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와 악어새’ 재벌총수-조폭두목 비화 대공개

대기업 회장 회칼 맞을 뻔 했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겁 없이 설치는 조폭들이 극성인 가운데 재계와 주먹계에 총수-조폭간 비화들이 회자되고 있다. 조폭들은 돈을 따라 움직인다. 돈 하면 재벌 총수. 그러기에 총수와 조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수와 조폭이 엮인 사건들과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그들만의 애증관계를 들여다봤다.

‘돈으로 엮인’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 관계
오너 관련 폭행 사건에 십중팔구 ‘형님’연루


2007년. 그해 내내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이 일어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사건이다. 김 회장은 강남의 한 술집에서 차남이 폭행당한 데 격분해 자신의 아들을 때린 북창동 술집 종업원 등을 찾아 폭행했다.

당시 조폭도 동원됐었다. 사건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사람은 ‘맘보파’두목 오모씨. 오씨는 1980년대 김태촌이 두목인 ‘서방파’의 계보를 잇는 ‘범서방파’의 부두목급 출신으로, 일부 조직원과 목포지역 조폭을 규합한 ‘맘보파’를 구성해 ‘범서방파’의 방계조직 두목으로 활동한 거물급 조폭이다.

“정치인보다 재벌이
더 조폭과 가깝다”

김 회장은 한화 관계자의 호출을 받고 달려 나온 오씨를 앞세워 복수극에 나섰다. 오씨는 ‘보복폭행’당일 피해자들을 찾아주고, 부하 20여명을 폭행현장에 동원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3∼4차례에 걸쳐 2억8000여만원을 받았다. 오씨는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해외로 도피했다가 입국해 구속,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4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듬해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2008년 1월 국내 유명 제화업체 창업주의 아들 이모씨가 폭력을 휘두르다 구속된 것. ‘무법 황태자’는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배신한 동업자를 응징했다.

이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박모씨에게 기술 개발 명목으로 투자하게 됐고, 돈을 떼이자 대구지역 조폭 2명을 고용해 박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이들은 박씨의 무릎을 꿇게 한 뒤 청테이프로 손과 눈을 감고 각목으로 때렸다.

커다란 고무통에 물을 담아 머리를 넣었다 빼는 물고문을 가하기도 했다. 아내와 유치원생 아들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며 “가족이 어떻게 될지 잘 생각해보라”고 협박까지 했다. 이씨 일당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5주의 상해를 입은 박씨의 신고로 결국 덜미가 잡혔다.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피죤 폭행’사건에도 조폭이 연루돼 있다. 이은욱 전 피죤 사장은 지난 9월 자신의 집 앞에서 괴한들에게 피습을 당했다. 회사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전 사장을 혼내주기 위한 이윤재 피죤 회장의 계획이었다.

이 회장은 김모 피죤 이사를 통해 광주 ‘무등산파’행동대원 오모씨 등 조폭 3명에게 3억원을 주고 이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지시했다. 또 나중에 이들의 도피도 도왔다. 이 회장은 청부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무등산파’조직원들은 구속됐으며, 행동대장 오씨는 도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무등산파’는 ‘OB동재파’두목 이동재의 수하들이 결성한 조직이다. 이동재는 광주에서 상경해 ‘OB동재파’를 결성한 뒤 조양은의 ‘양은이파’와 피의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피습을 당해 불구가 됐는데, 이후 이동재가 지하세계에서 은퇴하자 ‘OB동재파’의 부두목과 행동대장, 조직원들은 광주로 낙향해 다시 ‘무등산파’를 재건했다.

총수와 조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폭들은 돈을 따라 움직이고, 돈 하면 재벌 총수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총수들은 힘이 필요하고, 조폭들은 돈이 필요한 ‘악어와 악어새’관계가 성립하는 셈이다. 총수가 관련된 폭행 사건에 조폭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전직 한 조폭은 “재벌과 조폭은 서로 돕고 도와주는 상부상조의 관계로 보면 된다. 어찌 보면 정치인보다 재벌이 더 조폭과 가깝다”며 “재벌은 돈이 있고, 조폭은 돈을 따라간다. 반대로 조폭은 힘이 있고, 재벌은 힘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당연히 유착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 그룹 오너 A회장은 조폭들을 동원해 청부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 이모씨는 A회장의 험담을 하고 다니자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 A회장의 사주를 받은 조폭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집단 구타와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가 지목한 폭력조직은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파. 이 조직 두목급 조모씨가 폭행을 주도했다는 게 이씨의 전언이다. 만약 이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폭 영화 또는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한마디로 기가 막힌 사건이다. 이씨는 수사 당국에 여러 차례 조사를 의뢰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파’행동대원 1명만 벌금형 처벌을 내린 약식기소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됐다.

