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일요시사 선정>2011 이슈메이커 50인⑤스포츠계 10인

달리고 넘어지고 돌아오고 사라지고…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일요시사>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2011년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군 10인을 선정했다. 프로야구와 축구, 농구의 구기종목과 수영·피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은 멋진 활약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갖은 루머와 은퇴, 사망 소식 등으로 팬들을 안타깝고 씁쓸하게 만들기도 했다. 2012년에는 좋은 소식만 가득하길 바라며 멋진 활약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길 기대해 본다.

야구 5명, 축구 2명, 농구·수영·피겨 각 1명 선정
대박 치며 일본 진출한 이대호, 국내 복귀 이승엽

<105억 대박 터뜨린 이대호>

이대호는 올 시즌 국내무대에서 0.357의 타율과 27개의 홈런, 176안타, 113 타점을 기록하는 무난(?)한 시즌을 보냈다.

2006년 타격 3관왕과 2010년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등 엄청난 기록을 남겼던 해에 비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타율 1위, 홈런 2위, 타점 2위, 최다 안타 1위의 성적이 무난하게 느껴질 선수, 그가 바로 이대호다.

2001년 2차 1지명 투수로 입단한 이대호는 타고난 힘과 유연성으로 어느덧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만년 하위권에만 머물던 팀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나큰 공헌을 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WBC,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하며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일약 발돋움 했다.

지난 시즌에는 구단과 원만한 연봉 협상을 하지 못해 KBO에 연봉조정 신청까지 하며 마찰을 빚었지만 올 시즌 종료 후 가치를 인정받고 일본무대에 진출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를 잡기 위해 4년 100억이라는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전례 없는 금액을 제시 했지만 이대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의 오릭스 버팔로스가 2년 105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해 이대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었다.

지난 11일 2011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한국 야구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으며 지난 14일 일본으로 건너간 이대호는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 놀러온 것 아니다. 우승하기 위해 왔다”는 당찬 포부를 남기며 일본 프로야구 시작을 알렸다.

<송지선 자살 파문 연루된 임태훈>

지난 5월7일 송지선 아나운서가 트위터에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두산 베어스 임태훈과의 갖은 의혹과 루머가 계속됐다.

송 아나운서는 “임태훈과 1년 넘게 교제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구단 측이 이를 전면 반박하자 마음의 상처를 이기지 못해 같은 달 23일 19층의 자택에서 이불을 둘러싸고 투신했다.

한편 송 아나운서 사망 후 임태훈에게 네티즌들의 원색 비난은 끝없이 이어졌고 결국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임태훈은 2군을 오르내리다 시즌 도중 입대해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1군 복귀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온갖 야유와 비난을 들었지만 팀을 위해 그는 묵묵히 참고 공을 던졌다.
 
이 사건으로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 꼽혔던 두산 베어스는 전력 약화화와 함께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며 5년 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임태훈은 현재 마음을 추스르고 팀 동료의 결혼식과 영화 <퍼펙트게임> VIP시사회, 선수협 정기총회 등에 참석하며 평정을 되찾고 있으며 내년시즌에는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경, 재기를 꿈꾸고 있다.

<전설로 사라진 ‘무쇠팔’ 고 최동원>

프로야구계의 큰 별이 졌다. ‘전설의 투수’ 최동원이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2007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적이 있었고 간암 투병설이 흘러 나왔지만 지난 7월 목동구장에서 열린 경남고와 군산상고의 2011 레전드 리매치에서 보인 최동원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예전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이었던 것이다. 본인은 건강을 지키려고 식이요법을 하느라 살이 빠졌다며 괜찮다고 했지만 그로부터 두 달 뒤 병세가 악화돼 결국 향년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 1, 3, 5, 6, 7차전에 등판해 4승1패로 믿기지 않는 기록을 남기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영원히 깨지지 않을 한 획을 그었다.

