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대선을 반 년 남겨두고 여야는 모두 대선정국으로 돌입하고 있지만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자신에 대한 온갖 추측성 기사가 난무하는데도 여전히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는 물론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참여 유무, 당 후보와 관계설정 등 대선을 앞두고 그가 가져올 파급력은 적지 않아 보인다. 이에 <일요시사>는 안 원장의 서울대 동문이자 김두관 경남도지사 측과도 두루 인맥이 통한다는 한 인물을 만나 안 원장의 의중을 조심스레 읽어봤다.
자신을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소개한 이 남성(이하 A씨)은 자신의 신변이 노출되기는 극도로 꺼려했다.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기사 하나하나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적지 않은 논란을 만드는 것을 염두에 둔 듯해 보였다.
하지만 A씨는 안 원장과 김두관 경남지사의 의중을 상당히 잘 읽고 있었다.
A씨는 현재 야권의 대선후보 선출의 가장 큰 핵심은 “안 원장이 과연 민주통합당의 손을 잡아 줄 것인가에 있다”고 잘라 말했다.
양측 모두 친한 A씨
A씨는 자신이 그동안 ‘청춘콘서트’ 등 안 원장의 ‘따뜻한 정치’를 만들어온 측근들의 말들을 종합해본 결과 “안 원장은 참여정부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지난 참여정부가 보여 온 조용히 듣기보다는 목소리 큰 주장 위주의 소통과 폐쇄적 인사스타일, 삼성 등 대기업과의 우호관계 등”을 들었다.
이를 근거로 A씨는 “안 원장은 참여정부 인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공동정부 구성은 물론이고, 참여정부 인사와 경선조차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선을 할 바에는 독자적으로 출마하든지 아예 출마를 포기할 생각으로 보여 진다는 것이다. 그간 안 원장도 “한나라당은 아니다”라고만 밝혔지 어느 정당과 연대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견해였다.
A씨는 또 “막판 불출마를 선언하며 지지를 표명한 서울시장 경선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펼쳐왔고 자신의 사상·철학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평소 ‘존경한다’는 표현까지 스스럼없이 할 정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A씨는 단적으로 최근 부산의 한 지역언론이 안 원장의 부친과 인터뷰 한 것을 예로 들었다.
아들의 생각을 잘 아는 안 원장의 부친은 인터뷰에서 “민주당과의 경선은 절대 없다”며 “한다면 독자적으로 하든지 아니면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부산에서만 살아온 부친이시기에 실명으로 문 고문을 거명하기 곤란하니 민주당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이 분석이 맞다면 안 원장은 문 고문과의 경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원장이 부친의 반대로 출마의사를 접었다’는 말이 돌 정도로 안 원장이 부친의 뜻을 절대 존중하는 아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안 원장 부친의 인터뷰 발언이 안 원장과의 교감 하에 나온 것이라면 A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더해지는 대목이다.
이어 A씨는 “안 원장과 문 고문의 경선과 공동정부 구성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고문 측과 민주통합당은 어떠한 경로이든 안 원장의 이러한 생각을 파악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민주당이 여전히 자기 구도대로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과 구도 위주의 정치를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문 고문의 공동경선 및 공동정부 구성 제안이 나온 배경은 최소한 안 원장의 생각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상호간의 대화가 전무했음을 보여준다”고 민주당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이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식도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진정성을 가지고 직접 만나 설득하는 정공법을 썼지 구도를 짜 맞추고 그에 따른 정치를 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힐난했다.
“참여정부에 부정적인 안철수, 경선 참여 안 할 것으로 보여”
“막판 불출마 선언하며 지지한 서울시장 경선과 전혀 달라”
하지만 A씨는 “민주통합당이 안 원장과의 관계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해결책도 제시했다. 안 원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A씨는 김 경남지사 측과도 두루 친하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특히 “안 원장은 김 지사에 대해서는 다소 우호적인 것으로 보여진다”며 “김 지사가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준다는 점, 따뜻한 약자들에 대한 배려를 시골에서부터 실천해온 인물이라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록 김 지사가 참여정부에서 장관직을 맡기는 했지만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고,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없으며 이장에서부터 무소속 도지사까지 오른 스토리에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했다.
따라서 A씨는 “그래서 안 원장은 김 지사가 경선에 나오고 또 다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여럿 참여한다면 경선에 참여하는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사실 안 원장은 사람들이 자신을 대권주자로 부르는 것도 웃긴다고 생각 한다”면서도 “적어도 자신의 작은 참여로 인하여 나라와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진다면 본인으로서는 큰 결심인 경선 참여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내다봤다.
예컨대 ‘안철수식 작은 참여’라는 것이다. 이어 A씨는 “물론 경선 승리와 대통령 당선이 안 원장의 목표가 아님은 분명하다”며 “다만 그 과정을 통하여 따뜻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고 예측했다.
“민주당, 안철수 만나야”
A씨는 또한 “결론적으로 문 고문과 민주통합당은 불가능한 구도를 밀어붙이기보다 빨리 안 원장을 만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진솔하게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안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도가 아니라 김 지사와 손학규·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포함한 그야말로 ‘따뜻한 경선’ 자리를 만들어 안 원장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마당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끝으로 A씨는 “한 사람, 한 정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로 만드는 첩경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라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