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김두관 띄우기’ 진짜 노림수 추적

  • 이해경 lovehk@ilyosisa.co.kr
  • 등록 2012.06.09 19: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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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나무 위에 ‘홀로’ 올려놓고 ‘힘 빠지면’ 추락시키기?

[일요시사=이해경 기자] 연말 대선을 앞두고 보수언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여권의 대선주자가 아닌 야권의 김두관 경남지사를 연일 띄우고 있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조선일보>가 그들의 검증된 무기인 ‘의제설정’ 능력을 가동한 것으로 풀이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4·11 총선 당시에도 문재인 의원을 노골적으로 띄운 바 있기에 이번 역시 ‘정치적 음모론’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보수언론의 김두관 띄우기 노림수와 실태를 분석해봤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그동안 잠재적 대선주자로 분류되며 스토리 있는 정치인으로 ‘대선 블루칩’이라는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보수언론들은 김 지사의 정치적 비중을 평가절하하며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최근 보수언론들이 앞 다퉈 연일 김 지사를 띄워주며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김 지사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에까지 생기를 불어 넣으며 고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보수언론들의 움직임을 예사롭지 않게 해석하며 썩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뒤에 뭔가 복선이 한 자락 깔려있다는 이유에서다.

친노부각, 호남배제
내부분열 조장 위해?

가장 먼저 부각되는 의혹은 정치적 노림수라는 것이다. ‘김두관 띄우기’로 야당의 적전분열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계속해서 김 지사를 필두로 친노를 부각시키고 상대적으로 구 호남계를 배제한 듯한 뉘앙스를 풍겨 내부분열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수 측은 손을 안 대고도 코를 풀 수 있다는 전략이다. 계속해서 친노를 부각시킬 경우 당 내부의 호남계와 비노 진영에서 김 지사에 대한 공격은 불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민주통합당의 1·15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이 1-2등으로 당선되자 모든 언론들은 앞 다퉈 ‘친노의 부활’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특히 <조중동>은 일제히 ‘노무현이 돌아왔다’라는 등의 선정적 제목으로 친노세력의 부활을 크게 부각시킨 반면, 호남세력은 몰락하는 분위기로 몰아갔다. 내부의 분열을 노린 것이다.

또한 지난 4·11 총선에서 친노의 바람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자 보수언론들은 ‘친노의 몰락’이라며 연일 대서특필했다. 민주통합당의 한 계파인 친노세력을 몰락시키며 반면 비노세력을 연일 띄웠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민주당 6·9 전당대회 경선기간을 들 수 있다. 이한구-김두관 라인을 연일 띄우며 이해찬-문재인 라인을 공격했다. 이것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민주당의 분열을 노리는 대목으로 읽혀진다.

자신들의 무기 ‘의제설정’ 능력 발휘하기 시작, 노림수 무엇?
문재인 한계 지적하는 정치적 프레임이자 견제용이라는 시각


실제 <조선일보>는 지난달 26일자 1면에 ‘김두관, 총선 패배 책임 문재인에도 있어’라는 기사를 김 지사 얼굴사진과 함께 크게 내보냈다. 김 지사가 민주당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총선 패배에 대한 문 상임고문의 책임론을 제기했다고 보도한 내용이다.

일전에 <주간조선>에서 김 지사와의 인터뷰를 악의적으로 해석해 ‘문재인 대통령감 아니다’라고 표지에 다루며 대서특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내부분열을 노린다는 것이다.

<조선>은 지난달 28일 ‘김한길 뒤에 김두관 있다’라는 제목으로 1면에 다시 김 지사를 등장시켰다. 다음 날에는 ‘노의 비서실장과 리틀 노무현, 무엇이 같고 다른가’라는 사설을 실었다. 문 의원과 김 지사를 비교한 사설이다.

<조선>은 ‘김두관 지사가 김한길 후보를 도운 것이 사실이라 해도 이 후보와 문 고문이 이를 문제 삼을 처지는 못 된다’며 김 지사 쪽을 거들었고 이어 ‘문재인 의원은 노무현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의 영원한 비서실장’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이라는 표현은 문 의원을 일컫는 수식어로 그를 ‘노무현 프레임’에 가두는 의도로 읽혀진다.

반면 김 지사에 대해서는 ‘별명은 리틀 노무현이다.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뚝심 하나로 정치인으로 성장해 온 모습이 노 전 대통령을 빼닮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노무현 측근’도 다 같은 측근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결국 문 의원의 한계를 지적하는 프레임이다.

유력 대선주자 문재인
노무현 프레임 가두기

또 다른 노림수로 참여정부의 ‘과’를 떠안기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미FTA와 민간인 불법사찰 등 현 정부의 많은 현안을 참여정부 때부터 시작됐다는 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40대를 중심으로 강력한 지지층이 있지만 안티층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또한 친노세력들은 노 전 대통령을 감싸고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공략하기 쉽다는 의식도 깔려있다.

