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 ④괴산 숲속작은책방

고즈넉한 전원주택 단지에 자리한 가정집 서점

▲ ▲가을 여행에 딱 어울리는 숲속작은책방 전경

어느새 가을이다. 단풍이 절정이다.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여행 떠나기 좋은 계절, 책 읽기 좋은 때다. 집을 나서서 어딘가로 떠나보자.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가면 더할 나위 없겠다. 아예 책방으로 가보면 어떨까. 책방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딱 어울리는 곳이 있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미루마을에 자리한 ‘숲속작은책방’이다.
 

▲ ▲잔디가 깔린 마당 한쪽에 피노키오가 조각된 오두막이 있다.

서점은 동화책이나 일러스트북에 등장하는 집처럼 예쁘다. 야트막한 나무 담장 뒤에는 잔디가 깔린 마당이 아담하고, 분홍색 벽에 테라코타 기와를 인 이층집이 서 있다. 
 

▲ ▲책 읽기 편해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테라스

서재·거실 분위기 눈길

오른쪽으로 피노키오가 조각된 커다란 오두막이, 왼쪽에는 해먹이 걸린 정자가 있다. 데크에는 책 읽기 편해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도 놓였다. 담장 옆에 붙은 간판이 아니면 서점인지 모를 정도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어느 작가의 서재나 거실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사방 벽에 책이 빼곡하다.
 

▲ ▲아이들과 책방 나들이하기 좋다.

미루마을은 한 대학교 동창들이 조성한 전원 마을로, 57가구가 모여 산다. 태양열과 지열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저탄소 녹색 마을이기도 하다. 숲속작은책방은 지난 2014년 4월에 문을 열었다. 출판사에서 일하던 백창화씨는 아들에게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린이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책으로 작은 사립 도서관을 만들었고, 아들이 커서 대학생이 되자 오랫동안 꿈꿔온 귀촌을 결심했다. 때마침 지인에게서 괴산 전원주택 단지에 머물 만한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2011년에 이삿짐을 쌌다. 전원생활을 열망하던 회사원 남편도 기꺼이 동참했다.
 

▲ ▲‘가정식 서점’이라는 특성 때문에 주인 부부가 좋아하는 책이 많다.

“책이 1만권쯤 있었죠. 이 책으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라는 책을 봤어요.” 영감을 받은 부부는 35일 동안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위스, 영국에 있는 책 마을을 돌아봤다. 처음에는 마을회관에 어린이도서관을 만들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계획이 무산돼 책방을 열었다. 
 

▲ ▲주인의 마음이 담긴 글이 곳곳에 있다.

책꽂이에는 나름의 분류법에 따라 책을 진열했다. 실용서나 경제·경영, 자기 계발 분야 책보다 인문·교양서와 에세이가 주로 보인다. 환경과 생태에 관한 책, 집과 집 짓기, 마을 만들기, 노년과 죽음에 관한 책도 눈에 많이 띈다. 판매하는 책은 대략 3000종이다. 책꽂이를 비롯한 가구는 남편 김병록씨가 직접 만들었다.
 

▲ 2층에 마련된 그림책 전시 공간

가정집에 문을 연 ‘가정식 서점’이라는 특성 때문에 책을 많이 둘 수 없으니 부부는 좋아하는 책 위주로 선택했다. 창가 쪽에 놓인 책이 부부가 좋아하고 추천하는 책이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 동화책, 그림책, 인문학, 환경과 생태 관련 책이 많고 모두 신간이다. 외국 동화책도 상당히 눈에 띈다.
 

▲ 다양한 소품으로 따스함을 더한 내부

손님은 책을 고르다가 편히 앉아서 책을 보고 주인장에게 책을 추천받기도 한다. 들어오면 반드시 책 한 권은 사야 하지만 이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책을 사는 자체가 책방을 살리고 지속성을 유지하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 ▲2층에 마련된 그림책 전시 공간

동화책에 등장하는 예쁜 2층집
유럽 책 마을 모티브로 책방 열어

책방을 연 지 벌써 4년째. 따로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았으나, 입소문과 SNS를 통해 단골이 생겼다. 지난해에만 5000 여명이 다녀갔다. 임대료나 인건비가 따로 발생하지 않는 것도 지금까지 별 어려움 없이 운영하는 비결이다. 소요되지 않아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숲속작은책방의 매력이다.
 