조직 스폰서설 돌아
제주는 ‘조폭 천국’

이 행동대원은 법원의 판결 후 곧바로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폭력 사건 배후로 지목한 A회장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모 기업 B회장은 ‘△△△파’단골 고객이다. 주주총회가 열릴 때마다 거액을 주고 이 폭력조직을 고용하고 있다. 소액주주들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B회장의 지분과 다른 주주들의 지분이 비슷해 주총만 열리면 큰 소동이 벌어진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어김없이 검은 정장의 ‘형님’들이 주총장을 막아섰고, 이를 뚫으려는 주주들간 몸싸움이 일어났다. 경찰은 ‘△△△파’행동대장 등 조직원 수십명을 검거했지만, 올해 열린 주총엔 또 다른 폭력조직이 등장했다. B회장이 다른 조직과 손을 잡은 것이다.

‘△△△파’와 라이벌 관계인 이 조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족보’에도 없던 군소 조직이었다. 하지만 ‘△△△파’가 와해된 사이 돈 되는 일들을 독점하면서 사세를 확장해 지금은 조직원이 수백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일각에선 B회장이 조직의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제주도에선 조폭들이 물을 만났다. 각종 개발사업이 한창인 데다 카지노가 속속 들어서면서 러브콜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조직간 밥그릇 싸움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골 조직’ 와해되자 다른 조직과 손잡아
‘회장실 피습’ 사건 회자 잘 지내다 등 돌리기도


최근 한 특급 호텔의 카지노 영업권을 둘러싼 이권다툼이 대표적이다. 전·현직 경영진이 각각 폭력조직을 고용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기존 경영진과 새로운 경영진의 마찰이 폭력사태로 비화된 것이다. 급기야 두 조직의 행동대원 수십명이 뒤엉키는 집단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청 조직폭력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엔 유탁파, 산지파, 땅벌파 등 3개 조직에 133명의 조직원이 있다. 지역별로는 조직수와 조직원수가 전국에서 가장 적지만, 시민 1인당 조폭수로 따지면 0.00023명으로 전국 평균(0.00011명)의 2배가 넘는다.

항상 조폭이 총수의 앞잡이 노릇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론 갈등을 빚기도 하고, 때론 배신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조폭이 총수를 협박하는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된다.

재벌 총수와 조폭 두목간 비화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회장실 피습’사건이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꽤 유명한 레저 재벌인 C회장은 몇년 전 강남에 호텔을 지었다. 그는 건축 당시 호텔 지하에 대형 나이트클럽을 오픈해 직접 운영하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이를 노린 폭력조직 ‘□□파’와 ‘◇◇파’가 맞붙었다. 모두 강남에서 활동 중인 두 조직이 나이트클럽 운영권을 놓고 충돌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칼부림 등의 유혈 난투극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전쟁에서 이긴 ‘□□파’조직원 수십명은 C회장을 찾아가 회칼을 들이대며 “운영권을 넘기라”고 협박했다. 한동안 밤잠을 이루지 못한 C회장은 아예 나이트클럽 생각을 접었고, 대신 ‘□□파’부두목급을 호텔 ‘바지 간부’로 채용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또 나이트클럽 자리에 초대형 룸살롱을 차려놓고 관리를 ‘□□파’에 맡겼다.

“운영권 넘겨라”
칼 들이대고 협박

그런데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C회장의 호텔에 최근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파’부두목 자리에 전쟁에서 무릎을 꿇은 ‘◇◇파’두목이 앉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C회장이 신변에 위협을 받았다는 소문과 ‘◇◇파’의 호텔 접수설, 나이트클럽 재개설 등이 호텔 업계에 나돌고 있다.

한때 호형호제할 만큼 잘 지내다 등을 돌린 총수와 조폭도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오너인 D회장은 전국구급 거대 조직을 거느린 한 조폭 두목과 각별한 사이였다. 하지만 사소한 오해로 둘은 원수지간이 됐다.

D회장은 이 조폭이 동종업계의 다른 재벌 총수와 더 가깝게 지내자 뭔가 꿍꿍이가 있다고 판단해 ‘작업’에 나섰다. 검찰에 줄을 대 조폭을 구속시킨 것이다. 이 조폭은 출소 후 D회장을 찾아가 “다시는 오해할 짓을 하지 않겠다”며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는 후문이다. 주먹계엔 “조폭이 D회장 일가를 협박해 수억원을 갈취했다”는 소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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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