5경기에서 무려 40이닝을 던졌다. 투수가 분업화한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다.

정규시즌에도 1983년 프로에 데뷔해 5년 연속 해마다 10승 이상을 올리고 200이닝 이상을 던진 ‘무쇠팔’이었다. 트레이드마크는 안경과 와인드업 때 왼발이 하늘로 치솟는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최동원은 1980년대 해태 선동열과의 뜨거운 라이벌 대결로 숱한 화제를 모았다. 둘은 1승1무1패를 기록했고 현재 이 둘의 라이벌을 소재로 한 영화 <퍼펙트게임>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비운의 ‘타격 머신’ 고 장효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로 인정받았던 삼성 라이온즈의 대표적 프랜차이즈 스타 장효조가 향년 55세로 유명을 달리해 야구계는 슬픔에 잠겼다.

장효조는 위암과 간암으로 한 달이라는 짧은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 9월7일 영면했다. 지난 7월23일 30주년 레전드 올스타전에만 하더라도 정정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인사했던 장효조이었기에 너무도 갑작스런 일이었고 모두가 애달파했다.

현역 시절 장효조는 ‘방망이를 거꾸로 들어도 3할 타자’라는 소리를 들은 최초의 선수였다. 그는 선수생활 10년간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들을 숱하게 남겼다.

장효조는 10시즌 동안 8차례나 3할 타율을 기록했다. 1983년 삼성에서 데뷔와 함께 타격왕을 차지하며 7년 연속 3할 타율을 쳤고 통산 타율 3할3푼1리로 30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첫 해부터 3할6푼9리라는 고타율로 수위타자에 올랐고 이후 1985년부터 87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했다.

빙그레 이정훈이 1991~1992년 2연패했을 뿐 누구도 3년 연속 타격왕을 하지 못한 대기록이고 통산 타격왕 4회도 양준혁만 어깨를 함께하고 있다.

또한 역대 한 시즌 최고타율 10위 안에는 장효조의 이름만 3차례나 들어가 있고 3할6푼 이상의 고타율만 3차례 기록해 그의 타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경지였다.

세상을 떠난 ‘한국야구의 영웅’ 최동원과 장효조는 프로야구 은퇴선수들의 모임인 일구회가 주는 일구대상 2011년 공동 수상자로 선정돼 하늘나라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2년 만에 코트 복귀한 김승현>

이면계약서 파문으로 코트를 떠났던 ‘천재가드’ 김승현이 복귀해 화제다.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받은 최초의 선수인 김승현은 어시스트 부문에서 네 차례나 1위에 올랐고 04~05시즌에는 평균 어시스트 10.5개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 국내 최정상급 가드로 활약하며 코트를 종횡무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 소속팀 오리온스와 연봉 지급 문제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느라 2010년 11월 KBL에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작년 3월 이후 공식 경기에 뛰지 못한 김승현은 8일까지 다른 팀 이적을 조건으로 오리온스와 합의, 임의탈퇴 공시에서 해제됐다.


프로야구 투·타의 큰 별 최동원, 장효조 세상 떠나
국가대표 은퇴한 박지성, 코트 복귀한 김승현 화제

하지만 김승현이 오리온스에게 받을 14억을 포기하고 코트 복귀를 결정한 것이다. 그간 “코트 복귀가 최우선”이라던 김승현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보였다.

김승현은 지난 7일 인천 전자랜드 전에서 지난해 3월6일 이후 641일 만에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6어시스트 2스틸로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지만 이후 경기에서 예전만한 실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농구 관계자들은 “공백이 길어서 그렇지 센스는 여전하다”며 차츰 나아질 것을 기대했다.


<재기 성공한 ‘마린보이’ 박태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에 은메달까지 추가하며 한국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박태환은 올림픽 이후 심적 부담감 등의 이유로 심각한 부진에 빠졌었다.
 
