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여행 ②충남 태안군 안흥유람선

보물선이 난파된 태안 바다 위를 달리다

여름철 태안 여행은 백사장이 좋은 바닷가에 숙소를 잡아놓고 해수욕을 하면서 하루나 이틀 쉬는 게 정답이다. 물이 아직 차가운 오전에 관광지 한두 군데 돌아보고, 오후 내내 물놀이하면서 느긋하게 즐긴다. 태양이 뜨겁지만 바닷바람 덕분에 더위는 문제가 아니다. 바다 한가운데로 달려가는 유람선을 타면 바람이 더 시원하다.

산에 국립공원이 있다면, 바다에는 해안(해상)국립공원이 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태안반도는 해안선이 아름답고, 기암절벽이 발달했으며, 눈부신 백사장이 많다. 가까운 바다에는 작지만 보석 같은 섬들이 흩뿌려졌다. 태안반도 일대의 해안과 섬을 엮어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그 아름다운 자연을 눈에 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안흥유람선 타기다.

독특한 바위들

안흥내항과 신진대교로 연결된 신진도에 들어가면 안흥외항이 나온다. 섬 이름을 따서 신진도항이라고도 부른다. 이곳에 있는 안흥여객선유람선복합터미널에서 안흥유람선과 가의도행 여객선이 출발한다. 


유람선은 비정기 운항하는 A코스(1시간 소요), 안흥 앞바다를 한 바퀴 돌아보는 B코스(1시간30분 소요), 옹도에서 내려 등대를 보고 오는 옹도 하선 코스(2시간40분 소요)가 있다. 옹도 하선 코스는 날씨와 파도에 따라 출항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확인한다.


옹도 하선 코스가 이미 출발해, B코스 표를 사고 승선 카드를 작성한 다음 선착장으로 향한다. ‘유람선 타는 곳’ 간판 양쪽으로 건어물 매대가 늘어섰다. 여기서 주전부리나 안줏거리를 구입하는 이들이 많다. 매표소 매점에서 새우 과자도 한 봉지 살 것.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할 일은 없다. 유람선 내 간이매점에도 새우 과자와 음료수가 있다.



유람선이 출발하면 어디선가 갈매기 떼가 뒤따라온다. 새우 과자를 던져주면 ‘탁’ 소리를 내며 낚아채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다. 과자를 들고 팔을 뻗으면 가까이 날아와 잡아채기도 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갈매기 먹이 주기에 신이 난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서 우아하게 바람을 타는 갈매기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유람선이 섬에 다가가면 선장이 해설을 시작한다. 정족도는 가의도와 옹도를 제외하고 유람선 코스 가운데 눈에 가장 띈다. 식물이 거의 없는 바위섬으로, 가마우지 서식처다. 하얗게 뒤덮인 부분은 새 배설물이라고.


가의도는 안흥외항에서 여객선이 다닌다. 마늘로 유명한 태안에서도 가의도 육쪽마늘이 원조라고 한다. 가의도 동쪽에 활처럼 휜 해변이 있고, 그 남쪽 끝에 독특한 바위 세 개가 보인다. 사이좋게 선 형제바위, 끝이 뾰족한 돛대바위, 가운데가 뚫린 독립문바위다.


태안반도를 지켜준다는 사자바위, 섬 주민의 장수를 기원한다는 거북바위, 여자바위, 코바위, 물개바위 등 사연 있는 바위가 많다. 이 일대 마도해역은 조수 간만의 차가 커 물살이 빠르고, 바닷속에 암초가 많아 예부터 난파선의 공동묘지였다. 2007년 주꾸미 그물에 걸려 올라온 청자를 발견한 데서 시작된 태안선부터 2015년 마도4호선까지 난파된 고려·조선 시대 선박을 이 바다에서 인양했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해안선 아름다워
해안·섬 엮어 태안해안국립공원 지정

가의도에서 서쪽으로 더 달리면 유인 등대가 있는 옹도에 이른다. 옹도 하선 코스를 이용하면 옹도에 내려 동백 숲과 옹도등대 등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옹도는 100년 넘게 출입을 통제하다가 지난 2013년부터 일반에 개방했다.


유람선은 내부 선실과 야외 갑판으로 구성되는데, 아무래도 갑판 쪽이 인기다. 갈매기랑 눈을 마주치기도, 평상에 앉아 바다 풍광을 감상하기도 갑판이 좋다. 가족이나 친구, 모임 등 유람선을 탄 이들은 바다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새삼 발견하며, 갈매기와 노는 재미에 푹 빠진다. 한두 시간 짧은 바다 여행이 끝나고 항구로 돌아가는 길, 방파제 끝에 선 빨간 등대가 유람선을 맞아준다.



