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일푼' 전두환 '오산 땅' 수수께끼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05.22 08: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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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만 무성한 '전씨랜드'…벌써 1000억 뽑아먹었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비자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누굴까. 아마 재계 총수들일 게다. 그리고 이 사람,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비자금이란 단어를 처음 유행시킨 그는 공식적으로 땡전 한 푼 없는 무일푼 신세다. 그렇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가 있을까. '어디에 꼬불쳤지' 하는 국민적 의심이 최근 경기도 오산 한 야산에 꽂혔다. '전씨랜드'로 불리는 그곳에 가봤다.

최근 또 다시 '전두환 비자금'이 회자되고 있다. 전씨일가의 수상한 땅거래가 포착되면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땅이 아들 수중으로 들어간 정황이 석연치 않다. 싸도 너무 싸게 넘어갔다. 이를 두고 전씨일가의 은닉 재산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땅은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에 있는 임야다. 임야 정면에 2009년 완공된 오산-화성고속도로와 황구지천이 흐르고, 옆쪽엔 한신대 캠퍼스가 붙어있다. 일진전기, 중외제약, 선일레미콘 등 대형 공장들이 들어선 주변은 현재 도로 확장공사 등 개발이 한창이다.

독산성·세마대 유적지
개발제한지역으로 묶여

이곳엔 한류타운 조성도 추진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8월 오산시와 양산동 일대에 국제아카데미와 뮤직비디오 제작 스튜디오 등 한류스타 양성소인 'SM타운'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뒤편 상황은 다르다. '독산성'과 '세마대'등의 유적건조물이 자리 잡고 있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있다. 독산성은 문화재청이 1964년 지정한 국가사적 제140호다. 백제시대에 축성돼 권율 장군이 임진왜란 때 왜병 수 만명의 대군을 격파한 군사적 요충지로 남한산성과 함께 한강 이남 최고의 산성으로 꼽힌다. 세마대는 권율 장군이 독산성에 물이 부족한 점을 노린 왜군을 교란하기 위해 산 정상에서 흰쌀로 말을 씻기는 모습을 연출해 적의 사기를 꺾은 곳으로 전해진다.

오산시 관계자는 "일부 성곽만 남아있는 독산성과 세마대를 2015년까지 복원하는 등 23만여 평 규모의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일대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전녹지지역, 자연녹지지역, 생산녹지지역 등 녹지보전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보전녹지지역은 도시의 자연환경, 경관, 수림 및 녹지를 보전하기 위한 지역 ▲생산녹지지역은 주로 농업적 생산을 위해 개발을 유보할 필요가 있는 지역 ▲자연녹지지역은 녹지공간의 보전을 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 개발이 불가피한 지역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독산성 인근이 개발제한지역으로 묶인 탓에 개발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 부동산업자는 "독산성 주변은 경관·환경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개발행위 허가를 제한하고 있다"며 "사유지로 분류돼 매매가 가능하지만 인접한 곳에 오산에서 유일한 사적지가 있어 사실상 개발이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업자도 "건축시 제한사항이 많은 녹지지역이 주거지나 상업지로 용도가 변경될 수 있지만 그 기준은 해당 지자체마다 다르다"며 "도시계획이 잡혀도 개발이 수년간 정체돼 투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녹지구역이라고 해서 모두 개발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가 허가할 경우 용도 변경 등 제한적인 개발이 가능하다. 실제 이들 임야의 땅값은 독산성에 얼마나 붙어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바로 옆 부지의 공시지가(㎡당)는 지난해 1월 기준 1만원대에 불과하다. 20년 전인 1990년대 초반의 공시지가도 1만원 안팎이었다.

처남 이창석 소유 임야 수십만평 대부분 정리 
'진짜 주인 맞나?' 실소유주 의혹 끊이지 않아

이런 부지를 경계로 좀 떨어진 임야의 경우 10만원대를 웃돈다. 개발 가능성 때문에 차이가 난다는 게 부동산업자의 전언. 다만 실거래가는 공시지가보다 적게는 2배 이상에서 많게는 수십배 비싼 가격으로 흥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동 임야의 대지주는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이순자씨 동생)씨다. 이씨는 사정당국이 항상 예의주시하는 인물이다. 그동안 '전두환 비자금'과 관련 여러 번 수사선상에 오른 탓이다.


2004년 검찰의 5공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자금으로 추정되는 ‘뭉칫돈’이 이씨의 계좌에서 발견됐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십억원이 이씨에게 유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추징금 대납형식으로 이를 몰수했다. 앞서 2003년 추징금 미납으로 경매에 붙여진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별채를 감정가의 2배가 넘는 16억4800만원에 낙찰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카 전재용(전 전 대통령의 차남)씨와 함께 유한회사 에스더블유디씨와 음향기기업체인 삼원코리아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이씨는 1984년 부친 고 이규동(2001년 사망)씨로부터 수십만평의 오산 땅을 증여받았다. 예비역 준장으로 전역한 이규동씨는 5공 당시 대한노인회 회장을 지내며 부동산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오산 땅을 이씨가 물려받은 것이다.

이씨는 YS정부 시절 부친이 증여한 오산 임야 26만평에 대한 증여세를 내지 않아 탈세 등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씨일가의 오산 땅은 5공 비리 청문회 당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양산동 주민들은 이 야산을 '전두환 땅'으로 알고 있다.