하지만 ‘마린보이’는 피나는 훈련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제 16회 아시안 게임 남자 200m 자유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아시아 최고 기록을 0.05초 앞당기면서 금메달을 땄다. 남자 400m 자유형, 남자 100m 자유형에서도 나서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이로써 전 대회(2006년 도하)에 이은 2대회 연속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쌓게 되면서 한국 수영사의 최고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올해에도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2011  세계수영선수권에 출전해 400m 금메달, 200m 4위, 100m에서는 준결승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뒀고 지난 13일 호주에서 열린 2011-12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내년 2012 런던 올림픽을 준비 중인 박태환은 지난 20일 귀국했다가 내년 1월4일 호주로 2차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며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태극마크 반납 산소탱크 박지성>

지난 1월의 마지막 날 국내 축구팬들은 물론 외신들도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산소탱크’ 박지성이 11년간 입어온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한 것이다. 카타르에서 2011 아시안컵을 마치고 귀국한 박지성은 1월31일 대한축구협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00년 아시안컵 1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국가대표로 데뷔한 박지성은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잇달아 골을 터뜨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일월드컵 본선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4강 진출을 함께한 박지성은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에서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이번 아시안컵에서 A매치 100경기(13골) 출전을 달성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최종 결정했다.

이날 박지성은 “지난 11년간 국가대표로 뛰었던 것을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행복했다”며 “아직 이른 나이일 수도 있고 아쉬움도 있지만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한국 축구를 위한 좋은 결정이라고 본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산소탱크’의 국가대표 은퇴소식에 많은 팬들은 아쉬워했고 이후 국가대표팀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그의 복귀를 기대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팀 감독 경질 논란 조광래>

지난 8일 대한축구협회는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을 전격 경질, 발표했다.

조 전 감독이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남긴 성적은 12승 6무 3패. 결코 나쁘지 않은 전적임에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되는 여론과 팽창되는 불만에 시달렸다.

그 이유로는 이영표·박지성의 은퇴와 숙명의 대결인 한일전 패배, 레바논전 패배, 해외파 차출을 둘러싼 구설수의 4가지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조 전 감독은 “조기축구회 감독도 이런 식의 경질은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고 기술위원회는 마땅한 차기 감독도 정해 놓고 있지 않아 논란을 자초했다.

<‘승짱’에서 ‘라이언킹’으로 복귀 이승엽>

마침내 그가 돌아왔다. ‘아시아 홈런왕’ ‘국민타자’ 이승엽이 지난 5일 총액 11억 원에 친정팀 삼성과 입단계약을 맺고 8년 만에 다시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해 2003년까지 9년간 통산 0.305의 타율에 324홈런과 948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2004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로 진출한 뒤 요미우리와 오릭스를 거치며 통산 0.257의 타율과 159홈런, 439타점을 기록한 뒤 국내 무대로 복귀하게 됐다.

삼성과 연봉 8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11억원이라는 국내 최고 대우로 입단 계약을 확정지은 이승엽은 “다시는 못 돌아올 줄 알았는데 다시 돌아오게 됐다는 생각에 말 못할 기쁨을 느낀다.

삼성은 내 마음의 고향이고, 워낙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 일본으로 갈 때도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그 보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팀이 올해 우승도 하고 좋은 상태인데 후배들과 함께 잘 융화해서 팀이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승엽의 뒤를 이어 김태균과 박찬호도 해외무대를 정리하고 국내 복귀가 확정돼 팬들은 스타들의 귀환을 반기며 내년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 외교관’으로 변신 김연아>

‘피겨퀸’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 이후 은퇴를 고민했다.
 
하지만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만 출전하기로 결정한 김연아는 일본의 안도미키에 1.29점차로 밀려 아쉽게 은메달을 땄다. 연습량이 부족했지만 김연아의 연기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2011년 세계선수권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 활동하여, 2011년 7월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결정된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준비한 대회인 2012년 제1회 동계유스 올림픽의 홍보대사로 임명되어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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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