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있는 여행 ①화천조경철천문대

밤하늘의 별이 된 '아폴로박사'를 만나다다

강원도 화천군 가장 서쪽에 자리한 광덕산에는 화천조경철천문대가 있다. 체크무늬 정장에 나비넥타이, 굵은 안경테,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인상이 푸근한 조경철 박사의 이름을 딴 천문대다. 조 박사는 인기 있는 천문학자로, ‘아폴로박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1969년 7월16일, 인류 최초로 달 탐사에 성공한 아폴로 11호를 발사하는 장면이 우리나라에서도 생방송됐다. 당시 조경철 박사가 동시통역을 맡았는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넘어지는 모습이 TV에 잡히며 아폴로박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조경철 박사는 광덕산과 인연이 꽤 깊다. 북에 고향을 둔 조 박사는 북녘땅이 보이는 이곳을 좋아했고, 천문대 부지로 광덕산을 추천했다. 안타깝게도 조 박사는 천문대 개관을 보지 못한 채 2010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원래 광덕산천문과학관으로 착공했으나, 천문학자로 평생을 별과 함께 살다 간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화천조경철천문대로 명명·헌정했다.

형형색색 천체

화천조경철천문대는 국내 시민 천문대 중 가장 높은 곳(해발 1010m)에 있고, 시민 천문대 중 가장 큰 구경 1m 망원경이 설치됐다. 고도가 높고 사방이 트였으며, 운무나 불빛에 따른 광해 등이 없고, 연간 관측 일수가 130일 이상이어서 밤하늘을 관측하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대형 버스가 올라가기 어려워 단체보다 가족이나 연인이 찾기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럼에도 개관 4년 만에 관람객 10만명이 넘었으니, 이곳의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아폴로박사 조경철기념실, 천문·우주전시실, 플라네타리움은 자유 관람이 가능하다. 오후 2·3·4시(주간), 7·8·9시(야간)에 천문대 소개와 천체관측을 포함한 관람 해설을 진행한다.
다른 천문대와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있다. 유료 프로그램 ‘별 헤는 밤’이다. 1부 강연과 2부 ‘별빛 휴식’으로 구성된다. 강연은 유주상 천문대장이 진행한다. 명쾌하고 유머러스한 강연으로, 천문학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별을 보는 이유와 천문학에 대한 선입관, 오해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이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감탄해 마지않으며 황홀경에 빠진 시간을 추억한다. 형형색색의 천체와 은하, 우주의 사진을 보며 아름다움을 논하기도 한다. 하지만 태양계를 제외하면 우리가 볼 수 있는 천체는 점에 불과하다. 너무나 멀리 떨어졌고, 천체의 빛을 우리가 보기 때문이다. 이 선입관과 오해를 깨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별의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영상을 관람하는데, 지구의 위성인 달부터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 밤하늘에서 만나는 항성이 차례로 이어진다. 지름이 1만3000km인 지구, 140만km가 넘는 태양, 큰개자리에서 가장 밝은 시리우스와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베텔게우스처럼 최대 36억km에 이르는 별 등이다. 지구에 이어 큰 별이 하나씩 지날 때마다 탄성이 터진다.


별이 클수록 지구는 점점 작아져 콩알만 해지고, 점이 됐다가 그마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별의 크기 속에 묻힌 지구의 존재를 떠올린다. 지구의 미미함이나 초라함이 아니라 지구 너머 태양계와 태양계를 품은 우리 은하, 더 나아가 1000억개가 넘는 별을 품은 수많은 은하와 그 크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우주가 있음을 깨닫는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진 강연은 지루할 틈이 없다. 강연이 끝나면 ‘별빛 휴식’이 이어진다. 3층의 연구동과 관측실습장으로 이동해 당일 만날 수 있는 태양계 행성과 밝게 빛나는 항성, 성단 등을 관측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밤새 별을 본다는 원칙 아래 ‘메시에목록’과 ‘NGC항성목록’의 성단과 성운 등을 관측하는 집중 관측, 휴식형 프로그램인 심야 관측도 있다. 휴식과 힐링, 대화가 있는 감성 프로그램으로 손색이 없다.

뜻 기리기 위해 조경철천문대로 명명·헌정
고도 높고 사방 트여 밤하늘 관측 최적지

천문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두툼한 옷과 돗자리가 필수다. 산 정상에 있다 보니 여름인데도 추위가 느껴지고, 사방이 트여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기 좋다. 주말이면 돗자리나 캠핑용 의자를 펼쳐놓고 밤하늘을 보는 사람이 꽤 많다. 밤하늘과 천체관측은 날씨와 달이 중요한 요소이니, 방문 전에 확인한다. 광덕산 정상 부근은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해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이 소중한 행운인지 모른다.


광덕산에서 발원해 사내면 방면으로 10km 넘게 이어지는 광덕계곡은 지촌천의 상류로, 계곡을 끼고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어 피서지로 제격이다. 광덕계곡이 사내면에 이르면 용담계곡이라는 이름으로 흐른다. 이곳에는 조선 시대 선비의 구곡 문화가 남은 곡운구곡이 있다. 1675년 곡운 김수증이 성천부사로 있을 때 동생 김수항이 유배되자, 벼슬을 버리고 용담계곡이 있는 곳에 기거하며 곡운구곡을 만들었다. 구곡 가운데 3곡 신녀협은 협곡과 반석에 출렁다리까지 더해 풍경이 가장 좋다.
파로호 방면으로 가다 보면 북한강 건너편으로 ‘물 위에 뜨는 구조물’을 뜻하는 폰툰다리가 놓였다. 물 위에 떠서 걷는 느낌이 드는 다리로, 걷거나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파로호산소100리길 중 일부이며, 장편소설 <칼의 노래>를 쓴 소설가 김훈이 ‘숲으로다리’라고 이름 붙였다.

