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절자’ 의심 받는 김문수의 대권행 ‘자충수’ 내막

  • 이해경 lovehk@ilyosisa.co.kr
  • 등록 2012.04.30 11: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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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리 걸치려다 가랑이 찢어질라~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4·11 총선 직후 김문수 경기지사는 총선의 최대 피해자(?)로 급부상했다. 당은 과반의석 확보로 압승을 거두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세론을 더 확고히 굳혔고, 일부에서는 “대선 경선은 무의미 하다”며 ‘박근혜 추대론’까지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총선 후 대선행을 공식화 할 것으로 예상된 김 지사로서는 그야 말로 ‘사면초가’에 처했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여·야를 통틀어 가장 먼저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의기양양하게 첫 스타트를 끊은 김 지사지만 대권을 향한 그의 발걸음은 무겁고 대권가도는 먹구름만 잔뜩 낀 상황이다. 그 이유는 뭘까?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12일 밤, 서울시내 모처에서 자신의 측근들과 비밀회동을 가졌다. 이후에도 김 지사는 측근들과 유달리 잦은 회동을 가졌다. 그만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특히 김 지사가 대선 도전 시 당내 기반이 될 수 있는 최측근인 차명진·임해규 의원 등이 낙선한 것이 그의 고심을 더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총선 최대 피해자
김문수 경기지사?

하지만 김 지사는 장고 끝에 국회의원 3번, 도지사 2번 등 5번의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승부사적 기질을 살려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저 김문수는 자금, 인력, 조직이 없고 대세론도 없다. 그래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만류하는 분도 많았다”면서 “제가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자격을 갖고 있는지 번민도 했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바꾸어 나가는 그 길에 나서기로 결단했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와 함께 지사직 사퇴의사도 밝혀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본선 경쟁력은 박 위원장보다 내가 우위에 있다”며 “내가 대선후보가 돼야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필승한다”고도 밝히며 대권 도전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러나 김 지사는 ‘말 바꾸기 비난’을 뻔히 예상하고도 단 하루 만에 “당내 경선에서 최종후보가 되면 지사직을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경선에 올인하기 위해서는 지사직 사퇴가 필수조건이었음에도 말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국회의원들은 직을 유지한 채 예비후보등록도 하고 선거에서 이기면 대통령 취임할 때 사직을 하면 된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치단체장이 예비후보등록을 할 수 없는 현행 선거법은 경선과정에서 수많은 제약을 주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며 헌법 소원 추진의사를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3조는 정무직공무원 즉 지방자치단체장은 사퇴를 해야 예비후보등록이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헌법 소원뿐만 아니라 당내 경선룰 변경도 주장하고 나섰다. 당헌당규를 개정해 현재의 동원경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로의 변경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 지사를 향해 ‘변절자’라는 비난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사직 사퇴” 하루 만에 말 바꾸고 헌법소원 제기까지
경선룰 수정 제안도, 대권 욕심 위해 법과 룰은 상관없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하루 만에 말을 바꾸고 연일 친박계와 박 위원장을 공격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김 지사는 출마 선언 직전 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 대표주자(친이계)들을 만나 ‘경선룰’ 변경과 ‘지사직 사퇴’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가 ‘사퇴카드’를 만류했다는 말은 일절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친이계와 청와대가 지사직 사퇴 카드를 용인했을 것이라 짐작이 나왔다.


또한 입장 번복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과는 최근에 몇 달 동안  전화 한 통 한 적도 없고, 청와대 사람하고 만난 적도 없다”며 ‘청와대 배후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친이계와 청와대는 ‘서울의 정몽준, 경기도 김문수, 충청권 정운찬, 영남 김태호를 앞세워 바람몰이를 하고 박 위원장을 집중공격한 후 막판에 단일화하여 승리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배후설’에 무게가 실렸다.

이 전략의 기획자이자 선봉장에는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선 전 몸을 사렸던 친이계의 움직임을 생각한다면 크나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당내 지분을 5분의1정도 밖에 확보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 경선룰 변경과 공격들은 의외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친이계가 ‘박근혜 X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총선 전 터진 ‘민간인 사찰’이 그 실체다.