▲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기 좋은 다락방

책방을 둘러보면 부부의 따스함과 다정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부부가 권하는 책에는 일일이 소개 글과 감상을 써서 띠지로 둘렀다. 군데군데 놓인 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 같은 소품도 따스함을 더한다.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책이 빼곡하다.
 

▲ 명승 110호로 지정된 괴산 화양구곡의 3곡 읍궁암

침대와 책꽂이가 놓인 다락방에서는 북 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다. 부부가 유럽의 책 마을을 둘러볼 때, 책방 2층 숙소에서 여행객이 오랫동안 머무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책을 읽으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꽃을 피울 때가 많죠. 요즘엔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이 늘었어요.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와 다락방에서 하룻밤 머물며 책을 본 추억이 자라면서도 책을 가까이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 산막이옛길 전망대에서 본 괴산호

괴산에는 가을 정취를 느끼기 좋은 곳이 많다. 오랜만에 집을 나섰다면 책방 여행을 마치고 화양구곡에 가보자. 구곡(九曲)은 강이 굽이쳐 흐르는 절경이 있는 계곡을 일컫는다. 괴산 화양구곡은 명승 110호로 지정됐다. 그 이유를 “속리산국립공원 내 화양천을 중심으로 약 3km에 걸쳐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좌우 자연경관이 빼어난 지점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 구곡이 많지만 괴산 화양구곡은 1곡부터 9곡까지 거의 완벽하게 원형을 유지한다”고 밝힐 정도로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곳이다. 화양구곡은 1곡 경천벽, 2곡 운영담, 3곡 읍궁암, 4곡 금사담, 5곡 첨성대, 6곡 능운대, 7곡 와룡암, 8곡 학소대, 9곡 파천이다.
 

▲ 괴강국민여가캠핑장의 캐러밴 사이트

산막이옛길을 걸으며 가을에 흠뻑 빠져도 좋다. 산막이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막혀 달천을 가로질러야 들어갈 수 있는 오지였다. 1957년 괴산댐을 건설하면서 물길마저 사라졌고, 마을 사람들은 산막이길을 만들어 겨우 나다녔다. 이곳을 걷기 길로 정비한 것이 바로 산막이옛길이다. 걷다 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괴산호가 비경이다. 산막이마을까지 걸어갔다가 출발점으로 돌아갈 때는 배를 이용해도 좋다. 출발점 근처 차돌바위나루와 산막이나루 사이를 유람선이 수시로 오간다.
 

▲ 괴산의 별미, 어죽국수

다락방 북스테이 경험

괴강국민여가캠핑장에서 자연과 하룻밤 보내는 방법도 추천한다. 오토캠핑 사이트 47면(장애인 오토캠핑 사이트 3면 포함)과 캐러밴 사이트 5면, 대형 텐트 사이트 5면, 방갈로 사이트 3면을 갖췄다. 캠핑장 인근에 괴산의 별미인 어죽국수를 잘하는 집이 있다. 맑은 물에서 잡은 각종 민물고기를 넣고 푹 끓인 뒤, 면을 넣어 만든다. 고춧가루와 후춧가루, 제피 가루 등을 듬뿍 넣어 먹으면 콧등에 땀이 송송 맺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숲속작은책방→화양구곡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숲속작은책방→화양구곡
둘째 날: 산막이옛길 트레킹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괴산군 문화관광 www.goesan.go.kr/tour/index.do
- 숲속작은책방 https://blog.naver.com/supsokiz
- 괴강국민여가캠핑장 www.gsyouthcamp.co.kr  

문의 전화
-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455
- 숲속작은책방 043)834-7626
- 괴강국민여가캠핑장 043)833-2904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괴산,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50~20:10)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txbus.t-money.co.kr

자가운전
중부고속도로→평택제천고속도로→청주·괴산·충주 방면→맹이재로→명태재로외사3길→숲속작은책방  

숙박 정보   
- 괴산흙내음: 칠성면 명태재로사은2길, 050-4109-6572
- 산막이옛길내려놓기펜션: 칠성면 명태재로, 043)832-9647, www.내려놓기.kr
- 산막이산장: 칠성면 산막이옛길, 043)832-5553, http://twincomsoft.co.kr/mtcabin


식당 정보
- 호산죽염된장(돼지된장양념구이): 청안면 질마로, 043)832-1388
- 산막이원조두부마을(자연산버섯전골): 칠성면 산막이옛길, 043)834-3223
- 얼음골봄(오리백숙): 감물면 충민로, 043)833-9117

주변 볼거리
수옥폭포, 조령산자연휴양림, 발효아카데미괴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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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