파로호는 1944년 화천댐을 건설하며 생긴 호수다. 한국전쟁 때 중공군 수만명을 수장한 곳이라 해 파로호(破虜湖)라 명명했다. 넓은 파로호와 주변을 감싸는 산세가 시원하다. 파로호유원지선착장에서 평화의댐까지 24km를 운항하는 유람선 물빛누리호를 타볼 수 있다. 4~10월은 주말과 법정 공휴일에 하루 2회(구만리 출발 오전 10시, 오후 2시) 운항한다. 단 10명 이상이어야 운항하니 미리 문의한다. 파로호 입구에 있는 파로호안보전시관을 둘러보고, 뒤편에 자리한 파로호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파로호의 풍광도 감상하자.
한국수달연구센터는 멸종 위기종인 수달(천연기념물 330호)과 함께 생태 여행을 하는 곳이다. 수달은 야행성이기 때문에 오후 3시 이후에 찾는 것이 좋다. 수달센터, 수달공원 견학, 야외 수달사 관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평화로를 따라가면 평화의댐, 비목공원, 세계평화의종, 국제평화아트파크를 차례로 만난다. 해산령을 넘거나 풍산리를 경유해서 가는 방법이 있다. 가파른 해산령보다 풍산리 쪽이 조금 수월하지만, 검문소가 있어 신분증을 지참해야 통행이 가능하다.
해산령으로 올라 해산터널을 지나면 해산전망대가 나온다. 시원한 바람이 지나고 웅장한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근처에서 비수구미마을로 가는 비수구미생태탐방로(6km), 비수구미마을에서 에코스쿨생태체험장까지 파로호를 따라 한뼘길(7.3km)이 이어진다.

수달의 생태 ‘한국수달연구센터’


해산전망대에서 평화의댐은 10분 거리다. 해발 264.5m에 이르는 평화의댐이 장벽처럼 섰고, 댐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가곡 ‘비목’을 주제로 조성한 비목공원이 있다. 비목공원 옆에 자리한 세계평화의종은 지구의 분쟁 지역에서 수집한 탄피를 모아 만들었다. 관광안내소에 문의하면 유료로 타종 체험이 가능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평화의댐, 비목공원→한국수달연구센터→파로호산소100리길→화천조경철천문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곡운구곡→광덕계곡→화천조경철천문대
둘째 날: 파로호산소100리길→평화의댐, 비목공원→비수구미마을→파로호안보전시관→한국수달연구센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화천감성여행(화천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ihc.go.kr
- 화천조경철천문대 www.apollostar.kr
- 물빛누리호 http://tour.ihc.go.kr/hb/portal/sub02_06
- 한국수달연구센터 www.ottercenter.org  

문의 전화
-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033)440-2562
- 화천군관광안내소 033)440-2575
- 화천조경철천문대 033)818-1929
- 물빛누리호 033)440-2741
- 한국수달연구센터 033)441-9798
- 세계평화의종 033)440-2547
- 파로호안보전시관 033)440-256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사창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4회(06:50~20:3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광덕고개 하차, 화천조경철천문대까지 도보나 택시로 이동. 서울-화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6회(06:45~19:35)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 t-money.co.kr, 사창리터미널 033)441-4718, 화천공영버스터미널 033)442-2902 

자가운전
세종포천고속도로 신북 IC→포천 일동 방면 국도43호선 8.2km 직진→만세삼거리에서 오른쪽, 6.1km 직진→일동사거리에서 김화 방면 좌회전→국도47호선 금강로 따라 17km 직진, 도평교차로에서 화천 방면 우측→도평삼거리에서 화천 방면 좌회전, 포화로 따라 9.1km 직진→광덕고개휴게소에서 천문대 방향 천문대길 따라 4.1km 직진(임도)→화천조경철천문대

숙박 정보
- 뒤뜰계곡예쁜집펜션: 사내면 포화로, 033)441-2344, www.backgd.com
- 아폴로천문대펜션: 사내면 천문대길, 033)441-7342, http://woowo.modoo.at
- 운암밸리펜션: 사내면 천문대길, 033)441-2749, www.unamvalley.com
- 펜션파프리카: 사내면 하오재로, 033)441-7959, www.ppaprika.com
- 유곡산방: 간동면 느릅길, 033)441-5615, http://yugok.com
- 아쿠아틱리조트: 하남면 호수길, 033)441-3880,www.aquaticresort.com
- 파로호한옥펜션 : 화천읍 평화로, 033)441-1488, http://paroho.kr/hanok/main2.htm

식당 정보
- 어가육가(낙지볶음): 화천읍 중앙로7길, 033)441-9252
- 화천삼나물밥상(삼나물정식): 화천읍 중앙로1길, 033)442-2224
- 옛골식당(검은깨검은콩국수): 화천읍 중앙로4길, 033)441-5565
- 느릅나무아래(산닭능이백숙): 간동면 파로호로, 033)441-5518
- 콩사랑(두부버섯전골): 화천읍 대이리길, 033)442-2114

주변 볼거리
화천박물관, 에코스쿨생태체험장, 붕어섬, 토고미마을, 화천생태영상센터, 월하이태극문학관, 만산동계곡, 토속어류생태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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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