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어느 회장 딸의 지우고픈 과거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06.07 10: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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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모르게 결혼…새도 모르게 이혼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모 기업 회장이 '다 큰' 딸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이 딸은 대외 행보에 속도를 내면서 이상한 구설에 오르내리더니 재계 호사가들의 최고 먹잇감(?)이 됐다. 결국 이 소식을 접한 회장은 대로했고, 결국 회사 차원의 '관리'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그녀는 왜….

재벌가 2∼4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 재벌그룹들은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수년간 공들인 후계 작업에 마침표를 찍을 준비로 분주하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차세대 리더들은 핵심 요직에서 저마다 확실한 입지를 다지며 그룹 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모 기업 회장의 딸 A씨도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집안에서 보기 드물게 여성이 경영에 참여하는 케이스다. 형제들 가운데 대외 행보가 가장 도드라졌다. 실적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철통 보안 유지

그런데 최근 A씨는 외부에 전혀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최대한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있다. 잠시 대외 활동을 접은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은둔과 거리가 멀 정도로 바깥나들이에 맛 들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회사 측은 "특별한 일이 없어서"라고 둘러댔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뭔가 큰 사고를 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돌고 있다. 부친이 대로했다는 말까지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호사가들 사이에선 A씨를 둘러싼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언론 등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재계 돌아가는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A씨가 입방아에 오른 것은 쥐도 새도 모르게 결혼한 남편과 극비리에 파경하면서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이혼까지 철통 보안을 유지한 그 인연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명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 중 만난 이들은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해 짧은 연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식은 가족과 친지들만 모인 가운데 조촐히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결혼 사실은 언론 등에 일절 노출되지 않았다. 한 호사가는 "어떤 속사정이 있었는지 몰라도 '몰래 결혼'을 올렸기 때문에 소리 소문조차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 중 만나 비밀 결혼한 뒤 극비리 이혼
오너 '집안망신' 걱정…"외부로 샐라" 노심초사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헤어진 것. 일부엔 단순히 성격 차이가 이혼 사유로 알려졌지만 깊숙한 내막은 베일에 꽁꽁 싸여 있다.

회사 측은 오너 자녀의 이혼에 대해 '쉬쉬'했다. 언급 자체를 극도로 꺼렸다. 오너일가의 사생활이란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결혼 같은 오너의 개인적인 일을 어떻게 회사에서 알겠냐"며 "이혼 등 좋지 않은 집안 사정은 더더욱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게 영원히 묻힐 것만 같았던 A씨의 비밀 결혼과 이혼 사실은 그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다시 회자되기 시작했다. 남편과의 살림을 정리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A씨는 한동안 잠자코 있다가 몇년 전 회사에 입사했다. 이후 초고속으로 승진해 핵심 요직에 안착했다.

지분도 꾸준히 매입해 어느새 주요주주가 됐다. 재계 평가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A씨는 회사의 신규 사업 개척을 주도하면서 특유의 경영수완을 발휘해 합격점을 받았다. 업계에선 A씨가 형제들을 제치고 부친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재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갑자기 유명해진 만큼 세간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도대체 A씨가 누구 기에'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언론들은 앞다퉈 A씨에 대해 취재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스페셜 코스'를 밟은 프로필이 노출됐다. 여기까진 여느 재벌가 자제들과 다를 바 없었다.


기사 막느라 진땀

하지만 A씨의 결혼 여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A씨 프로필에 이혼 전력이 담길지 몰라 노심초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도 잠시. 이상하게 여긴 일부 기자들이 확인에 나섰고, 결국 A씨의 '과거'가 속속 드러났다. 모 기자가 이를 기사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회사 측이 무척 난감해하면서 이를 막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앞서 이 같은 보고를 받은 '회장님'은 물 샐 틈 없이 꽁꽁 틀어막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괜한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집안 망신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사가 창립 이후 성장하는 과정에서 추문 한 번 없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한 한편 대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가정이든 숨기고 싶은 가족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이혼은 언급조차 꺼려지는 아픔이다. 재벌가도 예외가 아니다. 오너일가의 파경은 일단 노출되면 집안은 물론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숨길 수 있다면 끝까지 감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한 부자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A씨도 마찬가지다.

회장 딸 타는 BMW 알고 보니…법인 리스 차량 사적으로 굴려

재계 관계자는 "A씨의 '상처'가 경영 보폭을 넓히는데 발목을 잡을 만한 사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A씨가 본격적으로 부상할 경우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지뢰'와 다르지 않아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일 것"이라고 전했다.

 호사가는 "지난해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비밀 결혼과 극비리 이혼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줬는데 A씨도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며 "만약 A씨의 과거가 알려질 경우 크게 이슈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A씨의 전 남편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물이라 더욱 그렇다"라고 귀띔했다.

재계에 떠도는 A씨 관련 구설은 또 있다. 회사 차량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업계에 따르면 A씨는 평소 'BMW 7시리즈'를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퇴근도 이 고급 외제차를 이용한다는 게 회사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차량은 회사가 B캐피탈에서 장기 리스한 차량으로 확인된다.

A씨 '회사 차' 유용 의혹

결국 A씨가 회사 측이 리스료와 차량보험료, 자동차세 등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회삿돈으로 사들이거나 리스한 고가의 외제 고급 슈퍼카들을 자녀 통학 등 개인적인 용도로 굴리다 구속된 바 있다. 담 회장이 '공짜'로 몰고 다녔던 차량들은 '포르쉐 카레라 GT'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포르쉐 카이엔' '벤츠 CL500'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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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