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혹 키맨’ 김원홍(전 SK해운 고문) 실체 추적

역술인? 무속인? “다 지어낸 헛소문”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검찰의 SK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의혹 중심에 있는 ‘키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에 따라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도 닫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열쇠를 쥔 핵심인물이 바로 김원홍씨다. 김씨는 실마리를 풀 ‘중간고리’로 지목되고 있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 정체 또한 불명하다. 이쯤 되니 ‘역술인이다, 무속인이다’하는 미확인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그는 누구일까.

‘판도라의 상자’ 열쇠 쥔 정체불명 미스터리맨 
정확한 신분 두고 설왕설래…미확인 루머 난무

SK 수사의 ‘키맨’으로 떠오른 김원홍씨 실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유수의 언론들은 김씨를 역술인 또는 무속인으로 몰고 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SK일가 선물투자의 대리인이자 베넥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한 자금 조성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SK그룹 18개 계열사가 베넥스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500억원 상당이 돈세탁을 거쳐 김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빼돌려진 자금이 김씨에게 건너간 만큼 김씨가 이번 사건을 푸는 ‘열쇠’로 보고 수사 중이다.
그렇다면 김씨는 누구일까.

자금 조성 핵심인물
철저히 베일에 싸여

그는 철저히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맨’이다. 다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흘러나온 김씨의 간단한 이력만 확인이 가능하다. 김씨는 경북 경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신 대학은 불분명하다. 한때 모 증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고, SK해운 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보험판매 전문회사의 지분 12.95%를 보유한 3대 주주로 등재돼 있다. 2007년 보험 판매업을 전문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생명·손해보험 상품 판매, 부동산 및 상조 컨설팅, 대출, 금융자문 컨설팅 등을 한다. 자본금 100억원 규모이며, 지난해 10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씨는 중국에서 투자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까지가 그에 대해 알려진 전부다. 상세한 이력은 물론 얼굴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이나 사내외 행사 등 일체 외부에 노출된 적이 없다. 인터넷에서 기본 정보조차 찾기 힘들다. 재계 인사들 사이에선 “김원홍이 누군지 며느리도 모른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 SK 직원도 “한때 SK해운 고문직을 맡았지만 지금은 무관해 그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다.

워낙 베일에 꽁꽁 싸여있다 보니 김씨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의 정확한 신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것. 특히 ‘역술인이다, 무속인이다’하는 미확인 소문까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은 수사 초기 “SK일가의 선물투자를 사실상 전담한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무속인”이라고 밝혔다. 이를 대부분의 언론들이 그대로 받아썼고, SK일가가 무속인의 자문을 받아 선물에 투자했다는 추정이 이어졌다. 일반인들은 어떻게 굴지의 대기업 총수가 고작 무속인의 말만 듣고 선뜻 수천억원의 거액을 투자할 수 있냐는 의문과 함께 이해할 수 없는 ‘회장님-무속인’관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요시사> 취재 결과 김씨가 무속인이란 근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학을 공부한 역술인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무속·역술인 관련 협·단체들은 모두 ‘김원홍’이란 이름으로 가입하거나 소속된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무속협회 관계자는 “전국의 회원 명단에서 김씨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며 “게다가 신들린 무속인이면 내림굿 등을 받는 과정을 거치면서 무속인들 사이에서 다 알게 되는데 (김씨를)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한 역술인도 “(김씨는) 일단 역술인 명부에 등록돼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도 누군지 모른다. 한 번도 못 들어 봤다”고 고개를 저었다.

SK 측도 김씨가 역술인이나 무속인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소설이란 것이다. 회사 한 임원은 “총수일가와 김씨가 지인관계인 것은 맞지만, 김씨를 역술인 또는 무속인으로 알고 교류했던 것은 절대로 아닐 것”이라며 “김씨의 말만 듣고 투자했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금융전문가로 명성
고수익 투자 출중

국내 대학에서 과학을 공부하고 미국에서 경제를 전공한 오너들이 무속·역술인과 교류는 물론 조언을 받았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더구나 최태원 회장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토대로 한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3년 이상 앞을 내다보고 경영계획을 짜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왜냐면 3년 이상 앞을 내다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예측이 아니라 바람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이유로 재계에서도 SK일가가 무속·역술인과 교류하거나 조언을 받았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SK 수사가 진행되는 수개월 동안 많은 언론들과 정보기관 등에서 김씨의 역술인 행보를 추적했으나 지금까지 전혀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며 “그가 역술인이다, 무속인이란 말만 무성할 뿐 실질적으로 활동했다는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김씨가 졸지에 무속인이 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그중 금융전문가로서 김씨의 투자 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족집게’, ‘도사’, ‘점쟁이’등의 별칭이 붙게 됐고, 이 말이 와전돼 무속인 또는 역술인으로 불린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가장 유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씨는 증권사에 근무할 당시 고수익을 내는 금융전문가로 명성을 얻었다. 고졸 출신으로 증권사에 발을 들여놓은 것 자체가 그의 실력을 가늠케 한다. 증권사를 그만두고선 강남 재력가들의 재산을 불려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해운 고문 등 SK와 인연을 맺은 것도 김씨의 투자 실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무속인 전혀 근거 없어 “역술인도 아니다” 확인
“점쟁이 말만 듣고 거액 투자?…글로벌 오너가 그럴리 없다!”

일각에선 음해 세력의 고의적인 유언비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SK와 그 일가를 흠집내기 위해 ‘김원홍=역술인’, ‘최태원+역술인’이란 루머를 악의적으로 시중에 퍼뜨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증권가엔 SK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최 회장과 역술인의 관계가 회자된 바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연말과 올초에 걸쳐 SK일가와 무속인이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파다했다”며 “최 회장이 선물 투자로 손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김씨가 소문 속 무속인으로 등장했고, 이어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그의 점괘에 따라 SK일가가 베팅했다는 설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에 SK 측은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온갖 루머가 다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음해 세력의 유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특정한 의도로 음해성 괴담을 퍼뜨렸다면 그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검찰의 입장은 어떨까. 당초 김씨가 무속인이라고 밝혔던 검찰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 더 이상 김씨의 실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김씨가 무속인인지 역술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SK 수사 결과가 나오면 김씨의 실체와 역할 등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무슨 의도로?”
고의적인 유언비어

김씨를 SK 의혹 중심에 있는 ‘키맨’으로 지목했던 검찰은 어찌된 일인지 김씨 수사에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 회장 형제를 소환해 조사를 마쳤지만, 수사 초기인 지난 3월 출국한 뒤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김씨를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것. 입국을 권유할 뿐 범죄인 인도청구 등 강제송환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없어도 최 회장 형제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차질이 없다는 입장. 그러나 검찰 주변에선 선물투자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씨를 건너뛰고 최 회장 형제부터 불러들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검찰이 SK 사건을 띄우기 위해 언론플레이 차원에서 이번 수사에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김씨를 무속인으로 둔갑시켜 이슈화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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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