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절자’ 의심 받는 김문수의 대권행 ‘자충수’ 내막

  • 이해경 lovehk@ilyosisa.co.kr
  • 등록 2012.04.30 11: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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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리 걸치려다 가랑이 찢어질라~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4·11 총선 직후 김문수 경기지사는 총선의 최대 피해자(?)로 급부상했다. 당은 과반의석 확보로 압승을 거두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세론을 더 확고히 굳혔고, 일부에서는 “대선 경선은 무의미 하다”며 ‘박근혜 추대론’까지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총선 후 대선행을 공식화 할 것으로 예상된 김 지사로서는 그야 말로 ‘사면초가’에 처했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여·야를 통틀어 가장 먼저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의기양양하게 첫 스타트를 끊은 김 지사지만 대권을 향한 그의 발걸음은 무겁고 대권가도는 먹구름만 잔뜩 낀 상황이다. 그 이유는 뭘까?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12일 밤, 서울시내 모처에서 자신의 측근들과 비밀회동을 가졌다. 이후에도 김 지사는 측근들과 유달리 잦은 회동을 가졌다. 그만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특히 김 지사가 대선 도전 시 당내 기반이 될 수 있는 최측근인 차명진·임해규 의원 등이 낙선한 것이 그의 고심을 더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총선 최대 피해자
김문수 경기지사?

하지만 김 지사는 장고 끝에 국회의원 3번, 도지사 2번 등 5번의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승부사적 기질을 살려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저 김문수는 자금, 인력, 조직이 없고 대세론도 없다. 그래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만류하는 분도 많았다”면서 “제가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자격을 갖고 있는지 번민도 했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바꾸어 나가는 그 길에 나서기로 결단했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와 함께 지사직 사퇴의사도 밝혀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본선 경쟁력은 박 위원장보다 내가 우위에 있다”며 “내가 대선후보가 돼야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필승한다”고도 밝히며 대권 도전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러나 김 지사는 ‘말 바꾸기 비난’을 뻔히 예상하고도 단 하루 만에 “당내 경선에서 최종후보가 되면 지사직을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경선에 올인하기 위해서는 지사직 사퇴가 필수조건이었음에도 말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국회의원들은 직을 유지한 채 예비후보등록도 하고 선거에서 이기면 대통령 취임할 때 사직을 하면 된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치단체장이 예비후보등록을 할 수 없는 현행 선거법은 경선과정에서 수많은 제약을 주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며 헌법 소원 추진의사를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3조는 정무직공무원 즉 지방자치단체장은 사퇴를 해야 예비후보등록이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헌법 소원뿐만 아니라 당내 경선룰 변경도 주장하고 나섰다. 당헌당규를 개정해 현재의 동원경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로의 변경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 지사를 향해 ‘변절자’라는 비난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사직 사퇴” 하루 만에 말 바꾸고 헌법소원 제기까지
경선룰 수정 제안도, 대권 욕심 위해 법과 룰은 상관없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하루 만에 말을 바꾸고 연일 친박계와 박 위원장을 공격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김 지사는 출마 선언 직전 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 대표주자(친이계)들을 만나 ‘경선룰’ 변경과 ‘지사직 사퇴’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가 ‘사퇴카드’를 만류했다는 말은 일절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친이계와 청와대가 지사직 사퇴 카드를 용인했을 것이라 짐작이 나왔다.


또한 입장 번복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과는 최근에 몇 달 동안  전화 한 통 한 적도 없고, 청와대 사람하고 만난 적도 없다”며 ‘청와대 배후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친이계와 청와대는 ‘서울의 정몽준, 경기도 김문수, 충청권 정운찬, 영남 김태호를 앞세워 바람몰이를 하고 박 위원장을 집중공격한 후 막판에 단일화하여 승리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배후설’에 무게가 실렸다.

이 전략의 기획자이자 선봉장에는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선 전 몸을 사렸던 친이계의 움직임을 생각한다면 크나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당내 지분을 5분의1정도 밖에 확보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 경선룰 변경과 공격들은 의외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친이계가 ‘박근혜 X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총선 전 터진 ‘민간인 사찰’이 그 실체다.

