지 공연에서는 때랭이, 봉자, 까미, 라이언 등 미니돼지 5~6마리가 재주를 선보인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니돼지 가운데 똑똑한 녀석을 훈련시켜 공연을 진행한다. 때랭이는 관객과 함께 볼링 대결을 펼치고, 봉자는 조련사의 움직임에 따라 가랑이 사이를 오가며 관객과 뽀뽀도 한다. 까미는 재빠르게 장애물을 넘는다. 코로 공을 굴려 골대에 넣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정리하거나, 가방에 들어갔다가 숫자에 따라 가방을 탈출한다. 하이라이트는 라이언의 복권 추첨이다. 라이언이 숫자 6개를 뽑아서 알려주면 관객들은 복권 당첨의 꿈을 꾸며 이 숫자를 메모한다. 올해가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인 만큼 행운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
 

▲ 먹이통 두드리는 소리에 쏜살같이 달려온 미니돼지들

40분 남짓한 돼지 공연이 끝나면 돼지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먹이통을 두드리면 미니돼지 수십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온다. 관객은 먹이를 먹는 돼지를 쓰다듬으며 교감하고, 갓 태어난 새끼 돼지를 안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진한 쌍꺼풀이 있고 사람 눈을 빼닮은 귀여운 모습에 돼지가 지저분하다는 편견은 이내 사라진다.
 

▲ 체험장에서 만든 소시지를 들어 보이는 어린이

소시지 만들기도 인기가 좋다. 길이 10~15cm 위너 소시지를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돼지고기 뒷다리살에 첨가물과 녹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육류 95% 이상의 건강한 소시지다. 손으로 반죽하면 오염되기 쉽고, 열에 약한 고기의 특성상 유수 분리 현상으로 육즙이 빠져나간다. 체험장에서 준비해 숙성시킨 반죽을 압축기에 넣고 손잡이를 돌려 케이싱에 넣으면 된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육가공식품의 현실과 올바르게 선택하는 방법도 알려줘 유익하다.
 

▲ 돼지박물관에 전시된 귀여운 돼지 소품

작은 다리를 건너면 좌우로 문화·홍보관과 돼지박물관이 있다. 문화·홍보관에는 돼지 관련 정보가 가득하다. 인간과 함께한 돼지의 역사와 의미, 고사 지낼 때 돼지머리를 올리는 이유와 돼지 저금통의 유래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돼지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한다. 이웃한 돼지박물관에는 이종영 촌장이 20여년 동안 23개 나라를 돌며 수집한 돼지 소품과 공예품, 미술품 1300여점을 전시한다.
 

▲ 치유정원에 구제역으로 희생된 수많은 돼지의 넋을 위로하는 돈혼비가 있다.

돼지가 한낱 미물이라도 생명이란 점을 깊이 전해주는 곳이 있다. 돼지박물관과 이웃한 치유정원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와 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가 인상적이다. 차분히 걷다 보면 한쪽에 ‘돈혼비(豚魂碑)’가 보인다. 검은 비석에 ‘구제역으로 희생된 수많은 돼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다’는 문구가 있다. 천사의 날개를 단 돼지 벽화도 희생된 돼지를 기리는 것이라 한다. 돼지보러오면돼지에는 줄잡아 50여마리 돼지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행복하게 산다. 치유정원 주변에는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돼지들이 고이 잠들어 있다. 돼지를 경제동물이 아니라 한 생명으로 여기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 테르메덴에서 나이트 스파를 즐기는 사람들<사진제공·테르메덴>

돼지는 어떤 동물일까?
수명 10~15년 지능 70~85

이곳 인근에 위치한 테르메덴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온천이다. 온천을 뜻하는 독일어 ‘therme’와 구약성경에 나오는 지상낙원 에덴동산에서 따온 ‘eden’을 더해 ‘온천의 지상낙원’이란 뜻을 담았다. 테르메덴은 크게 온천과 수영을 동시에 즐기고 수(水) 치료도 겸할 수 있는 지름 30m 실내바데풀, 다양한 입욕제가 포함된 노천이벤트탕과 연인탕, 정자탕, 유아노천탕 등 다양한 온천 프로그램을 갖춘 실외온천풀로 나뉜다. 동계 시즌(2018년 12월15일~2019년 3월1일) 금·토요일에는 실내바데풀이 오후 8시30분, 실외온천풀이 오후 8시까지 나이트 스파로 운영되며 EDM과 인디 밴드 공연도 펼쳐진다. 화려한 조명만큼 온천 여행의 추억이 더 깊어진다.
 