안흥내항과 신진도를 잇는 안흥나래교는 길이 300m, 폭 3m 해상 인도교다.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가는 듯한 형상이 인상적이다. 안흥나래교가 생기면서 조용하던 안흥내항이 활기를 되찾았다. 다리 반대편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보존센터다. 이곳에 마도해역에서 인양한 태안선과 마도1~4호선, 수중 유물을 일반에 공개하는 서해수중유물전시관이 올해 말쯤 개관할 예정이다. 안흥나래교는 낮에도 예쁘지만, 조명이 들어오는 밤에 더 근사하다. 바닷바람이 시원해 발걸음마저 상쾌하다.


안흥내항 뒷산 언덕에 자리한 안흥성(안흥진성)은 1655년(효종 6)에 축성했다. 성을 쌓은 돌에 담당한 고을의 석공 이름이 새겨져, 이 부근 고을의 인부들이 동원됐음을 알 수 있다. 동학혁명 때 성내 모든 건물이 소실되고 성곽이 무너졌다. 지금은 동서남북 4개 문 가운데 서문인 수홍루와 성곽만 복원한 상태다. 수홍루에 오르면 서쪽으로 옛날 경상·전라 지역에서 도성으로 가던 배들이 지나던 바닷길이 보인다. 성곽을 따라 올라가면 태극사가 나오고, 북문이 있던 자리가 눈에 띈다. 수홍루 근처 문화해설사가 상주하는 안내소에서 안흥성과 안흥 앞바다에 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안흥항에서 가까운 연포해수욕장은 캠핑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기는 곳이다.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아 솔밭에 텐트를 치고 해변에서 물놀이, 갯벌 체험을 하기 좋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갯벌에서 조개를 캐보자. 바지락과 맛조개가 많은데, 따로 비용을 받지 않아 더 즐겁다. 모터보트, 바나나보트, 수상스키 등 간단한 수상 스포츠도 가능하다. 활처럼 휜 해변 앞에는 작은 섬이 하나 있다. 이 섬 옆으로 솟아오르는 일출이 볼 만하다.


청산수목원의 여름은 연꽃 세상이다. 연을 식재한 수생 정원이 수목원에서 가장 넓다. 수련, 백련, 어리연꽃, 가시연 등 다양한 연이 앞다퉈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연꽃이 절정을 이루는 8월 말까지 태안연꽃축제가 열린다. 

청산수목원 ‘연꽃’

모네 연원(연꽃 정원), 밀레 정원, 고갱 가든, 고흐 브릿지 등 주제별로 꾸며 이채롭다. 밀레 정원은 ‘이삭 줍는 사람들’ ‘만종’ 등 밀레의 대표작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는 잔디 정원이다. 근처에 홍가시나무가 늘어선 포토 존과 울타리가 예쁘다. 이국적인 억새류로 가득한 팜파스원, 알록달록 핀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나는 허브원까지 수목원이 꽤 넓고 볼거리도 많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안흥유람선→연포해수욕장→안흥나래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안흥유람선→안흥성→연포해수욕장→안흥나래교
둘째 날: 청산수목원→만리포해수욕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태안군청 오감관광 www.taean.go.kr/tour.do
- 안흥유람선 www.shinjindo.com
- 청산수목원 www.greenpark.co.kr
- 연포해수욕장 www.yeonpo.net  

문의 전화
- 태안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41)670-2766
- 안흥유람선 매표소 041)675-1603, 674-1603
- 청산수목원 041) 675-0656
- 연포해수욕장번영회 041)674-0909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태안,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2회(06:40~20:0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0회(07:10~20:1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 통합예매 www. kobus.co.kr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운암로→운산교차로에서 서산 방면 우회전→서해로→두야교차로에서 신진도·안흥 방면 좌회전→태흥로→신진도길→마도길→안흥여객선유람선복합터미널


숙박 정보
- 피노키오펜션: 소원면 만리포2길, 041)672-3824, www.pinocchiopension.com
- 연포해수욕장캠핑장: 근흥면 연포2길, 041)674-0909
- 블레스오션펜션: 근흥면 용도로, 041)673-2727, www.blessocean.co.kr
- 천리포수목원 가든스테이: 소원면 천리포1길, 041)672-9985, www.chollipo.org 

식당 정보
- 방포회타운(회·매운탕): 안면읍 방포항길, 041)674-0026
- 끼웅이네밥집(바지락탕): 근흥면 마도길, 041)675-6456
- 생생왕꽃게(간장게장·게살쌈장): 남면 천수만로, 041)675-4133, www.sjcrab.net
- 꾸지나무골회수산 (모둠회): 이원면 꾸지나무길, 041)674-7850

주변 볼거리
갈음이해수욕장,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 태안신두리해안사구, 두웅습지, 천리포수목원, 몽산포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 안면도자연휴양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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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