이씨 소유의 부지 인근에서 자재업을 하는 김모씨는 "이 지역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정확한 소유주를 모른 채 전두환 땅으로만 알고 있다"며 "주변의 땅을 가진 다른 토지주들은 유명 인사가 많은 부지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대박'가능성을 기대했으나 30년 넘게 아직까지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근처 식당 주인은 "5공 시절부터 양산동 일대가 '전두환랜드'가 되지 않겠냐는 소문이 돌았다"며 "(전 전 대통령이) 백담사와 교도소에 있을 때만 해도 양산동 야산에 퇴임 이후 지낼 '아방궁 사저'가 들어설 것이란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있었다"고 귀띔했다.

주민들 "예전부터
전두환 땅으로 알아"

주민들의 예상과 달리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사저로 들어갔고 개발도 없었다. 이씨는 오산 땅을 대부분 팔아치웠다.

처음 매각한 것은 2002년. 양산동 산19-116, 산19-117 등 2만여 평을 아모레퍼시픽에 처분했다. 당시 태평양이 사들였다가 2006년 회사가 분할되면서 아모레퍼시픽 소유로 명의가 이전됐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이씨 소유인 것을 전혀 몰랐다. 공장부지 확보 차원에서 매입을 뿐"이라고 했다. 이 부지는 공장 계획이 무산되면서 지난해 시행사인 O사가 매입했다. O사는 이곳에 대형 건설사와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최근 문제가 된 땅거래는 2006년 이뤄졌다. 이씨는 당시 자신 명의의 양산동 임야 29만여 평을 처분했다. 이중 절반을 건설업자 박모씨에게 500억원에 매각했다. 나머지 절반은 전재용씨에게 28억원에 팔았다. 같은 부지를 무려 472억원이나 싸게 넘긴 것이다.

더욱이 전씨는 2008년 이 땅을 시행사인 N사와 400억원에 되팔기로 하는 매매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의 연대의무자는 다름 아닌 이씨로부터 땅을 산 박씨였다. 결국 이씨는 전씨에게 '헐값'에 땅을 넘겨줬고, 이를 통해 전씨는 불과 2년 만에 투자금 15배인 370억원의 매각차익을 올린 셈이다.

전씨가 부인 박상아씨 등과 함께 경영하고 있는 부동산개발·임대 업체인 비엘에셋 소유로 돼 있는 땅은 모두 13만여 평. 지난해 말 기준 이 땅의 장부가액은 50억원, 공시지가는 100억원에 이른다.

조카 전재용에 13만평 매각 
시가 400억짜리 28억에 넘겨 


국세청은 이 거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조사에 착수, 이씨와 전씨에게 각각 양도소득세·증여세를 부과했다. 세금 추징액만 8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들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자 이씨 명의의 연희동 사저 별채를 압류하기도 했다.

전씨는 아직까지 이 땅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 중이다. 매수자가 중도금을 치르지 못해 매매계약이 자동 해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씨는 32억원의 이득을 챙겼다. 계약금 60억원을 선수금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이 돈은 비엘에셋의 영업외 수익으로 잡혔다.

이씨 소유의 양산동 토지는 아직 남아있다. 산19-84 등 7만여 평에 달하는 땅을 자손으로 추정되는 올해 32세의 이원근씨와 지분을 공유하고 있다. 이 땅은 S사에 신탁된 상태다.

외삼촌과 조카 간 수상한 거래를 두고 일각에선 전씨일가의 은닉 재산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2일 논평에서 "시세 400억원짜리 땅을 28억원에 넘겼다는 점은 이 땅의 실제 소유주가 애초에 이창석이 아니라 전 전 대통령이었다는 의혹을 갖게 하는 대목"이라며 "관련기관은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 거래내역과 자금출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미납 추징금이 1673억원에 이른다. 그나마 532억원도 자발적 납부가 아닌 검찰이 찾아낸 감춰둔 재산이었다.

검찰은 대법원 판결 한 달 뒤 무기명 채권 126장 등 188억여원을 추징했다. 이어 9월과 10월 현금과 예금 등 124억5000여만원을 강제 집행했다. 2000년 12월 1억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를 접수한데 이어 같은달 1억7000만원 상당의 유체동산을, 2004년 1월 연희동 사저 별채를 경매해 16억4000만원을 징수했다.


수상한 '헐값 매매'
국세청 수십억 과세

그해 6월엔 은닉자금으로 추정되는 '뭉칫돈'이 전씨일가의 계좌에서 발견되자 이순자씨가 '개인 돈'이라며 199억5000만원을 대납했다. 당시 차남 전씨가 증여세 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마지막으로 2006년 6월 한 언론사의 취재로 드러난 서초동 땅을 경매에 붙여 낙찰금 1억1900여만원을 거둬들였다.

전 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납부한 돈은 2003년 10월 전 재산이라고 주장한 29만원과 2010년 10월 강연소득 300만원뿐이다. 미납금은 내년 10월 추징시한이 만료된다. 그때까지 검찰이 그의 재산을 찾아내거나 납부하면 시효는 다시 3년 연장되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순자씨도 "(추징금은) 낼 수 없다. 성의껏 다 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들 등 친인척 재산에 대해선 "연좌제도 아닌데 그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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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