주목할 대목은 <조선>은 문 의원은 물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견제할 때도 김 지사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은 지난달 5일자 ‘김두관 지사 안에 직격탄’이라는 기사에서 ‘김 지사는 거머리가 득실대는 논에 맨발로 들어가서 모내기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내가 농사를 지었으면 잘 지었을 것이라고 한다며 그 사람이 유명하고 지지율이 높다고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그런 정치는 안 된다고 했다.

안철수 원장이 선거나 국정운영 경험 한 번 없이 대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이 김 지사를 활용해 야권의 최대 잠룡으로 분류되는 문 의원과 안 원장 견제에 나선 것은 ‘이명박-새누리당(구 한나라당) 정권 재창출’을 위협하는 두 사람의 힘을 우선 빼놓아야 한다는 노림수로 보고 있다.

진짜 목적은 ‘김두관 띄우기’가 아니라 ‘문재인·안철수 견제’라는 것이다.

또한 두 사람의 파괴력을 조기에 꺾어 놓는다면 정권 재창출은 보다 수월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조선>이 이끄는 ‘언론 프레임’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문 의원과 안 원장에 대한 견제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범야권의 경선흥행에 불을 지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조선>이 “등장인물이 뻔할 뻔자인 새누리당극장과 주연·조연·엑스트라가 차례차례 얼굴을 드러낼 민주당극장, 어느 쪽이 관객을 끌어 모을지, 그게 질문이 될 수나 있겠는가”라고 반문할 만큼 걱정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 의원과 김 지사 모두 싱거운 승부 끝에 대선후보가 되는 것보다는 박진감 넘치는 승부 끝에 후보로 결정되는 것이 본선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향신문> 은 ‘문재인과 김두관’이라는 칼럼에서 ‘문재인과 김두관. 두 사람이 4·11 총선 이후 패배주의에 빠진 민주당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각자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혹여 소음이 일더라도 유쾌한 파열음일 뿐’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급등한 지지율
보수언론 덕?

현재 문 의원과 안 원장에 비해 지지율이 저조한 김 지사 입장으로 선 언론의 관심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보수언론의 연이은 띄우기에 1~2%에 불과하던 지지율이 8% 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대선 출마 시 지사직을 포기하는 배수진을 치고 나올 것이 확실시 돼 경선흥행 들러리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있다. 큰 꿈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김 지사에게 <조선>의 연이은 띄우기는 시간이 지나 ‘독배’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조선>에 부정적 인식이 많은 야권의 성향을 미루어 볼 때 <조선>이 띄우는 후보라는 이미지가 형성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미지는 김 지사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것이 <조선>이 노리는 또 다른 노림수라는 관측이다.

진짜 목적은 ‘김두관 띄우기’가 아니라 ‘문재인·안철수 견제’
지금은 띄우지만 결국은 <조선>이 지지하는 ‘안티정서’로 갈 것

김 지사도 이러한 사실이 부담 됐던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아침기사를 보니 조선일보가 또 야권분열공작에 나섰군요. 저와 문재인 의원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애를 쓰네요. 예전에는 노무현 죽이기를 하더니 이제는 교묘하게 김두관 죽이기를 하는군요. 제가 그만큼 컸나보죠?”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며 견제했다.

또한 한 라디오 방송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한다는 면에서는 당연히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나나 친노”라면서 “친노를 좁히면 패밀리 개념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정치권 내에) 꽤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나는 패밀리 개념 속에 포함되기는 그렇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자의 “‘노무현 Again이 아니라 Beyond노무현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 데 이 역시 친노세력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그런 건 아니다”라며 “참여정부의 공은 공대로 승계하되 과가 있다면 그것을 뛰어넘자는 뜻이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한 1면에 ‘김한길 뒤에 김두관 있다’고 크게 냈지만 경선과정에 “나는 엄정 중립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한 김 지사의 발언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되레 이해찬 후보가 “김두관 지사야말로 ‘리틀 노무현’이라고 할 정도 아니냐”며 “그러니까 친노 중에서도 아주 핵심적인 분”이라고 반박한 라디오 인터뷰를 함께 보도하며 민주당내 계파갈등을 부추기는 듯 한 보도를 했다.

보수언론의 띄우기
‘독’으로 돌아온다?

결국 때리기 위해 몸집을 키워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지지율이 8%로 급등하고 출판기념회 일정 확정과, 포럼·토론회 참석 등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대놓고 공세적 자세를 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과거 문재인 띄우기와 때리기를 했던 프레임과 아주 흡사하다.

범야권의 대선후보군들이 또 다시 보수언론의 이러한 ‘대선 프레임’에 걸려든다면 정권교체는 요원할 것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보수언론의 덫에 걸려들지 않고 선의의 경쟁으로 경선과 본선에서 흥행몰이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야권 승패의 관건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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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