많은 논란이 되며 비난의 칼날을 받아야 했던 청와대와 친이계지만 불법사찰로 X파일을 확보해 박 위원장을 옥죌 수 있는 약점을 잡은 성과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결국 ‘지사직 사퇴’를 접은 것은 무리수를 둘 필요 없다는 판단아래 친박계의 거센 반발을 유도한 것으로 풀이되고 ‘헌법소원’ 제기는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
친이계의 성과?

또한 친이계의 이러한 전략 외에도 김 지사의 ‘숨겨진 의도’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의석수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승리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실상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실제 4·11총선이 대선이었다면 유효 득표수에서 야권연대에 뒤져 새누리당은 패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경기 지역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것이 김 지사의 ‘숨겨진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김 지사는 “수도권에서 박 위원장이 패배한 것에서 미래를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도권 위기론’ 속에 자신의 거점인 경기도의 지지율을 높여 ‘박근혜 대안론’으로 자리 한다는 속내를 밝힌 김 지사였다.

‘청와대 배후설’ 제기됐지만 김 지사는 적극 부인 
친이계, ‘박근혜 X파일’ 가지고 있다는 주장 제기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야심차게 첫 테이프를 끊으며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뜻하지 않은 ‘최시중 사건’으로 관심을 이어가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친이계와 청와대는 분위기를 이어가기는커녕 사태를 수습하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번지는 것을 막기에 급급한 양상이다. 친이계의 대권플랜은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친 셈이다.

각계의 비난도 거세다. 민주통합당은 “지사직 유지는 결국 양다리 걸치겠다는 것으로 저의를 의심하게 한다”면서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고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도 비난의 목소리는 높아만 갔다.

<와주테이의 박쥐들>의 저자 이동형 작가는 국회에서 사라져야 할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변절자로 김 지사를 지목했다.

 그 이유로 김 지사는 공장에 노동자로 입사하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하다가 전두환 정권에 의해 구속돼 2년6개월 동안 옥살이까지 했던 노동운동가였다. 하지만 민중당을 거쳐 민자당, 신한국당에 입당해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노동자의 대부’로 불렸던 김 지사가 1996년 국회에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날치기 하는 과정 중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거수기로 당당히 찬성표를 던졌던 것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한 유명 파워블로거는 김 지사의 자서전 <김문수의 청>에서 “그래 혁명을 통해서만 만인이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지, 정치를 통해 이 땅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하면 되는 거야”라는 부분을 발췌하며 “그는 변절의 순간부터 기회주의자로 탈바꿈해 철저히 권력의 성공만을 위해 살기로 결심했던 인물”이라며 “김문수는 노동자를 위해 정치에 입문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공을 위해 정치를 시작했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친재벌, 친기업, 친삼성을 입에 달고 사는 인물”로 평가했다.


또한 이 블로거는 2010년 행정안전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하며 김 지사가 2006년 취임한 이후로 경기도 재정자립도가 매년 떨어진 사실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실제 경기도의 자립도는 김 지사 취임 전 70.3%에서 매년 하락하며 2010년 59.3%까지 떨어졌다. 이는 서울시의 92.0%의 반토박 수준이었다.

블로거는 경기도의 재정자립도가 떨어진 이유로 “김 지사가 이명박 정권의 ‘부자감세’ 정책을 찬양하며 부동산 취등록세 인하에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방세의 대부분은 부동산 취등록세인데 김 지사가 스스로 경기도의 재정자립도를 무너뜨리는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또한 “4대강 사업을 적극 옹호한 탓에 복지분야 재원이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김 지사의 소방서 전화 사건과 함께 ‘김문수의 7대 망언’이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SNS를 통해 퍼져 나가 김 지사를 괴롭히고 있다.

경기도 재정자립도
6년 간 지속적 하락

이처럼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사퇴압박’까지 받고 있는 김 지사로선 여간 곤혹스러운 처지가 아닐 수 없다. 김 지사는 지난달 27일 “사표를 내고 하려 했는데 너무 반론도 많았다”고 사퇴 번복 이유를 밝히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어서 주저없이 “제가 감히 작은 역할(대통령)을 해보려 한다”며 출마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아시는 것처럼 제 지지율이 아주 낮다. 그래서 주위에서 저 사람이 정말 되려는 거냐, 그냥 해보는 거냐 하시기도 한다”며 “어쨌거나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누구보다 발 빠르게 앞장서서 대권행을 택한 김문수 경기지사. 그의 갈짓자(之) 대권행보가 향후 전개될 대권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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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