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혜경 기자] 안철수재단의 이사진이 베일을 벗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6일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을 재단 이사장에,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영 사이넥스 대표, 윤연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를 이사에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야당 총재권한대행까지 지낸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을 빼면 유명인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재단 운영을 위한 회계, 창업, 법률, 기부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했다는 게 안 원장의 설명이다.
또 안철수연구소의 이사를 지낸 윤 교수를 제외한 이사들은 안 원장과 공적으로만 관련 있을 뿐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을 사유물로 만들지 않고 사회적 기업으로 안착시킬 전문가를 선임하겠다는 안 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인 윤 교수는 1999년부터 안철수연구소에서 사외이사, 고문변호사, 비상근 이사를 지냈다. 서울지검 검사이던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부인과 자녀, 처제를 잃은 뒤 미국 유학을 떠났다. 검사를 퇴직한 뒤 친구 또는 조언자의 관계로 안 원장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고 부대표는 재단 업무 차원에서 유력한 회계법인의 믿을 만한 전문가를 추천받은 것이라고 한다. 김 대표도 재단의 창업지원 사업에 적합한 인물로 영입한 벤처사업가라는 설명이다. 사이넥스는 의료용품 관련 컨설팅 업체다. 김 대표는 주한미국대사관 선임 상무관을 지냈다. 윤 상임이사는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한국모금전문가협회 이사를 지냈다. 윤 상임이사의 선임과 관련,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였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사전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도 재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안 원장과 청춘콘서트를 함께 진행할 때부터 참여가 이미 계획돼 있었다는 전언이다. 다만 박 원장이 재단에서 어떤 직함과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반면, 안 원장의 최측근이자 재단 설립 실무를 총괄한 강인철 변호사는 이사진 명단에서 빠졌다. 강 변호사는 앞으로 재단에 관여하지 않고 기부자로서 남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