많은 논란이 되며 비난의 칼날을 받아야 했던 청와대와 친이계지만 불법사찰로 X파일을 확보해 박 위원장을 옥죌 수 있는 약점을 잡은 성과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결국 ‘지사직 사퇴’를 접은 것은 무리수를 둘 필요 없다는 판단아래 친박계의 거센 반발을 유도한 것으로 풀이되고 ‘헌법소원’ 제기는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
친이계의 성과?

또한 친이계의 이러한 전략 외에도 김 지사의 ‘숨겨진 의도’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의석수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승리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실상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실제 4·11총선이 대선이었다면 유효 득표수에서 야권연대에 뒤져 새누리당은 패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경기 지역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것이 김 지사의 ‘숨겨진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김 지사는 “수도권에서 박 위원장이 패배한 것에서 미래를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도권 위기론’ 속에 자신의 거점인 경기도의 지지율을 높여 ‘박근혜 대안론’으로 자리 한다는 속내를 밝힌 김 지사였다.

‘청와대 배후설’ 제기됐지만 김 지사는 적극 부인 
친이계, ‘박근혜 X파일’ 가지고 있다는 주장 제기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야심차게 첫 테이프를 끊으며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뜻하지 않은 ‘최시중 사건’으로 관심을 이어가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친이계와 청와대는 분위기를 이어가기는커녕 사태를 수습하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번지는 것을 막기에 급급한 양상이다. 친이계의 대권플랜은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친 셈이다.

각계의 비난도 거세다. 민주통합당은 “지사직 유지는 결국 양다리 걸치겠다는 것으로 저의를 의심하게 한다”면서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고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도 비난의 목소리는 높아만 갔다.

<와주테이의 박쥐들>의 저자 이동형 작가는 국회에서 사라져야 할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변절자로 김 지사를 지목했다.

 그 이유로 김 지사는 공장에 노동자로 입사하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하다가 전두환 정권에 의해 구속돼 2년6개월 동안 옥살이까지 했던 노동운동가였다. 하지만 민중당을 거쳐 민자당, 신한국당에 입당해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노동자의 대부’로 불렸던 김 지사가 1996년 국회에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날치기 하는 과정 중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거수기로 당당히 찬성표를 던졌던 것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한 유명 파워블로거는 김 지사의 자서전 <김문수의 청>에서 “그래 혁명을 통해서만 만인이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지, 정치를 통해 이 땅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하면 되는 거야”라는 부분을 발췌하며 “그는 변절의 순간부터 기회주의자로 탈바꿈해 철저히 권력의 성공만을 위해 살기로 결심했던 인물”이라며 “김문수는 노동자를 위해 정치에 입문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공을 위해 정치를 시작했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친재벌, 친기업, 친삼성을 입에 달고 사는 인물”로 평가했다.


또한 이 블로거는 2010년 행정안전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하며 김 지사가 2006년 취임한 이후로 경기도 재정자립도가 매년 떨어진 사실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실제 경기도의 자립도는 김 지사 취임 전 70.3%에서 매년 하락하며 2010년 59.3%까지 떨어졌다. 이는 서울시의 92.0%의 반토박 수준이었다.

블로거는 경기도의 재정자립도가 떨어진 이유로 “김 지사가 이명박 정권의 ‘부자감세’ 정책을 찬양하며 부동산 취등록세 인하에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방세의 대부분은 부동산 취등록세인데 김 지사가 스스로 경기도의 재정자립도를 무너뜨리는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또한 “4대강 사업을 적극 옹호한 탓에 복지분야 재원이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김 지사의 소방서 전화 사건과 함께 ‘김문수의 7대 망언’이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SNS를 통해 퍼져 나가 김 지사를 괴롭히고 있다.

경기도 재정자립도
6년 간 지속적 하락

이처럼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사퇴압박’까지 받고 있는 김 지사로선 여간 곤혹스러운 처지가 아닐 수 없다. 김 지사는 지난달 27일 “사표를 내고 하려 했는데 너무 반론도 많았다”고 사퇴 번복 이유를 밝히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어서 주저없이 “제가 감히 작은 역할(대통령)을 해보려 한다”며 출마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아시는 것처럼 제 지지율이 아주 낮다. 그래서 주위에서 저 사람이 정말 되려는 거냐, 그냥 해보는 거냐 하시기도 한다”며 “어쨌거나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누구보다 발 빠르게 앞장서서 대권행을 택한 김문수 경기지사. 그의 갈짓자(之) 대권행보가 향후 전개될 대권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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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