▲ 전래동화인성체험관에서 VR로 탐험하는 인성동화마을

테르메덴은 100% 천연 온천수로 38℃ 내외를 유지하는 단순천이다. 탄산수소나트륨 성분이 다량 함유돼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 울창한 숲속에 마련된 전통 한옥과 카라반에서 하루를 보내면 더없는 힐링의 시간이 된다.
테르메덴과 가까운 곳에는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전래동화인성체험관이 있다. 요일에 따라 이천의 효양산 전설을 비롯해 다양한 전래 동화에서 존중과 나눔, 근면과 협동, 정직과 배려, 효 등을 배운다. 전래 동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꾸며 디지털 공간에서 만나고, VR로 인성동화마을을 탐험할 수 있어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족이라면 들러볼 만하다.
 

▲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와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청강만화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공간이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내 청강홀 3층에 자리한 박물관은 근현대 만화의 시대적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1909년 〈대한민보〉에 실려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 된 이도형의 삽화부터 만화의 변천사를 시대별로 자세히 소개한다. 〈꺼벙이〉의 길창덕, 〈오성과 한음〉의 박수동, 〈로봇 찌빠〉의 신문수 등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도 엿볼 수 있다.
 

▲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와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한국동요박물관은 동요의 역사가 담긴 곳이다. 1924년 윤극영 선생의 ‘반달’이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로 탄생한 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변천해온 동요의 역사를 만난다. 옛 음악 교과서와 어린이 동요 모음 LP, MBC창작동요제 앨범 등이 전시되어 있다.
 

▲ 서희테마파크에 서희와 소손녕의 담판 장면을 표현한 조형물

서희테마파크

이천시는 80만 거란 대군을 물리친 서희가 태어나고 묻힌 고장이다. 거란이 고려에 침입했을 때 서희가 적장 소손녕과의 담판으로 강동 6주까지 얻은 일은 역사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이천시 부발읍에는 서희테마파크가 있다. 서희의 행적을 5가지 테마로 전시한 서희역사관, 서희의 영정을 모신 추모관, 서희의 삶과 행적을 조형물로 설치한 서희역사산책로 등으로 구성된다. 추모관 위에는 서희와 소손녕의 담판 장면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어 당시의 역사를 되새겨볼 만하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서희테마파크→한국동요박물관→청강만화역사박물관→돼지보러오면돼지→테르메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서희테마파크→한국동요박물관→설봉공원(이천시립박물관, 세라피아)→예스파크(이천도자예술마을)→테르메덴 
둘째 날: 전래동화인성체험관→청강만화역사박물관→이천농업테마공원→돼지보러오면돼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이천문화관광 http://tour.icheon.go.kr
- 돼지보러오면돼지 http://pigpark.co.kr
- 테르메덴 www.termeden.com
- 서희테마파크 www.seohee.or.kr
- 한국동요박물관 https://www.icyouth.kr:10473/index.php
- 청강만화역사박물관 http://museum.ck.ac.kr  

문의 전화
- 이천시청 문화관광과 031)645-3665
- 돼지보러오면돼지 031)641-7540
- 테르메덴 031)645-2000
- 서희테마파크 031)645-3657~8
- 한국동요박물관(서희청소년문화센터) 031)637-6591
- 청강만화역사박물관 031)639-5790
- 전래동화인성체험관 031)637-855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이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30분 간격(06:30~22:30) 운행, 약 1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5~25분 간격(06:10~23:00) 운행, 약 1시간20분 소요. 이천종합터미널에서 장호원행 버스 이용, 장호원터미널에서 장호원초등학교 정류장으로 이동, 27-4번 버스 하루 3회(10:00, 14:10, 18:10) 운행, 월포4리 정류장에서 도보 약 80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 co.kr 이천종합터미널 1688-3320

자가 운전
일죽IC삼거리에서 장호원 방면 좌회전→설성교차로에서 우측 진입, 진상미로 따라 1.2km 직진→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직진, 고당삼거리에서 월포리 방면 좌회전→돼지보러오면돼지

숙박 정보   
- 테르메덴 캐러밴: 모가면 사실로, 031)645-2001, www.termeden.com
- 나무요일: 장호원읍 이풍로107번길, 031)641-7778, www.2000treeday.com
- 호텔더클래스: 이천시 중리천로, 031)637-3325
- 이천농업테마공원 펜션: 모가면 공원로, 031)632-6430, http://2000farmpark.or.kr

식당 정보
- 임금님쌀밥집(쌀밥정식): 신둔면 경충대로, 031)632-3646, www.imkumnim.com
- 미반(갑오징어불고기): 이천시 구만리로, 031) 631-2676
- 들밥(해죽순돌솥밥): 마장면 지산로22번길, 031)637-6040
- 청학동한정식(청학동특정식): 부발읍 무촌로, 031)631-8187

주변 볼거리
설봉공원, 세라피아, 이천시립박물관, 영월암, 예스파크, 이천농업테마공원, 이천 어재연 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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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